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스탄 내 서재의 희미한 불빛 아래, 손에 든 위스키 잔은 호박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매번 나는 그녀 때문에 이곳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아무도 저를 신경 쓰지 않았어요. 당신조차도.’ 그녀의 말은 위스키보다도 더 뜨겁게 나를 태웠다. 그 불길은 그녀의 부모를 향한 분노로 타올랐다. 그들의 가혹하고, 무정하며, 무지하고, 모욕적인 말들 때문에.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분노스러운 대상은 나 자신이었다. 내 안의 한쪽은 지난 생의 기억을 필사적으로 되찾고 싶어 했다. 하지만 다른 한쪽은 그 기억 속에서 무엇을 보게 될지 두려워했다. 그 속의 내가 지금보다 더 끔찍한 사람이었다면 어떡할까. 하지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이미 내가 그녀를 어떻게 대해 왔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녀의 죽음은 되돌려졌지만, 그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일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우리의 메이트 유대는 끊어졌고 그녀는 자유로워졌다. 그런데도 그 모든 일을 겪고도 그녀는 지금 내 앞에 있었고, 나를 도와주고 있었다. 팩 사람들은 늘 내 편을 들었지만, 그들은 모두 틀렸다. 그녀를 가질 자격이 없는 건 바로 나였다. 나는 그녀의 친절을 받을 자격도, 그녀가 내게 준 이 두 번째 기회도 받을 자격도 없었다. 그녀의 도움도, 그녀의 사랑도, 그녀의 미소도 받을 자격이 없었다…. 적막 속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것이 내 서재 문이라는 사실은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트리스탄?” 그 목소리를 듣자 나는 재빨리 몸을
Last Updated : 2026-08-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