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란아!"서재헌은 뿌리쳐진 손을 바라보며 송유란을 부른 뒤 곧장 뒤쫓아 나갔다.주변이 고요해지자 송연화의 몸이 갑자기 휘청거렸다.뒤에 있던 도연은 가슴이 철렁해 얼른 다가가 부축했다."마마, 왜 그러십니까?"송연화는 한 손으로 도연의 손을 붙잡고 다른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태의를 불러라. 그리고..."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멈췄다. 잠시 뒤 천천히 허리를 굽혔다.도연이 깜짝 놀랐다."마마! 여봐라, 어서 태의를 불러라."진맥을 마친 태의는 복잡한 눈빛을 띠었다."마마께서는 근래 지나치게 근심하셨습니까? 약으로 조리할 수는 있으나 계속 이러시면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태의의 말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송연화는 배를 가만히 감쌌다. 손바닥 아래 닿는 둥근 감촉에 넋을 잃었다.자신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알았지만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송유란이 뱃속의 아이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면, 서재헌과 송유란의 끊임없는 괴롭힘 때문에 아이를 낳을 때까지 살아 있지 못할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태의는 그 모습을 보고 눈을 내리깐 채 옆으로 물러났다.한참 뒤 송연화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우선 조리할 처방을 내리거라.""알겠습니다."반 시진 뒤 도연이 약 한 사발을 가져왔다."마마, 약을 가져왔습니다. 드시기 알맞은 온도입니다."송연화는 짧게 대답하고 조심스레 약사발을 받았다. 도연의 말처럼 온도가 알맞은 것을 확인한 뒤 단숨에 마셨다.입안에 쓴맛이 번졌다. 송연화는 무표정했지만 미간을 알아채기 어려울 만큼 찌푸렸다.그때 손안에 둥근 것이 놓였다. 만져 보니 조금 끈적했다."과일 절임입니다. 마마, 어서 쓴맛을 가라앉히십시오."과일 절임을 입에 넣었다.새콤달콤한 맛이 약의 쓴맛을 눌러 주자 송연화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하나 더...""마마, 김서영 부인께서 뵙기를 청합니다."갑작스러운 보고가 송연화의 말을 끊었다.김서영이라는 말을 듣자 표정이 어두워졌다.곁에 있던 도연이 꾸짖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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