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강이 내일의 두 술을 남겨 둔 밤, 진묵은 북강의 마지막 관문 앞에 닿았다.회수관(回水關)은 산줄기와 물길이 함께 꺾이는 곳이었다. 관문 안쪽은 삭왕의 봉지, 바깥쪽은 황제의 직할주. 경계를 알리는 돌기둥이 길 양편에 서 있었다. 말발굽 하나만 더 나가면, 어명 없이 봉지를 비운 왕이 되었다.말 넷은 땀으로 검었다. 진묵이 탄 흑마의 입가에는 흰 거품이 굳었고, 여벌 말 하나는 오른쪽 앞발을 자꾸 아꼈다. 일영과 이영은 사흘 동안 열두 마디를 넘게 말하지 않았다. 필요한 것은 물과 길뿐이었다.진묵이 고삐를 당겼다.관문 위의 횃불이 바람에 눕고, 다시 일어났다. 문지기는 북강 군패를 알아보고도 누구냐 묻지 않았다. 묻지 않는 입에 왕부 주전 한 닢이 건너갔다. 그때 북쪽 관도에서 방울 소리가 들렸다.파발이었다.말 한 필이 어둠을 찢고 달려왔다. 안장 위 사내는 허리가 꺾일 듯 흔들렸고, 가슴에는 황색 주머니를 묶고 있었다. 관문 앞에 이르러 말을 세우려다 그대로 굴러 떨어졌다. 이영이 땅에 닿기 전에 멱살을 잡아 세웠다.파발꾼은 숨보다 먼저 황패를 꺼냈다."삭왕 전하께 올리는 어명이옵니다. 북강 왕부로 가는 길이었사온데······.""여기 있다."진묵이 말에서 내렸다. 짧은 세 글자에 파발꾼의 눈이 커졌다. 먹빛 융복은 흙먼지에 덮였고, 장식이라곤 허리의 검 하나뿐이었다. 한데 관문 군졸들이 이미 무릎을 꿇고 있었다.황색 주머니의 봉인이 뜯겼다.북강 봄 조운의 호송을 맡고, 경성에 들어 변방 군무를 아뢰라.붉은 국새 아래 먹 한 획이 유난히 깊었다. 벽. 어명에는 없는 글자가 종이 안쪽에서 보이는 듯했다."언제 궁을 나섰나.""닷새 전 해시이옵니다. 파발 셋이 서로 다른 길로······ 소인이 둘째이옵니다."첫째는 어디선가 쓰러졌고, 셋째는 아직 북쪽으로 달리고 있을 것이다. 진묵의 엄지가 어명 모서리를 한 번 눌렀다. 세 갈래로 달려온 종이에서, 한 사람이 갈아 보낸 먹향이 났다.진묵은 수령란에 이름을 썼다. 진묵 두 글자 아
Huling Na-update : 2026-08-03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