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자신은 그가 건네는 모든 것을 독이라 여겨 내쳤지만, 지금의 자신은 달랐다.수백 번, 수천 번을 거절당하고 짓밟혀도.자신의 악의적인 시험에 손바닥이 찢어지고, 한겨울 눈보라 속에서 얼어 죽을 뻔하면서도.그는 끝내 도망치지 않고 그녀의 닫힌 문밖을 묵묵히 지켜내었다.그가 바치는 맹목적인 진심은 더 이상 그녀를 옭아매는 족쇄가 아니었다.그것은 이미 그녀의 메말랐던 영혼을 숨 쉬게 하고, 끔찍한 악몽의 밤을 지켜주는, 그녀의 삶에 결코 없어서는 안 될 너무도 거룩하고 당연한 숨결이 되어버린 것이다.서연은 천천히 감았던 눈을 떴다.그녀의 시선이 화병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화병 바로 옆, 바닥을 짚고 있는 이헌의 커다란 손이 보였다.수많은 도끼질과 한파로 인해 물집이 터지고 굳은살이 박인 데다, 동상으로 흉하게 변색된 그 투박하고 불쌍한 짐승의 앞발.스윽.서연의 하얗고 가녀린 손이 허공을 가르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그리고.“……!”화병 옆에 위태롭게 놓여있던 이헌의 그 거칠고 흉측한 손등 위로.서연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바닥이 아주 살포시, 그러나 단단하게 겹쳐지며 맞닿았다.이헌의 거대한 어깨가 벼락을 정통으로 맞은 듯 미친 듯이 튀어 올랐다.그의 핏발 선 눈동자가 기악을 한 듯 크게 팽창하며, 자신의 손등 위를 포개어 잡은 서연의 하얀 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쳐다보았다.“아, 아가씨…….”이헌의 목구멍에서 형편없이 갈라진, 숨넘어가는 듯한 쇳소리가 터져 나왔다.자신이 만지면 오점이 남을까 두려워, 그녀가 잠든 밤 그림자에만 몰래 입을 맞추며 오열했던 그 더럽고 끔찍한 손이었다.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5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