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폐하, 황비가 사라졌습니다: บทที่ 31 - บทที่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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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그 생각에 송연화는 예전에 마주쳤던 미친 여자에 관해 이야기했다."미친 여자 말씀이십니까?"난희는 작은 소리로 되뇌며 저도 모르게 오른손을 움켜쥐었다가 놓았다."마마의 말씀대로라면 그 여자는 냉궁에 갇힌 폐출된 후궁일 것입니다.""냉궁에 갇힌 후궁이라고?"송연화는 그 말을 되뇌다 의문이 들어 물었다."냉궁에 아직 사람이 남아 있느냐?""예. 모두 선황께서 남기신 후궁들입니다. 냉궁에 갇힌 뒤로는 다시 나올 수 없습니다."송연화가 짚어 말했다."그 미친 여자는 밖으로 나왔다."난희는 흠칫하더니 말을 잇지 못했다.다행히 오늘 송연화가 찾아온 목적은 이미 밝혀진 뒤였다. 난희가 답하지 못하자 더 캐묻지 않고, 대신 사람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어디 있는지만 알아내 다오. 기회를 봐서 직접 만나 보마.""예."떠나기 전, 송연화는 다시 한번 당부했다."이 일은 너와 나만 알고 있어야 한다. 다른 이에게 알리지 마라."침전으로 돌아온 송연화가 막 자리에 앉자 궁녀가 다가왔다."마마."송연화가 짧게 대꾸했다."무슨 일이냐?""조금 전 부인께서 다녀가셨습니다."송연화의 움직임이 멎었다."무슨 일로 오셨다더냐?""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바깥채를 잠시 둘러본 뒤 돌아가셨습니다. 떠나실 때는 다녀가신 일을 마마께 알리지 말라고도 하셨습니다."송연화는 의아해졌다.김서영이 영휘궁을 찾는 일은 대개 송유란 때문이었다.'그런데 오늘은 자신을 만나지도 않고 스스로 돌아갔다니?'생각에 잠긴 송연화의 곁에서 문득 담담한 목소리가 들렸다."제가 알기로 부인은 사흘 전에 이미 출궁하셨습니다."도연이었다.송연화는 목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그렇다면 오늘 입궁한 것은 누군가 일부러 불러들였기 때문이라는 말이냐?""그렇습니다."김서영을 입궁시킬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혔다. 그런데 굳이 불러들이고도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니.그럴 리가 없었다.송연화는 곰곰이 생각할수록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었다."부인께 무슨 문제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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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송연화의 미간이 움찔했다.바깥에 사람이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그녀도 몰랐다.그렇다면 몰래 숨어든 연이의 행동은 더욱 수상했다.도연도 같은 생각이었다. 연이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눈에는 의심보다 분노가 더 짙었다.아직 상처도 다 낫지 않은 자가 마마께 충성을 보이겠다며 자신과 같은 자리를 탐내고 있었다.하지만 자신은 폐하께서 연빈 마마를 모시라고 특별히 보내신 궁녀였다. 사고나 치는 궁녀가 무슨 자격으로 자신과 자리를 다툰단 말인가?연이는 뻣뻣하게 굳은 채 서 있었다. 아무리 잔꾀가 많아도 지금 완벽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면 곤경에 빠지리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저, 저는..."입술만 달싹이며 몇 번이나 말을 이으려 했지만 마땅한 구실을 찾지 못했다.가장 그럴듯하게 둘러댈 핑계가 조금 전 이미 막혀 버렸기 때문이다.연이는 털썩 무릎을 꿇었다."소인이 잘못했습니다. 마마께서 앞을 보지 못하시는 틈을 타 재물을 탐하고 물건을 훔치려 했습니다. 부디 벌을 내려 주십시오. 목숨만 살려 주신다면 앞으로는 오직 마마의 뜻만 따르겠습니다."쿵, 쿵, 쿵!연이는 연신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갑작스러운 행동에 송연화와 도연은 모두 어리둥절해졌다.그러나 정신을 차린 뒤 두 사람의 표정은 각기 다르게 변했다.송연화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고, 도연은 차갑게 비웃었다.연이는 스스로 탐욕스러운 도둑을 자처해 당장의 위기를 벗어났다. 실로 빠른 판단이었다.죽는 것보다는 재물을 탐하다 벌을 받는 편이 그나마 나았을 테니까.하지만 머리 몇 번 조아린 것으로 이 일을 덮을 수는 없었다.주인의 장신구를 훔치는 것은 큰 죄였다. 이를 참아 줄 주인은 없었다."마마, 이 일을 어찌 처리하시겠습니까?"도연은 의중을 떠보듯 물었지만, 송연화는 그 속내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그러나 연이에게는 비밀이 있었고, 송연화 또한 살생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다."반년 치 녹봉을 삭감하라. 앞으로 내 처소를 정리하는 일도 맡기지 마라."도연은 명을 받들고 눈짓으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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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태의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물어보았느냐?""예. 갑자기 황명이 내려 모두 출궁했다고 합니다."침상 위의 송연화가 고개를 조금 들었다. 얼굴은 종이처럼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견디기 힘들 만큼 아팠다.그런데도 간신히 정신만은 붙들고 있었다.궁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태의들이 출궁한 것은 송유란과 관련된 일이었다."마마, 괜찮으십니까?"송연화는 억지로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태의들이 떠났어도 태의원에 다른 사람들은 남아 있지 않느냐?"그 큰 태의원이 태의 몇 명만으로 운영될 리 없었다. 태의의 제자와 약리에 밝은 사람들도 분명 남아 있을 터였다.도연은 처음에는 뜻을 알아듣지 못했다. 뒤늦게 깨닫고서도 또 다른 걱정이 떠올랐다."마마, 그자들은 의술이 제각각입니다. 혹시라도..."송연화는 고개를 젖힌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땀에 흠뻑 젖은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채 뺨에 달라붙었다.'아파.''너무 아파!'송연화는 이를 악물고 일어나 앉으려 했지만, 팔에 조금만 힘을 주어도 그대로 침상 위로 쓰러졌다.도연이 화들짝 놀랐다."소인이 부축하겠습니다."그러다 고개를 돌려 크게 외쳤다."멍하니 있지 말고 태의원에 남은 사람들을 데려오너라!"아무도 송연화의 상태를 알지 못했다.송연화 자신조차 지금은 의문으로 가득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송연화가 말한 이들이 정전으로 들어왔다. 모두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 정도의 젊은이들이었다.침착해 보이는 이도 있었고, 음침한 인상을 풍기는 이도 있었다.도연은 상황을 빠르게 설명한 뒤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마마께서 무사하시기만 하면 오늘 나서는 자에게 반드시 상이 내려질 것이다."일행이 서로 눈치를 살폈다. 그중 한 사람이 눈빛을 반짝이더니 이를 악물고 앞으로 나섰다."연빈 마마의 증세와 관련된 기록을 태의원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도연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졌다."너희...""그자를... 데려오너라."송연화는 이를 악물고 간신히 말을 뱉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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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서재헌이 처방전으로 시선을 내리던 순간, 서상운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폐하, 연빈 마마께 변고가 생겼습니다."그 말에 서재헌과 김서영이 동시에 그를 바라보았다.서재헌이 물었다."무슨 일이냐?"서상운은 고개를 숙였다."소인도 자세한 사정은 알지 못합니다.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셨는데 태의를 구하지 못해서..."거기까지 말한 서상운은 감히 말을 잇지 못했다.태의를 구하지 못했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서재헌은 침상을 한번 바라본 뒤 낮은 목소리로 명했다."너는 태의 몇 명을 데리고 먼저 돌아가거라."서상운이 저도 모르게 되물었다."폐하께서는 돌아가지 않으... 소인이 곧 태의들을 데리고 돌아가겠습니다."영휘궁.송연화는 살을 찢는 듯한 통증 속에서 의식을 되찾았다."어서, 마마께서 깨어나셨다.""참으로 다행입니다! 서 내관께서 제때 돌아오신 덕분입니다."놀람과 안도가 뒤섞인 말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여러 목소리가 뒤엉키자 송연화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시끄러웠다.'너무 시끄러워!'"모두... 나가라!"송연화는 남은 힘을 모조리 쥐어짜 간신히 말을 뱉었다.잠시 후 주위는 다시 고요해졌다.송연화가 겨우 한숨을 돌리자 도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마마, 아직도 아프십니까?"당연히 아팠다.송연화는 속으로만 대답할 뿐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의식이 조금씩 흐려지더니, 다음 순간 그녀는 빠르게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밤이 되어서야 송연화는 다시 의식을 되찾았다.몸을 조금 움직이자 곁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깨어났느냐? 아직 불편한 곳은 없느냐?"'어째서 낯이 익지?'송연화는 머릿속에 안개가 낀 듯 멍한 채 본능적으로 기억을 더듬었다.그때 누군가의 팔이 그녀를 안아 일으켰다."우선 약부터 먹어라."씁쓸한 약물이 입안으로 흘러든 뒤에야 송연화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아차렸다.그녀는 서재헌의 품에 기대어 그가 떠먹여 주는 약을 받아먹고 있었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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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서재헌은 송유란이 걱정되어 처방전을 자세히 살폈다. 그러나 핵심 약재가 무엇인지 알게 되자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사람의 피.그것도 아이를 밴 여인의 피여야 했다.처방전에 송연화의 이름을 적어 둔 것이나 다름없었다.솔직히 서재헌은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사람의 피가 어찌 몸을 보하는 처방의 핵심 약재가 될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송유란이 걸린 일인 데다 김서영까지 곁에서 애원하니, 결국 더 알아보겠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었다.상념을 거둔 서재헌의 검은 눈동자가 다시 송연화에게 향했다.송연화가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의 시선에는 거리낌이 없었다.그 시선이 송연화의 배에 닿자 서재헌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김서영은 송유란을 위해 사람의 피를 약재로 쓰겠다고 했다.'그렇다면 송연화는?''출산을 앞둔 송연화가 무슨 까닭으로 송유란을 위해 피를 내주어야 한단 말인가?'한참이 지나 서재헌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연화야, 네 도움이 필요한 일이 하나 있다."'자신에게 도움을 청한다고?'송연화가 고개를 살짝 돌렸다.서재헌이 부탁까지 할 정도라면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닐 터였다."신첩은 거절하겠습니다."말을 이으려던 서재헌은 뒤늦게 그 뜻을 알아차렸다."거절한다고?"앞을 보지 못하는데도 송연화는 정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폐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신첩의 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송연화는 차분하게 자신의 상태를 설명했다."신첩은 아이를 가진 지 벌써 아홉 달입니다. 지난번 큰 병을 앓으며 눈까지 멀었고, 그 뒤로도 여러 일을 겪어 몸이 거듭 상했습니다. 이제는 예전 같지 않으니 사람을 잘못 찾으셨습니다."서재헌은 손끝을 천천히 문질렀다.침묵 속에서 공기가 단단히 굳어 갔다.그러나 서재헌도 송연화도 아무 행동을 하지 않았고, 어떤 말도 꺼내지 않았다.얼마 후 서재헌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커다란 그림자가 송연화에게 드리워지자 압박감이 한층 짙어졌다.그는 제자리에 선 채 끝내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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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그 뒤 며칠 동안 서재헌은 청안궁과 영휘궁을 오갔다.앞서 나눈 대화 탓에 송연화는 줄곧 서재헌을 차갑게 대했다.몇 차례 같은 일이 반복되자 서재헌도 아예 영휘궁을 찾는 횟수를 줄였다.다행히 태의 몇 사람이 온갖 수단을 다한 끝에 송연화의 상태는 조금 안정되었다.그러나 배 속의 아이 때문에 그 안정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었다.그 탓에 송연화는 영휘궁의 침상에 누운 채 한 걸음도 내려오지 못했다.청안궁.태후는 푹신한 침상에 기대 한 손으로 이마를 짚고 있었다. 온몸에서 초췌함과 피로가 묻어났다.지난 이틀 동안 두통이 너무 심해 밤낮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었다.고요 속에서 태후가 문득 물었다."송연화 쪽은 어떠하냐?""태후 마마, 연빈 마마의 상태는... 그나마 괜찮다고 해야 할 듯합니다."뜻을 알 수 없는 대답에 태후는 눈을 뜨고 궁녀를 바라보았다."어찌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냐?""연빈 마마께서는 회임 중이라 쓰지 못하는 약이 많고, 앞도 보지 못하십니다. 지금은 침상에 누워 지내실 수밖에 없습니다.""그런데도 출산 때까지 무사하실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합니다."태후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표정에 싸늘한 기색이 더해졌다.송연화의 아이는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쓰임이 정해져 있었다. 결코 잘못되어서는 안 됐다."시골에서 자라 예법도 모르더니, 송연화가 이 지경이 된 것도 모두 제 탓이다!"태후는 못마땅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그렇게 말하고도 곧 궁녀를 시켜 장신구와 약재를 영휘궁으로 보냈다."태후 마마께서 보내셨다고?"보고를 듣는 송연화의 눈빛에 당혹감이 어렸다.'태후는 자신을 싫어하기에도 바쁠 터인데 어찌 선물을 보낸 것일까?'본능적인 경계심에 송연화의 몸이 저도 모르게 굳었다. 거의 동시에 배가 다시 쥐어짜듯 아파 왔다.안 돼.감정이 격해진 것도 아니었다.'아프지 마. 어서 사라져!'송연화의 반응이 워낙 뚜렷해 주위의 궁인들이 곧바로 알아차리고 몰려들었다."마마, 소인이...""필요 없다."송연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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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서재헌이 자신의 피를 원하다니!'"마마, 마마..."의식이 서서히 흐려졌다. 송연화는 도연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시각을 알 수 없었지만, 여전히 영휘궁에 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끼이익—"무언가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송연화는 앞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있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그쪽에 누구냐?"짧은 한마디였다.목이 붓고 따가워 힘겹게 뱉어야 했다."소인입니다."이 목소리는 도연이었다.생각이 흩어지자 앞서 자신을 만나 긴히 아뢸 일이 있다던 연이가 떠올랐다.문득 의문이 든 송연화는 연이의 행방을 물었다."연이는 지금 어디 있느냐?"도연의 움직임이 잠시 멎었다."마마께서 만나시겠습니까?""어차피... 콜록콜록! 별일도 없지 않으냐."그 말을 들은 도연은 사람을 시켜 연이를 찾게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연이가 송연화 앞에 끌려왔다."마마."송연화는 고개를 조금 돌리고 힘겹게 물었다."어젯밤 나를 찾은 것은 아뢸 일이 있어서였느냐?"몇 걸음 떨어진 곳에 얼굴이 멍투성이가 된 연이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연이는 질문을 듣자 울먹이며 말했다."마마께서는 난희를 기억하십니까?"'난희?'당연히 기억했다. 난희에게 사람을 찾아 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잠깐!''난희를 마지막으로 만난 지 벌써 열흘이나 지나지 않았던가?''그렇다면 난희가 진작 자신을 찾아왔어야 했다. 그런데 어찌 줄곧 소식이 없었을까?'"난희가 죽었습니다."송연화의 몸이 휘청했다. 저도 모르게 되물었다."무슨 말이냐?"연이는 눈물을 글썽였다."난희가 죽었습니다. 사흘 전에 사라졌다가 어제 시신으로 발견되었는데, 온몸이...""입 다물어라!"도연은 연이를 호되게 꾸짖고 매섭게 노려본 뒤 송연화에게 말했다."궁녀 때문에 마음 쓰지 마십시오."송연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등을 꼿꼿이 세우고 있었다.그랬기에 몸이 떨리는 모습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도연은 뒤늦게 후회했다. 애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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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서재헌은 태후가 말을 바꾸어도 놀라지 않았다. 송유란은 자신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태후에게도 복을 가져다준 존재였다."어마마마께서 연빈을 데리고 며칠 궁 밖에 머물러 주셨으면 합니다."'궁 밖으로 나가라고?'태후는 영문을 몰라 물었다."무슨 일을 꾸미는 것이냐?""이번 출궁이 유란이를 위한 일이라는 것만 아시면 됩니다."끝내 말하지 않기로 작정한 모습을 보자 태후도 더는 묻지 않았다.잠시 후 태후가 날짜를 정했다."내일 떠나도록 하자."서재헌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원화사로 가십시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태후는 별다른 반응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송연화는 가진 힘을 다 쏟고서야 가까스로 감정을 가라앉혔다.한참 뒤 손을 더듬어 회혼단이 든 자기 병을 꺼냈다.그 순간 당장 죽음을 가장하고 싶은 충동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치솟았다.그러나 곧 그 생각을 억눌렀다.회혼단을 얻기 위해 김서영에게 자신의 계획을 털어놓았다. 지금 미리 죽음을 가장한다면 어머니가 그 사실을 반드시 밝힐 터였다.약을 손에 넣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뱃속의 아이였기 때문이다.그런데 황궁의 상황은 갈수록 기이해지고 송유란까지 계속 일을 키우고 있었다.'과연 자신이 무사히 떠날 수 있을까?'손목의 통증이 끊임없이 밀려왔다. 송연화는 깊은 생각에 잠겨 한참 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다.그때 갑자기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마마."송연화는 미간을 찌푸렸다."나가라고 하지 않았느냐? 어찌 또 들어온 것이냐?"들어온 이는 도연이었다.도연은 추궁을 받자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설명했다."소인이 까닭 없이 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청안궁에서 전갈이 왔습니다. 태후 마마의 병환이 악화되어 원화사에 예불을 드리러 가시는데, 마마께서 동행하라는 분부입니다. 내일 바로 출발한다고 합니다."'내일 바로 떠난다고?'송연화는 가장 먼저 기쁨을 느꼈다.마침 요즘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 대응하기 어렵다고 여기던 참이었다.하지만 가슴에 솟았던 기쁨은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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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송연화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저도 모르게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송유란은 그 변화를 알지 못했다. 송연화가 자신을 무시하자 곧장 가슴을 움켜쥐고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다음 순간 송유란은 넓고 단단한 품에 안겼다.서재헌이 미간을 찌푸렸다."또 어디가 불편한 것이냐? 몸을 잘 돌보고 서둘러 찾아오지 말라고 했거늘, 어찌하여..."송유란은 고개를 들었다. 입술을 꼭 깨문 채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불편한 곳은 없습니다. 그저 연화가 너무 걱정되어서..."말을 하다 고개를 숙이자 일부러 드러낸 목선과 흐느끼는 소리가 가련한 연약함을 더했다.서재헌은 표정을 누그러뜨리고 부드럽게 말했다."네가 연빈을 걱정한다는 것은 안다. 그래도 네 몸도 돌봐야 하지 않느냐."잠시 말을 멈춘 서재헌은 송유란의 어깨에 손을 가볍게 얹었다."이제 얼굴도 보았으니 마음이 놓였겠지? 짐과 함께 가자."송유란은 작게 대답했지만 여전히 울먹였다."연화야, 몸을 잘 돌보렴. 조금 더 나아지면 다시 찾아오마."송연화는 대답하지 않았다.그 모습을 바라보는 송유란의 눈에 눈물이 더욱 선명하게 차올랐다.서재헌이 불쾌한 기색으로 말했다."유란이가 네게 말하고 있는데 듣지 못했느냐? 그동안 배운 예법은 어디로 갔느냐?"'자신이 배운 예법이라니.'송연화는 정신을 차리며 북방 변경에서 지내던 때를 떠올렸다.송씨 가문으로 갑작스레 돌아온 뒤 의도적으로 외면당한 그녀는 예법을 전혀 알지 못했다. 북방 변경에서 하나씩 가르쳐 준 사람이 바로 서재헌이었다.다정하게 지냈던 장면들이 머릿속에 밀려들었다. 눈앞의 냉랭함과 너무도 선명하게 대비되어 송연화의 몸마저 떨렸다.송연화는 고개를 조금 들고 간신히 한마디를 뱉었다."들었습니다."서재헌은 미간을 찌푸렸다. 불쾌함이 더 짙어졌지만 그 속에는 알 수 없는 초조함도 섞여 있었다.그 초조함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 자신도 알 수 없어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대답이 어찌 이리 늦느냐. 너...""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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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차갑게 대했다고?'송연화는 연이의 말을 곱씹으며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똑같이 벌을 받았는데 난희는 고열로 죽을 고비까지 넘겼다. 그런데 네가 돌아온 날은 어떠했는지 굳이 내 입으로 말해야겠느냐?"연이의 몸이 굳었다. 눈에 후회가 스쳤다.도연이 나타나자 당황한 나머지 그토록 중요한 사실을 잊고 말았다.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연이는 끝까지 억지를 부렸다."소인은 난희보다 몸이 튼튼해서 회복도 빨랐습니다."송연화는 가볍게 웃을 뿐 그 일을 더 파고들지 않았다."네게 무슨 사정이 있든 상관하지 않겠다. 난희는 까닭 없이 죽었고 내 사람이다. 그 죽음의 원인을 알아내라는 요구가 부당하냐?""거절해도 좋다. 하지만 분명히 말해 두마. 이것은 너를 시험하는 일이다. 다시 내 신임을 얻을 수 있을지는 네가 가져올 결과에 달렸다. 알아들었느냐?"신임이라는 말까지 나오자 연이는 더 대꾸하지 못했다. 예를 올린 뒤 곧 물러났다.도연은 줄곧 곁에서 지켜보다 연이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물었다."소인도 함께 알아보아도 되겠습니까?"거절하려던 송연화는 잠시 생각한 뒤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된다. 다만 내일 원화사에 갈 때는 네가 따라야 한다.""다른 사람을 시켜 알아보겠습니다."대답을 들은 송연화는 눈을 감았다.다음 날.송연화는 몸을 일으킨 뒤 청안궁으로 향했다."태후 마마를 뵙사옵니다."눈을 반쯤 감고 있던 태후가 송연화를 바라보았다.몸은 여전히 야위었지만 전보다 살이 조금 붙은 듯했다.그래도 불룩하게 솟은 배만큼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그 안의 아이만 무사히 태어나면 송유란과 서재헌에게도 자식이 생기는 셈이었다."태의 몇 명을 함께 데려가도록 하라."태후는 분부를 내린 뒤에야 송연화에게 일어나라고 했다."듣자 하니 요즘 줄곧 영휘궁에만 머물렀다더구나. 이제 나와 함께 예불을 드리러 가는 데 별문제는 없겠지?"송연화는 눈을 내리깔았다.문제가 있어도 거절할 권리는 없었다.그 생각에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태후는 그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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