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폐하, 황비가 사라졌습니다: บทที่ 91 - บทที่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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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그 무렵 태후는 한 사람을 데리고 원화사에서 돌아왔다.서재헌은 태의원에 송연화를 치료할 방법을 찾으라고 엄명했고 문이율도 그 일에 참여했다. 하지만 좀처럼 진전이 없어 모두가 골머리를 앓았다.영휘궁에서 연이가 송연화의 얼굴을 살며시 닦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자세히 보니 낯선 궁녀였다."너는 누구냐?""유란 아씨께서 청안궁으로 오라고 하셨다. 이곳은 내가 돌볼 테니 어서 다녀오너라."연이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지금 가겠습니다."연이는 고개를 숙인 채 두려움에 떨며 자리를 떠났다.내전에서 궁녀는 두 눈을 감은 송연화를 바라보았다. 손에는 어느새 작은 자기 병이 들려 있었고 입으로는 계속 중얼거렸다."연빈 마마, 소인을 원망하지 마십시오. 지금 모습으로 살아 계시는 것도 고통일 테니 소인이 편히 보내 드리겠습니다."말을 마친 궁녀는 병 속의 가루약을 송연화의 입에 털어 넣었다. 약이 녹은 것을 확인하자 빠르게 영휘궁을 빠져나갔다.영휘궁 밖에서는 궁녀 몇 명이 연란 공주를 막아서고 있었다."공주 전하, 연빈 마마께서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채 오래 지내셨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찾아가셔도 소용없습니다.""그러합니다, 공주 전하. 연빈 마마께서는 이제 찾아뵐 만한 분도 아닙니다. 아이도 유란 아씨의 양자로 들어갔고 한 달 뒤면 유란 아씨께서 황후가 되십니다. 지금 문병을 가시면 유란 아씨께서 불쾌해하실 것입니다."연란 공주의 곁을 지키는 궁녀들은 공주가 송유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송유란이 어떤 성품인지 잘 알고 있었다.그 사실을 알기에 지금은 더욱 막아야 했다.다른 이유는 없었다. 자신들의 공주가 정말 중궁의 주인에게 미움을 사서는 안 되었다.연란 공주는 입술을 다문 채 앞을 가리켰다."본 공주가 이미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간들 무슨 차이가 있느냐?"그 말에 궁녀들은 입을 다물었다.연란 공주는 콧방귀를 뀌었다."초담은 본 공주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모두 밖에서 기다리거라."산 것도 죽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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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폐하께서 납시었습니다—"영휘궁의 소란은 곧 청명전까지 전해졌다.소식을 들은 서재헌은 곧바로 달려왔다.그때 문이율도 태의원의 태의들과 함께 내전에 도착했다."마마께서는 독을 드셨습니다. 다만 연빈 마마의 상태는 신들도..."태의원의 원정은 감히 말을 잇지 못했다.서재헌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영휘궁에는 돌보는 사람이 그토록 많은데도 누군가 송연화에게 접근해 독을 먹이다니."철저히 조사하라!"잠시 말을 멈춘 서재헌은 문이율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연빈의 지금 상태는 네가 처리할 수 있겠지?"문이율은 답하지 않고 침상 위에서 칠공으로 피를 흘리는 사람만 바라보았다.서재헌은 무시당하고도 화를 내지 않았다.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연란야, 네가 어찌 이곳에 있느냐?"연란 공주는 구석에 웅크린 채 바깥 상황을 살피고 있다가 답했다."연빈의 상태를 전해 듣고 보러 왔습니다."서재헌은 연란 공주가 독을 쓴 자와 마주쳤다는 사실을 몰랐다.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이제 보았으니 돌아가거라."연란 공주가 망설이며 말했다."저, 방금 독을 쓴 사람과 마주쳤습니다."서재헌의 표정이 굳었다."그자는 어디 있느냐?""죽었습니다."연란 공주는 짧게 답했다. 서재헌의 안색이 좋지 않자 다시 설명했다."그 궁녀는 해주라고 했고 청안궁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때는 연빈에게 독을 먹인 줄 몰랐습니다. 다만 저를 피하는 모습이 이상해 몇 마디 물었는데 갑자기... 갑자기 죽었습니다.""아무튼 사정은 이러합니다. 믿지 못하시겠다면 영휘궁 사람들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들도 당시 모두 보고 있었습니다."서재헌은 미간을 찌푸렸다.연란의 말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청안궁 사람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아무 이유도 없이 청안궁에서 어찌 영휘궁에 사람을 보냈겠는가?게다가 연란의 말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사람이 죽었다는 이유만으로 어찌 그자가 독을 쓴 범인이라고 단정할 수 있단 말인가?"서상운.""소인, 분부 받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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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그 궁녀가 아무리 송유란을 원망해도 송연화를 노릴 리는 없었다. 앞뒤 사정이 지나치게 억지스러웠다.다른 것은 제쳐 두더라도 황궁에서 송유란이 송연화를 해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잠깐!''정말 송유란이 저지른 일이라면?'연란 공주는 자신의 추측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초담도 목소리를 낮췄다."유란 아씨께서 이토록 눈에 띄는 일을 저지르지는 않으셨을 것입니다.""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까지 계산한 것이라면? 아무도 그럴 리 없다고 여기는 일을 오히려 송유란이 저질렀다면?"연란 공주는 무심코 말을 잇다가 초담의 표정이 이상한 것을 깨닫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뒤에 선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송유란? 언제부터 거기 있었느냐?"송유란은 어느새 소리도 없이 연란 공주의 뒤에 나타나 있었다.물음을 들은 송유란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공주 전하, 전하께서는..."연란 공주는 조금 뜨끔했다.송유란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뒷말을 하다 현장에서 들킨 상황은 몹시 난처했다."그게... 연빈을 보러 가는 것이냐? 지금 상태가 몹시 좋지 않다고 들었다."송유란은 눈을 내리깔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시간이 흐를수록 연란 공주는 더욱 불편해졌다.그때 송유란이 침묵을 깼다."저도 연빈을 문병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공주 전하께 함께 가자고 청하러 왔는데 지금 시간이 괜찮으십니까?"연란 공주는 생각할 것도 없이 거절했다."본 공주는 일이 있다."송유란의 눈은 물처럼 잔잔했다. 잠시 뒤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사려 깊은 얼굴로 말했다."공주 전하께 일이 있으시다면 더는 방해하지 않겠습니다."돌아서서 떠나는 순간 송유란의 표정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송연화가 죽기를 바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일은 정말 자신이 저지른 것이 아니었다.영휘궁 밖에 도착한 송유란은 손을 들어 눈가를 훔쳤다. 곧바로 눈물이 흘러내렸다."재헌 오라버니."서재헌은 아직 태의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갑자기 송유란의 목소리가 들리자 바로 반응하지 못했다."네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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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마마, 깨어나셨습니까?"연이는 기뻐했지만 말이 끝나자마자 눈을 떴던 송연화가 다시 눈을 감았다.문이율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정석을 벗어난 방법이 효과를 본 것이다."이 일을 절대 밖에 알리지 마라."연이에게 경고한 뒤 문이율은 떠났다.그 뒤 며칠 동안 문이율은 독에 침을 담갔다가 그것으로 송연화의 혈자리를 자극했다.독을 점점 강하게 쓰자 송연화의 몸도 서서히 부드러워졌다.그뿐만 아니라 손끝도 몇 차례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그 변화를 지켜보던 연이의 마음이 흔들렸다. 이 일을 밖에 알려야 할까?연이가 결정을 내리기도 전에 문이율은 독약 한 알을 그녀의 입에 넣었다.그제야 연이는 다른 마음을 완전히 접었다.시간이 흘러 황후 책봉식 전날이 되자 송연화는 마침내 눈을 떴다."고맙다."쉰 목소리로 그 한마디를 내뱉는 것조차 몹시 힘겨웠다.그동안 곁에서 일어난 일을 송연화는 모두 알고 있었다. 문이율이 포기하지 않은 것을 마음 깊이 다행으로 여겼다.문이율이 방법을 찾아내지 않았다면 굳어 버린 몸으로 정말 목숨을 잃었을지도 몰랐다.문이율이 느긋하게 물었다."고마워하실 것 없습니다. 눈은 이제 보이십니까?"송연화는 고개를 저었다.회혼단을 먹기 전에는 희미하게 빛을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이번에 깨어나자 눈앞에는 다시 아무것도 없는 어둠만이 가득했다.문이율은 미간을 찌푸렸다."빛도 전혀 보이지 않으십니까?"송연화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는 문이율이 입을 다물었다.잠시 뒤 문이율은 미간을 문지르며 말했다."제가 마마의 눈을 치료할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그 대신 마마께서도 제게 협...""폐하께서 납시었습니다—"문이율의 말이 뚝 끊겼다.송연화는 뒤로 몸을 젖혀 곧바로 쓰러졌다.지금은 서재헌에게 자신이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문이율은 말문이 막혔다.그는 가볍게 헛기침한 뒤 몸을 돌려 예를 올렸다."폐하를 뵙습니다."서재헌이 눈을 살짝 들었다."예는 됐다. 너는 어찌 아직 이곳에 있느냐?"문이율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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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아이를 송유란의 양자로 보냈는데 과연 자신이 보러 가는 것을 허락하겠는가?얼마나 지났을까, 송연화의 귓가에서 목소리가 사라졌다.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계속 눈을 감고 있다가 어느새 깊이 잠들었다.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튿날 한낮이었다.주위는 고요했다.주변 상황을 알 수 없었기에 송연화는 그대로 눈을 감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목소리가 들렸다."오늘 아주 이상한 여자를 만났다."'문이율이다!'지금 전각 안은 안전했다.송연화는 팔로 몸을 받치며 일어나 앉으려 했다.그러나 다음 순간 다시 쓰러졌다."하아!"한숨 소리가 들린 데 이어 가까워지는 발걸음 소리가 났다.문이율이 말했다."지금 마마의 몸으로는 누워 계셔야 합니다. 억지로 일어나려 하지 마십시오. 몸에 좋지 않습니다."송연화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입을 열려 했다. 그 순간 목구멍에 격렬한 통증이 일었다."윽!"신음이 새어 나오며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문이율은 놀라 곧바로 손가락으로 송연화의 손목을 눌렀다.잠시 뒤 그는 혈자리에 은침 여러 개를 꽂는 동시에 송연화의 입에 약 한 알을 넣었다.한참 지나서야 송연화는 견디기 힘든 통증에서 벗어났다. 땀으로 흠뻑 젖은 채 침상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했다.그때 문이율은 송연화의 맥을 짚고 있었다. 굳게 찌푸렸던 미간이 서서히 펴졌다.상황은 진정되었다.그때 힘을 조금 회복한 송연화가 물었다."내 몸이... 어찌 된 것이냐?"짧은 몇 마디를 내뱉는 것도 몹시 힘겨웠다.문이율이 답했다."이번에 독을 너무 많이 쓴 탓인 듯합니다."송연화는 말없이 있다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다시 물었다."너, 네가 내게 독을 썼느냐? 어째서?"문이율은 팔짱을 꼈다."독이 마마의 몸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그는 앞뒤 사정을 모두 설명했다.그제야 송연화는 전에 자신이 독을 먹은 뒤 문이율이 그 독이 몸의 반응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음을 알았다."마마께서는 느끼지 못하셨겠지만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위험을 무릅쓰고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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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송연화는 문이율이 어떤 몸짓을 했는지 알지 못했다. 끝맺지 않은 말을 듣고도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그 뒤 두 사람의 화제는 다시 그 여자에게로 돌아갔다.문이율은 그 여자가 회혼단에 관해 분명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회혼단을 직접 접해 본 사람만 그 냄새를 알 수 있습니다."송연화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그렇다면 이 황궁에는 회혼단으로 죽음을 가장한 다른 비빈도 있다는 뜻이냐?""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문이율은 다시 송연화의 상태를 이야기했다."마마께서 빠지신 가사 상태가 기이한 것을 보면 몸과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회혼단의 약효도 특이하고 고독충도 기이하니 두 가지가 겹쳐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생긴다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다행히 마마의 상태는 회복할 수 있습니다. 아직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은 아닙니다."송연화는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그렇다면 자신의 운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셈이었다.하지만 이번 일이 끝나고 나면 다시 죽음을 가장해 출궁하는 것은 불가능할 터였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생각에 잠겨 있던 송연화는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고맙다."짧은 한마디였지만 송연화는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문이율은 순간 멈칫했다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고마워하실 것 없습니다."그렇게 말한 문이율은 밖을 한번 바라보았다."이제 시간이 다 되었으니 마마께서는 먼저 쉬십시오. 언제 깨어날지 정하시면 미리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송연화는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저도 모르게 두 손을 맞잡았다.정말로 '깨어나야' 할까?그 뒤 며칠 동안 문이율은 줄곧 영휘궁을 드나들었다. 서재헌도 호전될 기미를 보았는지 날마다 한 번씩 찾아왔다.그 때문에 송연화는 계속 정신을 잃은 척해야 했다.다행히 서재헌은 줄곧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만 송연화의 귓가에서 황궁의 일을 자주 이야기했다.그중 가장 많이 꺼낸 화제는 아이였다.아이가 눈을 떴다고 했다.아이는 매우 얌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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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일행은 청안궁에 도착했다."유란이가 고모님을 뵙습니다."태후는 환한 얼굴로 송유란을 바라보았다."어서 일어나거라. 오늘은 어찌 왔느냐?""고모님이 보고 싶었습니다."송유란은 옅게 웃으며 몇 걸음 만에 태후의 곁으로 갔다.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던 얼굴에는 어느새 근심이 드러났다.태후는 그 모습을 보고 의아해졌다."어찌 갑자기 근심스러운 얼굴을 하느냐? 누가 너를 괴롭혔느냐?"송유란은 한숨을 내쉬었다."저를 괴롭힌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황후 책봉식이 다가오니 마음이 불안하여 고모님 곁에 있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머무는 곳이... 아, 이 이야기는 그만하겠습니다. 밖에 알려지면 제가 고모님 곁을 떠나지 못한다고 비웃을 것입니다.""어서 어린 황자를 데려오너라. 고모님께서 자세히 보시게 해야지. 얼마나 총명하고 얌전한지 모릅니다..."유모가 강보를 앞으로 가져오자 태후는 웃으며 아이를 품에 안았다. 겉으로는 기쁜 듯 아이를 어르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이미 여러 생각을 헤아리고 있었다.반 시진쯤 뒤 송유란은 어린 황자를 데리고 떠났다."이채원."상궁이 앞으로 나아갔다."태후 마마."태후가 눈을 살짝 들었다."황제를 불러오너라."원화사에서 돌아온 뒤 송유란은 청안궁 오른쪽에 있는 전각으로 거처를 옮겼다. 아주 멀지는 않았지만 전에 청안궁에서 지낼 때와는 분명 달랐다.하지만 태후가 더 신경 쓰는 것은 거리가 아니라 영휘궁이었다.황후의 침전인데도 송유란은 들어가지 못하고 정신을 잃은 송연화가 차지하고 있었다.마땅하지 않았다. 참으로 마땅하지 않았다.서재헌은 여전히 '정신을 잃은' 송연화의 곁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때 태후가 찾는다는 말을 듣고 의아해했지만 지체하지 않고 송연화에게 인사를 남긴 뒤 영휘궁을 떠났다."연화에게 영휘궁을 내놓으라고 하라는 말씀입니까?"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전에는 황궁에 다른 비빈이 없었으니 그곳에 살아도 내가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황후 책봉식이 코앞이고 유란이가 정식으로 황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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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말을 마친 서상운은 매우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연이는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절망이 가득했다.본래도 연빈 마마는 총애를 받지 못했다. 그런데 그토록 많은 일을 겪고 이제는 영휘궁마저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희안궁!'냉궁과 맞닿은 데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곳이었다. 생각만 해도 얼마나 황폐할지 알 수 있었다.연이는 다리에 힘이 풀린 채 내전으로 들어갔다."마마, 폐하의 뜻을 들으셨습니까?"송연화는 천천히 눈을 떴다."들었다.""그곳은 도저히 사람이...""너나 나나 선택할 수 없다."송연화가 연이의 말을 끊었다.연이가 송유란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송연화는 더 이상 그녀를 믿지 않았다. 하지만 문이율이 연이를 통제하고 있으니 연이도 당연히 따라가야 했다.더구나 아직 자신의 상태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연이도 자신의 처지를 알았다. 억지로 미소를 짓고 느릿느릿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그와 동시에 영휘궁의 궁인들도 소란스러워졌다."희안궁이 냉궁과 무엇이 다르냐? 나는 가지 않겠다. 절대로 가지 않겠다!""마마께서는 본래도 정신을 잃으셨는데 이제 냉궁이나 다름없는 곳으로 간다니. 안 돼. 나는 더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고 싶으니 절대 가지 않겠다.""..."사람들은 저마다 이유를 대며 가지 않겠다고 했다.연이가 밖으로 나오자 마주한 것은 분노로 가득한 얼굴들이었다."연이 언니, 저는 가지 않겠습니다.""저도 가지 않겠습니다."어수선한 목소리에 머리가 아파진 연이는 이마를 짚었다."그만!"호통 한 번에 모든 목소리가 사라졌다.연이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너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안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일이다. 가기 싫다고 가지 않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부터 내가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앞으로 나오너라."연이는 여섯 명의 이름을 불렀다. 내시가 네 명, 궁녀가 두 명이었다."너희는 나를 따라 들어가 연빈 마마를 희안궁으로 모셔라."내전에서 송연화는 이미 들려 나갈 준비를 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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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문이율은 팔짱을 꼈다."전에 제가 도와드리겠다고 했을 때는 거절하시더니 이제 와서 도움을 청하시다니, 저를 너무 대단하게 보시는 것 아닙니까?"송연화가 담담하게 말했다."대단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너도 나처럼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다."문이율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제게 선택권이 없다고 누가 그랬습니까?""내 몸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 지금쯤 네 무덤에는 풀이 돋았을 것이다."송연화의 목소리는 몹시 차분했지만 그 말에 문이율의 표정이 달라졌다.고요 속에서 송연화가 다시 입을 열었다."물론 계속 부인해도 된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절대로 서재헌에게 알리지 못할 것이다."이는 추측이 아니라 확신이었다.송유란은 어릴 때부터 허약했다. 송씨 가문에서 그토록 많은 의원을 불렀는데도 낫지 않았지만 문이율은 나타나자마자 고독충을 꺼내 들었다.주술과 고독으로 인한 화는 예부터 있었다. 서재헌이 어리석지 않다면 문이율을 무사히 떠나게 두지 않을 것이다.문이율은 손을 쓰는 순간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은 셈이었다.그것이 문이율이 송연화에게 회혼단을 요구한 이유이기도 했다.송연화는 서두르지 않고 마음속 생각을 하나씩 말했다. 문이율의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주위에 내려앉은 적막으로 감정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송연화도 완전히 확신한 것은 아니었다. 문이율이 왜 손을 썼는지는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다만 결국 송씨 가문과 관련된 일이니 지금 당장 밝혀낼 필요는 없었다.시간이 흘렀다.문이율이 가볍게 웃었다."연빈 마마께서는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회혼단으로 퇴로를 마련하려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회혼단은 이미 마마께서 드셨고 지금 두 사람 모두 황궁 안에 있습니다. 제게 선택권이 있다 해도 마마를 바로 빼내기는 어렵습니다.""어째서 안 된다는 것이냐? 서재헌에게 내 병은 출궁하여 치료해야 한다고 전하거라. 그러면 허락할 것이다."황궁만 벗어나면 회혼단이 없어도 송연화는 무사히 떠날 수 있었다.문이율은 송연화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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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두 사람은 대화를 마쳤고 문이율은 서재헌을 찾아가 출궁하는 일을 꺼냈다.서재헌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약을 찾는 것뿐이라면 짐이 사람을 보내면 된다. 네가 연빈을 데리고 출궁할 필요는 없지 않으냐?"겉으로는 묻는 말이었지만 그 속에는 은근한 위협이 담겨 있었다.문이율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한 가지 약재는 채취한 순간부터 약효가 서서히 사라집니다. 평소라면 소인도 서두르지 않았겠지만 지금 연빈 마마께서 호전되고 계십니다. 신속히 처리하지 않으면 상황이..."서재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문이율의 말이 사실인지 헤아렸다.시간이 흐른 뒤 서재헌이 허락했다."짐이 사람을 붙여 함께 가게 하겠다."예상한 일이었다. 문이율은 예를 올린 뒤 물러났다.그날 오후 희안궁 사람들은 출궁 소식을 듣고 멍해졌다. 하지만 이유를 알고 나자 기뻐했다."지금 상태로 보아 마마께서 깨어나실 수 있는 것입니까?""그런 모양이다. 그렇지 않다면 폐하께서 마마의 출궁을 허락하셨겠느냐?"희안궁 안에서 수많은 이야기가 오갔다.희안궁 밖에서 이 일을 알게 된 송유란은 분노로 이를 악물었다.'또 송연화야!''전에는 줄곧 내가 우위였는데, 어쩌다 일이 꼬인 뒤부터 송연화만 모두의 보살핌을 받는 거지?''분명 승자는 나야. 송연화 따위는 상대도 안 돼!'"아씨, 괜찮으십니까?"송유란은 정신을 차리고 궁녀의 조심스러운 눈빛과 마주하자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괜찮다."그때 유모가 강보에 싸인 아이를 안고 다가왔다."아씨, 어린 황자께서 갑자기 울음을 그치지 않으십니다. 소인이 아무리 달래도 진정하지 않으셔서..."한창 짜증이 나 있던 송유란은 그 말을 듣자 눈빛이 매섭게 변했다. 얼굴에는 혐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유모는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였다.송유란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억지로 감정을 눌렀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어찌 갑자기 울음을 그치지 않는 것이냐? 태의를 불러 물어보았느냐?""소인이 감히 제멋대로 정하지 못했습니다."그 대답이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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