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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회귀한 대군의 후회: Capítulo 211 - Capítulo 220

231 Capítulos

[208화] 병상에 피는 봄(1)

 그는 덜덜 떨리는 거친 두 팔을 힘겹게 들어 올려, 자신의 가슴에 엎드린 서연의 작은 등을 부서질 듯 꽉 끌어안았다.“서연아…… 아가씨…….”이헌의 눈에서도 뜨거운 눈물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내렸다.그는 서연의 정수리에 자신의 뺨을 깊이 파묻은 채, 세상을 다 가진 듯 짐승처럼 흐느꼈다.“살았습니다…… 제가 낭자의 명을 어기지 않고, 살아서 이 끔찍한 지옥을 버텨냈습니다. 낭자의 곁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그동안 쌓여온 끔찍한 원망과 공포, 불신.형조 옥사에서 처음 만난 뒤 서로를 죽일 듯 할퀴며 쌓아 올렸던 그 모든 지독한 악연과 무거운 상처.그 거대하고 숨 막히던 장벽이, 서연을 향한 맹독의 살의와 이헌의 피투성이 희생 앞에서 완벽하게 잿더미가 되어 형체도 없이 허물어졌다.이제 두 사람 사이에는 그 어떤 얄팍한 핑계도, 방어기제도 남아있지 않았다. 독살 사건은 그들의 마음을 확인시켜 준 가혹하지만 완벽한 기폭제였다.서로가 없이는 단 하루도, 단 한순간도 숨을 쉴 수 없는 완벽한 구원의 존재임을 뼛속 깊이 각인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그들은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길을 함께 걷게 되었다.“그러니…….”이헌이 서연의 등을 감싸 안은 손에 뼈가 으스러지도록 꽉 힘을 주었다. 절대 놓지 않겠다는 듯한 억센 힘이었다. 영원히 이 온기를 품고 싶었다.“제발…… 저를 혼자 두고 밀어내지 마시옵소서.”“……안 밀어냅니다.”서연이 이헌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채, 눈물 섞인 목소리로 단호하고 분명하게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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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화] 병상에 피는 봄(2)

 사발에서 피어오르는 매캐하고도 역겨운, 속이 뒤집힐 듯한 독한 약재 냄새 따위는 아예 맡지조차 못하는 사람 같았다.그는 서연이 내밀어 준 은수저를 경건하게 받아 물고는, 그 끔찍하게 쓴 약물을 단 한 번의 찡그림도 없이 꿀꺽 삼켜냈다.“쓰지 않으십니까.”“……달콤합니다.”“……뭐라 고하셨습니까.”서연이 미간을 좁히며 황당하다는 듯 물었다.이 약은 내장의 출혈과 각혈을 멈추기 위해 온갖 지독하게 쓴 약초들을 갈아 넣은, 어의들조차 냄새만 맡고도 혀를 내두르는 극독에 가까운 고약(苦藥)이었다. 평범한 성인 사내라면 한 모금 넘기기도 전에 구역질을 할 맛이었다.“낭자의 다정한 손길이 닿은 물인데, 어찌 제 입에 쓸 수가 있겠습니까.”이헌이 갈라진 목소리로, 세상 가장 행복한 짐승처럼 낮게 속삭였다.“제게는 이 한 숟갈이, 이 세상 그 어떤 꿀물보다 더 달고 귀한 성수(聖水)이옵니다.”“참으로…… 미련하고 어이가 없는 사내로군요.”서연은 기가 막힌 듯 고개를 설설 저으면서도,찻잔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며 다시 은수저를 들어 탁한 약을 떴다.이헌은 그녀가 숟가락을 자신의 입가로 내밀 때마다, 마치 평생을 굶주려온 짐승이 단비를 받아먹듯 황홀한 신음을 흘리며 약을 낼름 받아먹었다.약물이 상처 입고 찢어진 식도를 넘어갈 때마다 온몸이 타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지만, 그의 얼굴에는 오직 세상을 다 가진 절대 군주와 같은 벅찬 만족감만이 가득했다. 그녀의 손이 직접 자신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다.“조금 천천히 드십시오. 입가로 다 흘리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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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화] 권력의 동반자(1)

 대군저 안채의 깊숙한 곳, 비밀스럽게 마련된 눅눅한 밀실 감옥.검붉은 횃불이 뱀의 혀처럼 타오르는 차갑고 음습한 어둠 속에서, 흑위대장이 무릎을 꿇은 채 숨을 죽이고 보고를 올리고 있었다. 쇠사슬이 부딪히는 불길한 마찰음만이 간헐적으로 공간을 울렸다.“자가. 그날 아가씨의 탕약에 맹독을 탄 주방 하인을 은밀히 추포하여 이 지하에 가두었사옵니다.”사흘 밤낮을 사경을 헤매다 간신히 병상에서 몸을 일으킨 이헌은, 여전히 핏기 없이 창백하고 수척한 안색이었으나 그의 눈빛만큼은 완벽하게 달랐다.서연을 바라보던 그 한없이 다정하고 맹목적이던 충견의 눈빛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피에 굶주린 과거의 그 잔혹한 포식자의 그것으로 완벽하게 돌아와 형형하게 번득이고 있었다. 자신을 노린 것이 아니라 그녀를 노렸다. 그 사실이 그의 살기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렸다.“배후는.”“입이 무거워 아직 불지 않고 있으나…… 정황상 남인 잔당 세력의 소행인 듯하옵니다. 저놈의 입을 찢고 당장 벌겋게 달군 인두를 지져 배후를 기어이 자백받겠사옵니다.”“조용히, 그리고 흔적도 없이 처리하라.”이헌이 흑위대장의 말을 끊으며 얼음장처럼 서늘한 목소리로 지시했다.“저놈의 더러운 비명이 지상으로, 안채로 단 한 자락이라도 새어나가면 네놈의 목을 먼저 칠 것이다. 아가씨께서는 이 더러운 피비린내와 비명 소리를 단 한 점도 맡으시거나 들으셔서는 안 된다. 철저하게 입을 틀어막고 조사하라. 알겠느냐.”그는 철저하게 서연의 눈과 귀를 가리려 했다.자신의 목숨을 앗아갈 뻔했던, 그리고 그녀의 숨통을 끊어놓으려 했던 이 끔찍하고 더러운 암투와 권력의 어둠이.이제 막 조금씩 피어나기 시작한 그녀의 평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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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화] 권력의 동반자(2)

 어떻게든 변명을 찾아 그녀를 위로 올려보내려 했으나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저는…… 낭자께서 또다시 이런 피비린내 나는 권력의 더러운 암투에 휘말려 상처받는 것을 결코 원치 않습니다. 제가, 이 더러운 짐승인 제가 모두 찢어 죽이고 막아낼 것이니. 낭자께서는 그저 평온하게 양지에서…….”“이제는 나를 보호하려, 당신 혼자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지지 마십시오.”서연이 이헌의 변명을 차갑고 단호하게 끊어냈다.그녀는 흑위대의 조사 기록이 빼곡히 적힌 서책을 꽉 쥔 채, 이헌의 코앞까지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두 사람의 숨결이 닿을 듯 가까웠다.“당신의 정적은, 곧 나의 적입니다.”“……!!”이헌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 미친 듯이 일렁였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동시에 거대한 무언가가 솟구쳐 올랐다.“당신이 나를 살리기 위해 주저 없이 맹독을 마신 그 끔찍한 순간부터. 우리의 목숨은 이미 하나의 끈으로 단단히 묶였습니다.”서연의 눈동자가 밀실의 붉은 횃불을 받아 강렬하고 서늘하게 번뜩였다. 기록과 사람의 반응 속에서 진실을 파고드는 그녀 본래의 냉철한 이성이 날카롭게 살아나고 있었다.“당신이 손에 피를 묻혀야 한다면 나도 기꺼이 묻힐 것이고, 당신이 지옥불을 걷는다면 나도 피하지 않고 함께 걸을 것입니다. 당신의 그 끔찍하고 더러운 어둠마저, 나 역시 기꺼이 함께 공유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다시는 내 눈을 가리려 들지 마십시오.”이헌은 숨을 쉬는 방법조차 완전히 잊어버린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연을 응시했다.온실 속의 가녀린 화초처럼 안전하게 보호받기를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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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화] 호흡이 닿는 거리(1)

 맹독의 여파로 사경을 헤매던 이헌의 건강이 온전히 회복되자, 대군저에는 이전보다 훨씬 깊고 고요한 평온이 찾아왔다.피비린내 나는 끔찍한 사건이 잔인하게 할퀴고 간 자리에 피어난, 기적과도 같은 봄날의 나른함이었다.“…….”눈부신 봄 햇살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늦은 오후.서연과 이헌은 대군저 후원의 가장 깊숙한 산책로를 나란히 걷고 있었다.이곳은 하인들의 출입마저 엄격하게 통제된, 오직 두 사람만이 온전하게 숨 쉴 수 있는 완벽한 성역이었다.길게 뻗은 산책로 양옆으로는 이름 모를 봄꽃들이 붉고 희게 만개하여 짙고 달콤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무성해진 나뭇잎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햇살 조각들이 두 사람의 발걸음을 부드럽고 찬란하게 비추고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이 두 사람의 어깨 위로 소복하게 내려앉았다.이헌은 서연보다 정확히 반보 뒤로 물러선 채, 아주 조심스럽게 그녀의 작은 그림자만을 밟으며 걷고 있었다.자신의 끔찍한 어둠마저 기꺼이 공유하겠다는 그녀의 선언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거대한 권력의 동반자로서 한층 단단해졌다.하지만 이헌은 여전히 그녀의 곁에 나란히 온전히 서는 것을 두려워했다.그녀가 모든 것을 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그 지독한 핏빛 과거와 짐승 같은 본성이 그녀의 깨끗하고 눈부신 산책길을 조금이라도 더럽힐까 봐 반보의 거리를 철저하게 유지하는 그 맹목적인 순종과 강박. 그 거리는 그가 스스로 내린 속죄의 형벌이기도 했다.“대군.”앞서 걷던 서연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예, 아가씨.”“어찌하여 자꾸만 그늘진 뒤로 쳐지십니까. 이리 햇살이 좋은 곳으로 와서 곁에 서십시오…….&rdq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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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화] 긴 불신을 건너온 입맞춤(1)

 그의 이성은 당장 이 불결한 손을 거두고 땅바닥에 무릎을 꿇어 사죄해야 한다고, 머릿속에서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고 경고하고 있었다.하지만 서연의 그 도발적이고도 깊은 시선은, 그가 평생 짊어지고 옭아매고 있던 속죄와 인내의 사슬을 단숨에 녹여 끊어버릴 만큼 너무도 치명적이고 달콤했다.“저는…….”이헌의 핏발 선 시선이, 서연의 깊은 눈동자에서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붉고 촉촉한 입술 위에 끈질기게 멈추어 섰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불길이 이는 것 같았다.“저는 비천한 짐승입니다. 아가씨께서 이리 먼저 허락의 눈길을 주시면…….”그의 통제되지 않는 거친 호흡이 서연의 입술 위로 위태롭게 쏟아져 내렸다.그를 애써 밀어내려던 이헌의 억센 손이, 어느새 서연의 얇은 허리를 다시금 자신의 쪽으로 뼈가 부서질 듯 꽉 끌어당겨 완벽하게 밀착시켰다. 두 사람의 굴곡진 몸이 빈틈없이 맞닿았다.“제가 무슨 끔찍한 짓을 저지를지, 저 자신도 모릅니다.”“…….”서연은 아무런 대답도, 제지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호흡도 덩달아 가빠졌다.대신, 그녀는 그의 옷깃을 단단히 쥐고 있던 손을 부드럽게 풀어, 이헌의 뜨겁게 달아오른 뺨과 거친 목덜미를 아주 조심스럽고 다정하게 감싸 쥐었다.그것은 그 어떤 백 마디의 말이나 대답보다도 완벽하고 숨 막히는, 육체와 영혼을 온전히 내어주겠다는 절대적인 허락의 징표였다.“하아…….”이헌의 핏발 선 눈동자가 지독한 갈망과 벅찬 환희로 새까맣게 물들어갔다.그는 덜덜 떨리는 커다란 두 손으로 서연의 뺨과 뒤통수를 부서질 듯 감싸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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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화] 긴 불신을 건너온 입맞춤(2)

 지독하게 차가웠던 두 사람의 체온이, 입술이라는 가장 예민하고 뜨거운 감각을 통해 서로의 핏줄 속으로 미친 듯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으흑…….”이헌의 맞닿은 입술 사이로 처절하고 짐승 같은 흐느낌이 왈칵 터져 나왔다.그는 닿아있는 입술을 차마 떼지도 못한 채, 서연의 입술을 깊이 머금고 짐승처럼 소리 없이 오열했다. 너무도 벅찬 환희에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려 그들의 입맞춤을 짜게 적셨다.하지만 그 소심하고 조심스럽고 애달팠던 첫 입맞춤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서연이 눈을 꽉 감은 채, 자신의 옷깃을 쥐고 있던 두 손을 천천히 위로 올려. 이헌의 넓고 단단한 목덜미를 아주 다정하고 야무지게 감싸 안은 것이다.그녀의 얇은 팔이 그의 거친 목에 단단히 감기며, 두 사람의 굴곡진 몸을 단 1푼의 틈도 없이 더욱 완벽하게 밀착시켰다.“……!!”그녀의 적극적이고 도발적인 움직임, 그 단 하나의 온전한 허락.그것이 이헌의 영혼 가장 깊은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던 사내로서의 지독한 짐승 같은 본능과,오랫동안 뼈저리게 억눌러왔던 끔찍한 갈망에 거대한 불을 질러버렸다. 이성은 완벽하게 잿더미가 되었다.“하아, 읍…….”이헌의 조심스럽던 입맞춤이, 순식간에 숨 막힐 듯 농밀하고 폭력적이며 열정적인 키스로 짐승처럼 돌변했다.그의 뜨거운 입술이 서연의 여린 입술을 단숨에 거칠게 집어삼킬 듯이 탐욕스럽게 탐해왔다.서연의 입술 사이를 파고든 그의 뜨거운 혀가, 그녀의 여린 점막과 달콤한 숨결을 남김없이 얽어매며 미친 듯이, 숨통을 끊어놓을 듯이 헤집기 시작했다.“흐읏…….&rdq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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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화] 닫힌 문 너머로(1)

 폭풍 같았던,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하고 뜨거웠던 입맞춤의 열기가 지나간 밤.대군저 안채에는 짙은 어둠과 함께 고요하고 무거운 적막이 솜이불처럼 내려앉았다. 밤의 장막이 모든 소리를 집어삼킨 듯했다.“…….”서연의 처소.방 안에는 이헌이 며칠 밤을 새워 깎았던 호박 등불이 은은하고 따뜻하게 켜져 있었고, 서연은 하얀 침의 차림으로 굳게 닫힌 방문 앞에 꼿꼿하게 서 있었다.그녀의 시선은 창호지 문 너머, 마루 아래의 차가운 흙바닥을 향해 날카롭게 고정되어 있었다.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대군.”서연이 나지막하고 서늘하게 불렀다.문밖에서, 짐승의 억눌린 숨소리와 함께 조심스럽고 덜덜 떨리는 대답이 즉각적으로 들려왔다.“예, 아가씨.”“……어찌하여 또 그곳에 엎드려 계십니까.”서연의 미간이 작게 좁혀졌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속상함과 옅은 분노가 서려 있었다.낮 동안 붉게 핀 매화꽃 화원에서 서로의 깊은 마음을 확인하고, 그토록 농밀하고 숨 막히는 입맞춤을 나누었다. 서로의 엇갈렸던 호흡을 섞으며 영혼의 밑바닥까지 깊게 교감했다.이제는 두 사람 사이에 가로막힌 모든 두려움의 벽이 완벽하게 허물어졌다고 굳게 믿었는데, 이 어리석고 미련한 사내는 밤이 되자 또다시 고집스럽게 서연의 방 밖, 그 차가운 문지방 아래 진흙 바닥으로 기어 내려가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었다.“밤공기가 찹니다. 얼른 방 안으로 들어오십시오.”“아, 안 됩니다, 아가씨. 저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이헌의 목소리에는 단호함과 함께, 형언할 수 없는 짙은 두려움과 자기 혐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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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화] 닫힌 문 너머로(2)

 그것이 나를 위한 진정한 길이라 생각하십니까.”“그, 그것이 아니라…… 저는 그저 저의 짐승 같은 기척이 낭자의 평온한 안식을 방해할까 끔찍이 두려워…….”“당신이 문밖에 웅크리고 밤새 추위에 떨고 있으면, 방 안의 내 마음이 진정으로 평안하고 행복할 것 같습니까.”서연이 뻗었던 손을 거두어, 자신의 얇은 치맛자락을 꽉 움켜쥐었다.그녀의 눈시울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오르며, 단호했던 목소리에 서러운 물기가 차올랐다. 원망스러운 눈빛이 이헌을 찔렀다.“내가 밤새 뒤척이며 당신이 밖에서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그 딱딱한 흙바닥에서 얼마나 뼈가 시릴까 걱정하느라 잠 한숨 못 자게 만드는 것이…… 그것이 당신이 말하는 그 알량하고 이기적인 속죄입니까. 나를 이리 괴롭히는 것이 당신의 목적입니까.”“……!!”이헌의 심장이 쿵, 하고 거세게 요동쳤다. 머리를 둔기로 크게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 밀려왔다.자신의 그 미련하고 맹목적인 고집이, 그녀를 위한다는 알량한 명분이, 오히려 그녀를 다시 아프고 외롭게 만들고 있다는 뼈저린 진실이 비로소 그의 굳은 뇌리를 완벽하게 꿰뚫었다.“과거의 죄를 진정으로 책임지고 싶다면, 문밖에서 스스로를 벌주는 것으로 비겁하게 도망치지 마십시오.”서연은 눈물이 맺힌 눈으로 다시금 이헌을 향해 단호하게 하얀 손을 뻗었다.이번에는 과거처럼 차가운 부탁이나 유약한 애원이 아니었다.조선의 무자비한 섭정을, 아니 자신의 맹목적인 사내를 완벽하게 영혼까지 장악한 여왕의 거룩하고도 당당한 명령이었다.“이제 그만 핑계 대고 내 곁으로 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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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화] 평범한 아침의 기적(1)

 창호지 문을 뚫고 스며든 맑고 찬란한 아침 햇살이 방 안을 채우고 있었다.밤새 켜져 있던 호박 등불이 꺼진 자리엔, 부드러운 황금빛이 내려앉았다.후원 나뭇가지에 앉은 산새들이 짹짹거리며 지저귀는 소리가 대군저의 평온한 아침을 알렸다. 간밤의 격정적인 감정의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내려앉은 완벽한 고요였다.“…….”넓고 푹신한 침상 위.이헌은 밤새 단 한숨도 자지 못했다.아니, 자고 싶지 않았다. 눈을 감는 그 짧은 순간조차 아까웠다.그는 자신의 넓고 단단한 품 안에 폭 안겨 곤히 잠든 서연의 얼굴만을 뚫어지게 내려다보고 있었다.그의 핏발 선 눈은 피로를 잊은 지 오래였다. 그저 이 기적 같은 순간을 영원히 박제하고 싶을 뿐이었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그의 두꺼운 팔은 서연의 가녀린 어깨와 얇은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혹여나 자신이 무의식중에 조금이라도 힘을 주면 그녀가 부서질까 봐, 깃털을 안듯 조심스럽게 안고 있었다.그녀의 규칙적이고 따뜻한 숨결이 이헌의 가슴팍에 고스란히 닿아 퍼졌다.그 숨결이 피부에 닿을 때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달콤하고 잔인한 환영이 아닐까 두려워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헐떡였다. 손끝에 닿는 그녀의 온기만이 유일한 현실 감각이었다.‘내 품에서…… 정말로 낭자께서 주무시고 계신다.’믿을 수 없었다.현생에서 서연에게 다가가지 못한 채 억눌러온 지독하고 끔찍한 열병.자신의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도 곁에 남아준 서연의 온기가.마침내 손에 잡히는 현실이 되어, 자신의 품 안에 고스란히 들어와 있었다.그녀의 체온이 얇은 침의 너머로 맞닿아 전해지는 이 숨 막히는 기적.이헌의 핏발 선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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