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Capítulo 341 - Capítulo 350

360 Capítulos

341화. 집으로 가는 수레

온이가 내민 손을 거두지 않아 진묵은 수레의 휘장을 조금 더 올렸다.북문 밖 볕이 아이 손등을 지나갔다. 보요는 남편의 옥대가 든 보퉁이를 발밑으로 밀었다. 그가 앉자 수레 한쪽이 낮아졌다. 온이는 기울어진 쪽으로 엉덩이를 미끄러뜨려 아버지 무릎을 차지했다."왕야 자리까지 다 가져갔네요.""네 것은 남았다."진묵이 빈 팔을 벌렸다. 보요는 그 안에 기대는 대신 그의 어깨에 묻은 아이의 마른 밥풀부터 떼었다. 손을 거두려는데 손목이 잡혔다. 장갑을 벗은 손바닥이 길 떠나는 아침의 찬 기운을 덮었다.경성에서 실었던 숯은 길 위에서 다 썼다. 수레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가 비에서 마른 눈으로 바뀌고, 온이의 밑싸개를 말리는 줄에는 왕야의 젖은 장갑도 나란히 걸렸다. 마지막 역참에서 상엄은 스무 번 접었다 편 숙박 장부를 묶었다. 그제야 북강 성루가 낮은 구름 아래로 나왔다.성문 안에는 꽃도 깃발도 없었다. 젖은 새끼줄과 빈 수레가 길을 좁혔다. 진묵은 마부가 채찍을 들기 전에 창틀을 두드렸다."옆길로."방수진이 말 두 필을 붙들고 돌아보았다. 털이 눌린 모직 겉옷에는 진흙이 튀어 있었다. 그녀는 허리를 굽혔다가 곧 말의 아랫입술을 당겨 이를 보았다."지금 지나시면 왕부 수레가 돌아야 합니다. 이 말은 여기서 발을 빼면 값을 다시 달랍니다.""그 값을 본왕에게 받으려는가.""팔 사람에게 받으려 합니다."진묵이 수레 벽에서 팔을 거두었다. 보요의 입술이 그의 어깨 뒤에서 잠깐 움직였다. 그는 그쪽은 보지 않고 휘장을 내려 주었다.왕부에 도착하자 방어멈이 아이를 받았다. 온이는 어멈의 목을 감고도 보요의 소매를 놓지 않았다. 상엄은 짐꾼들을 뒷문으로 돌렸다. 젊은 호위가 새 끈을 푼 장화를 그의 곁에 내려놓았다.일영이 말안장을 들고 돌아서자 젖은 무명이 뺨에 붙었다. 빨래줄을 잡은 시비가 급히 걷었다."거긴 아가씨 밑싸개 말릴 자리예요. 안장은 헛간으로 가져가 주세요."이영이 마구부터 받아 갔다. 일영은 빈손으로 다시 문에 섰다. 상엄이 부엌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8
Leer más

342화. 지붕값의 주인

"제 집입니다."널문을 밀고 들어온 앵아가 목수의 손 아래 놓인 이름을 당겨 보았다. 바깥에서 털고 온 눈이 겉옷 어깨에 남아 있었다. 그녀는 보요에게 절한 뒤 의자를 찾지 않고 수선비 장부 앞에 섰다."제 집도 아니지요. 일 년씩 값을 치르고 빌린 집입니다. 제가 내야 할 것은 방 안쪽입니다. 서까래는 집주인이 내기로 했습니다."장시 곡물전 주인이 헛기침했다. 그의 옆에는 피난 때 왕부에서 내준 못과 널판 수량이 펼쳐져 있었다. 전날 해가 저물어 덮었던 종이였다. 아침밥을 마친 목수들이 다시 모이자 보요는 어제의 자리가 아니라 문 곁의 작은 의자에 앉았다."물에 잠겼을 때는 누구 집인지 가릴 틈이 없었소."곡물전 주인이 말했다."그때야 그랬지요. 이제 방세를 받아야 하는데 수선비까지 한 줄에 있잖습니까. 두 번 달라고 할 수는 없고요."앵아는 첫 방세를 치른 글을 내놓았다. 접힌 귀퉁이는 실로 꿰매져 있었다. 목수가 그 위에 손을 얹으려다 거두었다. 손가락에 묻은 송진이 종이를 상하게 할까 봐서였다.허연교가 옆에서 새 종이를 밀었다. 왕부에서 급히 내준 나무는 품목만 옮겨 적고, 어느 처마에 썼는지는 목수에게 물었다. 앵무는 이름을 받아 벽에 걸 종이에도 같은 줄을 썼다."배움터 서까래가 은 두 냥. 목수들 품이 한 냥.""우리 지붕도 같이 받쳤는데요."아이 둘을 데려온 바느질꾼이 말했다. 짧게 자른 손톱에 파란 실가루가 붙어 있었다."그 집 것은 옆줄입니다. 장부가 젖어 두 집을 한 줄로 베꼈습니다."허연교가 번진 먹 위에 빈 종이를 대었다. 지우지 않고 잘못 베낀 줄 옆에 자기 이름을 적었다. 목수는 그 이름과 원래 먹을 번갈아 보다가 나무못 두 개를 상 위에 놓았다."이만큼은 제 아들 자리로 내겠습니다. 제 품 전부를 없애지는 말아 주시오. 우리 집도 겨울밥을 먹어야 하니."문밖에서 연소가 망치 자루로 나무 묶음을 두드렸다."배움터부터 봅니다. 기별전 문턱은 해 질 때 보고요.""오늘 손님이 듭니다. 걸려 넘어지면 제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8
Leer más

343화. 남은 아홉 되

오란 여인이 반 되 됫박을 저울 아래에서 꺼냈다.허연교는 그것을 받아 큰 되 옆에 놓았다. 손때가 밴 테에는 붉은 실 한 가닥이 묶여 있었다. 맞은편 배움터 처마의 새 나무는 겨울 동안 빛이 짙어졌고, 아이들이 벗어 놓은 털신은 얇은 신으로 바뀌었다. 여인은 그 문을 보지 않았다."오늘부터 한 되요?""예.""지난번에도 같은 자루였소.""오늘 값도 쌀 열 되입니다."연교가 첫 거래 장부를 펼쳤다. 나라 인장 곁에 갈라진 엄지 자국이 있었다. 첫날부터 그 봄날이 다시 올 때까지, 장부는 한 해를 채우고 있었다. 처음 약조한 감면이 끝나는 날을 알리는 종이도 기둥에 걸려 있었다.여인은 자기 손도장을 보더니 쌀자루를 발끝으로 밀었다."글을 몰라서 묻는 게 아니오."그녀의 아들은 빈 사발을 등에 진 광주리 속에 넣었다. 지난겨울 물에 젖어 벗겨진 부분을 얇은 나무로 덧댄 광주리였다. 연교는 그 안의 사발 수를 세려다 눈을 내렸다."배움터 지붕은 고쳤지요. 우리 집에는 아직 물받이가 있소."호부 서리가 납부 장부를 펴다가 멈췄다. 진묵이 장시 입구에 들어서는 것을 본 것이다. 서리는 자리에서 일어났으나 진묵은 손으로 앉으라 하고 보요 옆에 섰다. 새 군문을 돌아온 그의 신에는 마른 진흙이 붙어 있었다.보요가 소금 자루 앞에 무릎을 굽혔다."값을 다시 보자는 말씀이세요, 내야 할 몫을 늦춰 달라는 말씀이세요?""밥을 반 되 덜 먹으라는 말부터 거두라는 거요."여인의 목소리에 장시 사람들이 고개를 들었다. 보요는 서리에게 종이를 내밀지 않았다. 여인의 아들이 어머니 소매를 당겼다."소금은 팔아요. 여기까지 낙타 먹인 값도 있어요."여인은 소매를 빼지 못했다. 연교가 열 되를 부어 세 사람 앞에서 다시 고르게 담았다. 한 되를 나라 몫으로 덜자 나머지 아홉 되가 여인의 자루에 들어갔다. 반 되 됫박은 움직이지 않았다."쌀은 받겠소. 그렇다고 세금까지 좋다는 줄은 쓰지 마시오."여인이 말했다."예. 하신 말씀도 밑에 적겠습니다."연교는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8
Leer más

344화. 비워 둔 반나절

상엄은 이자 적힌 줄에 찻잔을 올리지 못하게 했다."젖으면 또 같은 말을 해야 합니다."그가 마른 받침을 내밀자 오란 여인은 찻잔을 들고서도 웃지 않았다. 곡물전 주인은 그 앞에서 셈가지를 하나 밀었다. 지붕 나무값으로 빌려준 은 가운데 받은 몫을 빼고, 다음 장날부터 받을 몫을 나누었다."품삯에서 제하겠소.""내가 그 집에서 계속 일해야만 갚을 수 있게는 하지 마시오.""달아나면 나는 어디서 받소."여인은 자기 점포 패를 놓았다. 상엄이 두 사람 사이에 있던 아들 이름을 다른 쪽지로 옮겼다. 아들이 어미 빚을 갚겠다고 한 글은 없었다. 곡물전 주인은 빈 자리를 보다가 자기 이름 아래 갚을 날을 다시 썼다.대문 안으로 들어온 손님들은 쌀죽을 한 그릇씩 받았다. 막 끓여 뜨거운 것은 가장 나중에 들어온 사람 앞에 놓였다. 상엄은 묵은 그릇을 치우며 그릇 밑의 마른 밥풀을 보았다. 떠나는 동안 새로 든 부엌 시비가 물을 아끼느라 불리지 않고 씻은 것이었다."뜨거운 물에 좀 불려 두시오. 이렇게 밥풀을 남기면 다시 씻어야 하잖소.""큰 솥은 빨래에 쓰고, 작은 건 죽을 끓였습니다. 물을 더 데우려니 숯부터 받아 오라고 해서요."시비가 손등의 갈라진 데를 비볐다. 상엄은 그제야 아궁이를 보았다. 방어멈이 그의 팔을 툭 쳤다."알아들었을 걸세. 자네 죽이나 들게."상엄은 죽사발 대신 화로 곁의 빈 솥을 들었다."이건 그릇 불릴 물만 데우시오. 숯은 내게 받아 가시오.""그 물까지 빨래에 퍼 가지 말라 해 주세요."그는 뒤뜰로 고개를 내밀어 빨래꾼을 불렀다. 방어멈은 식어 가는 그의 죽에 뚜껑을 덮었다."어멈께서는 앉아 계십시오.""나도 줄 것 받고 가야지."방어멈이 내놓은 것은 삯 장부가 아니라 안채 문패였다. 매일 해 뜨기 전에 들어와 아이를 보고, 저녁 불을 끄고서야 나가던 문패의 끝이 손에 닳아 둥글었다. 상엄은 문패를 받고도 누구 장부에 올릴지 몰라 잠깐 멎었다."내일은 약탕집에 갑니다. 무릎을 데우라는데 늘 아이 잠드는 것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8
Leer más

345화. 두 사람의 저녁

사발을 놓자 두 사람의 무릎이 상 아래에서 닿았다.보요는 의자를 뒤로 빼려다 멈췄다. 진묵의 발이 의자 다리 곁에 놓여 있었다. 막으려는 힘은 없었으나 어디로 옮겨도 그의 다리가 먼저 닿을 만큼 작은 상이었다."큰 상은 다 젖었답니까?""내가 골랐다.""그러셨겠지요."그녀가 국 뚜껑을 열었다. 무가 투명하게 익었고 썬 파의 푸른 부분이 김 위에서 부드러워졌다. 돌아온 첫날과 같은 국인데도 숟가락 들 손이 둘 다 비어 있었다. 옆방에서 온이가 잠결에 발을 구르는 소리가 났다가 조용해졌다.방어멈은 늦은 오후에 말린 쑥을 안고 돌아왔다. 따라온 부엌 늙은이가 문밖에서 손을 털었다."다음엔 우리보다 먼저 나오지 말아요. 싸 달라던 호병은 두고 가더니.""아이가 낮잠은 잤나 싶어서 그랬지."방어멈이 팔을 벌리자 진묵은 온이를 안은 채 물러났다. 늙은이는 웃음을 삼키며 식은 호병 꾸러미까지 방어멈에게 건넸다. 보요는 그때 어멈의 난처한 얼굴을 떠올리다 국을 흘릴 뻔했다."어멈과도 다투실 줄은 몰랐어요.""내 차례였다."진묵이 젖은 자리를 마른 무명으로 눌렀다. 그의 왼쪽 소매에는 아이가 낮에 묻힌 콩가루가 남아 있었다. 보요가 손을 내밀자 그가 작은 꾸러미부터 올려놓았다.장갑이었다. 부드러운 가죽 안에 얇은 솜이 들었고, 손바닥에는 붓을 잡아도 뻣뻣하지 않게 작은 주름을 잡았다. 보요는 바느질 끝의 매듭을 만졌다."장시에서 사셨어요?""네 손이 까다롭다더군.""누가 그런 말을."그는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장갑 안에 넣었다. 엄지 끝이 조금 남았다. 보요가 그 빈 곳을 접자 진묵이 도로 폈다. 겨울에 손이 부어도 낄 수 있게 두라 했다.그녀는 장갑 낀 손으로 그의 뺨을 만졌다. 매끄러운 가죽 아래에서 수염이 짧게 걸렸다. 국이 식는 동안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제 장갑은 사러 갈 때마다 잊었어요. 온이 버선만 들고 와서는."진묵이 그녀의 손을 내려 입술 가까이 가져갔다. 장갑 끝에 가볍게 닿은 입맞춤이 맨손에 한 것보다 오래 남았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8
Leer más

346화. 거꾸로 쓴 온

진묵이 문을 밀자 종이 귀퉁이가 먼저 문턱을 넘었다.온이는 꾸러미를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턱까지 종이에 묻었다. 앞이 보이지 않아 발끝으로 문턱을 더듬었다. 아버지의 손이 내려왔으나 아이는 팔뚝에 닿기 전에 몸을 돌렸다. 보요가 문 안쪽에서 빈 광주리를 바닥에 놓았다."거기 내려놓고 한 묶음씩 가져가면 돼."온이는 마지막까지 두 팔을 폈다가 종이를 놓았다. 맨 밑 한 장이 바닥에 끌렸다. 그 자리에 누런 먼지가 묻었다."이건 제가 쓸게요.""다른 걸 줄 수 있는데.""제가 묻혔어요."보요가 더 말하지 않았다. 먹을 갈 물을 떠 주고 아이 손이 닿는 곳에 놓았다. 그릇에는 물이 조금만 들었다. 지난번에는 온이가 종이보다 제 무릎에 먼저 쏟았기 때문이었다.배움터 창문으로 햇소금 냄새가 들어왔다. 길 건너에서는 갈족 약초꾼이 뿌리를 털고 있었다. 오란 여인은 같은 저울에 소금 자루를 올리려다 그의 팔꿈치를 밀었다."뿌리 흙이 들어가잖소.""소금물이 내 약에 닿으면 누가 사오."둘은 한동안 저울을 잡고 놓지 않았다. 아이들이 붓을 든 채 창밖을 보았다. 진묵이 일어나려다 보요의 찻잔이 빈 것을 보고 물을 부었다. 그는 저울 쪽으로 가지 않았다.허연교가 젖은 저울접시를 따로 내려놓았다. 새 접시가 올라오고, 두 상인의 물건이 각각 다른 천 위에 놓였다. 둘은 값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연교가 그날 장사할 사람들이 넣은 돌을 항아리에 모으는 동안 약초꾼은 제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앵무가 기둥에 새 공시를 붙이려다 멈췄다. 허리의 붓집이 약초 묶음에 걸렸다."이걸 문 앞에 쌓으시면 아이들이 못 나와요.""저쪽은 볕이 안 들잖소. 축축하면 당신이 사 줄 거요?"연소가 짧은 널판 둘을 가져다 창 아래에 걸쳤다. 약초꾼이 뿌리를 옮기는 동안 보요는 아이들 소매가 창턱에 닿지 않게 상을 당겼다."뿌리는 털고 올려 주세요. 먹에 흙이 들어가겠어요."약초꾼은 들었던 손을 도로 내리고 문에서 떨어져 흙을 털었다. 온이는 날리는 가루가 멎은 뒤에야 제 종이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9
Leer más

347화. 같은 상의 아이들

노강은 국자를 솥 안에 놓지 않고 빈 사발에 국을 담았다.사내가 문턱에서 젖은 모자를 벗었다. 흑수 물길의 좁은 배를 오래 탄 사람처럼 발을 벌리고 섰다. 아이는 받지 못한 나무패를 온이 쪽으로 밀어 놓고 제 아버지를 보았다."한철은 아직 안 끝났습니다."뒤에서 밥을 나르던 서리가 말했다. 노강은 사발을 상 위에 놓았다. 안에는 고기 없이 무와 좁쌀만 들었다. 아이가 먹지 않는 고기는 다른 그릇에 있었다."끝내야 데려갈 수 있다는 글은 없소."노강이 흑수 말로도 같은 말을 옮겼다. 어느 말에서나 사내의 굳은 어깨는 풀리지 않았다."어미가 몸져누웠소. 배에 탈 사람이 필요합니다."아이가 숟가락을 잡았다. 아버지는 앉지 않았다. 사발을 옮기던 다른 아이가 제 무릎을 당겨 빈자리를 만들었다. 그 애가 평소보다 깊이 고개를 숙이자 흑수 아이는 따라 허리를 굽혔다가 곧 고개를 들었다."밥 먹을 때 그렇게 안 해도 돼."두 아이는 조금 웃었다. 사내는 웃지 못했다.노강은 방문 안에 걸린 약조문을 가져왔다. 정해진 장날에 돌아가는 길을 함께 마련한다는 줄과, 부모가 먼저 데려갈 수 있다는 줄이 나란히 있었다. 아이가 글자를 다 알지는 못해도 자기 패가 어디 걸려 있는지는 알고 있었다. 그는 제 패 아래 남은 자리를 만졌다."다음 장날에 오면 안 돼요? 오늘은 이름을 쓰기로 했는데.""어미가 기다린다.""저도 엄마 보러 갈 거예요. 그런데 배는 아버지가 젓잖아요."상 끝의 서리가 고개를 숙였다. 노강은 아이의 말을 줄이지 않고 옮겼다. 사내가 모자를 무릎에 비벼 물을 짰다. 물방울이 바닥에 떨어졌다."강 어귀에서 짐을 내릴 사람이 없어서 그러오. 나 혼자 다녀오면 해가 져."노강은 장시의 나루 삯을 적은 널판을 가리켰다. 글 아래에는 일하는 사람을 부를 곳이 그려져 있었다. 사내가 그 값을 읽게 한 뒤 주머니를 폈다. 배움터에 미리 낸 밥값까지 찾아야 삯을 낼 수 있었다.서리는 약조문 뒤를 넘겼다."이미 먹은 날은 빼고 돌려드립니다. 다음번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9
Leer más

348화. 처음 쥔 집문서

허연교는 마지막 은전을 손바닥에서 굴리지 않고 상 위에 놓았다.집주인이 저울을 당겼다. 오래 저울을 맡은 여인 앞에서 은을 다는 손이 느려졌다. 연교는 기다렸다. 문밖에서는 온이가 상엄과 함께 빈 그릇 광주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이가 자꾸 안을 들여다보아 광주리 뚜껑이 오르내렸다."조금 덜 받아도 되겠는데. 왕비마마께서도 아끼시니.""그 말씀은 빼 주세요. 이 돈 모으느라 오래 걸렸습니다. 적힌 값대로 받으세요."집주인은 웃음을 거두고 은의 무게를 불렀다. 먼저 치른 돈과 오늘 받은 몫을 합쳐 읽은 뒤 끝에 붉은 점을 찍었다. 연교는 집의 경계와 뒤뜰 우물의 공동 사용 글부터 다시 읽었다."우물까지 제 것은 아니지요.""담은 그쪽으로 세우면 안 됩니다. 물 길을 자리는 남겨야 해요."그녀가 수결했다. 한동안 손을 떼지 못해 먹이 손등에 묻었다. 유족에게 쌀을 나눌 때 쓰는 인장은 가져오지 않았다. 자기 이름을 쓴 붓만 상에 남았다.처마가 낮은 집이었다. 볕은 아침에 부엌 문을 들었다가 낮이면 뒷방으로 옮겨 갔다. 문지방 한쪽이 닳아 문을 닫을 때 조금 들어야 했다. 허 도위가 어깨로 문을 밀려 하자 연교가 먼저 열쇠를 돌렸다."오라버니, 잠깐만요. 아직 열쇠도 안 돌렸어요."오라비는 물러났다. 다친 팔의 소매는 옛날보다 헐거웠다. 오늘 장작 수레를 끌고 올 때도 무거운 묶음은 함께 온 품꾼에게 맡겼다. 연교는 그 품꾼의 삯부터 내었다.온이가 문턱을 넘으며 물었다."여기서는 누가 연교를 불러요?""일하러 오라고?"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연교는 작은 손에서 광주리를 받았다."장시에서 쉬는 날에는 아무도 안 부르면 좋겠네.""저도 안 와요?""네가 오는 날은 미리 알려 줘. 먹을 걸 사 놓아야 하니까."온이는 큰 사발 네 개를 골랐다. 광주리 밑에서 작은 것 하나도 꺼냈다. 작은 사발은 테에 이가 빠져 있었다. 연교가 바꾸려 하자 아이가 손으로 흠을 가렸다. 씻으면 쓸 수 있다며 제 몫으로 두었다.앵아가 국수 한 꾸러미를 들고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9
Leer más

349화. 열린 창의 저녁

온이는 사발을 한 팔로 안고 남은 손으로 곽설란의 손가락을 잡았다."계단은 저쪽이에요. 이쪽은 어멈 무릎이 아플 때 써요."낮은 경사길이 남쪽 문으로 이어졌다. 설란은 아이가 고른 길을 따라갔다. 소월백이 수레에서 내릴 때에는 뒤따르던 시종 둘도 큰 함 대신 작은 옷보를 들었다. 상엄은 인사를 마치고 오래 서 있던 가마꾼들을 부엌 쪽으로 보냈다."밥은 일하신 분부터 드십시오."황제의 내관이 잠깐 그를 보았다. 소월백은 신을 벗고 대청에 올랐다. 진묵은 자기 검을 서안 곁에 세운 뒤 손님 자리를 내주었다.궁의 호위가 밥을 사양하자 일영은 제 자리를 가리켰다. 이영이 서쪽 창 밑으로 옮겨 섰다."여기는 우리가 봅니다. 두 사람씩 다녀오시오."노강이 밥이 든 광주리를 들고 회랑 끝에 멈췄다."거기 서 계시면 국을 못 나릅니다. 칼집 좀 안으로 붙이시고."뒤따라온 부엌 시비가 뜨거운 솥을 내렸다. 상엄은 뒤늦게 소반을 찾으러 갔고, 진묵도 문 옆에 벗어 둔 검끈을 거두었다. 보요는 온이가 회랑으로 나가려는 것을 불러 제 곁에 앉혔다."오는 길이 한결 넓어졌습니다. 마지막 나루에서 수레를 안 갈아탔지요."소월백의 말에 상엄이 군량 길을 쓴 장부를 찾으려다 손을 멈췄다. 보요가 그에게 눈짓했다. 오늘 상에는 장부를 놓을 만큼 빈자리가 없었다.좁쌀밥 가운데 흰 쌀이 조금 섞였고, 무를 넣은 고깃국 곁에는 말린 버섯을 데친 접시가 놓였다. 설란은 먼저 제 찻잔을 옆으로 옮겨 아이가 사발을 내려놓을 자리를 냈다. 온이는 이 빠진 쪽을 자기 몸으로 돌려 놓았다."그쪽으로 마시면 입술이 닿겠다."보요가 말했다. 아이는 사발을 살짝 돌렸다. 설란은 다른 그릇을 가져오라 하지 않았다.소월백은 작은 비단첩을 꺼냈다. 금실도 보석도 없는 덮개였다. 복위한 어머니의 위패에 올린 위호와 제삿날이 적혀 있었다. 설란은 그 옆에 자기 어머니의 제사에 쓸 물목을 놓았다."같은 날로 합치라던 예관이 아직도 글을 올립니다.""차리는 손이 바쁘다는 까닭으로요?"보요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30
Leer más

350화. 제 이름 (본편 완결)

작은 문진이 새 종이 모서리에 눕자 온이는 손을 뗐다.어젯밤 닦아 둔 자리에 아침 볕이 들었다. 빈 붓끝은 물에 젖었다가 먹을 만났다. 아이는 너무 깊이 담그지 않으려고 팔꿈치를 들었다. 그 바람에 붓끝이 흔들렸다. 보요는 종이를 눌러 주지 않고 물그릇만 조금 멀리 놓았다.진묵이 맞은편에 앉았다. 그의 허리에는 아이가 끌어당길 만한 술이 달려 있지 않았다. 온이는 한 번 빈 허리를 보았으나 곧 종이로 돌아왔다. 오늘 상에는 병부도 검끈도 주판도 없었다."보여 주세요."보요가 어제 따로 써 둔 이름을 옆에 놓았다. 아이의 종이에 손을 대지 않았다. 온이는 두 글자를 번갈아 보고 첫 획을 그었다.길었다.붓을 멈추려다 끝에 먹이 고였다. 아이의 어깨가 올라갔다. 진묵의 손이 무릎에서 움직였다가 멎었다. 보요는 그 손끝을 보았지만 잡아 두지는 않았다.온이는 다음 획을 썼다. 한쪽이 넓고 다른 쪽은 좁았다. 창밖에서 수레 바퀴가 돌을 넘는 소리가 나자 붓이 종이 밖으로 미끄러졌다. 검은 점 하나가 서안에 찍혔다."아."아이가 물그릇을 잡으려 했다. 보요가 마른 무명을 내밀었다. 온이는 상의 점부터 닦았다. 종이의 긴 획은 그대로 두었다."새것으로 할래?""여기 남았어요."아이 손가락이 빈자리를 가리켰다. 보요는 무명을 접었다. 온이가 두 번째 글자를 시작하는 동안 바깥에서는 상엄이 시비에게 소금을 덜 넣으라고 이르는 소리가 들렸다. 어젯밤 남은 국에 물을 더 붓는 냄새가 안채까지 들어왔다.온이는 입을 작게 벌리고 붓을 움직였다. 맨 마지막 획이 다시 기울었다. 고치려 손을 올렸다가, 종이를 들고 어머니 것과 나란히 놓았다.`진온.`보요는 글자를 읽었다. 자기 집안의 한 글자를 아이에게 준 날에는 작은 손이 주먹도 온전히 펴지 못했다. 지금은 그 손으로 종이를 높이 들고 있었다. 먹이 덜 말라 끝에서 한 방울이 길어졌다.진묵이 손을 뻗었다. 아이는 종이를 더 가까이 내밀었다. 그는 마지막 획을 가리키려던 손가락을 접고 종이 밑의 받침만 옮겼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30
Leer más
ANTERIOR
1
...
313233343536
ESCANEA EL CÓDIGO PARA LEER EN L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