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anda / 로맨스 / AGAPE : 우리는 그랬다 / 4. 이도진과 서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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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도진과 서은율.

Penulis: 바다오렌지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7-16 10: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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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진, 서은율….

성도 호적도 피도 다르지만, 같은 집에서 사는 ‘가족’ 같은 거다. 기억도 안 나는 어릴 적 엄마는 여느 날 평소와 달리 한없이 행복하게 웃었다. 그런 엄마에게 ‘기쁜 일이 생겼어?’ 물은 내게 엄마는 ‘은율이에게 새아빠가 생겼어.’라고 말을 하며 데리고 간 곳에는 원래 살던 낡은 집과는 다르게 처음 보는 커다란 집, 그리고 그만큼 커다란 아저씨… 아니, 나의 새아빠.

⁠

아빠의 옆에서 무표정으로 나와 엄마를 바라보던 도진이는 나보다 두 살 더 어렸지만, 그 뚱한 표정이 잘생겨서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처음 생긴 좋은 집, 커다란 아빠, 잘생긴 동생에 나는 들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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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아!’

⁠

대답은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졸졸졸 따라다녔다. 그런 내가 귀찮았던 도진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나를 밀쳤는데, 하필이면 계단이라 나는 우당탕 소리를 내며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 그 와중에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면서 내 눈에 보인 것은 나를 보고 새파랗게 질려 놀란 이도진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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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와중에 ‘쟤도 저런 표정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았다.

어찌 됐든 그날 이후, 내게 미안한 건지 조금은 마음을 열었는지 이도진의 그 바운더리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특히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그 작은 손으로 나를 꽉 잡기도 했다.

⁠

‘아이고, 같은 학년이 되어버렸네.’

⁠

생일이 빠른 도진이와 여러 가지 형편으로 시기를 놓쳐 1년 늦게 학교에 가게 된 나는, 같은 학년으로 같은 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나와 은율이가 가족인 것을 몰랐다. 그것은 반도 다르고 굳이 말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그쯤 엄마가 도진이만 데리고 한참 돌아다녔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

‘아빠, 엄마랑 도진이는 어디 간 거야?’

‘하하! 이제 곧 볼 거야.’

⁠

안 그래도 아빠는 기다렸다는 듯이 TV를 틀자, 그 네모난 곳에서는 도진이가 나왔다. 그것이 몹시 신기해 한참 쳐다보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것을 기점으로 이도진은 본격적으로 아역 CF 배우, 단역 배우로 시작해 지금까지 배우 생활을 쭉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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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어느새 대한민국에서 꽤 알아주는 믿고 보는 유명 배우가 되어 있었다. 특히 고등학생 때 커리어 정점을 찍을 때였는데, 그때쯤 나 역시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됐다. 요란한 꿈을 가지게 된 이유는 생각보다 평범했다.

⁠

‘가수? 시끄러운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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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진은 생각보다 달가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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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 라이더가 돼서 언젠가 도진이의 영화 메인 테마곡을 부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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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어진 나의 말에, 픽 웃으며 나의 뺨을 강하게 꼬집었다.

⁠

‘꿈 한번 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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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촬영에 피곤해도, 쫑알거리던 소리를 군말 없이 다 들어주던 너.

엉성한 멜로디나 가사를 피드백해 주던 너.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나를 대하는 너.

⁠

그런 너를… 나는,

나는 정말로… 정말로… 사랑했다.

너를 위해서라면 나의 심장 따위 그냥 꺼내서 줄 수 있을 만큼 사랑했다.

⁠

피도 호적도 섞이지 않았지만, 우리는 가족이고 도진이는 유명한 배우다.

그때의 나는 아직 어렸고 바보였지만 사리 분별 정도는 할 줄 아는 나이니까,

그 감정을 말해서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도진이는 신비주의 컨셉이었기에 대중들도 그 가정사는 잘 몰랐다. 그래서 딱 아슬아슬한 선을 지키며 남매 놀이를 잘하고 있었다.

⁠

고등학생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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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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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곡가님, 좋은 곡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

실없는 웃음이 나왔다. 가볍게 ‘고맙습니다.’라고 답을 보낸 순간, 휴대폰을 덮자마자 모르는 번호가 또다시 울렸다. 며칠 사이에만 벌써 몇 번째인지. 그리고 본능적으로 이 알 수 없는 번호가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

‘공주님.’

‘무, 뭐야?! 왜 그렇게 불러!?’

‘왜? 넌 나를 홍시라고 부르잖아. 홍시 공주님이지.’

‘… 미친 거 아냐? 완전 부담스럽고! 네 팬들한테 매장당하기 싫어!’

‘미래의 싱어송라이터가 이 정도로 부끄러워하면 곤란한데.’

⁠

계속 피할 수는 없겠지.

숨을 크게 내쉬고 꺼진 화면에 알 수 없는 발신 번호를 꾹 눌렀다.

⁠

띠띠띠띠.

신호음은 길지 않았다.

틀리길 바랐다.

⁠

신호음이 얼마 가지 않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주 조금, 나의 직감이 틀리기를 바랐지만 어찌 이럴 때는 정확한지…. 시끄러운 목소리가 왁왁거리며 휴대폰을 뚫고 공간을 가득 채웠다.

⁠

전화를 끊고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었다.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자, 집안은 고요했다. 드디어 밖을 나간 건지,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틈을 타 분주하게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다, 식탁에 가지런히 놓인 음식을 발견했다.

⁠

- 꼭 챙겨 먹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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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글씨가 적힌 메모에 심장이 와르르 가라앉는, 그 감정이 또다시 나를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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