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 남은 이틀은 마치 시냇물을 따라 흐르는 물처럼 순식간에 지나갔다. 병원에서 돌아오자마자 그대로 정신없이 잠들어 버릴 정도로 지쳐 있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그날 눈을 뜨자마자 나는 트리스탄이 돌아올 준비를 하나씩 해 나갔다. 소피아와 다른 하녀들이 내 곁을 도왔고, 다른 사용인들 역시 내 지시를 기다리며 움직였다. 지난 며칠 동안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해 왔다. 더 이상 루나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이것저것 정리하는 동안만큼은 마치 다시 루나가 된 기분이었다. 이제야 내가 그것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깨달았다. 이상할 만큼 마음이 편안했다. 책임의 무게는 예전보다 가벼워졌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할 일을 마칠 때마다 나는 저택과 병원을 오가며 가능한 한 오래 트리스탄의 곁을 지켰다. 이야기를 나누든, 농담을 주고받든, 아무 말 없이 함께 시간을 보내든 상관없었다. 그와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충분했다. 그 이틀 동안 우리는 아린도, 부모님도, 다가올 재판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어쩌면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찾아왔다. 나는 거대한 팩 홀을 바라보았다. 나를 다시 이 팩으로 불러들였던 연회가 열렸던 장소. 하지만 오늘 이곳에 모인 이유는 전혀 달랐다. '이제 시작이야.'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문득 이 순간쯤 이미 퇴원했을 트리스탄이 떠올랐다. 전날 밤 그는 재판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때 그의 눈빛만으로도 이유는 충분히 전해졌다. 이건 내 선택이었다. 내가 내려야 할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