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회귀한 대군의 후회: Chapter 321 -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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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화] 핏빛 결사대, 사선을 가르는 포효(1)

 덜컹! 우당탕!불타는 협곡을 빠져나온 거대한 참나무 마차가, 눈 덮인 산길을 미친 듯이 질주하여 후방의 본영에 처박히듯 도착했다.말들의 입에서는 하얀 거품이 터져 나왔고, 마차의 바퀴는 부서지기 일보 직전이었다.“정지! 정지하라!”마차를 몰던 흑위대장 무영이 피투성이가 된 고삐를 거칠게 잡아당겼다.말들이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앞발을 치켜들었고, 요란한 소리와 함께 마차가 멈춰 섰다.“무슨 일이냐! 대장!”“적의 기습이냐! 전방의 본대는 어찌 되었는가!”본영에 남아있던 후방 부대의 장수들과 흑위대 병사들이 사색이 되어 달려왔다.그들의 눈에 비친 무영의 몰골은 그야말로 처참했다.온몸이 적의 피로 시뻘겋게 떡이 되어 있었고, 어깨와 팔뚝에는 화살이 꽂힌 채 부러져 있었다.“본대가…… 전방의 협곡에서 여진족 대부대의 완벽한 매복에 걸렸다!”무영이 짐승처럼 헐떡이며 마차에서 뛰어내렸다.“적의 수가 너무 많아 진형이 반으로 갈라졌다! 전하께서 홀로 적진 한가운데서 미끼가 되시어, 간신히 부인 마마의 마차만을 빼내 온 것이다!”“뭐, 뭐라? 전하께서 사지에 홀로 남으셨단 말이냐!”“어찌 대군 마마를 버려두고 온 것이냐!”장수들이 경악하며 소리쳤다.무영은 그들의 멱살을 틀어쥐고 피 토하듯 호통을 쳤다.“닥쳐라! 내 목숨이 열 개라도 전하를 사지에 두고 오고 싶었겠느냐! 부인 마마를 살려 후방으로 빼내라는 것이, 전하의 지엄하신 마지막 어명이셨다!”무영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마차의 문을 쾅, 하고 열어젖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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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화] 핏빛 결사대, 사선을 가르는 포효(2)

 “저놈이다! 저 흰옷을 입은 놈이 도원수다!”“잡아라! 저놈의 목을 베는 자에게 천금을 내릴 것이다!”여진족의 지휘관이 악을 쓰며 병사들을 몰아붙였다.이헌은 얇디얇은 하얀 적삼 단 한 벌만 입은 채, 수백 명의 적들에게 완벽하게 포위되어 있었다.아니, 그의 적삼은 더 이상 하얀색이 아니었다.적들의 피와, 자신의 몸에서 터져 나온 검붉은 핏물이 뒤엉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소름 끼치는 시뻘건 핏빛으로 완벽하게 물들어 있었다.“하아…… 하아…… 컥!”이헌이 거친 숨을 헐떡이며 피를 토해냈다.상황은 이미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초월해 있었다.아무리 그가 조선 팔도에서 으뜸가는 무력의 소유자이자 전쟁터의 귀신이라 한들.아무런 갑옷도 없이, 얇은 적삼 하나만 걸친 채 수백 명의 기병대와 창병들에게 둘러싸여 난도질당하는 상황을 버텨낼 수는 없었다.푹-!“으윽……!”어둠 속에서 날아온 긴 창 하나가 이헌의 옆구리를 깊숙이 뚫고 들어왔다.서어억!이헌은 고통스러운 신음조차 내지 않고, 곧바로 자신의 옆구리를 찌른 적병의 목통을 단칼에 썰어버렸다.“덤벼라……! 덤벼보란 말이다! 이 버러지 같은 놈들아!”이헌이 짐승처럼 포효하며 적들을 향해 피 묻은 장검을 휘둘렀다.그의 악귀 같은 기세와 끔찍한 살기에 압도된 여진족 병사들이 잠시 주춤하며 뒷걸음질을 쳤다.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사방에서 끝없이 몰려드는 적의 수는 너무도 압도적이었다.슈우우욱-! 퍽! 퍽!&ld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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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화] 핏빛 결사대, 사선을 가르는 포효(3)

 서연을 그저 망령의 껍데기로 취급하며 비겁하게 안도감을 구걸했던, 스스로도 구역질 났던 이기적인 기만의 시간들.‘나 같은 쓰레기 살인마의 끝이, 이 전장의 더러운 진흙탕 바닥이라면…….’이헌은 눈꺼풀이 천근만근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오히려 너무도 벅찬 구원이요, 과분한 자비가 아니겠는가.’자신이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고기 방패가 되어 뒈지는 것.이것이 그녀가 자신에게 내리는 마지막 징벌이자, 자신이 온전히 ‘서연’이라는 한 여인을 위해 바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완벽한 속죄였다.그녀가 나를 평생 용서하지 않고 저주한다 해도 좋았다. 그녀가 그저 따뜻한 곳에서 살아 숨 쉴 수만 있다면.“서연아…… 부디…… 나를 잊고 살아다오…….”이헌은 입가로 검붉은 피를 한 움큼 왈칵 토해내며, 마침내 지탱하던 장검을 놓쳐버렸다.그의 거대한 몸이 피투성이가 된 눈밭 위로 허물어지듯 쓰러지려 했다.“찔러라! 모가지를 베어라!”여진족 지휘관의 잔혹한 명령이 떨어졌다.수십 명의 적병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쓰러지는 이헌을 향해 시퍼런 창날을 사정없이 쑤셔 넣기 위해 달려들었다.죽음의 창끝이 이헌의 눈앞까지 다가왔다.이헌은 원통함도, 살고자 하는 발악도 없이 그저 조용히 눈을 감았다.모든 것이 끔찍할 정도로 평온했다.그런데.그가 죽음의 심연으로 완벽하게 추락하려던 바로 그 찰나의 순간.쿠구구궁-!“크아아아아아악!”협곡 전체를 뒤흔드는, 짐승의 끔찍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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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화] 애꾸눈의 야차(夜叉), 핏빛 귀환(1)

 “대군마마! 눈을 뜨십시오! 부인께서, 부인 마마께서 저 캄캄한 후방에서 살아서 전하를 기다리고 계시옵니다!”무영의 피 맺힌 처절한 절규가, 화살이 빗발치고 시체가 산처럼 쌓여가는 칠흑 같은 협곡의 아수라장을 무자비하게 찢어발겼다.그 피비린내 나는 처절한 외침에.피투성이가 되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용히 눈을 감으려던, 죽음의 심연을 받아들이려던 이헌의 시뻘건 동공이 미친 듯이 기악하며 팽창했다.‘기다린다. 서연이가…… 얼어붙은 그 마차 안에서, 나를.’이헌의 흐릿하고 꺼져가던 뇌리에 그 기적 같은 한마디가 시퍼런 번개처럼 쾅, 하고 내리꽂혔다.하지만 이미 그의 육신은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초월해 완벽하게 망가져 있었다.수십 개의 시퍼런 창칼과 시뻘건 불화살에 온몸을 무참하게 관통당한 그의 몸은, 그 찰나의 달콤한 안도감과 함께 완전히 끈이 끊어진 피 묻은 인형처럼. 눈밭 위로 푹, 고꾸라지며 깊은 기절의 늪으로 빠져들고 말았다.“전하! 전하아악! 정신을 차리시옵소서!”무영은 기절하여 쓰러지는 이헌의 거대한 핏빛 몸을 다급히 받아 안으며 절규했다.하지만 슬퍼하고 오열할 시간 따위는 이 생지옥에서 단 1초도 허락되지 않았다.“쳐라! 저놈들도 모조리 다 찢어 죽여라! 모가지를 베어버려라!”무영과 오십 명의 흑위대 결사대가 목숨을 걸고 포위망을 뚫고 들어왔지만, 사방을 겹겹이 시커멓게 에워싼 수천 명의 여진족 기병대는. 끊임없이 살기를 뿜으며 밀려드는 역겨운 굶주린 개미 떼와 같았다.“결사대는 내 뒤를 따르라! 전하를 모시고 무조건, 이 끔찍한 지옥 불을 뚫고 나간다!”무영은 기절한 이헌의 두꺼운 팔을 억센 악력으로 쥐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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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화] 애꾸눈의 야차(夜叉), 핏빛 귀환(2)

 자신의 왼쪽 어깨에 시퍼런 창이 그대로 꽂힌 채로, 오히려 씩씩거리며 적병을 향해 미친 듯이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들어갔다.무영이 앞으로 전진할 때마다, 창자루가 무영의 어깨 근육을 잔인하게 찢으며 더 깊숙이 박혀 피가 솟구쳤지만, 그는 고통에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오히려 악귀처럼 웃었다.“뭐, 뭣…… 이 미친……! 오지 마라!”기함한 적병이 창자루를 놓고 기겁하여 도망치려던 찰나.무영의 시퍼런 대검이 허공을 매섭게 갈라, 적병의 두꺼운 목통을 단숨에 사선으로 잔혹하게 썰어버렸다.서어억-! 퍽!적병의 시체가 목에서 뜨거운 핏물을 분수처럼 뿜으며 하얀 눈밭에 처참하게 처박혔다.“컥…… 쿨럭…….”무영은 어깨에 꽂힌 두꺼운 창자루를 남아있는 오른손으로 거칠게 꺾어 부러뜨려 뽑아버리고는. 짐승처럼 거친 피 섞인 숨을 헐떡이며 다시 검을 치켜들었다.하지만 방금 전의 끔찍한 치명상으로 인해, 피를 너무 많이 쏟은 탓에 그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무거워져 휘청거리고 있었다.“지금이다! 저 괴물 놈의 다리가 묶였다! 쏴라!”무영이 주춤한 그 찰나의 틈을, 어둠 속에 숨어있던 여진족 궁수들이 결코 놓치지 않았다.슈우우욱-!어둠을 찢고 날아온 예리하고 날카로운 쇠뇌 화살 하나가, 무방비하게 노출된 무영의 안면을 향해 무자비하게 날아들었다.퍼억-! 빠직!“……!”화살촉이 무영의 오른쪽 눈알을 완벽하고 잔인하게 뚫고 들어가, 시신경을 찢고 뇌수 근처 뼈까지 아주 깊숙하게 처박히는. 소름 끼치는 파열음이 전장을 끔찍하게 울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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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화] 애꾸눈의 야차(夜叉), 핏빛 귀환(3)

 “길을 비켜라! 이 짐승 같은 개새끼들아아아!”무영이 피 섞인 짐승의 끔찍한 포효를 터뜨리며, 무거운 핏빛 대검을 풍차처럼 휘두르며 다시 미친 듯이 포위망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했다.서어억! 챙그랑! 퍼억!“크아아악!”“살려…… 도망쳐라! 저 애꾸눈 괴물은 인간이 아니다! 도망쳐!”두려움과 공포에 질린 여진족의 진형이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허물어지기 시작했다.무영은 온몸이 수십 개의 창칼에 무자비하게 베여 갈기갈기 찢어지고, 화살이 온몸에 박혀 피가 멈추지 않는 끔찍한 치명상을 입으면서도, 결코 주군을 업은 발걸음을 단 1초도 멈추지 않았다.오직, 이 등에 업힌 주군을 완벽하게 살려서, 기다리시는 부인 마마의 곁으로 무사히 데려가야 한다는 그 맹목적이고 숭고한 충성심 하나만이.이미 죽어가는 그의 너덜너덜한 육신을 꼭두각시처럼 억지로 꿰매어 움직이고 있었다.그 시각.서연이 기적적으로 피신해 있던 후방의 캄캄한 본영 막사 앞.“적의 기습이다! 방어진을 굳건히 해라!”“전하께서…… 전하께서 어찌 되셨단 말인가…… 이대로 전멸이란 말인가.”살아남은 소수의 토벌군 장수들과 흑위대 병사들이 공포에 질려, 불타오르는 어둠 속 협곡 쪽만을 극도로 불안하게 응시하고 있었다.서연 역시,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에 덜덜 떨면서도, 마차의 나무 창살을 손톱에 피가 나도록 꽉 부여잡고 핏기 없는 얼굴로 밖을 미친 듯이 내다보고 있었다. 제발 누군가 살아 돌아오기를.그때였다.“누, 누군가 온다!”“적군이냐! 당장 활을 겨눠라!&rdqu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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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화] 각성의 봉합, 사신(死神)과의 사투(1)

 “전, 전하! 무영 대장!”본영의 눈밭 위.무영이 피를 토하며 쓰러지자, 살아남은 토벌군 장수들과 병사들이 기함하며 달려왔다.하지만 그 누구도 섣불리 두 사람의 몸에 손을 대지 못했다.얇은 적삼이 갈기갈기 찢긴 채 수십 개의 화살과 창상이 박혀 있는 이헌과.오른쪽 눈이 날아가고 어깨뼈가 으스러진 무영의 몰골은. 당장이라도 숨이 멎어 시체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너무도 처참하고 끔찍했기 때문이다.“으아아…… 전하께서 붕어하셨다!”“도원수가 죽었다! 토벌군은 끝이다!”가장 강력했던 총사령관과 흑위대장의 완벽한 패배.그 시각적인 절망감은, 본영에 남아있던 병사들의 사기를 바닥 밑으로 완벽하게 처박아버렸다.진영 전체가 극도의 공포와 절망에 휩싸여, 마치 영혼을 잃은 패잔병처럼 얼어붙어 덜덜 떨기만 할 뿐이었다.“어의! 군의관은 어디 있느냐! 당장 전하를 뫼셔라!”부장 하나가 악을 썼지만, 달려온 군의관들 역시 이헌과 무영의 처참한 몸 상태를 보더니 사색이 되어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이, 이리 피를 많이 쏟으셨는데 어찌 손을 댄단 말이옵니까……! 화살촉이 너무 깊어 뽑는 순간 과다출혈로 죽고 말 것이옵니다!”“뭐라! 네놈들이 의원이냐! 당장 지혈하고 상처를 꿰매란 말이다!”“불, 불가하옵니다! 가슴팍의 자상에 화살까지 박히어…… 이미 살아계신 것이 기적이옵니다!”군의관들은 살릴 수 없다는 절망감에 휩싸여, 이헌의 몸에 손끝 하나 대지 못한 채 엉엉 울기 시작했다.지휘부는 무너졌고, 군의관들은 넋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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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화] 각성의 봉합, 사신(死神)과의 사투(2)

 기절한 이헌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피울음이 터져 나오며 검붉은 피가 솟구쳤다.피비린내가 훅 끼치며 서연의 얼굴을 온통 시뻘겋게 덮었지만, 그녀는 눈을 깜빡이기는커녕.준비해 둔 깨끗한 천으로 솟구치는 피를 틀어막고, 있는 힘껏 압박했다.“바늘! 내 반짇고리에서 가장 두꺼운 바늘과 명주실을 가져와 당장 끓는 물에 소독해라!”서연이 다급하게 외쳤다.“마, 마마! 어찌 바늘로 사람의 살갗을 찌른단 말이옵니까! 살이 썩어 문드러질 것이옵니다!”조선의 군의관들이 기함하며 말렸다.전장의 군의관들에게 깊게 벌어진 상처를 직접 바늘로 봉합하고, 끓인 물과 독한 술로 도구와 상처를 깨끗이 다루는 방식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처치였다.특히 이헌이 ‘소독’이라 불렀던 방식을 봉합과 함께 적용하는 일은 더욱 낯설 수밖에 없었다.“닥쳐라! 지혈을 하지 않으면 피가 다 빠져나가 당장 뒈진다! 시키는 대로 해!”서연은 핏발 선 눈으로 군의관을 노려보며, 건네받은 끓는 물에 소독한 바늘과 명주실을 움켜쥐었다.그리고는 화로에 달구어 낸 인두로 이헌의 상처 부위를 사정없이 지졌다.치이이익-!살이 타는 끔찍한 냄새와 함께, 이헌의 몸이 고통에 활대처럼 휘어졌다.“무영 대장의 어깨와 눈도 지혈해라! 화살촉을 함부로 빼지 말고 주변만 묶어!”서연은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깨물며, 이헌의 벌어진 등과 어깨의 살갗을 두꺼운 바늘로 직접 꿰매기 시작했다.푹. 푹.인간의 두꺼운 살을 바늘로 관통하는 감촉.손가락이 덜덜 떨리고 끔찍한 구역질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서연은 독하게 마음을 다잡았다.‘살아야 한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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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화] 오직 서연, 기적의 불씨(1)

 피비린내와 썩어가는 상처의 독한 고름 냄새가 진동하는, 칠흑 같은 북방 본영의 낡은 군막 안.“대장…… 무영 대장! 대장께서 드디어 의식이 돌아왔사옵니다!”군의관의 다급하고 덜덜 떨리는 환희의 외침에. 며칠 밤낮을 단 1초도 자지 못하고 피투성이 붕대와 씨름하며 핏빛 사투를 벌이던 서연이. 비틀거리는 몸을 힘겹게 이끌고 무영의 낡은 침상 곁으로 다가갔다.“무영 대장. 내 말이 들리는가.”서연이 핏기 하나 없이 파랗게 질린, 바짝 마른 입술로 그의 귓가에 조심스레 속삭였다.어깨가 시퍼런 창에 끔찍하게 꿰뚫리고 오른쪽 눈알이 화살에 날아가 두꺼운 붕대로 반쯤 얼굴이 덮인 무영이. 미세하게 왼쪽 눈꺼풀을 파르르 떨더니 이내 흐릿하고 탁한 눈을 천천히 떴다.“부…… 부인…… 마마…….”무영의 찢어진 입술 사이로, 피와 가래가 섞인 갈라진 쇳소리가 군막 안의 무거운 적막을 울렸다.수십 개의 창칼에 찢겨 걸레짝이 된 육신이었으나, 서연이 스스로 피를 뒤집어쓰며 행한 끔찍하고 처절한 소독과 봉합 수술 덕분에. 애꾸눈의 야차는 사신(死神)의 날카로운 낫을 기적적으로 피해 간 것이다.“살아주었군. 참으로 고맙다…… 버텨주어 참으로 고마워.”서연은 왈칵 쏟아지려는 뜨거운 눈물을 억누르며, 피투성이가 된 무영의 거칠고 두꺼운 손을 자신의 하얀 두 손으로 꽉 부여잡았다.“전하…… 전하께서는…… 주군께서는 어찌 되셨사옵니까…….”자신이 지옥 문턱에서 살아났다는 안도감보다, 주군의 생사를 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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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화] 피비린내 나는 역주행, 끊어진 보급로(1)

 뒈졌다! 그 끔찍하고 역겨운 괴물 놈이 드디어 뒈졌구나!”이도는 밀서를 허공에 쫙쫙 찢어발기며 미친 사람처럼 용상 앞을 춤추듯 배회했다.자신을 용상에 앉은 꼭두각시로 만들고 목줄을 쥐고 흔들던, 그 거대하고 끔찍한 폭군이. 마침내 북방의 차가운 눈밭에서 화살 고슴도치가 되어 비참하게 객사했다는 첩보.이도에게 이보다 더 달콤하고 완벽하게 짜릿한 승전보는 이 세상에 없었다.“당장! 당장 좌의정을 은밀히 대전으로 들라 하라! 밤이 길다. 당장 궐 안의 더러운 물갈이를 시작해야겠다!”이도의 두 눈이 권력에 대한 탐욕과 서늘한 살기로 번뜩였다.한 시진 뒤.대전에는 훈구파의 영수, 좌의정을 비롯한 노회한 늙은 대신들이 피 냄새를 맡고 득달같이 몰려와 엎드려 있었다.그들의 얼굴에도 이미 숨길 수 없는 득의양양하고 간악한 환희가 가득 번져 있었다.“전하! 하늘이 진정으로 전하와 이 조선을 보우하셨사옵니다!”“오만한 섭정이 죗값을 치르고 천벌을 받아 객사하였으니, 이제 전하의 온전한 친정(親政)을 마음껏 펼치실 때이옵니다!”“그렇고말고. 내 세상이 왔다. 허나, 저 괴물 놈이 숨이 붙어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올 혹시 모를 변수조차 완벽하고 철저하게 차단해야지.”이도는 용상에 앉아 턱을 괸 채, 뱀처럼 차갑고 교활한 미소를 지었다.“좌상. 날이 밝는 대로 한양 도성부터 팔도 전역에 커다란 방방곡곡 방문을 내걸어라. 그리고 저잣거리 광대들을 풀어 소문을 쫙 퍼뜨려라.”“어떤 내용의 소문을 말씀이시옵니까?”“‘섭정 이헌의 잔인하고 부덕한 패악질에 하늘이 크게 노하여 천벌을 내린 것’이라고 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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