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웅은 캔 커피를 두 손으로 감싼 채,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그날, 놀이공원에 다녀온 다음 날이었어.”지호의 시선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 그날이 어떤 날을 말하는 건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눈치였다.불꽃놀이 아래에서의 입맞춤, 그리고 그가 나직하게 불러 주던 노래. 두 사람 모두에게 그날은 오랫동안 마음에 걸려 있던 하루였다. 그 하루가 이렇게 다시 소환될 줄은, 두 사람 다 예상하지 못했다.이미 며칠 전부터, 미선의 상태는 눈에 띄게 나빠져 있었다. 휘웅은 그때 이미 마음을 굳혔다. 미선을 책임지기로, 그리고 지호와는 여기서 끝내기로.그 결심을 세운 뒤에야, 그는 지호에게 놀이공원에 가자고 먼저 청했다. 마지막이 될 걸 알면서도, 아니, 마지막이기 때문에 더더욱 평범하고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지호에게는 그저 평범한 데이트로 남기를 바랐다. 자신에게만, 이 하루가 작별 인사라는 걸 알고 있었다.불꽃놀이가 터지는 순간, 휘웅은 문득 오래전 약속 하나를 떠올렸다. 사귄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지호가 지나가듯 했던 말이었다. 남자 주인공이 오빠를 모델로 한 노래니까, 언젠가 오빠가 직접 불러 줘야 한다고. 그때는 웃어넘기고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 말을, 그는 하나도 잊지 않고 있었다.그는 아무 말 없이, 그 노래를 나직하게 부르기 시작했다. 지호의 눈이 순간 커지더니, 이내 붉어졌다. 스치듯 던졌던 그 말을 그가 여태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지호에게는 벅찬 순간이었다. 그게 마지막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휘웅은 오히려 더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려고 애썼다.그날 밤, 휘웅은 방 안에 홀로 앉아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었다.결심은 이미 끝나 있었다. 미선을 책임지기로, 지호와는 여기서 정리하기로. 흔들릴 여지가 없는 결정이었다. 다만 그 결정을 지호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그것만이 남은 문제였다.전화를 걸어 마지막 인사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는 잠시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곧 고개를
Última atualização : 2026-08-26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