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시댁의 숨통을 끊기로 했다.: Chapter 61 - Chapter 70

110 Chapters

제60화 : 단두대의 청문회와 핏빛 폭로 (1)

제60화 : 단두대의 청문회와 핏빛 폭로 (1)삼청동 국무총리 후보자 공관의 아침은 지독하리만치 차가운 안개로 시작되었다.유리창마다 맺힌 잿빛 물방울들이 아래로 길게 흘러내리며 마치 핏자국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었다. 방 안에는 밤새 피워둔 최고급 침향의 매캐한 잔향과, 비서실 직원들이 황급히 파쇄한 서류 봉투의 타버린 종이 냄새가 묘하게 뒤섞여 서늘한 공기를 채웠다.최종석은 거울 앞에 서서 맞춤 제작된 순백의 실크 셔츠 단추를 채웠다. 그의 등 뒤, 척추를 따라 흐르는 보이지 않는 황금빛 낙인이 권력의 신 임페라토르의 가호 아래 은밀하게 박동하고 있었다. 은설아가 자랑하는 그 사기적인 전산망 변조 주파수가 제 몸에 닿기도 전에 튕겨 나가는 초자연적인 방화벽. 그것이 정치 괴수 최종석이 쥐게 된 신의 권능이었다."에바 홀딩스의 국내 자산 동결 행정 명령서는?"최종석이 넥타이를 매만지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사법부와 재계를 단숨에 집어삼킨 이름 없는 악귀, 은설아를 기필코 사냥하겠다는 포식자의 잔인한 자부심이 묻어났다."보건복지부 감찰실장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연명 날인이 완료되었습니다. 후보자님께서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입장하셔서 백현재를 증인석에 앉히는 바로 그 순간, 전산망을 통해 보건복지부 공식 행정 명령으로 고시될 예정입니다. 총 1,800억 원의 국내 유동성 계좌가 그 즉시 동결됩니다."비서실장이 고개를 숙이며 극비 태블릿을 내밀었다. 최종석은 태블릿 화면에 떠 있는 에바 홀딩스의 지분 구조를 보며 잔인하게 미소 지었다."아무리 전산망을 주무르는 대단한 년이 배후에 있다 한들, 국가라는 거대한 법의 테두리와 행정권력 앞에서는 한낱 미물에 불과하지. 백현재를 국정 농단과 해외 불법 자본 유출의 주범으로 묶어 단두대에 올린 뒤, 그 배후에 숨은 에바 은의 가죽을 벗겨내겠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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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 파멸의 피날레와 마지막 단두대

제61화 : 파멸의 피날레와 마지막 단두대여의도 국회 본관 제3회의장 내부를 채운 공기는 여전히 타버린 구리 회선 냄새와 차가운 에어컨 한기로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대형 LED 스크린이 시뻘건 불꽃을 튀기며 완전히 암전된 후에도, 방청석과 기자석의 누구 하나 쉽게 숨을 내쉬지 못했다. 대한민국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였던 최종석이 사색이 된 채 대검찰청 중수부 수사관들에게 사지가 결박되어 끌려 나간 자리는 지독하리만치 참혹한 권력의 무덤이었다."증인 백현재. 참고인 조사를 위해 동행해 주셔야겠습니다."대검 수사관들이 증인석을 에워쌌다. 하지만 핏빛 넥타이를 맨 백현재는 거만하게 턱을 치켜올린 채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눈동자는 공포와 정욕, 그리고 자신의 주인인 은설아에게 영혼까지 뜯겨 먹힌 사냥개 특유의 광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다."동행하지. 어차피 그 추악한 정경유착의 확약서에 내 서명은 단 한 글자도 없으니."백현재는 냉혹하게 비웃으며 수사관들을 밀쳐내고 걸어 나갔다.인사청문회장 외부의 아날로그 회선 자체를 역동기화시켜 최종석을 도살한 것은 은설아의 퀀텀 시스템이었고, 백현재는 그 완벽한 설계도 위에서 춤을 춘 충직한 맹견에 불과했다. 최종석이 가졌던 권력의 신 임페라토르의 황금 방화벽은, 전산망 내부가 아닌 아날로그 방송 송출망을 직접 타격한 설아의 변칙적인 도살극 앞에 무력하게 찢겨 나갔다.같은 시각, 인간들의 차원을 아득히 초월한 은빛 오페라 관람석."꺄하하하하! 꼴좋다, 임페라토르! 네가 그렇게 자랑하던 미래의 총리 권력자가 바짓단에 오줌을 지리며 끌려 나가는 꼴이 어떠니?! 진짜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네!"여신은 은빛 소파 위에서 눈물까지 흘려가며 배를 잡고 뒹굴었다. 특유의 변덕스럽고 잔혹한 조롱이 허공을 찔렀다.그녀의 옆에서 거대한 저울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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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 핏빛 관저와 검은 성채

제62화 : 핏빛 관저와 검은 성채청와대 지하 비상 서희실, 일명 ‘상황 1구역’이라 불리는 비밀 벙커의 공기는 비릿한 은회색 오존 냄새와 피워물린 최고급 여시가 연기로 얼룩져 있었다.지하 30미터 암반층 속에 구축된 이 밀실의 전면 모니터에는, 방금 전 인사청문회장에서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 최종석이 바짓단에 오줌을 지린 채 대검 중수부 수사관들에게 끌려 나가는 참혹한 실시간 화면이 멈춰 있었다.탁자 상석에 앉은 대통령 비서실장 차승재(58세)는 손에 쥐고 있던 수정 글라스 잔을 세차게 바닥에 내던졌다.콰창-!수만 원짜리 양주와 유리가 산산조각 나며 고급 이태리제 양털 카펫 위로 주르륵 흘러내렸다."최종석이 그 늙은 영감탱이가 전 국민 앞에서 바지를 적시며 끌려나가?! 5,000억 원 국민연금 우회 투자선이 통째로 잘려 나갔단 말이다!"차승재의 두 눈에 핏발이 서다 못해 금방이라도 터져 나갈 듯 부풀어 올랐다.그는 대한민국 국가 통치 권력의 그늘에 서서 지난 10년간 대통령 임기 후 비자금 1조 2,000억 원을 조성해 온 정권 최상층부의 진짜 악마였다. 권도현 검사, 허장윤 판사, 백건우, 마이클 장, 그리고 최종석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이 차려놓은 권력의 밥상 위에서 단물을 빨아먹던 하수인들이 단 며칠 만에 연쇄적으로 도륙당하자, 차승재는 비로소 정체불명의 거대 자본 '에바 홀딩스'의 배후에 인간의 상식을 벗어난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음을 직감했다."실장님, 국방부 안보지원사령부와 국정원 특수공작국에서 긴급 보고가 들어왔습니다."검은 양복을 입은 비서관이 사색이 된 얼굴로 멸균 패드를 내밀었다."최종석의 계좌와 뱅가드 카르텔의 파멸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포착된 전산 궤적이 있습니다. 에바 홀딩스의 대표 '에바 은'—본명 은설아. 그년은 단순한 재벌가 가짜 상속녀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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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 포식자의 왕좌와 마지막 단두대

제63화 : 포식자의 왕좌와 마지막 단두대차승재 청와대 비서실장의 파멸이 대한민국 전역을 뒤흔든 지 사흘이 지난 아침, 서울 사직동 최고급 펜트하우스 60층 거실은 기이할 정도로 정적에 싸여 있었다.어젯밤까지 한반도를 짓누르던 거센 장대비는 비로소 멎었으나, 통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는 여의도 금융가와 광화문 일대는 잿빛 안개에 가려 음산한 서늘함을 뿜어내고 있었다. 실내에는 2,200볼트의 전류 폭주로 타버린 초고압 변전기에서 번진 오존 냄새가 완벽하게 세척되지 않은 채 은은한 가습기의 장미 향과 뒤섞여 기묘한 불쾌감을 자아냈다."에바 홀딩스의 국내 자산 귀속 절차가 법적으로 100% 완료되었습니다."백현재는 무릎을 꿇은 채, 억센 손가락으로 가죽 소파의 모서리를 움켜쥐며 서늘한 목소리로 보고했다.그의 검은색 와이셔츠는 단추가 깃 끝까지 채워져 있었지만, 넥타이는 풀려 있었고 등 뒤는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대성그룹의 서출 출신 천재 투자자로서 품었던 오만한 야망과 자의식은, 어젯밤 국가 최상층부의 무력 집단인 '블랙 실드'마저 단 10분 만에 도살장으로 밀어 넣은 은설아의 잔혹한 권능 앞에 완벽하게 부서져 내렸다. 그는 이제 자신이 지켜야 할 연약한 희생자를 대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속이고 자본을 사냥하는 최악의 악귀 앞에 종속된 사냥개에 불과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차승재 실장이 숨겨두었던 청와대 비자금 1조 2,000억 원은 전액 국채 지분으로 강제 환수되어 에바 홀딩스의 자산으로 안착했습니다. 이로써 설아 씨…… 당신이 쥔 자본은 총 4조 4,000억 원에 달합니다. 대한민국 재계 서열 10위권 대기업을 통째로 집어삼키고도 남을 거대한 성채입니다."백현재의 목소리는 공포와, 그 공포보다 훨씬 더 짙은 애증의 정욕으로 떨리고 있었다. 1회차 인생 당시, 대성의 이익을 위해 은설아가 가평 그린 요양병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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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 종막의 제단과 악귀의 성배

제64화 : 종막의 제단과 악귀의 성배얼음보다 더 차갑고 참혹한 액체 질소의 한기가 지하 격리 구역의 납 차폐벽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영하 50도 이하로 급강하한 실내 온도 탓에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포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번졌고, 허공에는 가동이 정지된 공기 정화 장치의 오존 냄새와 타버린 실리콘 전선의 매캐한 잔향이 얼어붙은 서리 입자와 섞여 기괴하게 부서져 내렸다.그 잔혹한 사형 집행장 한가운데에서 은설아는 순백의 샤넬 트위드 원피스 자락을 부드럽게 흩날리며 꼿꼿이 서 있었다.초고압 레버를 끝까지 밀어 올린 백현재는 핏빛 넥타이가 풀어진 채 패널 앞에 굳어 있었고, 그의 거친 숨결은 하얀 성에가 가득 낀 강화 유리 표면에 닿아 핏빛 호흡의 결정체로 결빙되고 있었다. 캡슐 내부에서 온몸의 세포가 비명 지르며 영원한 얼음덩어리로 매장당한 전남편 강민우의 얼굴은, 마지막 순간에 지어 보였던 흉포한 공포의 형태 그대로 화석처럼 굳어 있었다."완벽하게…… 끝났습니다, 설아 씨."백현재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설아를 바라보았다.그의 눈동자는 대성그룹의 서출로서 평생을 품어왔던 그 오만한 자의식과 투자자로서의 냉철함이 완전히 거세된 채, 오직 눈앞의 여인을 향한 맹목적인 복종과 거대한 애증의 정욕으로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1회차 인생 당시 대성의 이익을 위해 설아가 가평 그린 요양병원 402호 독방에 갇혀 고문당하는 것을 묵인했던 죄악. 그 잔인한 트라우마는 이제 백현재를 은설아의 발밑에 납작 엎드리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쇠사슬이자 목줄이 되어 있었다.설아는 가죽 장갑을 낀 손을 뻗어 강민우의 사체가 봉인된 캡슐 표면을 가볍게 쓸어내렸다. 차가운 유리 벽면을 타고 서리가 스륵 깎여 나가는 서늘한 소리가 격리실 안을 무겁게 채웠다."참 허무하네, 현재 씨. 내 1회차 인생을 그토록 참혹하게 짓밟고, 나를 생매장했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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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 그림자의 하이에나와 핏빛 사냥터

제65화 : 그림자의 하이에나와 핏빛 사냥터 성북동 깊은 골목,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한 단풍나무 숲 너머로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한옥 저택 '청운재'. 천년 가옥의 고풍스러운 외관과 달리,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비밀 엘리베이터 너머에는 최첨단 군사급 암호화 서버와 100인치 초고화질 스크린 수십 대가 사방을 채운 밀실이 숨겨져 있었다. 실내에는 밤새 피워둔 최고급 침향의 묵직한 연기와 갓 갈아낸 에스프레소의 쌉싸름한 향, 그리고 은밀하게 타들어 가는 고급 여시가의 매쾌한 오존 냄새가 뒤섞여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대한민국 재계와 정계의 뒤편에서 막강한 차명 자본을 주무르며 '그림자 대부'라 불리는 H-클럽 회장 진성호(67세)는, 무거운 이태리제 가죽 의자에 깊숙이 묻혀 있었다. 그의 등 뒤로는 짙은 선글라스를 낀 사설 용병들과 금융 공작 팀원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고, 그 옆에는 그의 외동딸이자 글로벌 사모펀드 H-파이낸스의 대표인 진수진(31세)이 타이트한 순백의 스커트 슈트 차림으로 차가운 실크 장갑을 매만지며 서 있었다. "차승재 비서실장에 이어 차기 총리 후보 최종석까지 단 하루 만에 구속되어 남부구치소 독방으로 처박혔다." 진성호 회장이 짙은 시가 연기를 허공으로 내뿜으며 잔인하게 입꼬리를 비틀었다. "권도현 검사, 허장윤 판사, 뱅가드 카르텔의 마이클 장, 그리고 차승재까지…… 그 멍청한 놈들은 자신들이 쥐고 있던 권력에 도취되어 배후에 도사린 자본의 진짜 포식자를 보지 못했지. 하지만 수진아, 우리 H-클럽에게 있어 이번 사태는 신이 내린 최고의 기회다." "예, 아버님." 진수진이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모니터 상의 데이터를 가리켰다. "에바 홀딩스의 대표 '에바 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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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 금융 단두대와 최상층부의 파멸

제66화 : 금융 단두대와 최상층부의 파멸사직동 최고급 펜트하우스 60층 거실을 휘감은 새벽의 냉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예리하게 뼈를 찔러왔다.전면 통유리창 너머로 아스라이 내려다보이는 광화문과 여의도의 빌딩 숲은 짙은 잿빛 안개장막에 갇힌 채, 마치 거대한 공동묘지의 비석들처럼 음산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실내의 공기는 밤새 가동된 기계식 강제 환기 장치로 인해 성북동 청운재의 파편이나 전합 폭주로 타버린 서늘한 오존 냄새를 지워냈지만, 초고층 전용 가습기가 뿜어내는 습한 장미 향과 차갑게 식어버린 샴페인의 알코올 잔향이 뒤섞여 끈적하고 오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은설아는 거실 상석의 순백색 대리석 의자에 우아하게 군림하듯 앉아 있었다.순백의 샤넬 트위드 원피스 자락이 대리석 바닥 위로 눈부시게 늘어져 있었고, 조명의 붉은 음영을 받은 그녀의 백옥 같은 허벅지와 쇄골 라인은 치명적이면서도 잔혹한 포식자의 위엄을 내뿜었다. 가죽 장갑을 낀 설아의 하얗고 가녀린 손가락 끝에는 스위스 자산 관리 시스템과 에바 홀딩스 본사 감사팀이 실시간으로 동기화한 금융 결재선이 투명하게 번뜩이고 있었다.스륵. 스륵.설아의 시선이 차가운 강화 유리 화면을 따라 미끄러질 때마다,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금융망의 거대한 자본 줄기가 그녀의 손끝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재편되었다. 정재계의 그림자 대부였던 진성호 일파가 숨겨두었던 2조 원대 불법 사모펀드 자산이 에바 홀딩스로 완전히 종속되었음을 알리는 연산 결과가 그녀의 망막 위로 투명하게 떠올랐다.[에바 홀딩스 국내외 통합 자산 : 6조 4,000억 원 집계 완료]대한민국 재계 서열의 판도를 송두리째 뒤흔들고도 남을 전무후무한 검은 자본의 성채.시댁 가문의 학대와 정신병원 감금 속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가던 1회차의 가련한 며느리는, 이제 세상을 자신의 입맛대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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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 제국의 거두와 핏빛 사냥개

제67화 : 제국의 거두와 핏빛 사냥개서진태 금융위원장의 파멸과 함께 대한민국 금융 최상층부가 피비린내를 풍기며 무너져 내린 당일 해질녘.사직동 최고급 펜트하우스 60층 거실을 가득 채운 창밖의 하늘은, 먹구름을 찢고 내리쬐는 핏빛 저녁노을로 물들어 있었다. 전면 통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붉은 태양빛은 거실의 이태리제 대리석 바닥 위에 기괴하리만치 무거운 음영을 매달고 있었다. 실내에는 2,200볼트 변전기 폭주의 잔향이 완전히 사라진 대신, 초고층 전용 가습기에서 피어오르는 젖은 장미 향과 차갑게 식은 프랑스산 샴페인의 묵직한 알코올 향이 뒤섞여 끈적하고 매혹적인 공기를 형성하고 있었다.은설아는 붉은색 실크 로브만을 가볍게 걸친 채, 거실 한가운데 자리한 순백색 대리석 소파 위에 우아하게 누워 있었다.얇은 실크 로브의 허리끈이 느슨하게 풀려진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백옥 같은 목덜미와 가녀린 어깨선, 그리고 허벅지 라인은 붉은 저녁 노을빛을 받아 숨 막힐 듯한 에로티시즘과 악귀 특유의 치명적인 위엄을 동시에 내뿜고 있었다. 가죽 장갑을 벗어 던진 설아의 하얗고 차가운 손가락 끝에는, 스위스 튜리히 민간 은행과 에바 홀딩스 감사팀이 실시간으로 동기화한 최종 자산 통합서가 투명한 홀그램으로 띄워져 있었다.[에바 홀딩스 최종 보유 자산 : 6조 4,000억 원 확정]대한민국 10대 재벌 가문의 지분을 통째로 사들일 수 있는 천문학적인 검은 자본의 성채.시댁의 학대와 가평 그린 요양병원 독방의 매캐한 소독제 냄새 속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갔던 1회차의 불쌍한 며느리는, 이제 세상을 자신의 손가락 하나로 주무르는 최악의 포식이자 악귀로서 왕좌에 당당히 군림하고 있었다."설아 씨……."거실 대리석 바닥 위, 설아의 매끄러운 다리 사이에는 대성 인베스트먼트 대표 백현재가 무릎을 꿇은 채 납작 엎드려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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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 거두의 단두대와 핏빛 SWIFT

제68화 : 거두의 단두대와 핏빛 SWIFT사직동 최고급 펜트하우스 60층 안방의 아침은 지독하리만치 희고 차가운 햇살로 젖어 있었다.전면 통유리창을 따라 내려앉은 얼음 같은 햇살은 거실 대리석 바닥 위로 칼날 같은 음영을 드리우고 있었다. 실내 공기 중에는 밤새 가동된 기계식 환기 장치 너머로 초고층 전용 가습기가 뿜어내는 젖은 생장미 향과, 오크통에서 숙성된 최고급 싱글 몰트 위스키의 쌉싸름한 잔향이 뒤섞여 묵직하면서도 오싹한 밀도를 형성하고 있었다.은설아는 킹사이즈 침대 옆, 짙은 순흑의 실크 로브만을 걸친 채 우아하게 기댄 자세로 서 있었다.가운의 넓은 소매 사이로 드러난 백옥 같은 목덜미와 가냘픈 어깨선, 그리고 느슨하게 풀린 실크 자락 아래로 엿보이는 허벅지의 피부는 붉은 아침 햇빛을 받아 치명적이면서도 악귀 특유의 잔혹한 위엄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녀의 하얗고 차가운 손가락 끝에는 스위스 튜리히 민간 은행과 에바 홀딩스 감사팀이 실시간으로 동기화한 해외 금융 망의 궤적이 투명하게 번뜩이고 있었다.그녀의 발밑, 서늘한 대리석 바닥 위에는 백현재가 무릎을 꿇은 채 납작 엎드려 있었다.대성그룹의 서출 출신 천재 투자자로서 세상을 오만하게 내려다보던 그의 강인한 자의식은 이미 형체도 없이 부서져 있었다. 검은 와이셔츠 단추는 가슴팍까지 풀어진 채 그 거친 숨결로 요동치고 있었고, 핏빛 넥타이는 바닥에 사정없이 나뒹굴고 있었다. 백현재의 억센 두 손은 설아의 매끄러운 구두등과 허벅지 자락을 움켜쥔 채, 마치 구원을 바라는 포로처럼 그녀의 서늘한 손끝을 향해 뺨과 입술을 깊게 비벼대고 있었다."설아 씨……."백현재의 거친 목소리가 쇠사슬을 끄는 소리처럼 무겁게 울렸다."대한민국 재벌 1위 성진그룹의 명태섭 회장이 움직였습니다. 국정원 해외공작국장 한재경을 시켜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국(FinC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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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 제국의 도사(屠死), 그리고 벼랑 끝의 늑대들

제69화 : 제국의 도사(屠死), 그리고 벼랑 끝의 늑대들삼청동의 한 은밀한 지하 안가는 기이할 정도로 냉기가 감돌고 있었다. 백 년이 넘은 춘양목 기둥 사이로 매캐한 젖은 장작 타는 냄새와 솔향이 가득 차 있었고, 바닥에 깔린 돗자리 위로는 정재계 최상층부에서 단 한순간에 사지가 꺾인 패배자들의 잔당들이 어두운 안색으로 모여 있었다.그들의 중심에는 성진그룹의 창업주 명태섭 회장과 국정원 해외공작국장 한재경, 그리고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차승재가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며 앉아 있었다. 그들의 앞에는 대한민국 금융망 전체를 뒤흔들고 자신들의 숨통을 틀어쥔 에바 홀딩스의 지분 변동 그래프가 피처럼 붉은 전산 화면 위에 띄워져 있었다."노상길 전 대통령과 국제 로비스트 클로드 킴의 5조 원대 비자금 계좌가 한순간에 공수처와 미국 연방수사국에 통째로 송출되었다."명태섭 회장의 피를 토하는 듯한 쉰 목소리가 흙벽을 타고 무겁게 울려 퍼졌다."이것은 단순한 금융 해킹이 아니다. 전산망의 주파수와 결제 시스템의 인과율 자체를 왜곡시키는 악귀가 배후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 에바 은이라는 여자를 당장 물리적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전체가 그년의 손아귀 아래 도살당할 것이다."한재경 국장이 탁자를 거칠게 내리쳤다. "국정원의 해외SWIFT 망 차단선까지 우회하여 전 세계에 우리 비자금 실물 장부를 폭로한 년입니다. 이제 법이나 공권력은 방화벽이 되지 못합니다. 사설 특수 용병 집단인 블랙 실드의 잔여 무력을 총동원하여, 오늘 밤 사직동 펜트하우스를 기습해 그년의 육체를 찢어발겨야 합니다."그들이 은밀하게 단도를 들어 제 손바닥을 긋고, 아날로그 방식의 친필 암살 비망록 위에 피 도장을 찍으며 마지막 역습을 모의하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같은 시각 오전 03시 15분, 사직동 최고급 펜트하우스 60층 안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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