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물러나시오! 섭정 마마께서 쓰러지신 지금, 이 군대를 통솔할 권한은 가장 직급이 높은 나에게 있소!”“맞소! 섭정의 계집일 뿐인 당신이 나설 자리가 아니오! 당장 끌어내라!”일부 흑위대 분대장들과 장수들이 험악한 기세를 뿜어내며 서연을 에워싸기 시작했다.그들의 눈빛에는 굶주림에 지친 짐승의 광기와, 힘없는 여인을 짓밟고 권력을 빼앗으려는 비열한 탐욕이 번들거리고 있었다.하지만 서연은 자신을 향해 뻗어오는 시퍼런 칼자루와 적의 앞에서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꼿꼿하게 턱을 치켜들었다.“나를 끌어내겠다고.”서연은 파랗게 질린 입술을 비틀며, 자신의 등 뒤에 숨겨두었던 하얀 오른손을 천천히 위로 치켜들었다.탁!그녀의 가녀린 손에서 나온 무거운 쇳덩이 하나가, 장수들이 둘러선 작전 지도 탁자 한가운데로 매섭게 내리꽂혔다.“……!!”“저, 저것은!”탁자 위로 묵직한 마찰음을 내며 떨어진 시퍼런 쇳덩이.그것은 두 마리의 맹호가 정교하게 조각되어 금빛으로 번쩍이는, 조선의 모든 군사적 생사여탈권과 지휘권을 상징하는 절대적인 권력의 징표.섭정 진안대군 이헌의 어명이 담긴 ‘병부(兵符)’였다.“벼, 병부……! 어찌 저 여인의 손에 섭정 마마의 병부가……!”장수들의 두 눈이 미친 듯이 팽창하며 기악하게 커졌다.서연은 이헌이 고열로 쓰러져 의식을 잃은 사이, 그의 품을 뒤져 이 병부를 직접 찾아내어 손에 쥐었던 것이다.자신의 남편을, 그리고 자신을 위해 피를 흘린 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스스로
Huling Na-update : 2026-10-11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