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끊을게요.”지호의 목소리가 마침내 들려왔다. 낮고, 떨리고, 그러나 분명한 목소리였다.휘웅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통화는 그대로 끊겼다.뚝, 하는 신호음이 귓가에 오래도록 남았다.휘웅은 휴대폰을 내려놓지 못한 채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지호가 마지막으로 남긴 그 짧은 한마디를 몇 번이고 곱씹었다. 화가 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반가워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더는 이 침묵을 견딜 수 없다는, 그런 목소리였다.그 목소리의 온도를 몇 번이고 되짚어 봤다. 원망도, 그리움도 아닌, 그저 지쳐 있는 듯한 떨림. 십 년이라는 시간이 그 짧은 한마디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 같았다. 그 온도를 이해하고 싶었지만, 아무리 곱씹어도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전화가 끊긴 뒤에도, 휘웅은 텅 빈 사무실에 홀로 남아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 통화 시간을 알려 주던 숫자가 화면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그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창밖은 이미 완전히 캄캄해져 있었다. 사무실을 나서면서도, 그는 몇 번이나 뒤를 돌아봤다. 마치 그 자리에 아직 지호의 목소리가 남아 있기라도 한 것처럼.그날 밤, 휘웅은 한숨도 자지 못했다.침대에 누워도, 눈을 감아도, 머릿속에는 온통 지호의 목소리만 맴돌았다. 십 년 만에 들은 그 목소리는 기억 속의 것과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달랐다. 더 단단해진 것 같기도 했고, 더 지쳐 있는 것 같기도 했다.몇 번이고 다시 전화를 걸어 볼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손이 멈췄다. 지금 다시 전화를 건다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지호가 아예 받지 않을 수도 있었다.몇 번이나 몸을 뒤척이다가, 결국 포기하고 눈을 뜬 채 천장만 바라봤다. 시계 초침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는지도 가늠할 수 없었다. 몇 분이나 흘렀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저 그렇게, 어두운 방 안에 홀로 앉아 밤을 밀어내고 있었다.새벽 무렵, 휘웅은 결국 몸
Última atualização : 2026-08-25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