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 포식자의 왕좌와 마지막 단두대차승재 청와대 비서실장의 파멸이 대한민국 전역을 뒤흔든 지 사흘이 지난 아침, 서울 사직동 최고급 펜트하우스 60층 거실은 기이할 정도로 정적에 싸여 있었다.어젯밤까지 한반도를 짓누르던 거센 장대비는 비로소 멎었으나, 통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는 여의도 금융가와 광화문 일대는 잿빛 안개에 가려 음산한 서늘함을 뿜어내고 있었다. 실내에는 2,200볼트의 전류 폭주로 타버린 초고압 변전기에서 번진 오존 냄새가 완벽하게 세척되지 않은 채 은은한 가습기의 장미 향과 뒤섞여 기묘한 불쾌감을 자아냈다."에바 홀딩스의 국내 자산 귀속 절차가 법적으로 100% 완료되었습니다."백현재는 무릎을 꿇은 채, 억센 손가락으로 가죽 소파의 모서리를 움켜쥐며 서늘한 목소리로 보고했다.그의 검은색 와이셔츠는 단추가 깃 끝까지 채워져 있었지만, 넥타이는 풀려 있었고 등 뒤는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대성그룹의 서출 출신 천재 투자자로서 품었던 오만한 야망과 자의식은, 어젯밤 국가 최상층부의 무력 집단인 '블랙 실드'마저 단 10분 만에 도살장으로 밀어 넣은 은설아의 잔혹한 권능 앞에 완벽하게 부서져 내렸다. 그는 이제 자신이 지켜야 할 연약한 희생자를 대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속이고 자본을 사냥하는 최악의 악귀 앞에 종속된 사냥개에 불과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차승재 실장이 숨겨두었던 청와대 비자금 1조 2,000억 원은 전액 국채 지분으로 강제 환수되어 에바 홀딩스의 자산으로 안착했습니다. 이로써 설아 씨…… 당신이 쥔 자본은 총 4조 4,000억 원에 달합니다. 대한민국 재계 서열 10위권 대기업을 통째로 집어삼키고도 남을 거대한 성채입니다."백현재의 목소리는 공포와, 그 공포보다 훨씬 더 짙은 애증의 정욕으로 떨리고 있었다. 1회차 인생 당시, 대성의 이익을 위해 은설아가 가평 그린 요양병원
Last Updated : 2026-08-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