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온 건, 봄이 완연해질 무렵이었다."희우 씨, 잠깐 시간 괜찮으세요? 부탁드릴 게 있어서요."사무실로 찾아온 정훈의 얼굴엔, 오랫동안 묵혀둔 결심이 서려 있었다."제 여동생 사건, 기억하시죠. 4년 전 뺑소니.""네, 기억해요. 그때, 우석 씨랑 관련이 있다고 하셨었죠."정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낡은 서류 봉투를 내밀었다."그때는 정확히 말씀 못 드렸는데— 사실, 그 사고 현장 근처에서, 우석 형 아버님이 운영하시던 정비소 트럭이 목격됐다는 기록이 있었어요."나는 순간 놀랐다."우석 씨 아버님이요?""네. 그런데 조사해보니— 아버님이 직접 사고를 낸 건 아니었어요. 그 트럭을, 사고 당일 다른 사람이 몰래 빌려서 썼던 거더라고요. 정비소 직원 중 하나가.""그럼, 그 직원이—""네. 범인이었어요. 그 사람, 지금은 이름을 바꾸고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더라고요. 제가 최근에 겨우 찾아냈어요."정훈의 목소리가 떨렸다."4년 만이에요. 드디어— 찾았어요."나는 서류를 천천히 넘겨보며, 조심스레 물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하실 계획이세요?""고소하려고요. 이번엔, 제대로. 그런데— 희우 씨가 좀 도와주셨으면 해서요."
Last Updated : 2026-09-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