Beranda / 로맨스 / AGAPE : 우리는 그랬다 / 5. 홍시혁과 서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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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홍시혁과 서은율.

Penulis: 양무무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7-16 14:26:41

<홍시혁>

들떴다.

그래,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정확했다. 모든 작업을 중단하고 나갈 채비를 했다. 거울을 보며 잘생긴 얼굴에 취하기도 전에 동생이 잔뜩 찌푸린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 얼굴은 이미 익숙했기에 머리를 매만지며 새카만 휴대폰 화면을 빤히 바라봤다.

“어디 가는데?”

“몰라도 돼.”

내 대답이 퍽 수상했는지, 노려보는 눈초리가 한결 진해졌다. 하지만 더 이상 사고 치지 않겠다고 약속한지라,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말을 채 듣기도 전에 ‘반짝’이며 전화가 울리는 것에 다급히 나가자, 뒤에서는 인사 대신 험한 욕이 나오고 있었다.

그건 지금 내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6년?

정말로 우연을 빙자한 만남 때, 그토록 보고 싶던 동창은 자신의 눈을 겨우 바라보며 심호흡하고 있었다.

그때도, 지금도.

“변했네.”

“… 뭐가?”

“아! 네가 변한 게 아니라 이도진이 변한 건가?”

일부러 그 속을 후벼 팠다. 역시 제대로 먹힌 건지 씁쓸하게 웃는 얼굴은 내가 원한 것이 아니었다. 6년 만에 본 동창은 머리가 짧아졌고, 아마 일에 찌든 삶을 지내고 있던지 퀭해 보이기도 했고 어딘가 아파 보이기도 했다.

그 개자식은, 돈을 그렇게 벌면서 뭐 하고 있는 건가?

“… 짧은 머리, 잘 어울리네.”

“너도.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나의 말에 결국 짜증이 났는지, 눈썹이 움찔하는 것에 조금 기뻤다.

“그리고 조금… 단정해지고 어른스러워졌네.”

겨우 한 마디 한 마디 꾹꾹 누르며 뱉는 목소리는 감추려고 해도 떨림이 묻어 있었다. 게다가 여전히 시선은 뜨거운 커피잔에 고정되어 있다.

그것이 기쁘지 않다.

“율아, 너 왜 노래 안 해?”

그래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

“어떻게든 성공해 보이겠다고, 노래하고 있을 거라고 그렇게 말했잖아.”

뜨거운 커피잔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옛일을 꺼내 또박또박 말하자,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아주 미세하게.

좋았는지 나빴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잊었어?”

여전히 시선을 피하며 찬물을 마시는 모습은 무언가 이상했다.

6년, 그래.

그렇게 짧은 시간은 아니다. 그랬기에 내가 알던 모습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했다.

젖살이 빠진 모습이라던가 웃음기라고는 없는 얼굴이라던가, 눈 밑의 다크써클…. 그 어느 것도 이 아이와 어울리는 것은 없었다.

“작곡가는 왜 됐는데?”

“… 정식은 아니야.”

“뭐, 아무것도 말해줄 생각이 없나 보네.”

자신이 알던 ‘서은율’이 이랬었나?

아무리 냉정하게 기억을 더듬어도 지금 이 모습과는 확실히 달랐다. 그때의 서은율의 모습은 조금 더 활기차고 생기발랄하고 입을 크게 벌려 웃는 그런 아이였는데, 지금 눈앞에 있는 여자는 그런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고교 졸업 직전,

잠정 은퇴를 하고 원하던 가수 활동을 할 줄 알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수소문해도 소식하나 건질 수 없었다. 너무너무 보고 싶어 연락한 번호는 없는 번호가 되어 있었다.

노래 부르는 것만큼 더 좋고 행복한 일이 생긴 줄 알았는데, 이런 모습일 줄이야.

신물이 나는 연예계에서 대사건을 일으키고 떠났지만, 어째서인지 목 관리는 꾸준히 했다. 슬슬 온몸에서 ‘일 좀 하자.’라는 신호를 보낼 때쯤 알던 작곡가 형의 끈질긴 요구로 노래했다. 그리고 그 옆에서 여러 가지 노래를 듣다 몸이 반응하는 익숙한 멜로디 구성에 반신반의했다.

‘이 노래 뭐야?’

‘아, 이거 HH엔터에서 받은 곡인데, 정식은 아니고.’

‘아직 주인 없는 곡?’

‘오, 흥미 있냐? 이것저것 팍팍 좀 들어 봐.’

소속사에서 그냥 흘리듯 보낸 그 가이드곡을 듣고 귀에서 소름이 돋아 묘한 쾌감까지 느낀 것은 자신만 아는 비밀이다. 제대로 된 멜로디를 듣자마자 자신이 아는 그 아이와 동일 인물일 것이라는 촉이 왔다.

그래, 내가 모를 리가 없었다.

틀릴 리가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렇게 또 만나게 됐다.

“나 안 보고 싶었어? 그간 연락도 한 통 없고… 기껏 연락해도 씹고.”

“… 그래서 지금 나왔잖아.”

“하하, 그러네~ 그런데 뭐랄까, 기쁘지가 않아.”

여전히 나의 눈을 마주하지 않는다.

심장이 따끔따끔하다.

화가 났다.

“이도진 씨한테 허락은 받았어~? 우리 서은율 씨~ 이도진 씨 허락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잖아~?”

씩 웃으며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톡톡 쳤다.

너의 반응은 어떨까?

“이제 안 그래.”

예상과 달랐다.

“그래도 함께 지내나 보네?”

“… 가족이니까.”

“그래, 뭐… 하하.”

“왜 만나자고 한 거야? 다시 연락한 이유, 뭔데?”

아, 화났다.

겨우 나를 바라보는 눈에 입가가 자연스레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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