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과부촌의 밤도깨비: Chapter 21 - Chapter 30

141 Chapters

21화

“다음에 내가 다시 부르면 그때는 절대 안 보내.”매향의 말이 끝나자 연화가 이겸의 손목을 낚아챘다.“가.” “어디로.” “내 집.”매향이 헛웃음을 쳤다. “와, 사람을 아주 짐짝처럼 끌고 가네.”연화가 돌아봤다. “네가 보내줬잖아.”“오늘만 포기한 거야. 다음엔 네가 문 앞에서 울고 지랄해도 안 보내.”연화가 이를 악물었다. “씨발, 누가 울어.”“지금도 울 것 같은 얼굴이잖아.”연화가 달려들려 하자 이겸이 손목을 잡았다.“그만. 가자며.”연화는 매향을 노려본 뒤 이겸을 끌고 골목을 건넜다.문을 닫자마자 빗장을 두 번 걸었다.이겸이 물었다. “도망갈까 봐 두 번 걸었소?”“닥쳐.”“오늘은 내가 말만 해도 욕먹는군.”“당신 때문에 다 미쳐가잖아.”“그대도 포함이오?”연화가 홱 돌아섰다.“그래. 나도 미쳤어.”그녀가 이겸의 가슴을 밀었다.“근데 당신은 왜 자꾸 다른 여자한테 여지를 줘?”“문을 연 사람에게 거짓말하고 싶지 않으니까.”“그럼 나한테는?”“무슨 거짓말.”“나만 보고 싶다고 했잖아.”“지금도 보고 있소.”“오늘만?”이겸이 대답을 고르는 순간 연화의 얼굴이 굳었다.“봐. 또 그 표정.”“무슨 표정.”“내일은 모르겠다는 표정.”연화는 등을 돌렸다. “씨발. 내가 왜 이런 걸 물어보고 있지.”이겸이 다가왔지만 닿기 전에 멈췄다.“그대가 원하면 오늘 밤은 여기 있겠소.”“오늘 밤만?”“또 시작이군.”“그래, 또 시작이야.”연화가 돌아섰다.“나는 당신이 다른 여자 방에 들어가는 거 싫어. 매향이 아이 얘기하는 것도, 옥련이 네 허리끈 들고 설치는 것도, 난실이 문 열어놓고 기다리는 것도 다 좆같아.”이겸의 눈빛이 흔들렸다.“이제 속 시원해?”“조금.”“그럼 하나만 더 말해.”“뭘.”“나도 잡아.”연화의 숨이 멎었다.이겸은 손을 내밀었다.“쫓아냈다가 다시 부르지 말고.”연화가 그 손을 보다가 천천히 잡았다.“내일 후회하면?”“그건 내일 싸우시오.”그날 밤 연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6
Read more

22화

“밤을 보낸 여자는 다음 날 아침, 전부 말해.”연화의 말에 초희의 얼굴이 새빨개졌다.“언니, 진짜 미쳤어?”옥련이 웃었다. “이제 남의 밤까지 장부에 적게? 염병도 가지가지네.”난실도 혀를 찼다. “저년 질투가 사람 잡겠다.”연화가 쏘아봤다. “싫으면 규칙 깨.”초희가 붉은 댕기를 다시 걸었다.“안 깨.”“정말 들어오게 할 거야?”“언니가 정한 규칙이잖아.”초희는 이겸을 바라봤다.“들어올래?”이겸은 잠깐 연화를 봤다.연화가 소리쳤다. “왜 나를 봐. 가든 말든 네 마음대로 해.”옥련이 비웃었다. “저 말 믿으면 등신이지.”이겸은 초희에게 물었다. “정말 마음이 같은 것이오?”“오늘은 그래.”문이 열렸다.연화의 손이 움켜쥐어졌다.초희가 길을 냈다. “들어와.”이겸이 문턱을 넘었다.탁.문이 닫혔다.연화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난실이 물었다. “집에 안 가?”“갈 거야.”“그럼 가.”옥련이 웃었다. “남의 문 닫히면 발이 땅에 붙는 병이네.”“재수 없는 년.”연화는 돌아섰다.그런데 열 걸음도 못 가 멈췄다.초희 집 등잔이 꺼졌다.“망할 놈.”난실이 들으라는 듯 웃었다. “이번엔 사내 욕이네.”그날 밤 연화는 한숨도 못 잤다.새벽이 밝자 누구보다 먼저 우물가에 나갔다.옥련과 난실, 매향도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할 일 없어?”옥련이 받아쳤다. “네가 아침에 전부 말하라며. 구경하러 왔지.”잠시 뒤 초희의 문이 열렸다.이겸이 먼저 나왔다.연화는 그의 옷깃부터 봤다가 시선을 돌렸다.뒤이어 나온 초희는 얼굴이 유난히 붉었다.옥련이 손뼉을 쳤다. “자, 보고 시간.”초희가 질색했다. “진짜 해야 해?”연화가 팔짱을 꼈다. “네가 안 깬다며.”초희가 연화를 봤다. “좋아.”“어디까지 갔어?”“같이 누웠어.”연화의 시선이 초희의 목깃으로 내려갔다.초희가 바로 알아차리고 옷깃을 여몄다. “왜. 흔적이라도 찾게?”“누가 그런 걸 봐.”“보고 있잖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Read more

23화

“사흘 동안 저 인간한테 댕기 거는 년은 나랑 원수야.”연화의 말이 끝나자 골목이 잠잠해졌다.옥련이 가장 먼저 웃었다. “좋아.”그녀는 주막 문고리에 붉은 댕기를 걸었다.툭.“원수 하자.”연화의 얼굴이 굳었다. “너 지금 장난해?”“누가 네 허락 받고 사내 불러야 해?”난실도 헛웃음을 쳤다. “한연화, 네가 아주 마을 법까지 만들겠다.”“너도 걸어 봐.”“왜 못 걸어?”난실이 대장간으로 들어가 붉은 댕기를 들고 나왔다.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았다.두 번째 댕기가 걸렸다.매향도 약초방 앞에 섰다. “나는 사흘 기다릴 이유 없소.”세 번째였다.연화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아주 단체로 돌았네.”옥련이 받아쳤다. “돌게 만든 놈은 저기 있고, 제일 먼저 돈 년은 너야.”“입 찢어 버릴까?”“해 봐. 대신 그동안 이겸은 내가 데려간다.”연화가 달려들려 하자 이겸이 앞을 막았다.“그만.”“비켜.”“오늘은 그대 방으로 가겠소.”연화가 멈췄다.옥련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아주 잘도 정하네.”이겸은 옥련을 봤다. “그대가 불러도 오늘은 가지 않겠소.”난실이 물었다. “내일은?”“내일 일은 내일 정하오.”연화가 바로 쏘아붙였다. “또 저 지랄.”이겸이 돌아봤다. “뭐가.”“오늘은 내 방, 내일은 누군지 모른다. 그 말 좀 그만해.”“그대가 사흘을 정했다고 내 마음까지 사흘짜리 계약이 되진 않소.”“계약 같은 소리 하네.”옥련이 끼어들었다. “맞는 말이야. 네가 사내 하나 품었다고 우리 문고리까지 잡고 흔들 권리는 없어.”연화가 옥련을 노려봤다. “그럼 넌 남의 남자 탐내는 게 권리냐?”“또 내 남자래.”난실이 혀를 찼다. “저 말도 이제 지겹다.”연화가 이겸을 홱 잡아당겼다. “좋아. 그럼 본인한테 묻자.”그녀는 이겸을 똑바로 봤다. “내 남자 아니야?”골목이 조용해졌다.이겸은 잠시 연화를 바라보다 대답했다. “그대가 나를 원한다는 건 알겠소.”“그거 말고.”“나도 그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Read more

24화

“네 남자가 내 아이 아버지 되는 거.”옥련의 말이 끝나자 연화가 빗장을 확 열었다.“들어와.”옥련이 눈썹을 올렸다. “왜. 때리게?”“매향한테 확인받자며. 지금 가.”“한밤중인데?”“내 잠 깨워 놓고 너는 아침까지 기다리겠다고?”옥련이 헛웃음을 쳤다. “성질머리 봐. 애 밴 건 난데 네가 더 급하네.”연화가 쏘아붙였다. “닥치고 걸어.”이겸이 뒤따라 나오자 연화가 돌아섰다.“당신도 와.”“왜.”“왜긴 왜야. 네 애일 수도 있다며.”옥련이 피식 웃었다. “벌써 네 애, 내 애 나누네. 미치겠다.”“한마디만 더 하면 머리채 잡고 끌고 간다.”“잡아 봐. 애 밴 여자 패는 미친년 소리까지 듣고 싶으면.”“아직 애 밴 건지도 모르잖아!”골목 불이 하나둘 켜졌다.난실이 대장간 문을 열었다. “이번엔 또 뭔 난리야?”초희도 창호를 열었다.옥련이 배에 손을 얹었다. “나 애 밴 것 같대.”난실이 이겸을 보며 욕을 뱉었다. “염병할. 이제는 씨까지 뿌리고 다니냐?”이겸의 표정이 굳었다. “확인도 안 된 일이오.”연화가 쏘아붙였다. “확인되면?”“그때 생각하겠소.”“그때 뭘 생각해!”“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져야지.”연화의 얼굴이 얼어붙었다.옥련이 입꼬리를 올렸다. “들었지?”연화가 이겸을 노려봤다. “책임? 옥련이랑 살겠다고?”“그런 말 안 했소.”“애 생기면 여자까지 딸려 오는 거 아니야?”옥련이 버럭했다. “누가 너한테 딸려 와, 이 독한 년아!”“그럼 애만 낳아서 넘길 거야?”“내 애를 왜 넘겨!”둘이 달려들기 직전 난실이 가운데를 막았다. “아, 이 화상들아! 애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라고!”그때 약초방 문이 열렸다.매향이 잠옷 위에 겉옷만 걸친 채 나왔다. “다 들렸소. 들어오시오.”방 안에 여자 넷과 이겸이 몰려들었다.매향은 옥련의 맥을 짚고 몇 가지를 물었다.“마지막 달거리는 언제였소?”옥련이 날짜를 말하자 매향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연화가 바로 물었다. “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Read more

25화

“내 핏줄이라면 낳아라.”옥련의 얼굴이 새하얘졌다.연화는 사내를 노려봤다. “도윤 맞아?”사내가 비에 젖은 갓을 벗었다.“그래.”연화의 숨이 멎었다.“한도윤은 맞아.”옥련이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난실이 욕을 삼켰고 초희는 입을 틀어막았다.연화가 사내 앞으로 다가갔다.짝.손바닥이 뺨을 갈겼다.“이 개자식아.”도윤의 고개가 돌아갔다.“살아 있었어?”연화가 다시 뺨을 때렸다.“내가 네 제사상을 몇 번 차렸는지 알아?”세 번째 손이 올라가기 전에 도윤이 손목을 잡았다.“그만.”“놔.”“연화.”“내 이름 부르지 마, 망할 놈아!”이겸이 도윤의 손을 떼어냈다.“싫다잖소.”도윤의 시선이 이겸에게 향했다.“네가 그놈이군.”연화가 굳었다. “무슨 소리야.”도윤이 웃었다.“망월촌에 사내 하나 들어와 과부들 문을 돌아다닌다기에 궁금했지.”옥련이 악을 썼다. “그럼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뭘.”“내가 연화랑 아는 사이인 것도!”도윤은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에 옥련이 달려들었다.“이 썩을 놈아!”옥련의 손톱이 도윤의 뺨을 긁었다.“네가 누구인지 알았으면 내가 널 방에 들였겠어?”연화가 옥련을 돌아봤다. “그래서 정말 잤어?”옥련이 입을 다물었다.“대답해.”“그래.”연화의 얼굴이 굳었다.옥련도 울컥했다. “몰랐다고 했잖아!”연화가 웃었다. “미치겠네.”도윤이 끼어들었다. “그 여자는 잘못 없어.”연화가 도윤의 멱살을 잡았다.“네가 감싸?”“속인 건 나니까.”“왜.”“네가 어떻게 사는지 보고 싶었어.”연화의 손이 멎었다.“그래서 내 친구 방에 처들어가 같이 밤을 보내?”“친구였나?”짝.이번에는 옥련이 때렸다.“주둥이 닥쳐, 이 잡놈아.”난실이 중얼거렸다. “이 동네 남자들은 정상인 놈이 없네.”이겸이 도윤을 봤다. “왜 죽은 사람 행세를 했소.”“살아 있으면 연화까지 위험했으니까.”연화가 웃음을 터뜨렸다.“또 그 지랄이네.”“연화.”“나를 위해서 숨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Read more

26화

“내 남편이라는 새끼가 또 네 방에 들어가면 이번엔 둘 다 가만 안 둘 거니까.”연화의 말에 옥련이 눈을 부릅떴다.“왜 또 내 방이야! 내 방이 무슨 개나 소나 처들어오는 곳이야?”도윤이 피식 웃었다. “어제는 잘만 열어 주더니.”짝.이번엔 옥련의 손이 날아갔다.“입 닥쳐, 이 잡놈아. 네가 누군지 알았으면 문턱도 못 밟게 했어.”도윤이 뺨을 만지며 연화를 봤다. “봤지? 이런 여자랑 나를 엮을 셈이야?”연화가 헛웃음을 쳤다. “네가 들어갔잖아.”“몰랐으니까.”“나도 네가 살아 있는 줄 몰랐어.”도윤의 얼굴이 굳었다.연화는 붉은 실을 문고리에 걸고 이겸을 향해 턱짓했다.“들어와.”도윤이 길을 막았다.“안 돼.”연화가 눈을 가늘게 떴다. “뭐가.”“넌 아직 내 아내야.”“그래서?”“남편 살아 있는데 다른 사내를 방에 들이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연화가 웃었다. “죽은 척하고 다른 여자 방에서 밤 보낸 놈이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난실이 킥킥 웃었다. “그건 맞네.”도윤이 난실을 노려봤다. “남의 집안일에 끼지 마시오.”난실이 코웃음을 쳤다. “망월촌 한복판에서 지랄하면서 남의 집안일 타령은 무슨.”옥련도 팔짱을 꼈다. “그리고 네가 먼저 내 방에 기어들었으니 난 이미 집안일에 끼었어.”“옥련.”“왜. 또 내 핏줄이면 낳으라며? 아주 정실도 챙기고 씨앗도 챙기고, 염병할 양반 났네.”도윤의 턱이 굳었다.연화가 이겸에게 말했다. “왜 서 있어.”“그대 남편이 막고 있소.”“남편 아니야.”“혼인은 끝나지 않았다니까!”도윤이 소리쳤다.연화가 그를 똑바로 봤다. “내가 끝냈어.”“네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야.”“내 몸은 내 마음대로 돼.”골목이 조용해졌다.연화가 이겸의 손을 잡았다.“오늘 이 사람이 내 방에 들어와.”“한연화.”“왜.”“문 넘기면 가만 안 둔다.”연화가 문을 더 활짝 열었다. “누굴.”“둘 다.”이겸이 도윤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그대가 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Read more

27화

“네가 내 남편 데려가면, 나는 이겸 데리고 사흘 동안 문 안 열어.”연화의 말에 옥련이 눈을 가늘게 떴다.“사흘?”“왜. 겁나?”옥련이 도윤의 팔짱을 더 세게 꼈다. “아니. 그동안 네 남편은 내가 잘 데리고 놀지.”도윤이 팔을 빼려 하자 옥련이 비웃었다.“뭐야, 아까는 술만 마신다더니 벌써 정실 눈치 봐?”연화가 코웃음을 쳤다. “가져. 저런 인간 필요 없어.”도윤이 연화를 노려봤다. “말 함부로 하지 마.”“죽은 척한 놈한테 예의까지 차려야 해?”“널 지키려고—”“또 그 개소리 하면 진짜 돌로 찍어 버린다.”난실이 옆에서 혀를 찼다. “둘이 부부 맞네. 만나자마자 죽이네 살리네.”옥련이 웃었다. “그래서 더 재밌어.”연화는 이겸의 손목을 잡았다. “들어가.”이겸이 묻자 연화가 눈을 흘겼다. “또 왜.”“정말 사흘 동안 아무도 안 볼 거요?”“당신이 보고 싶으면?”“그대가 정할 일은 아니지.”연화의 얼굴이 바로 굳었다.“아, 염병. 또 그 소리.”“그대가 나를 가둔다고 마음까지 묶이는 건 아니오.”“가둔다고 누가 그래? 나랑 있고 싶으면 있으라는 거지.”“그럼 내가 나가고 싶으면?”연화는 한참 이겸을 노려보다 대문을 열었다.“첫날부터 그딴 소리 할 거면 꺼져.”이겸이 정말 돌아섰다.연화가 다급히 옷깃을 잡았다. “야.”옥련이 웃음을 터뜨렸다. “미친년. 또 시작이네.”연화가 이를 갈았다. “너는 네 남편이나 챙겨.”“누구 남편?”옥련이 도윤에게 기대며 일부러 물었다. “이 사람?”연화의 눈빛이 번뜩였다.도윤이 옥련을 밀어냈다. “그만해.”옥련이 발끈했다. “왜? 네 아내 앞에서는 순정남 흉내 내게?”“넌 아무것도 몰라.”“몰라서 네 방에 들였고, 몰라서 같이 밤도 보냈다. 됐냐?”짝.도윤의 손이 올라가려는 순간 연화가 먼저 그의 손목을 쳐냈다.“여자 때리면 손목 부러뜨릴 거야.”도윤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나한테 화났으면서 왜 쟤를 감싸?”“네가 더 꼴 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Read more

28화

“오늘 누구 문을 넘든, 내일은 내가 네 앞에서 다른 사내 문을 열 거야.”연화의 말에 이겸의 얼굴이 굳었다.초희가 문고리를 잡은 채 멈췄고, 옥련은 도윤의 팔을 끼고 웃었다.“야, 그건 좀 재밌네.”이겸이 연화를 봤다. “무슨 뜻이오.”“들은 그대로야.”“누구 문을 열겠다는 거요.”“왜. 이제 궁금해?”“장난하지 마시오.”연화가 헛웃음을 쳤다. “당신은 여자 셋, 넷 문을 돌아다니면서 나는 장난도 못 해?”“그대가 원해서 한 말이 아니잖소.”“맞아.”연화가 눈물을 닦았다.“열받아서 하는 말이야. 질투나서. 당신 엿 먹으라고.”옥련이 박수를 쳤다. “드디어 솔직하네, 이 독한 년.”연화가 돌아봤다. “넌 네 옆에 붙은 죽다 살아온 잡놈이나 챙겨.”도윤의 턱이 굳었다. “말 조심해.”“싫은데? 사흘 동안 옥련 방 들락거린 놈한테 무슨 예의를 차려.”도윤이 나서자 이겸이 막았다.“연화한테 손대지 마시오.”도윤이 비웃었다. “네가 뭔데.”“싫다는 사람 억지로 잡진 않소.”“개수작 부리지 마. 남의 아내 품은 놈이.”연화가 쏘아붙였다. “남의 아내 소리 좀 작작해, 염병할 놈아.”그 순간 마을 어귀에서 사내 목소리가 들렸다.“아침부터 살벌하네.”사냥꾼 백동이었다. 어깨에는 젖은 활과 꿩 두 마리가 걸려 있었다.난실이 눈썹을 올렸다. “백동, 언제 왔어?”“방금.”백동의 시선이 연화에게 멎었다.“과부 하나 두고 사내 둘이 왜 눈깔을 뒤집고 있소?”연화가 바로 말했다. “잘 왔네.”이겸이 돌아봤다.연화는 백동 앞으로 갔다.“오늘 밤 한가하오?”백동이 웃었다. “왜.”“술 한잔하자고.”옥련이 웃음을 터뜨렸다. “와, 이년 진짜 하네.”이겸의 목소리가 굳었다. “연화.”“왜.”“그만하시오.”“싫어.”연화는 일부러 백동의 팔을 잡았다.“오늘 밤 내 집으로 오시오.”골목이 조용해졌다.백동조차 당황했다. “진심이오?”“내가 농담하는 얼굴로 보여?”초희가 얼굴을 붉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Read more

29화

“겁나면 둘 다 꺼져.”연화가 문을 활짝 열었다.백동이 먼저 웃었다. “나야 겁날 것 없소.”이겸은 움직이지 않았다.연화가 비웃었다. “왜. 다른 여자 문은 잘도 넘더니 남자 하나 있다고 못 들어오겠어?”“그대가 일부러 이러는 게 싫소.”“나도 당신이 일부러 여자들 문 넘는 거 싫었어.”백동이 혀를 찼다. “둘이 싸우는 데 내가 장작이네.”“싫으면 가시오.”연화가 말하자 백동은 오히려 문턱을 넘었다.“싫진 않소.”이겸의 눈빛이 싸늘해졌다.“백동.”“왜.”“연화 화풀이에 끼어들 생각이면 지금 나가시오.”백동이 코웃음을 쳤다. “내가 누구 허락 받고 여자 만나오?”연화가 바로 끼어들었다. “맞아. 내 문이야.”그리고 이겸을 봤다.“들어올 거면 들어오고, 아니면 초희한테 가.”이겸이 결국 문턱을 넘었다.탁.연화가 문을 닫자 방 안 공기가 확 달라졌다.백동은 벽에 기대 앉았고 이겸은 문 가까이에 섰다.연화가 술병을 꺼냈다.“둘 다 마셔.”이겸이 물었다. “이게 하고 싶었던 일이오?”“그래.”“나 질투시키려고?”“이제야 알아듣네.”이겸의 시선이 백동 손에 꽂혔다.“연화한테 손대지 마시오.”연화가 잔을 내려쳤다.“야.”이겸이 돌아봤다.“내가 무슨 네 물건이야?”“그런 뜻 아니오.”“그럼 왜 저 사람한테 명령해?”백동이 일부러 연화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이 정도는 괜찮소?”연화는 이겸을 보면서 대답했다. “더 가까이 와도 돼.”이겸의 턱이 굳었다.백동이 웃었다. “이거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가 있네.”“누구 말이오.”“둘 다.”연화가 잔을 비웠다.“오늘은 내가 고를 거야.”이겸이 물었다. “누구를.”“아직 몰라.”“거짓말.”연화의 손이 멈췄다.“뭐가.”“처음부터 내가 화내길 기다렸잖소.”“그래서?”이겸이 한 걸음 다가왔다.“지금 화났소.”연화의 숨이 잠깐 걸렸다.이겸이 백동을 돌아봤다. “그대는 빠지시오.”“싫다면?”“그럼 내가 나가겠소.”연화가 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Read more

30화

“그리고 도윤이 방금 그 문 안으로 들어갔어.”난실의 말이 끝나자 연화가 그대로 초희 집으로 뛰었다.“한연화!”이겸이 뒤따랐지만 연화는 멈추지 않았다.초희 문고리에는 붉은 댕기가 걸려 있었다.연화가 문을 두드렸다.쾅쾅쾅.“문 열어.”대답이 없었다.“초희야, 좋은 말로 할 때 열어.”안에서 도윤의 목소리가 들렸다.“돌아가.”연화의 눈이 뒤집혔다.“이 개자식이 진짜.”문을 걷어차려는 순간 이겸이 연화의 허리를 붙잡아 세웠다.“놔.”“문은 초희 것이오.”“내 남편이라는 놈이 안에 있어.”“그래도 초희가 열어야 들어갈 수 있소.”연화가 이를 악물었다.“초희!”잠시 뒤 빗장이 움직였다.문이 손바닥 하나만큼 열렸다.초희가 서 있었다.“언니, 왜 왔어.”연화가 헛웃음을 쳤다.“왜 왔냐고?”“응.”“내 죽은 남편이 네 방에 처들어갔는데 내가 왜 왔냐고 묻는 거야?”초희의 얼굴이 굳었다.“도윤 오라버니는 언니 남편이기 전에 자기 사람이야.”“뭐?”“언니 마음대로 끌고 갈 물건 아니라고.”연화가 문을 밀려 하자 초희가 버텼다.“들어오지 마.”“비켜.”“싫어.”연화가 웃었다.“와, 너 진짜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그때 도윤이 초희 뒤에 나타났다.“그만해.”연화가 그를 보자마자 손가락질했다.“너는 닥쳐. 죽은 척하고 옥련 방 기어들어가더니 이번엔 초희야? 아주 동네 과부들 순회라도 하냐?”도윤의 얼굴이 굳었다.“초희는 그런 관계 아니야.”옥련이 뒤늦게 달려와 비웃었다.“나한테도 처음엔 술만 마신다 했지.”난실이 팔짱을 꼈다.“오늘은 무슨 핑계인데.”도윤이 짜증스럽게 말했다.“초희가 알고 있는 게 있어서 온 거야.”연화가 바로 물었다.“뭘 알아.”초희가 입을 다물었다.“쪽지에 썼잖아. 네가 안다는 그 여자.”초희의 눈빛이 흔들렸다.“말해.”“언니가 들으면 후회해.”“내 인생이 지금 후회할 게 남아 보이니?”연화가 문턱 앞까지 다가갔다.“말하라고.”초희가 숨을 삼켰다.“도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Read more
PREV
123456
...
15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