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권력의 정점에 선 좌의정과 영의정을 정면으로 상대로,내게 씌워진 역모의 죄를 완벽하게 벗겨내고 그들의 더러운 비리를 낱낱이 파헤쳐야만 한다.”이헌이 자리에서 천천히 거대한 몸을 일으키며 으르렁거렸다.“조금의 말실수라도 하거나, 훈구파의 기세에 밀려 겁을 먹고 뒤로 한 발짝이라도 물러선다면. 너는 물론이고 나와 내 아내, 그리고 이 군대 전체가 반역도로 몰려 사지가 갈기갈기 찢겨 죽을 것이다. 네놈의 그 얇고 나약해 보이는 혓바닥 하나에, 수만 명의 목숨과 조선의 거대한 명운이 통째로 걸려 있단 뜻이다.”스르릉-!이헌이 돌연 허리춤의 시퍼런 장검을 거칠게 뽑아 들고는, 그 서늘하고 살기 어린 칼날을 엎드려 있는 최윤의 목덜미 바로 옆에, 살갗이 베일 듯 말 듯 아주 차갑게 들이밀었다.“할 수 있겠느냐. 아니면 내 이 시퍼런 칼과 권력의 무게가 두려워, 비겁한 똥개처럼 도망치겠느냐.”그것은 단순히 어린 관료의 담력을 얄팍하게 시험하는 것이 아니었다. 한양의 썩어빠진 가장 거대한 권력과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결코 한 치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논리를 미친 듯이 내뱉을 수 있는 지독한 독기(毒氣)가 있는지. 마지막으로 뼛속까지 확인하려는 군주의 가장 잔혹하고 완벽한 시험이었다.“…….”목덜미에 닿은 시퍼런 칼날의 서늘한 감촉. 보통의 사내라면 오줌을 지리며 살려달라 엎드렸을 그 끔찍한 공포 앞에서도. 최윤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숨소리조차 거칠어지지 않았다.오히려 그는 엎드렸던 고개를 빳빳하고 오만하게 쳐들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이헌의 그 무시무시한 살기를 띤 야차 같은 눈동자를 똑바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정면으로 마주 보며. 피를 토하듯 맹렬하게 대답했다.“전하.”최윤의 갈라진 쇳
Last Updated : 2026-10-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