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들의 왕, 이현명과 시선이 마주친 순간 하윤은 숨이 멎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업무에 지친 기색이 얼굴 곳곳에 남아 있었지만, 날카롭게 빛나는 눈매와 굳게 다문 입술에서는 그의 단호한 성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였다.‘모든 뱀파이어들은 왜 이렇게 다들 잘생긴 것이냐.....’순간 스쳐 지나간 생각에, 하윤은 스스로도 어이가 없다는 듯 속으로 작게 숨을 삼켰다.거대한 책상 너머에 앉아 있는 이현명은 겉으로 보기엔 마른 체구였지만, 그 몸에는 오랜 세월을 견뎌 온 시간의 무게가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젊음과 노련함이 묘하게 공존하는 얼굴은, 마치 미중년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존재처럼 느껴졌다.“심하윤 양, 어서 오게. 바쁜 사람을 괜히 발걸음하게 한 건가?”“앗, 아닙니다! 폐하께서 부르시는데 당연히 와야죠.”하윤은 긴장한 탓에 목소리에 잔뜩 힘이 들어간 채 대답했고, 말이 끝나자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켰다.그런 그녀의 반응을 잠시 바라보던 이현명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내 앞에 있는 자리로 와서 앉게. 이야기가 길어질 듯하니, 서서 하는 것보다는 그대에게도 그 편이 더 편할 걸세.”하윤은 긴장한 몸을 이끌고 이현명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마치 맹수의 눈이었다.“그래. 그동안의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겠지.”“네. 현목님께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이브리드 친구들이 모여 회의를 했고 오늘 그 결과를 전달하려고 합니다.”하윤은 떨지 않으려 애쓰며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손으로 바지를 살짝 움켜쥐었다.손끝에 힘이 들어갔지만, 시선만큼은 끝내 피하지 않았다.자신의
Last Updated : 2026-09-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