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렌의 혀에 독이 닿는 순간, 에이슬라는 다시 죽었다.오스테론이 그녀의 턱을 붙잡았다.“입을 벌려.”죽던 날과 같은 명령이 귓속에서 되살아났다.흰 약액이 혀 위로 쏟아지고, 스승의 엄지가 삼키지 않으려는 혀뿌리를 눌렀다.“왜 저를 죽이세요?”“죽이는 게 아니다.”오스테론은 빈 병을 빛에 비췄다.“네가 사라진 뒤 무엇이 남는지 확인하는 거지.”기억 속 약제실이 무너졌다.에이슬라의 무릎이 꺾이자 바이렌이 깨진 잔 위로 쓰러지는 몸을 받아 냈다.“왕비.”그의 입술이 움직였지만 목소리는 오스테론의 웃음에 묻혔다.에이슬라는 바이렌의 가슴을 밀었다.“토하게 하지 마세요.”“내가 아니라 네가 삼켰다.”“그래서 안 돼요.”흰 황혼은 억지로 게우게 하면 식도를 타고 두 번째 독성을 일으켰다.설명해야 했지만 혀가 입천장에 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물도, 우유도 주지 마세요.”시종장이 들고 오던 잔을 멈췄다.“그럼 무엇을 먹여야 하지?”“아무것도요.”바이렌의 팔이 그녀의 허리와 무릎 아래로 들어왔다.몸이 바닥에서 들리자 귀족들이 일제히 길을 비켰다.대신관만이 두 사람 앞을 막았다.“폐하, 왕비 전하께서는 스스로 독을 취했습니다.”“봤다.”“독의 존재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습니다.”바이렌은 에이슬라의 희어진 손을 들어 대신관 앞에 보였다.손끝의 회색 반점은 손톱을 넘어 두 번째 마디까지 번져 있었다.“내 잔에 있던 것을 왕비가 대신 몸에 넣었다.”“그것이 연기라면요?”“연기라면 내 잔을 네가 마셔라.”바이렌은 멈추지 않고 그를 지나쳤다.“왕비가 거짓말을 했는지는 나중에 판결한다.”그의 팔 안에서 에이슬라의 몸이 한 번 크게 떨렸다.“하지만 내가 살아 있는 건 지금 확인했다.”연회장 안에 남은 의심이 그 문장 하나에 갈라졌다.왕비가 잔을 깨뜨렸다.왕비가 독을 증명했다.왕비가 왕 대신 쓰러졌다.더는 누구도 세 문장을 서로 다른 사건으로 만들 수 없었다.“타론.”“명하십시오.”“깨진 잔과 은숟가락을 봉인
Last Updated : 2026-07-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