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추적.겨울의 끝자락, 차갑고 무거운 비가 대군저 안채 마당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었다.마당 한가운데 일구어진 화원 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며, 마른 흙냄새와 물기를 머금은 옅은 풀내음이 뒤섞여 공기 중으로 번져나갔다.“…….”서연은 창호지 문을 완전히 열어젖히고, 대청마루 끝에 고즈넉이 앉아 비 내리는 화원을 구경하고 있었다.가혹했던 겨울의 혹한이 한풀 꺾이긴 했으나, 비를 머금은 바람은 여전히 옷깃을 파고들 만큼 서늘했다.그녀는 무릎 위로 치맛자락을 끌어당기며, 상념에 잠긴 듯 멍한 시선으로 마당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응시했다.그녀의 시야 끝, 마루 아래의 흙바닥.이헌은 어김없이 그곳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었다.정무를 비운 것인지, 아니면 궐에서 일찍 돌아온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처마 밑으로 간신히 몸을 숨긴 채 묵묵히 마당을 지키고 있었다.“……콜록.”갑자기 불어온 차가운 돌풍에, 서연의 어깨가 움츠러들며 작고 옅은 기침 소리가 새어 나왔다.그녀가 무의식적으로 양팔을 쓸어내리며 몸을 웅크리던 찰나였다.“……!”펄럭-!마루 아래 엎드려 있던 이헌이 짐승 같은 반사 신경으로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그는 서연의 기침 소리가 공기 중에 채 흩어지기도 전에, 자신이 입고 있던 두꺼운 흑색 겉옷을 순식간에 벗어 던지듯 풀어헤쳤다.그리고는 마루 위로 성큼 올라서, 서연의 가녀린 어깨 위로 자신의 겉옷을 살포시, 아주 조심스럽게 덮어주었다.“대군…….”서연의 눈동자가 작게 흔들렸다.이헌의 체취가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2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