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관의 불은 날이 밝아서야 완전히 꺼졌다.젖은 재 냄새가 바람을 타고 별채까지 흘러왔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서쪽 하늘은 새벽빛보다 먼저 검은 연기에 물들어 있었다. 불을 끄러 다녀온 사용인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했다. 오래된 등잔이 넘어졌다는 사람도 있었고, 말린 약초 더미에서 저절로 불이 붙었다는 사람도 있었다.그러나 세레나의 방에 들어온 사람들 가운데 방화 가능성을 입에 올리는 이는 없었다.헬레나가 내린 결론이 이미 사고였기 때문이다.세레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검은 장갑을 벗었다. 손바닥에는 밧줄에 쓸린 붉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고, 손목 가까이에는 가느다란 물집까지 올라와 있었다. 에마가 찬물에 적신 천을 가져왔지만, 세레나는 곧바로 손을 담그지 않고 먼저 그녀의 붕대 상태부터 확인했다.“손가락을 조금만 움직여 보세요.”에마가 엄지와 검지를 천천히 구부렸다. 약지는 전날보다 움직임이 부드러워졌고, 붕대 밖으로 드러난 손끝의 색도 나쁘지 않았다.“밤사이 통증이 심해지지는 않았습니까?”“철문을 들 때만 조금 당겼어요. 지금은 괜찮아요.”“괜찮다는 말 대신, 어제보다 어떤지 말씀하세요.”에마가 익숙해진 듯 잠시 손의 감각을 확인했다.“저린 느낌은 줄었고, 손바닥 안쪽이 맥박에 맞춰 욱신거려요. 뜨겁지는 않아요.”세레나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새 붕대를 준비해 두고도 상처를 함부로 풀지는 않았다. 라울 의원이 봉합한 부위를 매일 열어 보는 것은 오히려 감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그녀는 에마의 손을 베개 위에 올려놓은 뒤 자신의 손바닥에 젖은 천을 감았다.책상 위에는 밤새 펼쳐 둔 문서들이 놓여 있었다.어머니의 연구서, 불에 타기 직전 금고에서 꺼낸 치료사 인장, 루멘 성전과 광산 사이의 숨겨진 계약, 그리고 테오도르가 이름 없이 보낸 운송 기록 사본.서로 다른 곳에서 나온 종이들이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베일런 광산에서 생산된 백휘석 일부는 장부상 폐기된 것으로 처리되었으나 실제로는
Huling Na-update : 2026-07-25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