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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빌어먹을.

Author: 양무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16 14:30:29

<서은율>

“너 말도 없이 어디 다녀왔어?”

가뜩이나 머리가 지끈지끈 울리는데,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내게 다그치는 도진이의 모습을 보니 혼이 나갈 것만 같았다.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괜한 사람에게 풀게 됐다.

“걱정 마. 내가 이 집에서 나가도 아무도 네 가족인 거 몰라!”

“그런 뜻이 아니라….”

“지금, 아무 말도 못 해! 머리 아파! 쉬고 싶어!”

앞을 가로막는 도진이를 거칠게 밀치고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침대로 몸을 던졌다. 얼굴을 이불에 파묻으니, 헛웃음이 났다. 아마 어린 시절 서은율이 보면 기절할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도진이와 말 한마디 더하기 위해 새우잠을 자던 서은율은 어디 갔나?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제발 그만두라고 부탁하고 싶을 정도다.

‘나에게 곡 주기로 한 거, 약속 지켜야지.’

그리고 홍시혁에게 곡을 준다는 약속도 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홍시혁은 대체 무슨 생각이람?

진심인지 장난인지 여전히 구분할 수가 없다. 홍시혁의 목소리가 떠오르자, 머리가 또다시 지끈지끈 울렸다.

그래, 이 녀석은 정말로 변함이 없다. 단순해 보이고 기분이 고스란히 다 드러나는 주제에 막상 속내를 알기는 힘들었다.

원래 연예계에 종사하는 놈들은 다 이런 건가?

아니면 내 주위의 놈들이 이런 걸까?

‘약속해! 네 이름 걸고 해!’

‘알았어. 알았다니까. 괜찮은 게 나오면… 그때….’

‘앗싸!!!’

하지만 마지막이 좋지 않다고 한들, 함께 있었던 시간이 즐겁지 않은 게 되는 건 아니다.

빌어먹게도,

내 인생에서 이도진을 제외하고는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었다.

⁠⁠

***

<이도진>

⁠⁠

“… 광고?”

“그게… 대표님이… 그… 나를 노려봐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

소파베드에 머리를 젖힌 채 바라보자, 영웅이가 새파랗게 질려 시선을 피했다.

“내가 분명 활동 쉰다고 말했는데.”

“아니, 뭐… 그렇긴 한데, 뭐! 그렇다고 너 평생 놀고먹을 생각이야?! 아래에서 치고 오는 젊고 잘난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대표님이랑 똑같은 말을 하네? 짠 것처럼…?”

“그, 그게 아니라….”

“고작 2주야.”

⁠⁠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애써 울컥 오른 화를 삼켰다.

“야, 내가 네 얼굴이었으면 맨날 밖으로 나다니면서 놀고 화보 찍고 다녔을 거라고! 그렇게 쓸 거면 그 얼굴 나 줘!!”

“안돼.”

“하여간에 예전부터 자기 얼굴 집착은 오지게 해요. 얼른 준비해!!!”

영웅이의 투정에 손톱으로 손등을 꾹꾹 누르다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미 따뜻하게 데워 놓은 차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분위기를 읽은 영웅이는 평소처럼 주절거리지 않는 모습은 마음에 들었지만, 틀어 놓은 라디오는 또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요즘 인기 많은 드라마의 OST.

창에 비친 얼굴은 보기 흉하게 구겨져 있었다.

“… 홍시혁, 다시 활동해?”

“그냥 노래 부르기만?”

갑자기?

“그보다 웃긴 그림이 될 뻔했어.”

영웅이의 말에 강하게 혀를 찼다.

듣기 싫은 소리가 나올 게 분명했다.

“이 드라마 원래 너 캐스팅 우선순위였잖아. 누나가 아프지 않았으면 했을거잖아? 그럼 홍시혁이 네 드라마 OST 불렀을….”

역시.

주절주절 말하다가 백미러로 나와 시선이 마주친 흠칫 놀라더니 입을 꾹 닫고 운전에 집중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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