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실의 모니터가 하나둘 꺼졌다.박은호는 마지막 로그를 확인한 뒤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현재 기술로는 여기까지가 한계입니다."한채린은 태블릿에 떠 있는 복원 목록을 다시 훑었다.남은 로그에는 손상된 문장과 끊긴 숫자만 반복될 뿐이었다."외부에서 다시 신호가 감지되거나 삭제된 파일 일부가 복원되면 바로 보고드리겠습니다."박은호의 말에 강시온이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더는 무리하지 마십시오.""예."회의는 끝났다.자신을 오래전부터 지켜본 흔적은 확인했지만, 왜 선택됐는지는 알 수 없었다.보안실 문이 닫히자 복도에 고요함이 내려앉았다.강시온은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 섰다. 한채린은 아무 말 없이 버튼을 눌렀다.잠시 뒤 문이 열렸다.두 사람은 나란히 안으로 들어갔다.평소와 달리 누구도 먼저 업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강시온은 내려가는 숫자만 바라봤다.한채린은 그의 지친 옆얼굴을 잠시 살폈다.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조용히 말했다."관저 정원으로 가시겠습니까?"강시온이 고개를 돌렸다."거긴 이 시간에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잠시 망설이던 그가 작게 대답했다."...좋습니다."머리를 비우고 싶었다.관저 뒤편 정원.이른 아침이라 사람은 없었다.나무 사이로 햇살이 내려앉고 분수에서는 잔잔한 물소리가 흘렀다.강시온은 벤치에 앉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대통령이 된 이후 수많은 위기를 넘겼다.폭발과 암살 위협보다,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기록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더 두려웠다.오늘처럼 자신의 존재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01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