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를 든 서리의 손이 상 끝을 두드렸다."귀로 짐을 맡은 신이 여물전의 청을 받아……""짐이 시켰소?"소월백은 앉지 않은 채 물었다. 서리가 머리를 숙였다."아닙니다. 신이 먼저 우물 뒤에 수레를 대라 했습니다. 상인들이 내어 준 물건은……"앵아가 평상에서 떼어 온 푸른 나뭇조각을 상 위에 놓았다."빌려준 겁니다."서리는 그 말을 종이 옆에 적었다. 뒤에서는 물 긷는 여인이 줄을 감았다. 임금이 왔다고 우물을 비워 둘 수는 없어 두레박을 천천히 올리고 있었다. 소월백이 물 튀는 자리를 피해 옆으로 비켰다.진묵은 행수에게 수레 덮개의 붉은 천을 가리켰다."누가 걸었지?""소인이 걸었습니다. 귀한 짐을 함부로 만질까 하여.""그래서 주인이 제 것을 못 꺼냈고."행수는 서리를 보았다. 서리는 이번에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당장 거두겠습니다.""거두고 끝내지 말고, 네 손으로 돌려줘. 빌린 사람 얼굴은 알겠지."말없이 서 있던 품꾼이 손을 들었다."저희 삯은 누구한테 받습니까? 행수 어른이 손해를 보시면 저희도……"소월백이 숙수에게 실제 주문한 글을 읽게 했다. 말이 먹은 여물, 먹고 잘 사람의 끼니, 귀로에 실을 곡식이었다. 왕부에서 따로 맡은 식사는 그 글에 덧붙이지 않았다."여기 적힌 일의 삯은 여비에서 치르시오. 별도로 늘린 일은 시킨 자가 내고. 품꾼 삯을 깎아 맞추지 마시오."행수의 손이 허리 주머니로 갔다. 관납 잔금을 받으러 가져온 나무패가 그 안에 있었다. 보요가 앵아와 연소를 앞으로 불렀다. 빌린 밤과 밀린 일, 부러진 곳은 주인이 직접 말했다. 손해가 없다는 말도 그 자리에서 따로 받았다."이 평상은 새것 값으로 칠 수 없지 않습니까."행수가 푸른 조각을 뒤집으며 물었다.앵아가 곧바로 답했다."새것 달라고 안 했어요. 어제처럼 세워 주세요. 오늘 손님 짐 놓게."연소는 다리의 갈라진 곳을 짚어 품삯과 나무값을 말했다. 행수는 그보다 적은 돈을 꺼냈다. 연소가 손을 내밀지 않자 다시 주머니를 열었다.서리
Last Updated : 2026-10-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