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과부촌의 밤도깨비: Chapter 31 - Chapter 40

141 Chapters

31화

“도윤 오라버니가 사랑한 여자, 저 사람이야.”초희의 손끝이 월선을 가리켰다.연화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 웃었다.“와. 아주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네.”월선이 다가왔다. “연화야, 먼저 들어.”“싫소. 또 듣고 나면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널 지키려고 그랬다, 그딴 염병할 소리 할 거잖아.”도윤이 끼어들었다. “월선 잘못 아니다.”연화가 홱 돌아봤다.“그래. 드디어 감싸네.”“옛날 일이야.”“얼마나 옛날.”도윤이 입을 다물었다.월선이 대신 말했다. “네가 도윤과 혼인하기 전이다.”연화의 눈이 가늘어졌다.“둘이 뭐였소.”“서로 마음이 있었다.”옥련이 헛웃음을 쳤다. “미친. 이 마을은 파도 파도 남의 밤만 나오네.”난실이 팔짱을 꼈다. “그래서 왜 헤어졌는데.”월선이 도윤을 보지 않았다. “내가 끝냈다.”도윤의 얼굴이 굳었다. “월선.”“사실이잖아.”연화가 물었다. “그런데 나랑 혼인한 뒤에도 못 잊었어?”도윤이 대답하지 않았다.연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됐어.”“연화.”“됐다고.”그녀는 오히려 후련한 얼굴이었다.“이제 네가 왜 그렇게 죽은 척하고도 내 앞에 못 왔는지 알겠네. 날 사랑해서가 아니라 돌아올 곳이 없었던 거야.”도윤이 성큼 다가왔다. “그건 아니야.”“손대지 마.”연화가 뒤로 물러났다.“나도 이제 너 안 사랑해.”골목이 조용해졌다.도윤의 얼굴이 굳었다.연화는 이겸을 돌아봤다.“내가 좋아하는 사람 따로 있어.”옥련이 코웃음을 쳤다. “그건 온 동네가 알아.”“그래. 이제 숨길 생각도 없어.”연화는 이겸의 손을 잡았다.도윤이 이를 악물었다. “내 앞에서 꼭 이래야 해?”“응.”연화가 비웃었다.“너는 내 친구 방까지 기어들어가 놓고 내가 손잡는 건 못 보겠어?”옥련이 바로 발끈했다. “친구는 무슨, 아까는 미친년이라며.”“너는 조용히 해.”“싫거든.”난실이 둘을 밀어냈다. “아침부터 또 머리채 잡으면 내가 둘 다 우물에 처넣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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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못 붙잡으면 내 문으로 오게.”월선의 말에 연화의 얼굴이 그대로 굳었다.“농담이 지나치오.”“농담 아닌데.”옥련이 입을 벌렸다. “와, 이건 진짜 개판이네.”난실은 웃다가 월선을 다시 봤다. “언니까지 왜 이래?”월선이 붉은 댕기를 문고리에 단단히 묶었다.“나도 여자다.”연화가 성큼 다가갔다. “그 말이 지금 왜 나오오.”“너희가 날 늘 마을 어른으로만 보니까.”“그래서 하필 이겸이오?”“하필이 아니라 내가 고른 거다.”연화의 눈이 뒤집혔다. “안 돼.”월선이 눈썹을 올렸다. “네가 뭔데.”“내가…”연화가 막혔다.옥련이 바로 비웃었다. “또 내 남자 타령하려고?”“그래. 내 남자야.”이겸이 한숨을 내쉬었다. “연화.”“당신은 입 다물어.”“내 선택 얘기인데 왜 내가 입을 닫소.”“월선은 안 돼.”“왜.”“그냥 안 돼!”월선이 피식 웃었다. “질투도 사람 봐 가면서 하나?”연화가 월선을 노려봤다. “나 키워 준 사람이잖아.”“그래서?”“그 사람이 내 남자 부르는 꼴을 내가 어떻게 봐!”난실이 중얼거렸다. “이 말만 떼놓고 들으면 진짜 미친 집안이네.”옥련이 받아쳤다. “이미 미쳤어.”월선은 이겸을 바라봤다. “대답은 자네가 하게.”이겸이 연화를 한 번 보고 월선을 봤다.“정말 내가 들어오길 바라오?”“그래.”“내가 연화를 마음에 두고 있는 걸 알아도?”연화가 숨을 멈췄다.월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알아.”“그런데도?”“밤 하나가 마음 전부를 가져가는 건 아니잖나.”옥련이 박수를 쳤다. “이야, 역시 연륜은 다르네.”연화가 쏘아봤다. “입 닥쳐, 주막 여우야.”“왜 나한테 지랄이야. 댕기 건 건 월선 언니인데.”이겸이 월선의 문 쪽으로 한 걸음 움직였다.연화가 그의 팔을 잡았다.“가지 마.”“또 그 말이오.”“이번엔 진짜 가지 마.”“왜 월선은 특별히 안 되오?”연화가 이를 악물었다. “저 사람까지 당신이랑 밤을 보내면 내가 미칠 것 같으니까.”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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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오늘 누가 누구 남자인지 끝장을 보자.”연화가 문을 닫자 월선이 헛웃음을 쳤다.“남자 하나 두고 끝장을 보겠다고 내 방까지 기어들어왔냐?”“기어들어오긴 누가. 문 열어 준 사람이 누군데.”“그래. 열어 줬지. 네가 얼마나 미쳤는지 내 눈으로 보려고.”이겸이 두 사람 사이를 봤다. “둘 다 그만하시오.”연화가 바로 쏘아붙였다. “당신은 입 다물어. 오늘은 당신 때문에 싸우는 거니까.”월선도 지지 않았다. “아니. 네 성질머리 때문에 싸우는 거야.”“내 성질?”“그래. 저 사내가 누구 문을 보든 네가 다 처막잖아.”연화가 웃었다. “월선은 다를 줄 알았소?”“뭐가.”“나한테만 선택을 존중하라며 훈계하더니, 정작 자기 차례 오니까 댕기부터 걸었잖아.”월선의 얼굴이 굳었다.“그래서?”“위선 떨지 말라는 거요.”짝.월선의 손이 날아갔다.연화의 얼굴이 돌아갔다.방 안이 얼어붙었다.연화가 천천히 고개를 바로 했다.“나 때렸소?”“그래.”월선의 눈이 흔들렸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네가 선을 넘었어.”연화가 웃었다.“좋아.”이번에는 연화가 월선의 뺨을 때렸다.짝.이겸이 두 사람 사이로 들어섰다.“그만!”연화가 악을 썼다. “비켜!”월선도 소리쳤다. “놔둬! 저년 오늘 정신 차리게 해야 해!”“정신?”연화가 이겸의 어깨 너머로 월선을 노려봤다.“도윤이 사랑했던 여자라는 말 듣고도 내가 참았어. 그런데 이제 내 앞에서 이겸까지 부르겠다고? 내가 얼마나 등신 같아 보여?”월선이 굳었다.“도윤 얘기는 왜 또 끌어들여.”“왜? 찔려?”“그건 끝난 일이야.”“나한테는 오늘 알게 된 일이야!”연화의 목소리가 갈라졌다.“내 남편은 당신을 사랑했고, 당신은 그걸 숨겼고,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사내까지 자기 방에 들였어. 이게 안 미치고 배겨?”월선이 이를 악물었다.“그래서 이겸이 네 소유야?”“아니.”연화가 바로 대답했다.“그래서 더 미쳐.”이겸의 눈이 연화에게 멎었다.연화가 그를 봤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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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너랑 혼인한 건 월선 언니 닮아서였대.”옥련의 말이 떨어지자 연화는 웃었다.처음엔 작게. 그러다 점점 크게.“하.”월선이 다가왔다. “연화야.”“오지 마.”“그 말은 도윤이 감정으로 한 말일 뿐이야.”“감정?”연화가 홱 돌아봤다.“내 인생이 저 새끼 감정 찌꺼기였다는 거야?”도윤이 골목 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까지 말한 적 없어.”연화가 바로 달려갔다.짝.도윤의 고개가 돌아갔다.“이 개새끼야.”두 번째 뺨이 날아갔다.“나한테 혼인하자고 할 때 뭐라 했어?”도윤은 입을 다물었다.“평생 나만 보겠다고 했지.”짝.세 번째였다.“근데 속으로는 월선 얼굴 보고 있었어?”도윤이 손목을 잡으려 하자 연화가 쳐냈다.“건드리지 마, 염병할 놈아.”월선이 끼어들었다. “연화야, 그만해.”연화가 월선을 돌아봤다.“당신은 더 웃겨.”“뭐?”“다 알고 있었어?”월선의 입술이 굳었다.그 침묵에 연화가 웃었다.“알았네.”“처음부터는 아니야.”“언제 알았는데.”“혼인하고 얼마 지나서.”“그런데 나한테 한마디도 안 했어?”“네가 행복해 보여서—”“또 나를 위해서?”연화가 소리쳤다.“아주 지긋지긋해! 다들 내 인생 망쳐 놓고 마지막엔 꼭 나를 위해서였대!”옥련이 욕을 삼켰다. “썩을…”난실도 얼굴을 굳혔다.연화는 도윤을 밀쳤다.“대답해. 나 처음 봤을 때 월선 생각했어?”도윤이 이를 악물었다. “그래.”정적이 떨어졌다.월선이 눈을 감았다.연화의 얼굴이 하얘졌다.“혼인 첫날도?”도윤은 대답하지 않았다.연화가 웃었다. “와. 진짜 인간 말종이네.”“연화.”“내 이름 부르지 마.”“시간 지나면서 널 사랑하게 됐어.”연화가 그대로 침을 뱉었다.“퍽이나.”옥련이 피식 웃었다. “그 말은 더 좆같네.”도윤이 옥련을 노려봤다. “너는 빠져.”“왜? 나랑 잘 때는 입 잘만 놀리더니 이제 정실 앞이라고 점잖은 척이야?”“윤옥련.”“뭐, 틀린 말 했어?”난실이 혀를 찼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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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내 대신 네가 가면 끝날 줄 알았어.”월선의 말이 떨어지자 연화는 한참 움직이지 않았다.그러다 웃었다.“끝?”월선이 입술을 깨물었다.“내 인생을 남의 사랑 끝내는 데 써 놓고 끝이라고?”“연화야.”“내 이름 부르지 마.”연화가 혼서지를 주워 월선 앞에 던졌다.“당신은 나 키워 준 사람이 아니라 나 팔아넘긴 사람이야.”월선의 얼굴이 무너졌다.“그렇게까지 말하지 마.”“왜? 듣기 좆같아?”연화는 도윤을 돌아봤다.“너도 알고 있었어?”도윤이 고개를 저었다.“처음엔 몰랐어.”“언제 알았는데.”“혼인하고 나서.”짝.연화가 도윤의 뺨을 갈겼다.“알고도 나랑 살았어?”“그때는 이미 너를—”“사랑했다고?”연화가 비웃었다.“그 개소리 한 번만 더 하면 이빨 뽑아 버릴 거야.”도윤의 턱이 굳었다.“나는 너랑 살면서 행복했던 적도 있어.”“나는 지금 그 기억까지 더러워졌어.”도윤의 얼굴이 굳었다.연화는 손가락의 은가락지를 뽑아 월선 발앞에 던졌다.“가져.”월선이 굳었다.“당신이 만든 혼인이니까 당신이 치워.”“연화야, 미안하다.”“미안하면 끝나?”연화가 눈물을 훔쳤다.“당신은 도윤이 싫어서 나를 대신 보냈고, 도윤은 당신 못 잊어서 나를 잡았고,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남편 죽었다고 제사상이나 차렸어.”도윤이 연화를 향해 손을 뻗었다.“우리 다시 시작하자.”연화가 그대로 침을 뱉었다.“미친놈.”“연화.”“너랑 다시 시작하느니 평생 혼자 살겠어.”도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때 이겸이 물었다.“그럼 나는?”모두가 이겸을 봤다.연화도 멈췄다.“뭐?”“평생 혼자 살겠다고 했잖소.”연화가 어이없이 웃었다.“지금 그게 중요해?”“나한텐 중요하오.”이겸은 연화만 봤다.“도윤 때문에 나까지 밀어낼 거요?”연화의 눈이 흔들렸다.“당신은 다르잖아.”“뭐가.”“내가 골랐으니까.”정적이 떨어졌다.연화는 이번에는 피하지 않았다.“누가 대신 보낸 것도 아니고, 누가 정해 준 것도 아니야. 내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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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설명해, 이 개새끼야.”연화의 말에 이겸이 처음으로 눈을 크게 떴다.“나는 저 여자를 모르오.”젊은 여자가 울먹였다. “모른다니요? 나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연화가 헛웃음을 쳤다. “와. 모르는 여자한테 애까지 생기게 하는 재주가 있었네.”“연화.”“부르지 마.”옥련이 팔짱을 꼈다. “야, 이건 나도 네 편 못 들어주겠다. 정혼자에 애까지면 아주 개판이 아니라 개천국이네.”난실이 여자를 위아래로 훑었다. “이름이 뭐요.”“서린이오.”“언제 이겸을 만났소.”서린이 머뭇거렸다. “반년 전.”이겸이 바로 잘랐다. “거짓말이오.”서린의 얼굴이 굳었다.“나는 반년 전 이 근처에 온 적도 없소.”연화가 쏘아봤다. “그럼 저 여자가 미쳐서 찾아왔다는 거야?”“그럴 수도 있지.”서린이 악을 썼다. “어떻게 그렇게 말해요!”연화도 버럭했다. “그럼 증거를 내놔!”서린이 품에서 노리개를 꺼냈다.이겸의 얼굴이 굳었다.연화가 그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아는 물건이네.”“내 어머니 것이오.”“그럼 끝났네.”“끝난 게 아니오.”이겸이 서린에게 다가갔다. “그걸 어디서 났소.”서린이 눈을 피했다.“정혼할 때 받았소.”“누구에게.”대답이 없었다.이겸이 이를 악물었다. “누구한테 받았냐고.”서린의 입술이 떨렸다. “이상헌 어른께.”연화가 멈췄다.“당신 아버지?”이겸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아버지가 정혼을 정했다고?”서린이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이 돌아오면 혼인시키겠다고 했어요.”옥련이 비웃었다. “정혼자는 맞네. 사내만 몰랐을 뿐.”연화가 이겸을 노려봤다. “집안 꼴도 참 볼 만하다.”“내가 정한 일이 아니오.”“그래도 약속은 있었네.”“나는 들은 적 없소.”연화가 웃었다. “나는 내 혼인도 남들이 정해 놨더라. 당신까지 똑같네.”그 말에 이겸이 입을 다물었다.연화는 문고리의 붉은 실을 풀었다.“오늘은 나가.”“연화.”“싫어. 지금은 당신 얼굴도 보기 싫어.”서린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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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한연화. 나랑 혼인할래요?”백동의 말에 골목이 조용해졌다.연화는 내민 손을 내려다봤다. 이겸이 한 걸음 나왔다.“안 되오.”백동이 피식 웃었다. “누가 당신한테 물었소?”“연화한테 하는 청혼이 싫소.”연화가 홱 돌아봤다. “왜 당신이 싫어해?”“싫으니까.”“당신은 다른 여자 문을 몇 개나 넘었는데 내가 청혼 한 번 받는 건 안 돼?”옥련이 팔짱을 꼈다. “이제야 저놈도 제대로 미치네.”난실이 맞장구쳤다. “진작 저랬으면 우리가 이 꼴까지 왔겠냐.”이겸이 백동을 노려봤다. “서린 일부터 정리하시오.”서린이 울먹였다. “오라버니.”“너는 잠깐 입 다물어.”연화가 물었다. “아이 아버지는 정말 백동이오?”“그럴 가능성이 크오.”옥련이 욕을 뱉었다. “염병할, 또 가능성이야?”서린이 악을 썼다. “백동 오라버니 말고는 없었어요!”백동이 이를 악물었다. “그럼 왜 내 아이를 이겸 아이라고 했어?”“우리 집에서 정혼 깨지면 죽는다고 했으니까!”“그래서 남의 씨로 바꿔치기해?”서린이 울었다. “나도 무서웠다고!”연화가 한숨을 쉬었다. “둘 문제는 둘이 알아서 해.”그리고 백동을 봤다.“청혼은 생각해 볼게.”이겸의 얼굴이 굳었다.“연화.”“왜.”“그 사람을 좋아하오?”“아직 모르지.”“그런데 혼인을 생각해?”연화가 비웃었다. “나는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 방에 들어가 본 적은 없거든.”옥련이 웃음을 삼켰다. 난실은 고개를 돌렸다.이겸의 턱이 굳었다. “그 말 취소하시오.”“싫어. 찔려?”백동이 둘 사이로 끼어들었다. “내 청혼 앞에서 사랑싸움 할 거면 나는 가겠소.”연화가 백동의 소매를 잡았다.이겸의 눈빛이 바로 변했다.“가지 마시오.”백동이 멈췄다.연화는 이겸을 보면서 말했다. “오늘 저녁 내 집으로 와. 청혼 대답은 술 마시면서 하지.”“연화.”“왜.”이겸이 이를 악물었다. “오지 마시오.”백동이 비웃었다. “자꾸 왜 당신이 정해.”이겸은 연화만 봤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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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아이부터 확인하고 다시 해.”연화가 문을 닫자 백동은 한동안 그대로 서 있었다.서린이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 “오라버니.”“놔.”“내가 거짓말한 건 잘못했어요. 그래도 아이까지 거짓말은 아니에요.”백동이 돌아봤다. “그럼 내 애인지부터 확인하자.”옥련이 혀를 찼다. “이 동네는 애 아비 확인이 무슨 새벽 인사냐.”난실이 비웃었다. “네가 먼저 시작했잖아.”“닥쳐, 화덕 귀신아.”문 안에서는 연화가 이겸을 노려보고 있었다.“아까 한 말.”“서로 다른 문 안 넘는 약속?”“그래.”“할 거요?”연화가 팔짱을 꼈다. “당신부터.”이겸이 웃었다. “또 시험이오?”“시험 아니야. 이제 지겨워.”연화는 손을 내밀었다.“사흘 아니고.”“그럼.”“내가 풀겠다고 말하기 전까지.”“그대도?”“나도.”“백동이 다시 청혼해도?”연화가 쏘아봤다. “그 인간 얘기 왜 꺼내.”“대답은.”“안 가.”이겸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좋소.”연화가 손가락을 얽었다. “딴 여자 문 넘으면 진짜 끝이야.”“그대도 다른 사내 문 넘으면 끝이오.”“좋아.”그날 낮, 망월촌에는 이겸이 연화에게 묶였다는 소문이 퍼졌다.옥련이 제일 먼저 비웃었다. “묶이긴 개뿔. 사내 마음을 새끼줄로 묶냐?”난실이 대꾸했다. “배 아프면 네 문고리나 치워.”“왜 치워. 걸어는 볼 수 있지.”연화가 그 말을 듣고 주막으로 왔다.“뭐라고?”옥련이 붉은 댕기를 꺼냈다. “걸기만 한다고.”“미쳤어?”“왜. 이겸이 안 들어오면 되잖아.”연화가 이를 갈았다. “나 엿 먹이려고 그러지?”옥련이 웃었다. “응.”툭.붉은 댕기가 문고리에 걸렸다.연화의 눈이 뒤집혔다. “이 잡년이.”“약속했다며. 자신 없어?”연화가 댕기를 뜯으려 하자 옥련이 손목을 잡았다. “내 문에 손대지 마.”둘이 눈을 부라리는 사이 이겸이 골목으로 들어왔다.옥련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겸!”연화가 홱 돌아봤다.“대답하지 마.”이겸이 한숨을 쉬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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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네가 청혼받은 사내도 내 방 한번 넘었어.”연화가 백동을 봤다.“사실이오?”백동은 대답하지 못했다.연화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와. 이것도 똑같네.”서린이 백동의 팔을 잡았다. “오라버니, 옥련 언니 방에도 갔어요?”백동이 이를 악물었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아니야.”옥련이 코웃음을 쳤다. “사내들은 걸리면 죄다 그 소리더라.”“술만 마셨잖아.”“도윤도 처음엔 술만 마셨다더라.”연화가 손뼉을 쳤다. “아주 훌륭하다.”백동이 다가왔다. “연화, 내 말부터 들어 보시오.”“싫은데.”“당신에게 청혼하기 전 일이오.”“그래서?”“그때는 아무 사이도 아니었소.”“지금도 아무 사이 아니야.”백동의 얼굴이 굳었다.연화가 손을 내밀었다. “청혼 거둬.”“그 일 때문에?”“아니.”연화는 서린을 가리켰다.“아이 가진 여자 문제도 못 끝내고, 옥련이랑 무슨 사이였는지도 말 못 하는 사내랑 왜 혼인해?”옥련이 발끈했다. “야, 왜 내가 흠처럼 들어가?”“너랑 잔 게 흠이라는 게 아니라 숨긴 게 흠이라고, 이 화상아.”백동이 말했다. “숨기려던 게 아니오.”“그럼 왜 말 안 했는데.”“말해야 할 일인 줄 몰랐소.”연화가 웃었다. “그게 제일 싫어.”이겸이 연화를 봤다.“당신 웃지 마.”“안 웃었소.”“입꼬리 올라갔어.”“기분이 조금 나아졌을 뿐이오.”백동이 노려봤다. “재밌소?”“청혼 하나 줄어든 건 좋소.”연화가 이겸의 팔을 때렸다. “당신도 잘한 거 없어.”“알고 있소.”서린이 울음을 터뜨렸다. “다들 내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아요?”난실이 한숨을 쉬었다. “네가 아비를 두 번이나 바꿔 말해서 그렇지.”“백동 오라버니 아이 맞아요!”백동이 물었다. “그럼 왜 이겸 아이라고 했어.”“당신이 나 버릴까 봐!”“그래서 더 버리고 싶어졌어.”서린의 얼굴이 무너졌다.연화가 백동을 노려봤다. “그 말은 너무 갔어.”“거짓말한 건 저 여자요.”“그래도 아이까지 혼자 만든 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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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첫 번째 밤은 누구부터 할까?”옥련이 연화의 문턱을 넘자마자 연화가 이불을 낚아챘다.“나가.”“싫어.”“윤옥련.”“왜. 네가 문 열어 놨잖아.”난실까지 술병을 들고 들어왔다. “나도 들어간다.”“야!”초희가 뒤에서 머뭇거렸다. “언니, 나도…”“너까지 발 들이면 진짜 문짝 뽑아 버린다.”매향이 초희 등을 밀었다. “이미 셋 들어왔는데 하나 더 들어간다고 집 무너지겠니.”연화가 머리를 감쌌다. “이 미친것들이 단체로 약이라도 처먹었나.”옥련이 방 한가운데 이불을 펴며 말했다. “오늘 규칙 정하자.”“무슨 규칙.”“이겸이 누구 방 갈지 매일 싸우니까 순번을 만들자는 거지.”난실이 손가락을 꼽았다. “연화, 옥련, 나, 초희, 매향.”연화가 버럭했다. “왜 내가 그 명단에 들어가!”옥련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넌 여자 아니냐?”“그게 아니라 이겸을 무슨 장날 소처럼 돌려 쓰자는 소리 하지 말라고!”이겸이 문가에 기대 한숨을 쉬었다. “내가 할 말을 대신 해 줘서 고맙소.”연화가 쏘아봤다. “당신은 고마워하지 마. 당신 때문에 이 꼴이잖아.”“그건 인정하오.”옥련이 손뼉을 쳤다. “좋아. 그럼 본인 의견도 들어 보자. 이겸, 누구부터?”이겸의 얼굴이 굳었다. “순번 같은 거 없소.”옥련이 코웃음을 쳤다. “왜. 우리끼리 정하면 편하잖아.”“나는 물건이 아니오.”이겸은 방 안의 여자들을 차례로 봤다. “누구 방에 들어갈지는 내가 정하고, 그 문을 열지는 그 사람이 정하는 거요. 장부에 날짜 찍듯 정할 생각 없소.”“또 선택 타령?”“그래.”난실이 술잔을 내려놨다. “그럼 오늘은 누구냐.”“연화.”방 안이 조용해졌다.옥련이 바로 물었다. “내일은?”“모르오.”연화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가 곧 굳었다. “내일은 모른대.”초희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오늘은 언니잖아.”“너는 왜 좋아해.”“언니가 덜 무서우니까.”“이리 와. 한 대만 맞자.”초희가 매향 뒤로 숨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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