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화. 실룩실룩다음 날 아침.제주도의 햇살은 지나치게 평화로웠다.밤새 무슨 일이 있었든 자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푸른 바다는 잔잔했고, 별장 앞 야자수는 바람이 불 때마다 느긋하게 잎을 흔들었다.그리고 그 평화로운 풍경과 달리, 식탁에 앉은 서연은 아침부터 몹시 불편했다.정확히는 맞은편에 앉은 남자 때문이었다.“…….”“…….”서연이 슬쩍 눈을 들어 앞을 바라보았더니 여전히 단이 그녀를 보고 있었다.서연이 단을 볼 때마다 눈이 마주쳤고, 마주칠 때마다 입이 제어를 상실하고 자꾸만 실룩거리며 위로 올라갔다.아무것도 안 하고, 눈만 마주쳤는데 왜 입꼬리가 자꾸 올라가는지 어떻게 해야 제어가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서연의 시선이 또 저도 모르게 단의 입술로 향했다.어젯밤 자신의 입술을 삼킬 듯 입 맞추던…….“푸흡!”마시던 주스가 목에 걸렸다.“연.”단이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괜찮아요! 괜찮아!”서연은 황급히 손을 내저었지만, 이미 식탁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정숙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왜 그래? 체했어?”“아니야. 그냥 잘못 넘어갔어.”서단이 토스트를 우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누나, 아침부터 왜 그렇게 정신이 없어?”“그냥, 잠을 설쳤더니 그런 거야. 걱정하지 마.”“누가 걱정하는 게 아니고, 엄마가 누나 걱정할까 봐 그러는 거야. 조심 좀 해.”“알았어.”서연이 애써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물컵을 들었건만, 맞은편에서 단의 목소리가 들렸다.“입술은 괜찮나?”푸흡!“서연, 너 왜 그래?”루나가 재빨리 냅킨을 집어 들었고, 서단은 의자를 뒤로 빼며 배를 잡았다.“누나, 오늘 왜 이래! 밤에 악몽이라도 꿨어?”서연은 기침을 하며 단을 노려봤다.“단 씨!”“왜?”단은 정말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어제 조금…….”“아! 단 씨, 어제…… 그, 어제 악몽을 꿔서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꿈꾸다가 입술을 물어서 그런 거예요.”서연이 다급하게 말을 잘랐다.재호가 숟가락을
Last Updated : 2026-10-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