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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311 - チャプター 320

328 チャプター

311화. 줄 수 없는 것

"폐하께서 그릇되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곽설란은 빈 함에서 손을 거두었다. 아버지의 인장은 아직 바닥에 있었다. 시종이 주우려 허리를 굽혔으나 그녀가 발을 움직이지 않아 손을 뻗지 못했다."아비에게 하던 말을 짐에게도 하겠다는 것이냐.""아버지는 제 방의 숯부터 끊으셨습니다. 폐하께서는 무엇을 끊으시겠습니까."소월백의 시선이 그녀의 손톱 옆에서 멎었다. 벗겨진 살에 치마의 붉은 실이 붙어 있었다. 그는 시종에게 더운 물을 가져오게 하고 상 위의 국혼 예서를 폈다.설란은 손을 씻지 않고 그가 짚은 줄을 읽었다. 황후가 쓸 은, 거느릴 궁인, 받을 문안이 빼곡했다. 친정 사람이 드나들 문에는 날과 시진까지 정해져 있었다."어머니의 제삿날에도 이 문을 써야 합니까?""궁문을 나설 때에는 글을 남긴다. 제사에 가는 것을 막지는 않을 것이다.""그 글을 아버지 손으로 써 오라고 하면 저는 나가지 못합니다."소월백이 `친정 가주의 청을 받아`를 지웠다. 설란은 처음으로 더운 물에 손끝을 담갔다. 붉은 실이 떨어져 대야 가장자리에 붙었다."제전에서 일할 사람도 제가 고를 수 있습니까?""곽씨 집에서 모두 데려올 수는 없다.""아버지가 골라 준 사람은 한 명도 데려가지 않겠습니다. 그렇다고 폐하가 골라 주신 사람만 두고 싶지도 않습니다."황제가 붓을 놓았다. 설란은 물기 묻은 손을 치마 안쪽에 닦으려다 멈췄다. 시종이 내민 무명 끝을 잡았다."궁인에게 죄가 있으면 궁의 법으로 묻는다. 짐과 다퉜다고 그대 곁 사람의 삯을 끊지는 않겠다. 누구를 고를지는 내관에게 이름을 받아 함께 보자."설란이 제 쪽으로 벼루를 돌렸다. 짐승 모양 벼루받침이 상의 옹이에 걸렸다. 소월백이 받침을 들어 비켜 주자 그녀는 빈 종이에 궁인의 이름을 쓸 자리를 남겨 두었다.문밖에서 점심 그릇을 거두는 소리가 났다. 시종이 식은 밥을 들고 돌아서려 했다. 설란은 제 소반을 붙잡았다. 누런 조가 섞인 밥 가장자리가 굳어 있었다."이것도 제가 물어야겠지요. 함께 밥을 먹을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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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화. 같은 상

소월백이 곽설란의 붓 아래로 종이를 더 밀었다."짐의 명을 지울 수는 없다. 다만 그대가 반대한 글도 함께 남긴다. 짐이 끝내 따르지 않으면 그 까닭도 짐이 쓴다."설란은 그의 이름 옆에 빈 칸을 그었다. 한 줄을 마칠 때마다 소월백은 종이를 돌려 받아 읽었다. 화로에서 데운 조밥 두 그릇이 그들 사이에 놓였다. 설란이 뚜껑을 열자 구수한 김에 덜 마른 먹 냄새가 섞였다.그녀가 밥 한 술을 뜨는 동안 두가령이 상 앞으로 왔다. 소매에서 꺼낸 작은 주머니 안에는 귓고리 한 쌍과 집의 대문을 그린 종이가 있었다. 지붕 한쪽이 비뚤었다."국혼에서 물러난 여인은 친정으로 돌려보낸다고 쓰여 있사옵니다. 저는 그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려 합니다.""동생들은.""데려오겠습니다. 넷을 뉘려면 방이 둘은 있어야 합니다. 제 혼수 가운데 남은 것을 제 손으로 받게 해 주십시오. 집값은 제가 치르겠습니다."예관이 붓을 들었다."두가령, 간택에 들지 못하여 귀가—""들지 못한 것이 아니라 제가 물러납니다."두가령은 귓고리를 도로 주머니에 넣었다. 주단희가 예관의 종이에 그린 집을 덮었다. 소월백은 예관이 첫 줄을 고쳐 쓸 때까지 기다렸다.위연주는 빈 의자를 끌어 앉지 않고 등받이만 잡았다."제 어머니와 아우를 위가 호적에서 따로 내어 주시기를 청합니다. 어머니가 계신 방은 적모께서 열쇠를 쥐고 계십니다.""위가의 글도 내놓겠느냐."위연주의 손가락이 의자의 거친 나뭇결에 박혔다."아버지를 고하는 글은 쓰지 않겠습니다. 그러면 이 청도 거두어야 합니까?"소월백이 위가에서 낸 혼자금 장부를 옆으로 밀었다."따로 쓴다. 그대 어머니의 뜻을 묻고, 관아가 두 사람의 거처부터 살피도록 할 것이다."위연주는 그제야 의자를 당겼다. 심유화가 옆에 앉으며 약봉지를 상 끝에 놓았다. 종이 사이로 마른 귤껍질과 쓴 풀내가 흘렀다."제 동생은 약을 끊으면 밤을 못 넘깁니다. 집안 약방에 데리러 갈 사람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제 이름을 밝히지 말아 주십시오.""증언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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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화. 국구 없는 혼사

장부의 둘째 잎을 넘기자 먹빛이 더 짙어졌다.초하루에는 쌀 세 섬, 닷새에는 말콩 열 말. 그 아래로 겨울신과 활줄 값이 줄줄이 붙었다. 병부 창고에서 나간 곡식 옆에는 관군의 영패가 아니라 곽윤의 붉은 수결이 있었다. 돈을 받아 간 이들은 군졸이라 적혔으나 머문 곳은 곽씨 별원과 사가의 마구간이었다.민정휘가 손끝으로 한 줄을 눌렀다."나라 쌀로 사병을 먹였습니다."곽설란은 대꾸하지 못했다. 먹 마른 잎을 더 넘기자 곽씨 여인들의 혼수전에서 거둔 소작미가 따로 나왔다. 어머니 제사의 향값과 늙은 식솔들의 쌀몫은 그 곡식 아래 묶여 있었다. 같은 붓, 같은 수결이 죄 있는 곡식과 죄 없는 곡식을 한 권에 매어 놓았다."그래서 여태 품고 있었습니까?"소월백의 물음에 설란이 터진 옷자락을 움켜쥐었다."이 장부를 내놓으면 아버지의 군졸뿐 아니라 어머니 위패와 아이들 밥그릇까지 한꺼번에 빼앗길 줄 알았습니다.""한 줄에 적혔다고 죄까지 같지는 않소.""저는 그걸 믿지 못했습니다."온이가 보요의 품에서 칭얼댔다. 진묵이 아이를 받아 한 팔에 눕히고, 다른 손으로 보요의 허리 뒤에 접은 방석을 받쳤다. 손바닥이 허리띠 위에 잠깐 머물자 보요가 그의 소매를 가볍게 당겼다. 진묵은 아무 말 없이 식은 찻잔도 새것으로 바꾸었다.그날부터 장부 곁에 병부의 출고패와 역참 먹지들이 한 장씩 쌓였다. 나흘 뒤 아침, 마지막 수결을 맞춰 보던 붓이 멎었을 때 뜰 밖에서 쇠바퀴가 얼음 홈을 긁었다.군관이 닳아 해진 호송끈을 들고 들어왔다. 젖은 군화에서 녹은 눈과 말땀 냄새가 번졌다. 패에는 경성까지 달린 보름치 역참 도장과, 죄수 수레가 북쪽으로 돌아온 스무 날의 자국이 겹쳐 있었다."체포패가 닿은 날 바로 묶었습니다. 오는 길에 두 번 쓰러졌으나 입은 멀쩡합니다."곽윤이 포승을 찬 채 웃었다."딸을 황후로 세우겠다면서 아비부터 죄인으로 꿇리는가."설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곽윤이 딸 앞으로 반 걸음 다가서자 포승이 팽팽해졌다."네가 입만 닫으면 네 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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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화. 다시 지은 옷

은팔찌가 포목전의 놋저울 접시에서 둥글게 돌았다.추가 흔들릴 때마다 차가운 쇳소리가 났다. 포목전 주인은 팔찌 안쪽을 손톱으로 긁어 보고, 붉은 비단 두 필과 무명솜을 저울 아래에 펼쳤다. 염료 냄새와 화로에서 구운 조 냄새가 좁은 가게 안에 섞였다.문턱에 남은 밤서리가 젖은 장화 밑에서 잘게 부서졌다. 설란의 빈 손목에는 팔찌가 눌렀던 흰 자국만 한 줄 남았다.곽설란이 금실 놓인 첫째 비단을 집자 북강 여인 하나가 말라 갈라진 손으로 자락을 비볐다."빛은 좋은데 날실이 성기오. 두 철 입으면 무릎부터 닳겠네."다른 여인은 솜을 한 줌 떼어 햇빛에 비추었다."씨앗이 덜 빠졌소. 이 값이면 한 뭉치 더 얹어야지."누구도 설란의 얼굴을 오래 보지 않았다. 황후가 되려는 여인인지 죄인의 딸인지 묻는 대신 손가락에 묻은 붉은 물을 보고 값을 깎았다.주인이 금실 비단 쪽으로 주판알을 밀었다. 설란은 팔찌와 천 사이에 놓인 빈 접시를 바라보았다."바느질 값이 빠졌습니다."기둥 곁에 있던 하문주가 앞으로 나왔다. 해진 소맷부리에 새 실을 덧댄 손이었다. 검지 끝에는 바늘자국이 촘촘했다."제가 짓겠습니다. 품값은 은 두 돈입니다."설란이 눈썹을 들었다."붉은 옷 한 벌에 두 돈이나 받겠다고요?""밤을 새우면 동생들 겨울옷을 사흘 늦게 깁니다. 왕관을 바라지 않는다고 제 바느질이 덤이 되지는 않아요."하문주의 배에서 짧은 소리가 났다. 그녀는 배를 누르지 않고 설란을 똑바로 보았다.설란이 금실 비단을 내려놓았다. 대신 둘째 붉은 천을 들어 햇빛에 대 보았다. 윤은 덜했으나 올이 단단했다."이 천이면 품값까지 남습니까?"포목전 주인이 저울추 하나를 빼고 고개를 끄덕였다."솜 한 뭉치와 실값까지 됩니다.""그럼 문주 낭자의 품값부터 적으세요. 남은 것으로 천을 사겠습니다."주인이 장부에 `하문주 품삯 은 두 돈`을 먼저 적었다. 문주는 그 글이 마를 때까지 바늘 쌈지를 품 안에 넣지 않았다. 설란은 그제야 둘째 붉은 천을 제 앞으로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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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화. 한 사람의 황후

예관이 곽설란의 이름을 부르자 소월백이 일어섰다.설란은 새로 고른 붉은 천을 무릎에 올려놓고 있었다. 아직 자르지 않은 천 끝에서 올이 빠졌다. 아버지의 인장도, 곽씨 병사도 그녀 뒤에 없었다. 시비가 천을 대신 들려 했으나 설란은 제 손으로 접었다."다시 묻겠다. 이 글로 짐과 혼인하겠느냐."소월백이 내탕과 궁인의 삯, 서로의 반대 글을 남길 자리에 수결했다. 국구에게 관직과 병권을 주지 않는 장은 그 밑에 따로 두었다."예."설란은 붓을 받았다. 소월백의 이름 아래 제 이름을 쓰는 손이 마지막 획에서 멎었다."제가 그 자리에 맞지 않는 말을 해도 고치라 해 주십시오. 제 사람들만 불러 꾸짖지는 마세요.""그대에게 말하겠다. 그대도 짐에게 말하라."그녀가 남은 획을 그었다. 소월백은 예관에게 두 사람의 글을 건넸다."국혼의 약속을 알리라. 혼례 날과 책봉례는 따로 정한다."하례하려던 곽가 대리인이 무릎을 굽혔다. 예관은 그 앞에 국구에게 줄 것이 없다는 장을 펼쳤다. 대리인은 가져온 붉은 받침을 소매로 덮었다. 설란은 보지 않고 시비에게 제 천을 들려 주었다.밖에서는 서로 다른 가마가 기다렸다. 장옥선은 시비 여섯의 짐을 세우다 가장 큰 궤에 손을 얹었다. 은을 받으러 온 짐꾼이 고개를 저었다."이것까지 실으면 한 대 더 드셔야 합니다."옥선은 자개 빗함만 꺼내고 궤를 도로 내렸다. 두가령은 가마에 오르지 않은 채 집을 파는 노인과 마주 앉아 있었다. 동생 넷이 잘 방의 길이를 제 팔로 벌려 보였다.위연주는 집안 고발 글을 받지 않았다. 대신 친어머니의 뜻을 물으러 가는 관아 사람에게 어머니가 쓰는 이름을 두 번 읽어 주었다. 방수진은 그 곁에서 역마의 낡은 안장끈을 갈고 있었다.고연서는 귀가할 길에 본가를 들르겠다며 가업을 잇는 수결을 청했다. 주단희가 그 글을 받아 양녀라는 두 글자를 지우지 않고 새 장에 옮겼다. 하문주는 천을 맡긴 여인을 따라 포목전으로 갔다. 소월백의 시종이 부르자 바늘을 입에서 뺀 뒤 손을 들어 보였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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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화. 엎어진 저울

놋쇠 추가 소금더미에 박혔다. 허연교의 치마 앞자락으로 흰 알갱이가 튀었다.그녀가 무릎을 굽히자 오란 여인이 먼저 자루의 찢어진 곳을 틀어쥐었다. 두꺼운 손톱 밑이 희었다. 연교는 엎어진 저울접시를 주워 소금을 쓸어 담았다. 여인이 접시를 밀어냈다."흙은 빼시오. 당신네 곳간에 넣을 것이 아니오."연교는 접시를 내려놓고 손끝으로 검은 돌을 골랐다. 소금물이 갈라진 손가락에 스몄다. 여인의 뒤에서 어린 사내가 빈 자루를 펴 주었다. 어머니가 소리를 높일 때마다 그는 맞은편 곡물전의 덧문을 보았다.호부 관원이 떨어진 됫박을 집었다. 테에 새겨진 용 문양에는 아직 흙 한 점 없었다."열 몫 가운데 한 몫이다. 경성에서도 같은 되로 거둔다. 북강만 달리할 수는 없다.""그럼 이 소금부터 스무 되 쌀과 바꾸시오."오란 여인이 자루를 그의 신 앞에 세웠다. 젖은 바닥에 검은 자국이 번졌다."나흘째 열 되에도 못 팔았소. 오늘 열 되를 준다는 사람이 겨우 왔는데, 나리는 스무 되짜리라며 쌀 두 되를 내라 하지 않소."연교는 벌어진 장부를 보았다. 소금 한 자루 옆에 쌀 스무 되가 적혀 있었다. 그 위 작은 글씨는 `경성 정염`이었다. 여인이 주머니에서 쌀 한 되를 담은 보퉁이를 꺼냈다. 제 앞에 놓은 뒤, 빈 주머니를 뒤집어 탈탈 털었다."남은 한 되는 저 애 저녁이오."아들이 어머니의 팔꿈치를 당겼다."소리 낮추세요. 사겠다는 사람도 가겠어요.""네가 장시 밖에서 무엇을 먹었는데."아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 입가에 묻은 보릿가루를 여인이 엄지로 문질렀다.갈족 약초꾼이 관원의 됫박을 가져갔다. 성긴 뿌리 한 묶음을 넣자 절반이 테 밖으로 솟았다. 서리가 손바닥으로 누르려 하자 약초꾼이 그의 손목을 쳤다. 마른 잎이 부서져 상에 떨어졌다."저 잎까지 사 줄 테요?""꾹 눌러 담으면 반 되도 안 되지 않소."약초꾼은 부러진 줄기를 자기 옷깃에 꽂았다. 흑수 사내가 곁에서 웃었다. 웃음이 채 그치기 전에 관원이 가죽을 집어 들었다."이것도 겨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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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화. 잘린 매듭

진묵이 흙에 닿기 전 끈 한쪽을 잡았다. 잘린 실이 손등의 오래된 흉터에 붙었다.황군 군관의 손은 소금 자루 위에 있었다. 진묵이 그 손과 자루 사이에 끈을 내려놓았다."거두어라.""황명을 받들고 있습니다.""폐하께서 세곡을 정하셨다. 저 아이 저녁까지 몰수하라 하시지는 않았다."군관은 진묵의 칼을 보았다. 진묵은 칼자루에서 먼 쪽으로 손을 내리고 황제에게 몸을 돌렸다. 먹빛 소매에서 가느다란 검은 실이 떨어졌다."폐하. 세곡에 다툼이 생긴 짐입니다. 주인과 글을 맞출 때까지 봉하지 않기를 청합니다."소월백이 군관을 물렸다. 군관은 빈손을 등 뒤로 감추었다."삭왕 전하께서 장시의 값을 모두 보증하시겠습니까.""신의 이름으로 저들의 소금을 팔 수는 없습니다.""그렇다고 짐이 족장들의 말만 받아 경성 곳간에 빈 자루를 쌓을 수도 없지요. 국경에 놓는 활과 화살은 남쪽 백성의 쌀로도 삽니다."진묵은 세 부족 쪽을 보았다. 흑수 족장의 손가락에는 두꺼운 은가락지가 셋이었다. 그 뒤의 가죽 짐꾼은 새끼끈을 감은 맨발로 흙을 비볐다."북강 군량도 살피십시오. 다만 값을 따지는 입부터 묶지는 마십시오.""짐이 살필 문은 열어 두어야 합니다."오란 족장이 짧은 칼을 도로 찼다."그 문으로 군사가 들어온 일을 우리가 몇 번 겪었는지 물으십시오."장시 남쪽에서 쇠붙이 끼우는 소리가 났다. 진묵이 손을 들자 곽문이 북강 병사들을 기둥 밖으로 물렸다. 황군도 소월백의 눈길을 받고 길을 비웠다. 두 줄 사이에 소금물 자국만 남았다.보요는 어느 쪽으로도 가지 않았다. 곡물전 처마 아래서 온이를 방어멈에게 맡기고, 짐꾼이 벗어 놓은 멜대 곁에 앉았다. 아기가 어머니의 비녀를 향해 손을 폈다가 방어멈의 깃을 잡았다."오늘 무엇을 받고 짐을 나르셨습니까."짐꾼은 족장의 은가락지를 한 번 보았다."짐 넷을 나르면 보리 한 되입니다. 문이 닫히면 반나절 것은 못 받습니다.""문을 닫자고 하셨습니까?""저한테는 묻지 않았습니다."흑수 족장이 자기 말로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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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화. 닫힌 장시

허연교가 문틈으로 긴 저울대를 내밀었다. 노강이 받아 들자 안쪽에서 빗장이 걸렸다.닫힌 문 너머로 오란 말이 쏟아졌다. 맞은편에서는 흑수 사내가 더 큰 소리로 받았다. 노강은 저울대에 걸린 실을 풀다가 보요와 눈이 마주쳤다."옮겨 드려야 하옵니까.""물건값에 관한 말인가요.""아직은 서로 어머니를 부릅니다."보요가 입술을 다물었다. 노강은 목을 가다듬고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한참 말이 오갔다. 빗장이 다시 밀리더니 아들이 소금 자루를 들고 나왔다. 어머니는 놋사발 두 개를 겹쳐 쥐고 있었다."우리 마당에서는 군화 벗으시오. 장판은 없지만 애가 여기서 잡니다."노강이 먼저 군화를 벗었다. 뒤축이 닳은 버선에 소금 알갱이가 붙었다. 호부 서리도 신을 벗었다. 허연교는 처마에 저울을 매달았고, 보요는 빌린 나무궤 위에 자리를 잡았다.여인이 젖은 소금을 사발에 펐다. 아들이 불 가까이 내밀자 어머니가 손등을 쳤다."재 들어간다. 거기 말고."아들은 입술을 내밀고 사발을 문턱으로 옮겼다. 바닥에서 스며 나온 물이 작은 홈을 따라 흘렀다. 호부 서리가 쌀 스무 되라고 적힌 곳을 가렸다. 여인은 그 손을 걷었다."먹은 닦으면 됩니다. 내 소금물은 도로 담으시겠소?"노강은 그 말을 빠뜨리지 않고 옮겼다. 서리의 귀밑이 붉어졌다.갈족 약초꾼은 헝겊을 펴고 뿌리를 늘어놓았다. 장부에는 부피를 재어 채우라 적혀 있었지만, 뿌리 사이 빈 곳에 손을 넣자 바스러진 잎이 손금에 걸렸다. 그는 한 묶음을 두 개로 갈라 성한 것과 검게 무른 것을 따로 묶었다.노강이 물었다. 약초꾼은 두 묶음에 서로 다른 말을 붙였다. 첫 말은 노강도 알았다. 두 번째는 서너 번 들어야 했다."땔감이라고 부르는 줄 알았소."약초꾼이 마른 웃음을 뱉었다."우리도 집에서는 그렇게 부르오. 약방에서는 값을 안 줍디다."흑수 사내가 털가죽을 펼쳤다. 서리가 됫박을 치우자 사내가 처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장수를 센 뒤 털이 난 면을 뒤집고, 흠집마다 작은 돌을 놓았다. 돌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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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화. 두 자리

여인의 엄지에 묻은 소금이 빈 칸 안으로 떨어졌다. 보요는 털어 내지 않고 장부를 돌렸다.마당에 들어온 소월백이 왼쪽 칸의 인장을 들었다. 호부 관원이 두 손을 모아 받았다. 오란 족장은 오른쪽 칸을 자기 앞으로 당겼다."여기에 찍으면 되겠소?"보요가 소금전 여인에게 물었다."이 자루는 족장님의 것입니까."여인은 아들의 발등에 놓인 자루를 제 쪽으로 끌었다. 족장은 반쯤 꺼낸 인장을 도로 소매에 넣었다. 흑수 사내가 웃으려다 자기 족장의 눈을 받고 입을 다물었다.보요는 호부 서리에게 소금값을 다시 읽게 했다. 스무 되라는 소리에 마당 밖의 곡물전 주인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밤새 닫았던 덧문 열쇠를 손가락에 감고 있었다."내가 어제 준다고 한 쌀은 열 되입니다. 오늘도 열 되고요.""그 값을 누가 보았소."소금전 아들이 손을 들었다. 허연교도 젖은 자루 밑에 받친 천을 당겨 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리는 경성 정염 아래에 북강의 젖은 소금을 별도로 적었다. 여인은 스무 되에 그어진 먹줄을 끝까지 보았다."열 되 값이면 한 되를 거둡니다."관원의 붓이 멈췄다. 갈족 족장이 손바닥을 펼쳤다."세곡을 없애자는 말을 했소. 장부 한 줄 깎자고 밤을 샌 게 아니오."소월백은 자기 앞에 놓인 식은 죽을 옆으로 밀었다."그대들의 가죽과 약초를 실은 길에도 다리를 놓는다. 길을 쓰고 군사를 청하면서, 거둘 때마다 국경 밖 사람이 될 수는 없다."갈족 약초꾼이 족장의 옷자락을 잡았다. 마른 잎을 담은 주머니가 두 사람 사이에서 흔들렸다. 소월백은 그 손을 기다렸다가 말을 이었다."장시를 다시 연 첫해에는 절반만 받겠다. 다음 해부터는 오늘 정한 몫을 낸다.""나라에서 소금값을 두 배로 올리면 다시 두 배를 내겠지요."소금전 여인이 말했다. 보요는 장부를 펴서 모두의 무릎 사이에 놓았다."이 값은 문밖에도 붙이겠습니다. 어느 물건을 쌀 얼마로 바꿨는지, 그중 얼마를 거두는지도요. 물건값이든 거둘 몫이든, 바꾸는 날에는 나라의 인장과 그 물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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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화. 나누어 든 되

허연교가 인주 그릇을 돌려 여인의 손 아래에 놓았다.오란 여인이 엄지를 눌렀다. 소금에 갈라진 손금 사이로 붉은 빛이 스몄다. 나라의 인장 곁에 손도장이 마르자 곡물전 주인이 쌀자루를 마당으로 끌고 들어왔다.연교는 새 황실 되에 쌀을 채웠다. 나무자로 윗면을 고르고 열 번을 부었다. 관원이 작은 됫박을 내밀자 오란 여인이 그의 손을 붙잡았다."그건 몇 몫이오?"연교는 작은 됫박을 두 번 채워 큰 되 안에 부었다. 쌀이 테와 나란해졌다. 여인은 손을 놓았다. 관원이 반 되를 따로 담고, 연교가 남은 아홉 되 반을 아들 앞으로 밀었다.아들이 쌀 속에 손가락을 넣었다. 어머니가 그 손을 거두게 하지 않았다. 곡물전 주인은 젖은 소금 자루를 들고 문턱을 넘었다. 발뒤꿈치에 물이 묻어 길게 남았다."내일 마른 소금이 오면 다시 매기겠소."여인은 장부를 턱으로 가리켰다."내가 있을 때 매기시오."밖에서 덧문이 올라갔다. 갈족 약초꾼은 성한 뿌리를 약방 쪽으로 들고 갔고, 물러 검어진 것은 따로 지게 아래에 묶었다. 흑수 사내는 빠진 털이 섞인 깔개부터 털었다. 하문주가 천 한 필을 안고 지나가자 관원이 붙었던 세금 꼬리표를 떼어 내주었다.오란 족장이 끊어진 공동 끈을 가져왔다. 푸른 실 사이로 검은 실이 짧게 풀려 있었다. 세 족장은 제 색을 찾아 붙들었으나 매듭은 잘 묶이지 않았다. 노강이 끝을 모아 주고, 소금전 여인이 끈을 저울 기둥에 둘렀다."여기서 매일 쓸 손은 누가 맡습니까?"호부 관원이 허연교를 보았다. 그녀가 저울대를 벽에 기대어 놓았다."제가 받겠다고 한 자리는 아닙니다."곡물전 주인이 장부에 오늘 장사할 사람들의 이름을 적었다. 흰 돌과 검은 돌이 작은 광주리 두 개에 나뉘어 담겼다. 허연교는 기둥 밖으로 비켜섰다."맡겨도 된다는 사람은 흰 것을, 아니면 검은 것을 넣으시오."돌이 빈 항아리 바닥을 때렸다. 연교가 유족 곡식을 나누던 때마다 왔던 사내는 검은 돌을 골랐다. 그녀는 그의 손을 피하지 않았다. 사내는 돌을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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