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란 여인이 반 되 됫박을 저울 아래에서 꺼냈다.허연교는 그것을 받아 큰 되 옆에 놓았다. 손때가 밴 테에는 붉은 실 한 가닥이 묶여 있었다. 맞은편 배움터 처마의 새 나무는 겨울 동안 빛이 짙어졌고, 아이들이 벗어 놓은 털신은 얇은 신으로 바뀌었다. 여인은 그 문을 보지 않았다."오늘부터 한 되요?""예.""지난번에도 같은 자루였소.""오늘 값도 쌀 열 되입니다."연교가 첫 거래 장부를 펼쳤다. 나라 인장 곁에 갈라진 엄지 자국이 있었다. 첫날부터 그 봄날이 다시 올 때까지, 장부는 한 해를 채우고 있었다. 처음 약조한 감면이 끝나는 날을 알리는 종이도 기둥에 걸려 있었다.여인은 자기 손도장을 보더니 쌀자루를 발끝으로 밀었다."글을 몰라서 묻는 게 아니오."그녀의 아들은 빈 사발을 등에 진 광주리 속에 넣었다. 지난겨울 물에 젖어 벗겨진 부분을 얇은 나무로 덧댄 광주리였다. 연교는 그 안의 사발 수를 세려다 눈을 내렸다."배움터 지붕은 고쳤지요. 우리 집에는 아직 물받이가 있소."호부 서리가 납부 장부를 펴다가 멈췄다. 진묵이 장시 입구에 들어서는 것을 본 것이다. 서리는 자리에서 일어났으나 진묵은 손으로 앉으라 하고 보요 옆에 섰다. 새 군문을 돌아온 그의 신에는 마른 진흙이 붙어 있었다.보요가 소금 자루 앞에 무릎을 굽혔다."값을 다시 보자는 말씀이세요, 내야 할 몫을 늦춰 달라는 말씀이세요?""밥을 반 되 덜 먹으라는 말부터 거두라는 거요."여인의 목소리에 장시 사람들이 고개를 들었다. 보요는 서리에게 종이를 내밀지 않았다. 여인의 아들이 어머니 소매를 당겼다."소금은 팔아요. 여기까지 낙타 먹인 값도 있어요."여인은 소매를 빼지 못했다. 연교가 열 되를 부어 세 사람 앞에서 다시 고르게 담았다. 한 되를 나라 몫으로 덜자 나머지 아홉 되가 여인의 자루에 들어갔다. 반 되 됫박은 움직이지 않았다."쌀은 받겠소. 그렇다고 세금까지 좋다는 줄은 쓰지 마시오."여인이 말했다."예. 하신 말씀도 밑에 적겠습니다."연교는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8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