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Capítulo 331 - Capítulo 340

360 Capítulos

331화. 첫 남행

보요는 옥대를 집어 접은 겨울옷 위에 놓았다.어젯밤 장시에서 들고 온 비단띠 끝이 궤 밖으로 흘렀다. 진묵이 궤를 닫으려다 그 끝을 집어넣었다. 상 위 황명에는 경성에서 군권을 의논할 날이 적혀 있었다. 곁에는 앞서 받은 국혼 날짜 글이 놓였다. 보요는 둘 사이에 손가락을 놓았다."아이를 데리고 가겠습니다. 저도요.""길은 스무 날.""알아요. 말로 따라가겠다고 하지 않았습니다."진묵이 문밖에 선 의원을 불렀다. 의원은 보요의 맥을 짚고 허리를 굽혔다 펴 보게 한 뒤, 하루에 넘지 말아야 할 역참을 붉게 둘렀다. 진묵은 여섯 번째 붉은 원에서 손을 멈췄다."여기는 바닥이 찹니다.""방 안에 깔 짚을 먼저 보내십시오. 아무 탈 없던 몸도 온종일 수레에 실리면 허리가 굳습니다."보요가 옆의 작은 솥을 들어 보였다. 밥알이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나무주걱도 솥 안에 넣었다."온이는 낮에 이걸 먹어요. 젖만 찾던 때하고 달라요."진묵은 볕 드는 역참 두 곳에 다시 점을 찍었다. 아이의 낮잠 때마다 한 번씩 쉬는 길이었다. 그의 먹 묻은 손등에 보요의 소매가 닿았다. 그는 붓을 내려놓고 그 손목을 쥐었다."아프면 말을 바꾸어도 된다.""제 말을 기다려 주시면 돼요."손목 안쪽에 입술이 닿았다가 떨어졌다. 보요는 솥뚜껑을 반대로 덮고도 바로잡지 않았다. 문턱에서 헛기침이 났다.앵무가 작은 나무패를 두 손으로 내밀었다. 왕비 곁시중이라 새긴 글자의 가장자리가 손때에 반질반질했다. 그 밑에는 동전 줄과 새로 쓴 물가표가 놓였다."저는 여기 남겠습니다."보요는 물가표 맨 밑을 보았다. 숯 한 광주리의 값 아래 앵무의 이름이 있었다."누가 그 값을 받아 적게 했니?""숯장수는 여덟 푼, 사 간 사람은 일곱 푼이라 했습니다. 두 줄 다 썼더니 둘이 저를 찾아왔어요. 물 먹은 숯 한 줌을 빼고 나서야 같은 값을 적었습니다."앵무는 짧게 웃고 월삯 줄을 당겼다. 매듭 안에는 아직 한 푼도 빠지지 않았다."남의 말을 전하러 뒷문으로 다닐 때보다 문을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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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화. 세 개의 자리

진묵은 아이 발 앞의 작은 돌을 장화 끝으로 밀었다.온이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보요가 웃음을 삼키며 흙 묻은 손을 받아 닦았다. 아이는 닦인 손으로 아버지의 검은 옷자락을 다시 잡았다. 진묵은 옷을 빼지 않고 아이와 함께 수레에 올랐다."첫 역참 전에 자겠네요.""그럼 더 가지 않지."왕부 처마가 수레 창 아래로 내려갔다. 진묵은 보요 무릎에 놓인 지도부터 접었다. 대신 낮잠에 쓸 담요를 펼치자 온이가 지도 끝에 묻은 붉은 먹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담요 귀퉁이에 눌린 그 작은 손자국은 경성 근교의 마지막 객점에 닿을 때까지 남았다.객점 주인은 수레의 스무 번째 숙박 패를 받고도 빈방 열쇠를 하나밖에 내놓지 않았다. 뜰에는 혼례 구경을 온 지방 사람들의 수레가 빼곡했다. 군관이 먼저 와 묵은 상인들을 내보내려 하자 진묵이 열쇠를 가져갔다."저들이 먼저 왔다.""전하께서 주무실 곳이 없습니다.""마구간 위에 볏짚은 있느냐."주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요는 대답 대신 진묵의 말안장 위에 아이의 젖은 밑싸개를 얹었다."그건 어디서 말리실 건가요?"진묵의 시선이 무명에 멎었다."방에서.""그럼 왕야도 방에서요."방은 좁았다. 온이의 자리를 펴면 두 어른이 다리를 곧게 뻗을 수 없었다. 군관은 궁에서 역마가 왔다며 문 앞에 섰으나, 진묵은 방문의 틈으로 손만 내밀어 글을 받았다.`북강의 범람 뒤 군사를 부린 일을 묻습니다. 내일 어전에서 뵙겠습니다.`그는 황명이 적힌 글을 창턱에 놓았다. 보요는 그 앞에 죽사발을 놓지 않도록 선반을 닦았다. 좁쌀이 푹 퍼진 노란 죽에서 김이 올라왔다. 아이는 숟가락을 밀어내고 아버지 손의 마른 호병을 달라 했다.진묵이 속의 부드러운 부분만 떼어 내자 보요가 손을 막았다."죽 먹고요. 어제도 그제도 아버지 것이 먼저였어요."그는 호병을 도로 놓았다. 온이가 입을 벌려 항의했다. 진묵은 대꾸하지 않고 작은 숟가락을 들었다. 아이가 한술 먹자 보요는 제 사발을 무릎 가까이 당겼다. 뜨거운 죽이 빈속으로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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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화. 물려주지 않는 칼

형부 관원이 설란이 짚어 둔 줄 위에 판결문을 놓았다.접힌 상소가 다시 펴졌다. 밤사이 서안에 남았던 찻잔은 치워졌고, 편전 바닥에는 아침 볕이 들었다. 진묵은 칼을 든 궤를 발 앞에 세웠다. 보요는 그의 옆이 아니라 북강 장시라고 쓴 나무패 뒤에 앉았다.노궁인은 그 뒤 작은 의자에 있었다. 무릎 위 흰 무명이 접혔다 펴지기를 되풀이했다."먼저 허씨 서인에 관한 판결입니다."관원이 이름 아래를 읽었다. 선귀비 독살, 황자에게 가한 두 차례 살해 모의, 황명 도용, 내관 둘의 살해. 종친 하나가 기침하며 노궁인 쪽으로 등을 돌렸다."목숨이 다할 때까지 함향전에 가둡니다. 존호와 시중을 돌리지 않으며 문밖 출입을 금합니다. 수문장과 끼니를 들이는 자는 형부에서 갈아 보냅니다."노궁인이 무명을 놓았다."그 담 안의 밥값은 누가 냅니까.""죄수의 끼니는 관에서 냅니다. 허씨 사유 전답과 남은 내탕은 피해를 갚는 데 씁니다.""밥값을 빼고 남는 것으로 갚지 않는다는 말씀이시지요."관원이 다음 장을 펼쳤다. 귀비전에서 쫓겨난 이들의 밀린 삯, 반월령에서 죽은 호위들의 집, 살해된 두 내관이 생전에 부양하던 식솔이 각 줄에 있었다. 받은 몫 옆에는 엄지나 수결이 찍혔고, 아직 받지 않은 집의 몫은 관아에 따로 봉해져 있었다.노궁인은 자기 줄을 읽어 달라 하지 않았다. 두 내관의 이름 밑에 빠진 향값 한 줄을 짚었다. 관원이 붓을 들었다. 소월백은 빈칸이 채워진 뒤에야 인장을 눌렀다."함향전 문 앞에도 오늘 이 판결을 걸겠습니다."허씨를 가두고 있던 수문장의 인수패가 상 위에 놓였다. 노궁인은 무명을 접어 소매에 넣었다.진묵이 칼궤를 열었다. 선대 삭왕이 쓰던 검의 가죽끈에 오래된 기름 냄새가 남아 있었다. 소월백은 손을 뻗지 않았다."북강에서 강물을 막은 얼음을 깨며 군사를 움직였습니다. 그 장계는 보름을 달려 들어왔습니다. 짐은 다 끝난 일을 읽었습니다.""장계를 기다렸다면 지붕 위 아이들이 먼저 얼었을 것입니다.""구해 낸 일을 죄라 하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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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화. 비어 있는 곁자리

곽설란은 칼궤의 봉지를 뜯기 전에 인장 자국부터 두 사람에게 보였다.밤새 편전에 둔 궤였다. 진묵과 종친이 각각 고개를 끄덕이자 서리가 새 종이에 궤를 연 때를 썼다. 설란은 황제 오른편을 지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머리에는 봉황 대신 오래 쓰던 은잠 하나가 꽂혀 있었다.민정휘가 문 앞에서 멈췄다. 시종이 방석을 내밀자 받지 않고 관원이 펼친 판결문부터 상 위에 놓았다."제 이름으로 읽어 주십시오."형부 관원은 허위 입회와 물문 봉쇄 유지 명을 읽었다. 태형 마흔은 집행되었고, 관청 직임은 삼 년 동안 맡지 못했다. 빼앗은 토지 글을 바로잡고 자기 재산에서 낸 배상금 아래에는 받은 이들의 수결이 있었다."거처를 옮기고 글을 팔 자유는 남겼습니다. 오늘은 관직과 녹 없이 물음에 답하는 자리입니다."정휘가 방석을 받아 앉았다. 창으로 찬 바람이 들자 어깨를 웅크렸으나 문을 닫아 달라 하지 않았다.민 상서의 장은 따로 넘어갔다. 딸의 글을 빼앗아 가공의 문객으로 올린 일과 제 인장으로 남의 재산을 담보 삼은 일. 이부의 관직을 거두고 삼 년 유배, 재산 배상. 유배지에 닿았다는 인수패가 장 끝에 묶여 있었다."아버지 돈으로 제 몫을 냈다고 쓰지 마십시오."정휘가 말했다. 관원은 두 장 사이에 붓을 놓아 갈랐다.팽씨가 염창을 제 것처럼 올린 줄에는 삭직과 삼 년 유배, 염창 반환이 있었다. 물문을 실제로 닫아 운임을 거둔 육씨와 장씨는 운송 독점권을 잃고, 거둔 돈과 멎은 배의 손해를 물었다. 하씨가 없는 돈까지 보증한 줄에는 은 대신 판 집과 밭이 적혀 있었다.위·두·심·고·방·주 여섯 집도 인장을 거두어 갔다는 말로 빠져나가지 못했다. 각 집이 맡긴 재산을 팔아 갚은 몫과 남은 빚이 따로 읽혔다. 관직을 가진 가주에게는 삭직, 장사로 살던 가주에게는 관납권 환수가 붙었다. 곽씨의 사병과 군량죄는 다른 봉투에 남았다.정휘는 자기 장을 접었으나 열두 줄은 덮지 않았다."셋이 함께 군을 부리려면, 셋 중 하나가 문을 닫을 때도 적으셔야 합니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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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화. 세 사람의 수결

"그것은 장시에서 받을 물건입니다."보요가 장인의 받침을 제 앞으로 돌렸다. 소월백의 시선이 설란에게서 옮겨 왔다. 그녀는 패를 움켜쥐지 않고 두 손을 상 위에 놓았다."제가 임기를 마치면 다음 사람이 받습니다. 황후께 드리면 그다음에도 그 곁에 둘 분부터 찾겠지요."설란은 비었던 손을 내려놓았다."대신 셋이 다툰 글을 제가 받겠습니다. 제 친정이 낸 글도 같은 곳에 걸겠습니다. 저를 거치지 않고 형부로 갈 길도 남겨 주십시오."예관이 황후전의 사사로운 청원함을 가져오려다 멈췄다. 설란은 편전 앞뜰을 가리켰다. 서리가 벽에 걸 공시판 크기를 재러 나갔다. 그의 소매에 먹이 묻었으나 지우는 사람은 없었다.진묵은 선대왕의 검을 궤에 도로 넣었다. 병권을 자손에게 넘긴다는 줄만 지우고, 국경을 지키는 임무는 남겼다. 붓이 멎자 곽문이 제 수결 아래 지휘자를 고르는 날을 썼다.보요 앞에는 이름 없는 사람에게 명을 전할 때 쓰던 빈칸이 있었다. 그녀는 그 칸을 두 줄로 가르고 공개로 고른 장시 대표와 실제 물주가 함께 남길 자리를 만들었다.소월백은 황명 하나로 앞의 수결을 없앨 수 있다는 끝 조문을 오래 보았다."급한 때 짐의 이름을 쓴 자도 여기 서겠지요.""폐하의 이름을 빌려도 제 발로 와야 합니다."보요가 답했다. 소월백은 그 조문을 지우고 어새를 들었다. 붉은 자국이 세 사람 이름 위에 겹치지 않고 그 아래 따로 남았다.주단희가 북강에서 온 얇은 장부를 펼쳤다. 한철 배움터의 첫 장날이었다. 오래전에 북강에 와 있던 예관의 아이와 장시 아이가 먹은 곡식, 돌아가겠다고 한 아이에게 내준 길삯, 부모가 거둔 손도장이 나란히 있었다.종친은 곡식값보다 이름을 오래 보았다."군주의 이름은 어디 있습니까.""어느 집 아이를 들일지 먼저 적지 않았습니다."주단희가 다음 장을 폈다. 종친부가 보낸 작은 가마를 빈 채 돌려받았다는 수결이 붙어 있었다.소월백은 일방 입궁을 명하는 줄을 지웠다. 왕부든 부족의 집이든 부모가 고른 배움터를 쓰되, 아이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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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화. 붉은 옷의 주인

설란은 봉투를 받기 전에 붉은 소매를 함 밖으로 꺼냈다.손끝에 바늘땀의 매듭이 닿았다. 시비가 옷을 어깨에 걸쳐 주는 동안 형부 군관은 문밖에서 기다렸다. 거울에는 금실 없는 천과 은잠만 비쳤다. 설란은 소매를 한 번 접어 손목이 가려지지 않게 했다."들어오십시오."곽윤이 쇠사슬을 찬 채 문 안으로 들어왔다. 북강에서 끌려와 경성 옥에 갇힌 뒤로 얼굴의 살이 꺼져 있었다. 그는 딸의 머리를 보고는 웃음을 거두었다."아직 관도 못 받았느냐."설란은 대답하지 않고 판결문을 펴게 했다. 문밖에서 예관이 혼례 때를 알리는 패를 바꾸어 들었다. 군관은 그쪽을 보지 않았다."곽윤의 병부상서 직과 녹을 거둡니다. 거짓 황명을 꾸며 북강 재산과 군사를 취하려 한 죄, 관의 쌀로 사병을 먹인 죄를 합쳐 남쪽 하천 공역 십 년에 처합니다."곽윤의 발에서 쇠가 울렸다."저 강을 내가 다 막으란 말이냐.""오늘 남문에서 출발합니다. 병이 나시면 관의 의원에게 보이시고요. 혼례가 끝나도록 기다리라는 명은 없습니다."설란은 손목을 덮은 소매를 다시 접었다. 흰 자국이 오래전에 사라진 자리를 손톱으로 눌렀다.군관이 압수 재산 장부를 넘겼다. 사병에게 쓴 군량값은 곽윤의 사유 전답에서 먼저 거두었다. 딸들과 집안 여인들의 혼수에는 그들 각자의 수결이 붙어 있었다. 밀린 삯을 받은 일꾼들은 자기 몫 옆에 손도장을 찍었다."어제도 별원에 쌀이 들었다 하더라. 도둑놈 집에 밥은 잘도 주는구나."곽윤이 말했다."그분들 소작미입니다. 아버지 이름으로 맡아 둔 것을 돌렸습니다."설란은 식솔의 쌀몫과 일꾼 삯을 가르는 줄을 짚었다."이곳에 적힌 아이가 자라기 전까지 그 아이 몫을 대신 받는 사람도 적어 주십시오. 일꾼이 못 받은 삯으로 밥값을 메우지 마시고요."군관이 별원 노파의 수결을 보였다. 설란은 그제야 손을 거두었다.곽윤이 앞으로 다가서자 호송관이 쇠사슬을 짧게 잡았다."네 어미는 내가 향을 놓지 않으면 빈 상을 받는다. 제삿날만이라도 돌아오게 해 다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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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화. 한 잔의 찻물

팽소의가 장부를 펴자 쌀 한 섬의 운임이 두 줄로 나뉘어 나왔다.궁의 관원은 윗줄에 먹점을 찍었다. 육채경이 아랫줄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두 사람 사이로 국혼 상에 올릴 연밥죽이 지나갔다. 흰 사발 가장자리에서 쌀뜨물 같은 김이 피었으나 아무도 숟가락을 들지 않았다."배에서는 이 값으로 내렸습니다.""나루에서 궁문까지 지고 온 삯이 빠졌습니다."소의가 답하자 채경은 눌렀던 손을 옮겨 짐꾼 이름을 보았다. 서리가 가문에서 내기로 했다며 빈칸에 사선을 긋자 채경이 붓을 붙들었다."어느 가문입니까. 제 아버지께 다시 청할 돈이면 못 냅니다."그녀가 사공들이 함께 고른 대리인의 글을 펼쳤다. 자기 수결 아래 첫 삯을 받았던 날과 금액이 적혀 있었다. 그때 동전을 묶었던 끈은 헤져 짧았다.소의도 품에서 방 임차글을 꺼냈다. 어머니와 두 아우의 이름 옆에 방 둘, 아궁이 하나가 적혀 있었다. 첫 달 방값을 받은 주인의 수결이 번져 있었다."이 돈을 빼면 다음 달 불을 못 땝니다. 제 삯은 조운 장부에 따로 남겨 주세요."채경이 소의의 종이를 접어 돌려주었다."제 삯도 빼지 마십시오. 따로 받기로 하고 이 일을 맡았습니다."관원이 어깨를 굳혔다. 궁인이 죽사발을 내려놓으며 수결란을 보았다. 자기 이름 아래에도 곽씨 은혜라 적힌 작은 글씨가 붙어 있었다."저희도 황실 곳간에서 받습니까?"막 책봉을 마친 설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관의 무게에 목을 바로 세우는 데 시간이 걸렸다. 소월백이 의자를 잡아 주었으나 대신 답하지 않았다."오늘 내놓은 쌀과 삯은 그곳에서 냅니다. 다른 집 이름을 쓰지 마십시오."궁인이 은혜 두 글자를 지우게 한 뒤에야 사발 뚜껑을 열었다. 연밥 한 알이 하얀 죽 표면으로 떠올랐다.소의는 책갈피로 끼워 온 출항 장부를 꺼냈다. 처음 나간 여섯 척 뒤의 서른여섯 척이 모두 남쪽 물문을 지난 날이 적혀 있었다. 사공 삯은 한 줄도 비지 않았으나 그 돈을 먼저 댄 황실에 가주들이 갚을 몫은 남아 있었다."이 잔금도 오늘 운임에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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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화. 문 하나의 밤

소월백이 접힌 장부 한 잎을 찻잔 아래에서 빼냈다.설란의 수결 곁에 둥근 물자국이 번졌다. 그는 마른 무명을 받쳐 놓았다. 방 밖에서는 붉은 등롱의 종이가 바람에 부딪쳤고, 안에서는 두 사람의 열쇠가 작은 접시 위에 닿았다.설란은 관을 벗고도 한동안 목을 움직이지 않았다. 머리를 받치던 쇠끝이 지나간 자리가 눌려 있었다. 소월백이 손을 들자 그녀가 잠깐 물러났다."그쪽은 아픕니다."그는 손을 내렸다. 시비가 두고 간 따뜻한 무명을 찾아 그녀에게 건넸다. 설란이 스스로 귀 뒤에 대고 숨을 내쉬었다."제가 사람들 앞에서 반대한 말, 아직 마음에 두셨습니까?""병부 앞에서 한 말이오, 찻값 앞에서 한 말이오?""둘 다요."소월백은 잔을 들었다. 입에 닿기 전에 식은 것을 알고 내려놓았다."병부 앞에서 그대가 한 번 더 물을 때에는 그만했으면 싶었소. 내 이름을 쓰고 나서는 지우고 싶었고."설란이 무명을 무릎에 놓았다."지금도 그러십니까?""지금도 썩 달갑지는 않소. 그래도 지우지는 않겠소. 여기까지 써 놓고 어떻게 지우겠소."설란은 접시 위 열쇠를 각각 나누었다. 하나는 황제의 서재, 하나는 황후 처소의 문을 여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기 열쇠만 가져와 손에 쥐었다."제가 방문을 닫아도 글은 받으십시오. 만나기 싫은 날에는 만나기 싫다고 쓰셔도 됩니다. 아무 답도 없이 시비만 문 앞에서 기다리게 하지 마십시오.""그대도 짐의 시종을 세워 두지 마시오.""예. 그건 저도 하겠습니다."그녀가 대답하고서야 소월백은 자기 열쇠를 집었다. 손바닥만 한 두 금속이 서로 다른 주머니로 들어갔다. 바깥 시비가 빗장을 걸겠느냐 물었을 때 설란은 소월백을 보았고,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직접 문을 닫았다.혼례상 끝에 매실절임이 있었다. 소월백이 접시를 가까이 밀자 설란이 손을 저었다."저는 신 것을 먹으면 이가 시립니다."그는 접시를 도로 가져왔다. 시비를 부르지 않고 옆의 참깨 병을 쪼갰다. 볶은 깨가 손가락 사이로 떨어졌다. 설란은 작은 쪽 대신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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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화. 돌아온 국수

노강이 청원서의 번진 수결 옆에 붙은 답장을 펴자 국수 김이 종이 아래로 스며들었다.씨나락을 잃은 집에 관에서 빌려줄 곡식, 갚을 철, 자기 곳간의 곡식을 내겠다는 장사꾼의 몫이 갈라져 있었다. 혼례 날 촛불 아래 놓였던 글이 열여드레 만에 북행 꾸러미에 들었다. 노강은 갚을 철을 세 부족의 말로 각각 옮긴 뒤에야 젓가락을 들었다."누구를 만나야 하는지도 적혔습니까?"보요가 묻자 노강이 북강 관아의 문패를 짚었다. 보요는 자기 이름을 더 쓰지 않았다.북문 밖 류자의 국숫집에는 길 떠나는 사람의 짐이 벽마다 기대어 있었다. 큰오라비가 복구한 재판 문적을 관아의 궤에 넣으려 하자 함께 남행한 귀 어두운 행수가 손을 내밀었다."그 사람 이름부터 읽어 주시오. 산 채로 나가던 것을 내가 보았소."큰오라비가 주태의 인도장을 펼쳤다. 행수는 손가락으로 그 두 글자를 짚었다. 예전에 왕부 문밖에서 관을 보던 손이 지금은 잔을 들 때도 조금 떨렸다."장 내관은 주태 살해와 문서고 방화, 황명을 꾸며 증인을 없애려 한 죄로 종신 금고입니다. 관직과 재산을 거두었습니다. 미결옥 명부에서 옮긴 날, 형부 옥의 옥졸이 받은 날이 여기 있습니다."행수가 귀를 가까이 대자 큰오라비가 다시 읽었다. 장 내관의 재산에서 주태의 장례와 묘역 몫을 따로 떼어 관에 맡긴 수결도 보였다. 문서고 불에 다친 이들의 약값은 그 아래였다."장서는?""다른 장입니다. 호송길 표지를 넘기고 수레를 빼돌리려 한 죄로 파직, 하천 공역 오 년입니다. 지금 경성 남쪽 제방에서 일합니다. 직접 저지르지 않은 주태 살해죄는 씌우지 않았습니다."행수는 두 장 사이에 자기 손을 놓았다. 주태에게 가족이 없다는 말을 적은 줄을 오래 보다가, 공개 인도 때의 목격인으로 문적을 관에 넘긴다는 곳에 손도장을 찍었다.류자가 그 손에 젖은 무명을 건넸다. 국물의 소기름이 식기 전에 사발을 당겨 주었다.맞은편 책전에서 민정휘가 얇은 책 두 권을 들고 건너왔다. 표지에 도량형을 논하는 제목과 자기 이름이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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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화. 북문 밖의 작별

진묵이 국물 한 숟가락을 떠 보요 앞으로 내밀었다.닭고기 사이에 잘게 썬 생강이 떠 있었다. 보요는 혀끝에 닿은 뜨거운 국물을 천천히 삼켰다. 류자가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보고 소금단지를 열었다."싱겁습니까?""아니요. 이대로 전하세요."보요가 숟가락을 받아 온이 몫의 면을 짧게 잘랐다. 궁인은 보요의 말을 받아 적고도 잠깐 기다렸다. 더 전할 말이 없자 종이를 접었다.소월백이 치른 국수값은 외상지에서 지워져 있었다. 진묵도 값을 더 얹지 않았다.국숫집 옆 신 수선공이 젊은 호위의 발을 낮은 걸상에 올렸다."빌린 신이라 했지? 밑창은 꿰매겠는데 끈은 갈아야겠소.""내일 새벽에 나가야 합니다.""그럼 지금 벗어 놓으시오. 자꾸 내려다보면 내가 꿰맬 수가 없소."같이 문을 지키던 호위가 그의 칼을 받아 갔다."내가 먼저 설 테니 신 고쳐 신고 와."온이가 졸린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진묵은 딸을 안고 먼저 일어났다. 보요가 겉옷을 여미는 동안 그의 빈손이 그녀 목깃의 뒤집힌 안감을 펴 주었다."왕야도 한 입 더 드세요."그는 그녀가 내민 숟가락을 받았다. 국물은 아까보다 덜 뜨거웠다. 보요는 사발 밑에 젖은 자국을 닦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처마의 서리가 녹기 전 수레꾼이 바퀴를 굴렸다. 진묵은 축의 못을 눌러 보고 기름 묻은 손을 닦았다. 어젯밤 신을 맡겼던 호위가 새 끈을 조여 맨 뒤 문 앞 동료의 어깨를 쳤다.수레꾼이 말했다."대문을 나가면 스무 날입니다. 경성보다 북쪽 역참들이 춥습니다.""덮개를 하나 더 올렸네. 무게는 봤는가."수레꾼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묵은 차체를 한 번 눌러 흔들고 안으로 들었다. 온이가 잘 자리에 바람이 들지 않는지 손등으로 창 가장자리를 더듬었다. 상엄은 낮잠 때 펼칠 담요와 깨끗한 밑싸개를 다른 칸에 넣었다.보요가 짐궤를 닫으려다 옥대를 보았다. 처음 남쪽으로 떠날 때 겨울옷 위에 얹었던 띠였다. 진묵이 받아 가장 아래 옷 사이에 넣었다. 뚜껑을 덮은 뒤 아이의 작은 신발을 그 위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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