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같았던,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하고 뜨거웠던 입맞춤의 열기가 지나간 밤.대군저 안채에는 짙은 어둠과 함께 고요하고 무거운 적막이 솜이불처럼 내려앉았다. 밤의 장막이 모든 소리를 집어삼킨 듯했다.“…….”서연의 처소.방 안에는 이헌이 며칠 밤을 새워 깎았던 호박 등불이 은은하고 따뜻하게 켜져 있었고, 서연은 하얀 침의 차림으로 굳게 닫힌 방문 앞에 꼿꼿하게 서 있었다.그녀의 시선은 창호지 문 너머, 마루 아래의 차가운 흙바닥을 향해 날카롭게 고정되어 있었다.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대군.”서연이 나지막하고 서늘하게 불렀다.문밖에서, 짐승의 억눌린 숨소리와 함께 조심스럽고 덜덜 떨리는 대답이 즉각적으로 들려왔다.“예, 아가씨.”“……어찌하여 또 그곳에 엎드려 계십니까.”서연의 미간이 작게 좁혀졌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속상함과 옅은 분노가 서려 있었다.낮 동안 붉게 핀 매화꽃 화원에서 서로의 깊은 마음을 확인하고, 그토록 농밀하고 숨 막히는 입맞춤을 나누었다. 서로의 엇갈렸던 호흡을 섞으며 영혼의 밑바닥까지 깊게 교감했다.이제는 두 사람 사이에 가로막힌 모든 두려움의 벽이 완벽하게 허물어졌다고 굳게 믿었는데, 이 어리석고 미련한 사내는 밤이 되자 또다시 고집스럽게 서연의 방 밖, 그 차가운 문지방 아래 진흙 바닥으로 기어 내려가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었다.“밤공기가 찹니다. 얼른 방 안으로 들어오십시오.”“아, 안 됩니다, 아가씨. 저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이헌의 목소리에는 단호함과 함께, 형언할 수 없는 짙은 두려움과 자기 혐오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9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