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있는 사람은 결국 정체를 숨기지 못하는 법이다."송연화는 마지막 말을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그럴 수밖에 없었다. 문이율의 태도가 앞뒤로 너무 달랐기에 송연화는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 그를 조사해야 했다.박정연은 눈을 내리깔았다."알겠습니다. 소인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발걸음 소리가 멀어지자 송연화는 도연의 손을 짚고 앉아 정면을 바라보았다.태후, 송유란, 서재헌....기억 속 얼굴들이 하나둘 떠오르자 송연화의 표정에 쓸쓸함이 번졌다.하지만 이내 감정을 눌러 버렸다."도연아.""예, 마마.""태의를 불러오너라."도연이 놀라 물었다."마마, 또 배가 불편하십니까? 소인이 곧 태의를 부르겠습니다."태의가 도착해 진맥을 마치자 송연화는 출산할 시기를 물었다."신도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길어도 보름 안입니다. 마마께서 몸만 잘 돌보시면 탈이 없을 것이니 염려하지 마십시오."송연화는 태의의 위로를 들으며 배를 쓰다듬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문이율과 송유란의 대화를 통해 이번 원화사행이 자신을 겨냥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이런 상황에서는 자신이 몸을 잘 돌리고 싶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송유란 쪽에서 잠자코 있어야 했다.태의는 몇 가지를 더 당부한 뒤 돌아갔다.이튿날 아침, 약 한 그릇이 들어왔다."약 냄새가 달라진 듯하구나."송연화는 약그릇을 들어 올리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최근 안태약을 많이 마신 탓에 그 냄새는 이미 머릿속에 선명히 새겨져 있었다.오늘 안태약에서는 비릿한 냄새가 살짝 났다.도연은 곧바로 약을 가져온 궁녀를 바라보았다."어찌 된 일이냐?"놀란 궁녀는 털썩 무릎을 꿇었다."마마, 태의가 오늘 새로 바꾼 처방입니다."'정말 그런 것일까?'송연화는 손끝으로 그릇 가장자리를 문지르며 의문에 잠겼다.궁녀가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었다."마마, 태의가 새 처방이 옥체에 좋다고 했습니다. 식기 전에 드십시오."송연화는 대답하지 않았다.한참 뒤 약그릇을 입가로 가져갔다.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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