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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도공의 유일한 구원자: Kabanata 181 - Kabanata 190

222 Kabanata

181화. 달칵.

181화. 달칵.밤의 시간이 흐를수록 약장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있는 중년 사내의 모습이 점점 선명해졌다.사내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고, 낡은 도포는 군데군데 찢겨 있었다. 손에는 아무곳도 들려 있지 않았음에도, 그는 무언가를 달이는 듯 허공을 연신 휘젓고 있었다.[조금만 기다리시오.][약을 구해 오겠소. 어떻게든 구해 올 테니......][그런 말 마시오.][내 어찌 당신을 두고 다른 사람부터 돌본단 말이오!][조금만 버티시오. 내가 반드시 약을 구해 오겠소. 제발…….]사내는 아무도 없는 허공을 향해 애원하고,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손을 쓰다듬으며 대화를 이어갔다.서연은 그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봤다."누구한테 저렇게 말씀하시는 걸까요?"루나가 고개를 저었다."글쎄, 저 사람에게는 보이는 모양인데, 내 눈에는 안 보여."그때 사내가 방문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소리쳤다.[누구냐!]소리와 함께 차가운 바람이 일고, 방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또 약을 빼앗으러 왔느냐!]약장의 서랍들이 일제히 열렸다. 쾅! 쾅! 쾅!수십 개의 약재 봉투가 허공으로 떠올랐다.[안 된다. 이번에는 절대 안 된다!]사내가 비명을 질렀다.[이 약은 내 부인과 아이들의 것이야!]말라 붙은 약재들이 날카로운 조각처럼 일행을 향해 쏟아졌다."연, 뒤로 물러서!"은랑이 재빨리 서연의 앞을 막아서며 은빛 기운으로 날아오는 약재들을 튕겨냈다.다음 동작을 하기 전 루나가 은랑의 팔을 붙잡았다."방어만! 공격은 하지 마! 저 사람은 약장을 지키려는 거야.""나도 눈치챘어."그러면서도 은랑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저쪽은 우리 말을 들을 생각이 있는지 모르겠다. 기운이 너무날카로워!"단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려던 순간 그의 몸이 크게 휘청였다. "큭.......""단 씨!"서연이 돌어서며 단에게 다가서자 단이 손을 들어 걸음을 막았다.“오지 마. 지금은 가까이 오면 안 돼. 원혼부터 살펴. 네 안전이 먼저고, 그다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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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화. 구해 오겠소

182화. 구해 오겠소여인은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으면서도 곤란한 표정으로 의연을 바라봤다.“약은…… 저희가 지금 돈이 없어서…….”"돈은 나중에 주셔도 됩니다. 아이가 다 나으면 그때 생각합시다.""정말 그리해도 되겠습니까?""약속하나만 하시면요.""약속이요?"“아이가 열이 내리고 기운을 차리거든 죽이든 밥이든 든든히 먹이십시오. 병을 이겨내려면 잘 먹어야 하니까요. 약값은 그다음입니다.”"고맙습니다. 의원님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환자들이 모두 돌아가고 나자 안쪽에서 앞치마를 탁탁 털며 여인이 걸어 나왔다."여보, 오늘도 약값을 받지 않으셨지요?""허허, 어떻게 알았소?""당신 얼굴에 다 쓰여 있답니다.""내 얼굴에?""네, 환자의 뒷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보다가 저를 보면 흠칫 놀라시는걸요."그때 약재를 정리하던 딸이 고개를 돌려 의연을 보고 입을 삐죽내밀었다."요즘은 더 자주 놀라고 계시지요. 아버지 이러다 우리집 쌀독이 먼저 아프겠어요.""미안하구나. 이 아비가 우리집 쌀독은 진찰을 하지 못했구나."소희가 볼을 부풀렸다. "저는 의원을 안할 겁니다.""어째서?""아버지처럼 돈도 못 벌고, 쉬는날이면 약초나 찾으러 다니면 어떡해요.""이 녀석아, 의원은 돈만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니다.""그럼 왜 하는데요?"의연은 잠시 생각하다가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사람이 아프면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웃을 수가 없단다. 지금 이 아비가 너를 보고 웃는것처럼."소희가 잠시 아버지를 바라보다가 대꾸했다."그냥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하세요. 어렵게도 말씀하십니다."의연은 딸의 말에 크게 웃었다."허허! 그래, 우리 소희 말이 맞다."의원 안에 가족의 웃음소리가 퍼졌다. 약재를 달이는 냄새가 따뜻하게 피어오르고, 작은 창으로 들어온 햇살이 오래된 약장의 서랍위에 내려앉았다.그 평화로운 풍경은 역병이 돌면서 무참히 깨어지고 말았다.한양에 이름 모를 역병이 돌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환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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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화. 미안하오

183화. 미안하오“내가, 내가 의원이오. 평생을 남의 병을 고치며 살았는데 제 부인 하나 지키지 못해서야 되겠소?”“그럼요. 알지요. 저는 제 걱정을 하는 게 아니에요. 당신도 쉬셔야지요.”“조금만 버티시오. 내 관아에 다시 다녀오리다.”며칠을 내리 관아를 찾아갔으나 그는 한 줌의 약재도 받아 오지 못했다.더는 기다릴 수 없었던 의연은 직접 산으로 약초를 캐러 다니기 시작했다. 며칠을 헤맨 끝에 겨우 약초를 구해 돌아왔지만, 약을 달이는 동안 부인과 의원에 있던 아이 셋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다음 날, 의연은 남아 있는 환자들이라도 살리기 위해 다시 관아를 찾아가 소리쳤다.“저희 의원에는 아직 살아 있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약을 조금만 나누어 주십시오!”“배정량이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그렇다면 언제 배정되는지라도 알려주십시오! 기다리라는 말만 믿고 돌아갔다가 제 부인이 죽었습니다!”의연은 끝내 물러서지 않았다. 관아 앞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동요가 일자 포졸들이 그를 끌고 들어갔다.그로부터 며칠 뒤, 의연은 모진 매질로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겨우 의원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돌아온 의원은 텅비어있었다.“……여보. 소희야.”대문을 열고 들어선 마당은 고요하기만 했다.처마 아래에 놓였던 약탕기는 깨져 있었고, 마당 한편에는 버려진 이불과 빈 그릇들이 쌓여 있었다.환자들이 누워 있던 방도 텅 비어 있었다.“……다들 어디로 간 것이냐.”그때 마당 밖에서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들렸다.“의원님……?”의연이 돌아보자, 동네에 살고 있는 노인이었다.노인은 의연의 몰골을 보고 눈물을 글썽였다.“아이고, 의원님…… 살아 돌아오셨구려.”의연이 다급히 물었다.“소희는요? 여기 있던 환자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노인은 고개를 숙였다.“역병 증상이 없는 사람들을 따로 모아둔 곳으로 보냈소. 아이는 아픈 기색이 없었지만, 의원에 계속 두기에는 위험하다고 해서…….”“……살아 있습니까?”“내가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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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화. 약값

184화. 약값아버지가 쓰던 약장을 매일 닦으며 관리했다.어린 시절에는 아버지처럼 가난하게 살기 싫다며 의원이 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간절하게 의원이 되고 싶었다.몇 해 뒤, 오랫동안 닫혀 있던 의원의 문이 다시 열렸다.문을 열고 열흘이 흐른 날, 한 여인이 아이를 데리고 찾아왔다.“혹시…… 백 의원님의 따님이십니까?”소희가 고개를 들었다.“네. 제가 백의연 의원의 딸입니다.”여인의 눈가가 붉어졌다.“아이고…… 이렇게 장성하셨구나.”그녀는 품에서 작은 보자기를 꺼냈다.안에는 쌀 한 됫박과 말린 약초가 들어 있었다.“이게 무엇입니까?”“약값입니다.”“약값이요?”여인이 아이의 어깨를 감쌌다.“이 아이가 어릴 때 역병에 걸렸었습니다. 그때 백 의원님께서 약을 지어주셨지요. 그래서 살았습니다.”여인은 눈물을 닦았다.“의원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도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관아가 무서워서, 괜히 나섰다가 우리 식구까지 해를 입을까 봐…….”그녀는 고개를 숙였다.“정말 죄송합니다.”소희는 한참 동안 여인을 바라보다가 보자기를 받아 들었다.“고맙습니다.”“……예?”“아버지를 기억해 주셔서요.”소희가 조용히 웃었다.“아버지는 살아난 환자들을 보면 늘 기뻐하셨어요. 그러니까 아이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란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뻐하셨을 거예요.”여인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그날 이후, 의원에는 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다.누군가는 쌀을 가져왔고, 누군가는 말린 나물을 놓고 갔다.약초를 캐는 사람은 좋은 약재를 골라 가져왔고, 장사를 하는 사람은 의원에 필요한 그릇을 내주었다.“백 의원님께 신세를 졌는데 이제야 갚습니다.”“그분이 안 계셨다면 우리 집안이 어떻게 되었을지 모릅니다.”사람들은 하루에 한 명씩, 때로는 두세 명씩 찾아왔다.소희의 의원은 조금씩 자리를 잡았고, 약장에는 다시 약재가 채워졌다.달칵, 달칵, 달그락.그 소리가 날 때마다 사람들의 아픔이 덜어졌고, 사랑하는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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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화. 치료는 끝까지

185화. 치료는 끝까지서연은 아무 말 없이 그의 곁을 지켰다.한참 뒤, 의연이 눈물을 닦으며 약장을 돌아봤다.[나는…… 내가 살리지 못한 사람들만 생각하고 있었구려.]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달칵, 달칵, 달그락. 서랍이 하나둘 닫히기 시작했다.의연은 오랫동안 약장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웃었다.[이제…… 약을 그만 달여도 되겠구나.]“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의연이 서연에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고맙소, 낭자. 덕분에 이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겠구려.]그의 몸에서 맑은 황금빛이 피어올랐다.의연은 마지막으로 소희의 모습이 사라진 자리를 바라봤다.[여보…… 소희야…… 아비가 간다.]파아아아. 그의 형상이 황금빛 입자로 흩어졌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고요한 밤공기와 희미한 약초 향기뿐이었다.서연은 한참 동안 약장을 바라봤다.“……정말 좋은 의원님이셨어요.”그때 약장 깊은 곳에서 맑은 황금빛이 피어올랐다.서연이 놀라 손을 뻗자 정화된 기운이 그녀의 손을 통해 흘러들어왔다.따뜻하고 맑은 신력이 서연의 몸 안에 차올랐다.“……하아아.”루나가 환하게 웃었다.“성공이야! 연아, 어때?”서연은 두 손을 내려다봤다.“너무 좋아요! 정화하는 데 쓴 신력보다 훨씬 많이 들아왔어요. 몸 안에 기운이 꽉 찬 느낌이에요!”서연은 말을 마치자 마자 다나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단 씨?”서연의 눈에 들어온 단은 창백해진 얼굴로 담장에 기대어 앉아있었다.고통을 억누르려는 듯 이를 악물고 있었지만, 거칠어진 숨소리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단 씨!”서연이 다급히 달려가려 하자 단이 힘겹게 손을 들어 그녀를 막았다.“오지 마…….”서연은 그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가가 차갑게 식은 단의 손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바보. 저 이제 신력 완전히 충전했거든요? 그러니까 고집 좀 부리지 말고 단 씨 몸부터 걱정해요.”“서연…….”단은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밀려드는 고통에 입술만 달싹였다.서연은 그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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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화. 안절부절

186화. 안절부절단은 고통 사이로 밀려드는 따뜻한 기운에 이성을 놓은 듯 서연에게 더욱 깊이 파고들었다.입술을 통해 흘러드는 신력은 거칠게 뒤엉킨 기운과 고통을 서서히 가라앉혔지만 단은 서연을 놓아주지 않았다.두 사람의 입맞춤이 길어지는 동안,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던 은랑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여우. 저거 아직도 치료 중인 거 맞아?”루나가 단의 기운을 가늠해보았다.조금 전까지 사납게 요동치던 기운은 어느새 안정되어 있었고, 창백했던 얼굴에도 혈색이 돌아와 있었다.“글쎄. 단의 기운은 이미 많이 안정된 것 같은데.”루나는 은랑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늑대야, 입맞춤 좀 한다고 사람이 닳는 것도 아니고, 연이도 싫으면 알아서 밀어내겠지. 왜 네가 더 안절부절못해?”“내가 뭘? 나는 주인님이 힘들까 봐 그러는 거야. 저놈이 고통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아서!”“그건 네 말이 맞는 것 같네.”은랑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성큼성큼 다가가 단의 어깨를 붙잡았다.“야! 도둑놈! 그만하면 됐잖아! 주인님도 이제 막 회복했다고!”은랑이 단을 뒤로 밀어내자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졌다.단은 불쑥 끼어든 은랑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다가, 자신이 여전히 서연을 품에 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연…… 미안하다. 내가 잠시 이성을 잃었어. 그래서 가까이 오지 말라고…….”서연은 가쁜 숨을 고르면서도 단의 얼굴부터 살폈다.“저는 이제 괜찮다니까요? 신력도 충분히 회복했고, 단 씨를 치료하는 데는 기운이 많이 들어가지도 않아요. 이제 괜찮아요?”단은 열감으로 붉어진 얼굴을 두 손으로 문지르며 고개를 끄덕였다.“응. 이제 괜찮아.”“다행이다. 아까는 너무 고통스러워 보여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서연의 얼굴에 안도감 어린 미소가 번졌다.단은 그 웃음을 바라보다가 다시 곤란해졌다.조금 전까지 자신을 괴롭히던 고통은 사라졌지만, 서연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순간 또 다른 열기가 가슴 깊은 곳에서 피어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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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화. 잊은적 없거든요.

187화. 잊은적 없거든요.루나가 물을 마시다 말고 멈칫했다.“최민준이 그걸 알았다면 벌써 난리가 났을 텐데?”“보고하지 않은것같아요. 수아가 감시 기록을 직접 지워 버렸어요.”“그 천재 바보가?”서단은 나무젓가락을 쪼개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리고 제가 알아볼 수 있는 흔적을 남겨 놨어요. 수아는 지금 흔들리고 있어요.”“그걸 어떻게 확신하는데?”“수아가 정말 마음먹고 기록을 지웠다면 저도 찾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알아볼 수 있게 남겨 뒀어요. 그건…… 저한테 자기를 찾아 달라는 뜻일지도 몰라요.”서단의 목소리가 마지막에 조금 작아졌다.루나는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의자를 끌어 앉았다.“너 아직도 그 애 좋아하지?”“……사실, 미련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아직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잊은적 없거든요.”“그렇게 오래 만나지도 못했는데, 아직도 마음이 그대로야?”“모르죠. 제 마음도, 수아 마음도요. 그냥 수아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건데?”“연락해 보려고요. 묻고 싶은 것도 많고, 듣고 싶은 대답도 많아요.”“최민준한테 들키면?”“그래서 수아만 아는 곳으로 갈 거예요. 대학 때 둘이 만들었던 비밀 작업 공간이 있거든요.”서단은 노트북을 자신 쪽으로 당겼다.동아리방에서 수아가 자신만의 클라우드를 만들겠다며 밤새 코드를 작성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선배, 나 여기에는 진짜 좋아하는 것만 저장할 거예요. 남들한테 보여 주려고 만드는 프로그램 말고, 그냥 내가 좋아서 만든 것들이요.’‘그럼 나도 구경할 수 있어?’‘선배는 특별히 허락해 줄게요. 대신 들어올 때 노크해야 해요.’그 약속이 아직도 유효할까. 서단은 익숙한 접속 경로를 찾아 들어갔다.수아가 구축해 놓은 보안은 예전보다 훨씬 정교해져 있었지만, 오래전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인증 문구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404. Not Found.]서단이 작게 웃었다.“……여전히 여기 있었네.”“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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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화. 나 좀 도와줄래요?

188화. 나 좀 도와줄래요?최민준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최민준이 서연을 추적하던 화면에서 서단을 발견한 순간부터 수아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그 후로 남몰래 서단을 돕고 있었지만, 자신이 먼저 연락했다가 그마저 위험에 빠뜨릴까 봐 차마 연락하지 못하고 있었다.그때 모니터 한가운데 작은 알림이 떠올랐다.[안녕, 수아야. 나야, 서단.]수아의 손이 멈췄다. 수없이 떠올리면서도 차마 먼저 부르지 못했던 이름.모니터에 적힌 짧은 문장을 몇 번이나 읽었다. 혹시 자신이 너무 간절하게 바라던 나머지 헛것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하지만 아무리 다시 읽어도 그 이름은 사라지지 않았다.“……선배?”수아가 떨리는 손이 마우스를 붙잡았다.대학시절 자신이 유일하게 마음을 열었던 사람. 한번도 서로 말하지 못했지만 그는 수아가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지도 모른다. 오직 서단과만 대화를 했고, 식사를 같이 먹었으니까. ‘수아야, 잘하고 있어. 널 믿어. 겁먹지마.’ 그의 말이 너무 좋았다.[선배.]적고도 한참 동안 다음 말을 쓰지 못했다.반갑다는 말부터 해야 할까. 보고 싶었다고 말해도 될까. 아니면 자신이 저지른 일부터 고백해야 할까.[선배, 아직도 컵라면 좋아해요?]잠시 후 답장이 도착했다.[지금도 먹고 있어.][네가 좋아하던 매운맛.]수아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고 저도 모르게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번졌다.[그거 아직도 먹어요? 건강 좀 챙겨요.][네가 잔소리 안 하니까 아무도 안 챙겨 주더라.][거짓말. 선배 누나도 있잖아요.]서단의 답장이 잠시 멈췄다.[우리 누나 알아?]수아는 그 짧은 질문 앞에서 오래 망설였이다가 이내 메세지를 보냈다.][네. 서연 씨가 선배 누나라는 거 알았어요. 그리고…… 선배 부모님이 누구신지도요.]수아는 입술을 깨물었다.[선배, 요양원에서 받은 화분. 그 화분…… 내가 보냈어요.]서단은 화면을 바라본 채 굳어 버렸다.루나가 그의 표정을 살폈다.“왜 그래?”“……수아가 화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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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화. 네 옆에 내가

189화 . 네 옆에 내가[뭐?][회장님 허락 없이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몸이 움직이지 않아요. 문 앞에만 서면 숨이 막히고, 누가 심장을 움켜쥐는 것처럼 아파요.][선배를 찾아가려 했는데, 결국 방으로 돌아왔어요. 무서워요. 나 겁쟁이죠?][아니. 용감하다고 생각해. 수아야, 네가 나오고 싶다면 내가 도울게.][선배. 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다시 시작할 수는 있어.]서단이 잠시 망설인 뒤 메시지를 덧붙였다.[그리고 그때 네 옆에 내가 있었으면 좋겠어.]수아는 눈물이 흘러 화면이 흐릿해지는 와중에도 그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손등으로 눈가를 닦았지만, 눈물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선배…… 고마워요.]짧은 답장이 서단의 가슴을 그 어떤 고백보다 뛰게 했다.그날 오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모두 서재에 다시 모였다.서단은 수아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정리해 놓았다.“수아가 도움을 요청했어요. 그런데 마음대로 나올 수가 없대요.”서단이 수아의 메시지를 화면에 띄웠다.[회장님 허락 없이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몸이 움직이지 않아요. 문 앞에만 서면 숨이 막히고, 누가 심장을 움켜쥐는 것처럼 아파요.]루나가 굳은 얼굴로 답을 내놓았다.“……주술이네.”최근 발을 들인 비현실적인 세계에서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이 세계는 알면 알수록 새로운 것이 튀어나왔다.“주술이요?”“영혼에 새겨 놓는 주술 구속이야. 어떤 명령을 거스르거나 정해진 경계를 벗어나려 하면 고통을 느끼게 만드는 거지. 정확한 형태는 직접 확인해야겠지만.”“그럼 풀 방법도 있겠죠?”“있을 거야.”“찾아 주세요. 부탁드릴게요.”서단의 간절한 부탁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그 아이가 협력할 의사가 있다면 우선 정보부터 확인하자. 그 아이를 구하는 일과 최민준을 막는 일을 함께 진행할 수 있을 거다.”단의 말이 끝나자 서단은 기다렸다는 듯 준비해 둔 자료를 열었다.“이미 첫 번째 정보를 받았어요.”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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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화. 착한 사람

190화. 착한 사람은랑은 유리잔을 받아 들고 손바닥에 스며드는 냉기를 느끼며 잠시 잔을 내려다봤다.천 년을 기다려 온 신선님의 피에 깃든 힘을 깨운 아이였다. 그런 서연이 고통을 견디고 목숨까지 걸어 가며 정화하는 모습을 더는 지켜보고 싶지 않았다.그녀를 향한 마음이 신선님을 향한 충심인지, 서연을 향한 애정인지 은랑 자신도 알 수 없었다.“주인님, 아니 연아.”“네?”“나 엄청난 능력자야. 돈도 많고, 힘도 세고.”“알죠. 천년 늑대에 우주 대스타잖아요.”미처 다스리지 못한 마음이 불쑥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연아, 나한테 오면 안 돼?”“네? 그게 무슨…….”“도둑놈 옆에서 그렇게 아파하고, 목숨 걸고 정화하는 거…… 안 하면 안 될까?”터무니없는 억지라는 건 은랑 자신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한번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단이 미쳐 버리든, 세상이 혼란에 빠지든 그런 거 생각하지 말고, 너만 생각하면 안 돼?”서연의 입술이 달싹였지만, 은랑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내가 다 해 줄게.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행복하게 살게 해 줄 테니까.”“은랑 씨…….”“알아. 네가 누구 좋아하는지 나도 알아. 남자니 여자니 그런 거 다 떠나서, 너만 바라보고 지켜 주는 사람은 안 될까?”“은랑 씨 마음은 너무 고마워요. 하지만 단 씨의 고통도, 세상의 혼란도 외면할 수 없다는 거 알잖아요.”“알아. 나도 알아. 그런데 그냥…… 네가 아무 걱정 없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저 지금도 행복해요. 은랑 씨를 비롯해서 모두가 곁에 있어 주잖아요.”“그래, 그래. 역시 우리 주인님답네.”은랑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제 머리를 헝클어뜨리더니 양손으로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그냥 잊어. 유물 정화하러 간다고 하니까 내가 좀 겁이 났나 봐. 바보 같은 소리를 했네.”은랑은 장난스럽게 한쪽 눈을 깜빡였다.“가끔은 나랑도 놀아 주고.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지?”“당연하죠.”“좋아. 그럼 됐어.”은랑은 레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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