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회귀한 루나를 사랑하다 : Chapter 41 - Chapter 50

50 Chapters

현재트리스탄 그 기억이 떠오르자 나는 힘겹게 침을 삼켰다. 하지만 지금 그녀와 마주하고 있는 이 순간에는, 그 기억조차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날 밤 그녀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무엇을 기억하는지, 혹은 알리스터가 그녀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줬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다음 날 그녀가 내 집무실을 찾아왔을 때, 죄책감이 가슴을 짓눌렀다. 나는 스스로 다짐했던 대로 그녀를 밀어냈다. 더는 접점이 생기지 않도록 선을 그었다. 애초에 그녀가 이곳을 떠난 데는 이유가 있었으니까. 내 존재와 내가 안겨 준 문제들을 뒤로한 채 살아가는 편이 그녀는 훨씬 행복할 거라고 믿었다. 그날 집무실 문이 쾅 하고 닫히던 순간에도 나는 스스로를 납득시키려는 듯 그 생각을 되뇌었지만, 이미 후회는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뒤였다. 그리고 지금… 커다란 사슴 같은 그녀의 눈동자가 내 눈을 꿰뚫었다. 나는 꽤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다시 한번 침을 삼켰다. 머릿속은 복잡하게 얽혀 갔다. 하지만 진실 말고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두려웠어.” 마침내 나는 인정했다. 고작 세 마디였지만, 그녀의 예쁜 미간이 의아함으로 살짝 구겨졌다. “뭐가 두려웠는데?” 그녀가 물었다. “너와 가까워질수록 네가 또다시 다칠까 봐. 그리고… 결국 나를 미워하게 될까 봐.”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자 가슴 한편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 모든 일이 있기 전의 넌 행복하게 살고 있었잖아. 그래서 자꾸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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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

앨린그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푸른빛으로 물든 방 안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언제나 나를 비웃듯이. 가슴속에서 씁쓸함이 차올랐다. 나는 며칠째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버거웠다. 예전에는 모두가 미소를 지으며 내 말에 귀를 기울였다. 모두가 나를 지지해 주었다. 그런데 이제 나는 따돌림받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견딜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건 그 여자 때문이었다. 복도 너머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방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조금 전 그들은 내 방문 앞에 와서 모든 걸 해결하겠다고, 트리스탄과 이야기해 보겠다고 나를 안심시켰다. 이제 돌아왔으니 분명 좋은 소식을 가져왔을 것이다. 밤이었으니 분명 내가 자고 있다고 생각했겠지. 잘됐다. 나는 문에 몸을 기댄 채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기다렸다. 처음에는 조용했다. 너무나도 조용했다.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었다. “앨린은 실수한 거야. 그건… 분명 실수였을 거야.” 희망이 가슴을 채웠다. 착하고 다정한 우리 부모님. 그들은 언제나 내게 잘해 주었다. 너무나도 다루기 쉬웠다. 언제나 내 편에 서 주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직도 그들은 내 편이었다. 내가 가서 다시 몇 방울만 더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하면, 분명 내가 트리스탄과 이야기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그러면 그는 내 말을 이해하게 될 테니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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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

발레리 “그러더니… 그러더니 그중 한 명이 수영장에 빠져 버린 거예요.” 소피아가 내게 기대며 킥킥 웃었고,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끔찍했겠네.” 내가 말하자 그녀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끔찍했죠.” 그녀는 그렇게 말하더니 다시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멀리 나가지 않았다. 뒤뜰 정원에서 몇 분 동안 쉬며 시간을 보냈고, 소피아는 내 곁을 지키며 팩 하우스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들과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우스운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녀는 두 명의 남동생을 둔 누나였다. 아직 늑대 본능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어설픈 시기라 사고도 치곤 했지만, 골칫거리라기보다는 웃음을 안겨 주는 아이들이었다. 뒤로 멀어지는 푸른 정원을 바라보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새 또 한 주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하지만 첫 번째 주와는 달랐다. 이번에는 평온했다. “무슨 일 있으세요, 루… 아가씨?” 나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소피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나와 관련된 일이라면 아주 사소한 변화조차 모두를 긴장시키는 듯했다. 이전에는 이렇게까지 많은 관심을 받아 본 적도 없었고, 바라지도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그들이 이러는 이유는 죄책감이나 뒤늦은 의무감 때문만이 아니었다. 진심 어린 애정이었다. 그 사실은 어느새 내 안에도 스며들어, 가슴속에 따뜻함을 조금씩 얽어 놓고 있었다. “아니.” 나는 그녀를 안심시키려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그냥 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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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발레리 “좋네. 다들 모였네.” 아린이 거의 실성한 듯한 목소리로 키득거렸다. “구경하러 왔다면 제대로 보여 줄게.” 속이 텅 빈 듯한 공허감이 더욱 깊어졌다. 그녀는 정말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게… 그 무엇보다도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다른 한 손으로 겨누고 있는 총구는 그녀가 몸을 흔들고 있는데도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아린!” 사람들의 웅성거림 사이로 트리스탄의 외침이 들렸다. 미처 생각할 틈도 없이 그녀가 한 걸음 다가왔고, 차가운 총구가 내 눈앞 몇 센티미터까지 들이밀어졌다. “누구든 한 발짝이라도 더 다가오면 바로 쏠 거야.” 아린이 선언하듯 말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모두가 그대로 멈춰 섰고, 입구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누구 하나 움직이지 못했다. “아린, 당장 그만둬! 도대체 너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아버지의 호통이 울려 퍼졌다. “아빠. 엄마.” 아린이 웃었다. “두 사람은 언제나 내 편이었잖아.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의심도 안 했고. 정말 끝내주는 바보들이었어.” 그녀가 비웃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귀를 울리는 혈류 소리 사이로 부모님이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린 것만 같았다. “내가 발레리에 대해 거짓말할 때마다 한 번도 눈치채지 못했지. 언제나 내 말만 믿고, 발레리 말은 무시했잖아…. 그런데 결국엔 끝까지 내 편이 되어 주지도 못했네.” 아린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거리를 조금 벌렸지만, 총구만은 여전히 정확히 나를 향한 채 군중을 바라봤다. “다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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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발레리 나는 눈을 감고 다가올 충격과 고통을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이게 내 마지막이 되는 걸까? 역사는 또다시 반복되는 걸까? 그토록 모든 것을 피해 왔는데도 결국 이런 결말을 맞이하다니. 모든 것이 달라졌으면서도, 결국은 똑같았다. 어쩌면 그녀를 그렇게 몰아붙이지 말았어야 했다. 조금 더 부드럽게 대했어야 했다. 목숨만은 살려 달라고 애원했어야 했다. 다른 무엇 때문이 아니라, 적어도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아마 똑같았을 것이다. 그녀에게서 모든 진실을 들은 뒤였으니까. 이번에는 훨씬 더 직접적으로 내 죽음을 내가 불러들였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했다. 죄책감과 수치심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미안해.’ 나는 마음속으로 아이에게 속삭였다. 어쩌면 나는 이런 결말을 받아 마땅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아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죽을 것이고, 이 아이도 함께 죽게 될 것이다. 달의 여신께 또 한 번의 기회를 빌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 이번 삶은 이미 내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선물이었다. 이번에도 수많은 후회를 남기게 되더라도, 이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비명이 귓가를 파고드는 동안에도 시간은 끝없이 흘러가는 듯했다. 곧 살을 태우는 듯한 뜨거운 고통이 밀려오고, 이내 모든 감각이 마비될 것이다. 결국 그렇게 되리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몇 초를 세어 보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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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트리스탄 내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어떻게 제시간에 도착했는지는 나조차 알지 못했다. 방아쇠가 당겨지는 순간을 본 직후, 모든 것이 흐릿해졌다. 그리고 총성이 울렸고, 이어서… 고통이 밀려왔다. 마치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몸속에 박힌 총알은 분명 느껴졌지만, 동시에 모든 감각이 완전히 무뎌져 있었다. 그러다 발레리의 손과 드레스 위로 번져 가는 붉은 핏자국을 본 순간에야 비로소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발레리.’ 그녀만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눈물로 가득 찬 그녀의 눈과 충격에 얼어붙은 표정을 마주하자 가슴이 미어졌다.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처음으로 희망을 품었는데 결국 이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또다시 총성이 울렸고, 또다시 발레리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내가 그녀의 입장이 되어 있었다. 데자뷔라 부르든, 업보라 부르든, 아니면 세상의 뒤틀린 장난이라 부르든 상관없었다. 지금 이 순간에는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다시 그 상황이 온다 해도 나는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예전에 그녀가 내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는 내가 그녀를 살리다 죽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어둠이 서서히 밀려오자 나는 필사적으로 입을 열려 했다. 그녀를 보는 것이 마지막이라면 반드시 전해야 했다… 내가 사— 하지만 내가 했던 모든 일이 그랬듯, 이번에도 너무 늦었다. 어둠이 모든 것을 삼켜 버렸고, 나는 무게를 잃은 듯 허공에 떠올랐다. 모든 감각과 자아를 잃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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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트리스탄 그날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앨린은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갔고, 나는 그녀를 거의 마주치지 않았다. 가끔 마주쳐도 그녀를 바라볼 수가 없었다. 나를 이용하려 했던, 술에 취한 내 몸을 탐하려 했던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기 때문이다. 그 후 며칠 동안 그녀는 점점 더 불안정해졌다. 수시로 연기를 하며 피해자인 척 행동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랐다. 이제는 그것이 너무도 선명하게 보였다. 끝없는 피해의식. 내가 알고 있던 그녀의 모습은 산산이 깨져 있었고, 머릿속에는 한 가지 의문만 맴돌았다. 왜? 나는 그녀를 외면했다. 그저 거리를 두었다. 죄책감과 자기혐오에 짓눌려 그녀의 행동에 일일이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순진한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애써 넘기려 했다. 분명 그날의 일은 한 번의 실수일 뿐이고, 언젠가는 잊힐 거라고. 적어도 어느 날 밤, 한밤중에 눈을 떠 알몸의 그녀가 내 위에 올라타 있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그렇게 믿었다. 불길한 기분에 눈을 떴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실루엣을 확인한 순간에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았다. 앨린이 무엇을 하려는지. 몸을 움직이려던 나는 그녀가 적막 속에서도 또렷이 들리는 목소리로 혼잣말을 시작하자 멈춰 섰다. 이것만이 나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제야 모든 것이 완벽해질 거라고. 발레리에게 이것마저 빼앗길 수는 없다고. 그리고 발레리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모두를, 심지어 나까지도 발레리에게 등을 돌리게 만들기 위해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를.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내 피가 차갑게 식어 갔다. 나는 충격과 믿을 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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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트리스탄 눈부신 빛이 눈을 파고들자 희미하게 신음이 새어 나왔다. 둔한 통증이 감각을 무디게 만들었지만, 밝기에 익숙해지자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병원이었다. 앨린의 협박, 발레리, 그리고 총성이 뒤섞인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의식을 잃은 뒤에 있었던 일들까지도... 몸을 일으키려다 묵직한 감각에 멈칫했다. 침대 옆으로 시선을 돌리자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저 머리카락만큼은 어디서든 알아볼 수 있었다. 발레리. 그녀는 잠들어 있었다. 침대의 빈 공간 위에 두 팔을 포개 베개 삼아 얼굴을 기댄 채였다. 푸른 침대 위로 백금빛 금발이 물결처럼 흘러내렸다. 눈가는 붉게 부어 있었고, 이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볼을 따라 말라붙은 눈물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트리스탄! 안 돼! 정신 차려!” 그 절박한 외침이 아직도 귓가를 맴돌았다. 목이 꽉 메어 왔다. 이제는 모든 것이 기억났다. 그녀가 죽은 뒤 이어졌던 전생의 기억들까지도. 가슴을 짓누르는 무게는 더욱 커졌다. 그때도 그랬다. 너무 늦어서야 모든 것을 깨닫고, 비참함과 죄책감, 후회와 이루지 못한 사랑에 갇힌 채 생을 마감했다. 진실은 고통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해방감을 안겨 주었다. 결국 모든 길의 끝에는 그녀가 있었다. 그때의 나는 너무 눈이 멀어 그것을 보지 못했을 뿐이다. 무엇보다 나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품었던 소원이었다. 그 소원 때문에 내가 이 시간으로 돌아온 걸까? 모든 것을 바로잡으라고? 애초에 내가 그런 기회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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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발레리 방 한구석에 앉아 나는 제라드 박사가 트리스탄의 상태를 살피며 차분히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의 벅찬 감정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지만, 나는 결국 그를 위해 팩의 주치의를 불러오고 말았다. 나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바닥으로 시선을 내렸다. 너무 오래 바라보고 있었다. 몇 분씩 그의 얼굴선을 따라 눈길을 머무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친 일이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그건 증거였으니까. 그가 살아 있다는 증거. 내 곁에 있다는 증거. 그리고 조금 전의 모든 일이 현실이었다는 증거. 그는 나를 사랑했다. 그 사실이 천천히 내 안에 자리 잡았다. 몇 주 동안 이어졌던 그 애매한 경계가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기분이었다. 나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피투성이가 된 채 창백하게 쓰러져 나를 위해 목숨까지 내던진 그의 모습을 보는 순간, 모든 것이 선명해졌다. 그 마음은 그를 기다리는 내내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병실에서 홀로 그의 유일한 보호자로 남아 몇 번이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나는 오직 한 가지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는 죽으면 안 된다. 내 마음을 전하기도 전에 그를 잃을 수는 없었다. 더 이상 내 감정을 외면할 수도 없었다. 나는 그를 사랑했다. 예전처럼 모든 것을 안다고 믿으면서도 아무것도 몰랐던 그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는 진정한 그를 알게 된 지금의 트리스탄을 사랑했다. 그의 결점과 실수까지도 모두 품은 채. 나는 그의 결점을 알면서도 그를 사랑했다. 그는 자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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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발레리 '뭐?' 너무도 뜻밖의 말에 온몸이 싸늘하게 굳었다. 그가 어떤 말을 하든 상상은 했지만, 이건 가장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다. “트리스탄, 그럴 순 없어….” “정당하고 합법적인 판결이야.” 그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루나를 살해하려 한 죄의 대가는 사형이다.” “난 더 이상 루나가 아니야.” 나는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끼며 반박했다. 그는 잠시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전 루나라고 해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알파까지 공격했어.” 가슴 한쪽이 조여 왔다.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평생의 대부분을 그녀를 지키며 살아온 사람이었다. 이제는 모든 인연을 끊었고, 더 이상 그녀를 평범한 팩원 이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해도, 트리스탄은 원래 잔인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그런 결정을 내리다니. '앨린을… 죽인다고?' “트리스탄….” “발레리.” 그가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의 잿빛 눈동자를 마주한 순간, 나는 숨을 삼켰다. 내가 알지 못하는 기억의 그림자가 그 눈동자 속에 짙게 드리워져 있었고, 그 모습은 내 가슴을 저미게 만들었다. “난 이제 모든 걸 알아.” 그가 낮게 내뱉었다. “그 아이 마음속 악의는 너무 깊어. 그런 사람을 이 팩에 그대로 둘 수는 없어. 그렇다고 추방해서 밖으로 내보내 또 다른 위험을 만들게 둘 수도 없고.” 어느새 그의 손이 내 손을 감싸 쥐고 있었다. 부드럽게 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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