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심지는 켜지지 않았으나, 두 번째 심지가 탄 냄새는 아침까지 남았다.온보요는 눈을 뜨자마자 입을 막았다. 등잔 기름의 매캐한 끝이 목 안을 긁었다.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진묵의 팔이 허리를 받쳤다. 밤새 흐트러진 이불이 어깨 아래로 미끄러졌고, 먹빛 중의 자락이 그녀의 무릎을 덮었다."등불을 치우라."문밖에 떨어진 목소리에 앵무가 대답했다. 곧 문이 열리고, 놋쟁반 위 등잔 둘이 나갔다. 방 안에 찬 공기가 들자 울렁임은 조금 가라앉았다.진묵은 묻지 않았다. 그녀의 등을 쓸던 손이 손목으로 내려왔다. 맥이 뛰는 자리에 두 손가락을 대고 오래 있었다. 전장에서 피가 얼마나 남았는지는 읽어도, 그 맥이 품은 이름까지 읽을 손은 아니었다."언제부터냐.""경성에 든 뒤부터 냄새가 조금······.""알고 있었군.""의심했을 뿐이옵니다."사내의 눈이 목까지 여민 그녀의 깃을 한 번 내려갔다가 돌아왔다. 어젯밤 제 손으로 남긴 구김과 자국을 보는 눈이었다. 턱의 선이 단단해졌다."어젯밤으로 생긴 아이가 아니옵니다.""그건 안다."대답이 너무 빨라 온보요는 입술을 다물었다. 문밖에서 등잔을 든 앵무가 기침을 삼켰다.황제의 금패가 다시 쓰였다. 열흘 뒤 오라던 늙은 어의는 반 시진도 지나지 않아 사가로 끌려왔다. 어제보다 허리가 더 굽어 보였다. 방 안에는 진묵과 온보요, 어의만 남았다. 문밖에는 일영의 그림자가 문짝 절반을 덮었다.흰 명주가 손목 위에 놓였다. 노인의 세 손가락이 가볍게 눌렀다가, 깊어졌다. 한쪽 손목, 다른 쪽 손목. 지난번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어의가 손을 거두고 이마를 바닥에 댔다."경하드리옵니다. 맥이 전보다 또렷하옵니다. 아직 초입이라 몸을 각별히 돌보셔야 하나, 회임이 맞사옵니다."방 안이 조용했다.진묵은 움직이지 않았다. 너무 움직이지 않아, 어의가 잘못 말한 사람처럼 다시 머리를 조아렸다."얼마나 되었나.""한 달을 조금 넘긴 듯하옵니다."그 밤이었다.온보요가 제 손으로 심지를 죽이고, 제
Huling Na-update : 2026-08-04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