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화. 약값아버지가 쓰던 약장을 매일 닦으며 관리했다.어린 시절에는 아버지처럼 가난하게 살기 싫다며 의원이 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간절하게 의원이 되고 싶었다.몇 해 뒤, 오랫동안 닫혀 있던 의원의 문이 다시 열렸다.문을 열고 열흘이 흐른 날, 한 여인이 아이를 데리고 찾아왔다.“혹시…… 백 의원님의 따님이십니까?”소희가 고개를 들었다.“네. 제가 백의연 의원의 딸입니다.”여인의 눈가가 붉어졌다.“아이고…… 이렇게 장성하셨구나.”그녀는 품에서 작은 보자기를 꺼냈다.안에는 쌀 한 됫박과 말린 약초가 들어 있었다.“이게 무엇입니까?”“약값입니다.”“약값이요?”여인이 아이의 어깨를 감쌌다.“이 아이가 어릴 때 역병에 걸렸었습니다. 그때 백 의원님께서 약을 지어주셨지요. 그래서 살았습니다.”여인은 눈물을 닦았다.“의원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도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관아가 무서워서, 괜히 나섰다가 우리 식구까지 해를 입을까 봐…….”그녀는 고개를 숙였다.“정말 죄송합니다.”소희는 한참 동안 여인을 바라보다가 보자기를 받아 들었다.“고맙습니다.”“……예?”“아버지를 기억해 주셔서요.”소희가 조용히 웃었다.“아버지는 살아난 환자들을 보면 늘 기뻐하셨어요. 그러니까 아이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란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뻐하셨을 거예요.”여인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그날 이후, 의원에는 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다.누군가는 쌀을 가져왔고, 누군가는 말린 나물을 놓고 갔다.약초를 캐는 사람은 좋은 약재를 골라 가져왔고, 장사를 하는 사람은 의원에 필요한 그릇을 내주었다.“백 의원님께 신세를 졌는데 이제야 갚습니다.”“그분이 안 계셨다면 우리 집안이 어떻게 되었을지 모릅니다.”사람들은 하루에 한 명씩, 때로는 두세 명씩 찾아왔다.소희의 의원은 조금씩 자리를 잡았고, 약장에는 다시 약재가 채워졌다.달칵, 달칵, 달그락.그 소리가 날 때마다 사람들의 아픔이 덜어졌고, 사랑하는 사람을
Huling Na-update : 2026-10-18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