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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도공의 유일한 구원자: Kabanata 191 - Kabanata 200

222 Kabanata

191화. 꽃향기

191화. 꽃향기다음 날 밤.청담동의 한적한 골목으로 검은색 밴 한 대가 조용히 들어섰다.고급 주택과 세련된 상업 건물이 어우러진 거리에는 늦은 시간까지 불을 밝힌 상점들이 드문드문 보였다.그중에서도 벨르 스파는 유난히 눈에 띄었다.화려하면서도 절제된 금빛 조명, 대리석으로 마감된 입구, 건물 외벽을 따라 길게 늘어선 조경수까지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것이 없었다.차창 너머로 건물을 올려다보던 서연이 감탄했다.“와, 여기는 스파라기보다 호텔 같네요. 입구부터 엄청 고급스러운데요?”“회원권부터 아무나 못 사는 곳이래. 연예인이나 재벌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다는데, 돈을 두 배로 준다고 해도 예약은 두 달 뒤에나 가능하다더라.”루나는 전날 예약을 통한 접근이 가능한지 알아봤지만, 두 배의 비용을 제시해도 일정을 앞당길 수 없었다.그사이 서단은 노트북에 수아가 보내 준 자료를 띄웠다.“수아가 알려 준 건물 구조예요.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지하 2층에 있는 에메랄드 홀이에요. VVIP 전용 구역이라 보안 시스템도 별도로 운영된다고 해요.”“그럼 정문으로 들어가는 건 어렵겠네.”서연의 말에 서단이 고개를 끄덕였다.“누나 말이 맞아. 그래서 수아가 다른 진입로를 알려 줬어. 건물 뒤편 폐기물 처리장 옆에 비상구가 있는데, 매일 일정한 시간에 보안 시스템이 재설정된대.”“시간이 얼마나 있는데?”“3분. 그 안에 비상구를 통과해서 계단실로 들어가야 해.”루나가 건물 도면을 확대했다.“그 아이가 큰 도움을 줬네. 수아는 괜찮은 거지?”“괜찮다고 했지만, 걱정이에요. 운신이 자유롭지 못하니까요.”단은 도면을 살펴본 뒤 서연의 손을 잡았다.“우선 꽃병의 상태를 확인하고 가능한 한 빠르게 정화한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기면 무리하지 않고 철수하는 게 좋겠어. 우리에게도, 그 아이에게도.”“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수아가 더 위험해지는 건 원하지 않아요.”서연은 원혼의 사연을 읽기 시작하면 정화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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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화. 침투

192화. 침투“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냄새가 나긴 했어. 처음에는 저 건물에서 방향제를 얼마나 뿌렸나 싶었는데, 가까이 오니까 좀 다르네. 달콤한 냄새 밑에 기분 나쁜 게 섞여 있어.”루나는 눈을 감고 잠시 냄새와 기운에 집중하다가 이내 표정을 굳혔다.“다들 숨을 깊게 들이마시지 마. 이 향기에도 탁기가 섞여 있어. 아직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여기까지 흘러나온다는 건, 안쪽의 오염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심할 수도 있다는 뜻이야.”“그럼 안에 있는 사람들은요? 이런 향기를 계속 맡고 있으면 위험한 거 아니에요?”서연이 걱정스럽게 묻자 루나가 건물을 올려다봤다.“당장 쓰러질 정도의 독은 아닌 것 같아. 오히려 서서히 사람의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쪽에 가까워. 자신이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 채 계속 그 향기를 찾게 만들 수도 있고.”그때 이어폰에서 서단의 목소리가 들렸다.“보안 시스템 재설정 시작됐어요! 지금부터 3분입니다. 오른쪽 비상구로 이동하세요. 최대한 조용히 들어가 주세요.”단이 앞장섰다.은랑은 서연의 뒤를 지키며 주변을 살폈고, 루나는 마지막으로 건물 외벽을 따라 흐르는 탁기의 방향을 확인했다.비상구 앞에 도착하자 단이 손잡이를 잡았다.문틈에서 흘러나오는 꽃향기가 한층 짙어졌다.서연은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그 향기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쓸쓸함이 배어 있었다. “……누가 울고 있어요.”서연의 속삭임에 단이 돌아봤다.“연, 뭐라고?”“잘 모르겠어요. 소리가 들리는 건 아닌데…… 저 안에 누군가가 울고 있는 것 같아요.”루나가 서연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원혼이 가까이 있다는 뜻일지도 몰라. 하지만 그 감정이 원혼 본래의 것인지, 꽃병이 만들어 낸 환각인지는 아직 알 수 없어. 조심하자.”어둠이 내려앉은 계단실 너머로 달콤하면서도 기이한 향기가 밀려왔다.철컥.비상구 문이 닫히자 바깥의 소음이 뚝 끊겼다.희미한 비상등만 켜진 계단실은 생각보다 좁았고, 오래된 콘크리트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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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화. 에메랄드 홀

193화. 에메랄드 홀긴장감 속에서도 서연의 볼에 열이 올랐다.“단 씨, 지금은 좀 진지한 대답이 필요한 때인 것 같은데요.”“사실을 말한 거야.”“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라…….”은랑이 두 사람 사이로 불쑥 얼굴을 들이밀었다.“우리 주인님 예쁜 거야 온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고, 저 거울이 수상하다는 말이잖아.”“이미 확인 중이다.”“확인은 무슨. 네 얼굴은 왜 그렇게 흐뭇한데?”“은랑 씨, 단 씨. 두 분 다 조용히 좀 해 봐요.”서연이 거울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거울 속 자신도 똑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한층 요염했고, 입가에 걸린 미소에는 서연 자신에게 없는 관능적인 분위기가 배어 있었다.“……저거, 저 아니에요.”루나가 곧바로 서연의 어깨를 잡아 뒤로 물렸다.“거울을 오래 보지 마. 꽃향기에 섞인 탁기가 시각까지 건드리고 있어.”은랑이 거울을 노려봤다.“사람을 예쁘게 보여 주는 게 무슨 문제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기 얼굴이 저렇게 보이면 현실의 모습이 점점 싫어지겠네.”“거울을 오래 보지 마. 꽃향기에 섞인 탁기가 시각까지 건드리고 있어.”은랑이 거울을 노려봤다.“사람을 예쁘게 보여 주는 게 무슨 문제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기 얼굴이 저렇게 보이면 현실의 모습이 점점 싫어지겠네.”아직 꽃병이 있는 곳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향기는 물론 거울까지 사람의 감각을 교묘하게 흔들고 있었다.“여러분, 복도 끝에 있는 금색 문 보이시죠? 거기가 에메랄드 홀이에요. 관리자 인증을 시도할 테니까 잠깐 기다려 주세요.”서단의 안내에 따라 네 사람은 복도 끝으로 이동했다.두꺼운 금속문에는 에메랄드색 보석을 본뜬 장식이 달려 있었고, 그 아래 작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에메랄드 홀]삑. 출입 장치에서 짧은 전자음이 울리고, 붉은 표시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었다.“열렸어요. 조심하세요. 안쪽에는 CCTV가 없어요.”서단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수아 말로는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기록으로 남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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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화. 기억

194화. 기억단이 그녀의 손을 붙잡았지만, 서연은 거울에 비친 꽃병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저 안에 뭔가 있어요. 누군가의 기억 같은…….”서연이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손끝이 거울 속 꽃병에 닿는 순간, 차가운 기운과 함께 낯선 기억들이 밀려들었다.환하게 불을 밝힌 뉴스 스튜디오.카메라를 향해 뉴스를 진행하는 여자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잠시 후 마지막 원고를 내려놓은 여자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한유라였습니다.’방송이 끝나자 동료들이 박수를 보냈고, 유라는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지 온몸으로 보여 주듯 환하게 웃었다.그러나 장면은 오래가지 않았다.화려한 결혼식장과 축하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진 차가운 목소리.‘이제 결혼했으니 방송은 그만두는 게 좋겠구나.’‘하지만 저는 제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우리 집안 며느리가 굳이 사람들 앞에 나설 필요는 없잖니.’기억이 다시 바뀌었다.넓고 화려한 저택, 값비싼 보석과 아름다운 드레스들. 부족한 것 하나 없는 생활이었지만 여자는 점점 말수가 줄어들었고, 어느 순간부터 거울 앞에 앉아 자신의 얼굴만 들여다보고 있었다.서연은 잠시 숨을 고른 뒤 거울 속 여자를 바라봤다.“저 사람…… 원래는 자기 일을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에요.”거울 속 여자는 여전히 서연을 바라보고 있었다.천장에 매달린 유리 장식들이 흔들리고, 꽃병의 표면을 따라 검은 기운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단이 결계를 쳐 서연을 보호했다.“다들 조심해! 원혼이 반응하고 있어!”은랑이 서연의 곁으로 다가섰다.“주인님, 괜찮아?”서연은 단의 품에 기대어 잠시 숨을 고르면서도 거울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여자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단 씨, 저 사람을 도울 수 있을까요?.”“네 마음은 알지만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아.”서연은 단의 손을 잡은 채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유라 씨, 지금부터 정화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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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화. 철수

195화. 철수거울 속 꽃병에 생긴 금이 순식간에 퍼졌고, 동시에 원형 단상 위에 놓인 실제 꽃병에서도 날카로운 균열음이 울렸다.검은 기운이 거칠게 요동치며 서연의 의식을 다시 파고들었지만, 서연은 이를 악물고 정화의 기운을 밀어 넣었다.“이제…… 그만 놓아주세요.”서연의 속삭임과 함께 단의 기운이 그녀의 손끝으로 집중되었다.환한 빛이 거울을 가득 채웠다.쨍그랑!거울 속 꽃병이 산산조각 나자 실제 꽃병도 깨져 나갔다.사방으로 흩어지려던 검은 기운은 루나의 결계에 가로막혔고, 서연이 마지막 정화의 빛을 흘려보내자 뒤엉켜 울부짖던 목소리들이 하나둘 잦아들었다.짙은 먹물처럼 번져 있던 탁기가 서서히 옅어지고, 에메랄드 홀을 가득 채웠던 달콤한 꽃향기도 사라졌다.잠시 후 거울 속에 한유라가 나타났다.그녀는 뉴스 스튜디오에서 보았던 짙은 남색 정장을 입고 서연을 바라보고 있었다.‘고마워…….’희미한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유라의 모습이 빛 속에 사라졌다.그와 동시에 거울과 깨진 꽃병에서 황금빛 무리가 피어올라 서연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서연은 거울에서 손을 떼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단의 품에 기대었다.“끝…… 난 거죠?”루나가 주변을 살피며 결계를 거두었다.“응. 꽃병에 걸린 술식도 사라졌고, 탁기도 정화됐어.”은랑이 곧바로 다가왔다.“주인님, 괜찮아? 어디 아픈 데는 없어?”“괜찮아요. 오히려 너무 가득 차서 약간 버거울 정도예요.”서연은 자신의 가슴께에 손을 얹었다. 수많은 염원이 밀려들던 순간에는 정신을 잃을 것 같았지만, 지금은 정화된 기운이 몸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단은 서연의 얼굴을 살피더니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잘했어, 연.”“단 씨가 도와줬으니까요. 혼자였다면 쉽지 않았을 거예요.”서연은 거울과 깨진 꽃병을 차례로 바라봤다.화려한 꽃무늬가 새겨져 있던 도자기는 이제 평범한 파편이 되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그녀는 두 손을 모으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유라 씨, 당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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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화. 찾아내

196화. 찾아내같은 시각.최민준은 책상 앞에 선 남자를 노려봤다.“다시 말해 봐.”남자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벨르 스파의 에메랄드 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사고?”“예. 홀 내부의 거울과 집기들이 파손되었고, 중앙에 놓여 있던 매혹의 꽃병도 산산조각이 났습니다.”최민준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거울과 꽃병이 깨졌다고?”“그렇습니다.”“누구냐?”“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보안 기록에 일부 공백이 있고, 에메랄드 홀 내부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최민준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거울과 꽃병에 깃든 원혼은?”남자가 침을 삼켰다.“그것이…….”“똑바로 말해.”“원혼의 기척이 전혀 남아 있지 않습니다. 홀 전체에 퍼져 있던 탁기도 사라졌다고 합니다.”최민준의 표정이 굳어졌다.“사라졌다고?”“예. 현장을 확인한 사람들도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최민준은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최근 이단 패거리들이 잇달아 유물을 정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꽃병에 깃든 원혼을 거울로 옮겨 두었다. 그 과정에 적지 않은 공을 들였건만, 서두른 탓에 술식이 불안정했던 것일까.그렇다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고로 꽃병이 깨질 수는 있어도, 거울에 옮겨 둔 원혼과 오랜 시간 쌓아 올린 탁기까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그가 낮게 중얼거렸다.“그 안에 얼마나 많은 염원이 쌓여 있었는데.”최민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사람들이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것을 찾아내고, 그 마음을 끝없는 집착으로 바꾸어 키워 낸 기운들이었다.그 집착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이제 곧 제 손아귀에서 놀아날 참이었다. 그런데 그들을 조종할 매개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찾아내.”최민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그곳에 들어왔는지 전부 알아내.”“최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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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화. 충분히 유명했어

197화. 충분히 유명했어한쪽 벽에는 오래된 도구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었고, 그을음이 남은 가마 옆에는 형태가 제각각인 도자기 조각들이 놓여 있었다.그리고 방 한가운데 놓인 흑단 탁자 위에는 커다란 백자 항아리 하나가 자리하고 있었다.서연은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다.“와…….”화려한 장식 하나 없이도 사람의 시선을 붙잡는 묘한 아름다움이 있었다.“달항아리네요.”서연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그런데 정말 아름다워요. 완벽하게 둥글지 않아서인지 왠지 더 편안해 보여요.”“내가 만든 거야.”“단 씨가요?”서연이 돌아보자 단은 항아리 곁에 서서 오래된 친구를 바라보듯 그 표면을 살폈다.“천 년 전, 신선의 힘이 가마를 덮쳤을 때 유일하게 온전히 살아남은 녀석이지.”서단이 안경을 고쳐 썼다.“잠깐만요. 천 년 전이면 고려 시대잖아요? 그때 이런 백자를 만들었다고요?”“그래. 당시에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 그릇이었지만, 나는 이 색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 흙과 불만으로 달빛 같은 흰색을 얻고 싶었지.”“형, 진짜 시대를 너무 앞서가신 거 아니에요? 조선 시대에 태어났으면 교과서에도 실렸겠는데요?”“역사서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고려에서는 이미 충분히 유명했어.”서연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항아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단이 그릇을 빚을 때 얼마나 진지한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흙을 만지는 그의 손끝에는 늘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애정이 담겨 있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서연에게도 특별한 즐거움이었다.“이 항아리가 단 씨에게 아주 소중한 물건인가 봐요.”“소중했지. 목숨보다 더.”단의 대답에 서연이 고개를 돌렸다.그는 잠시 항아리를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가 신선의 힘을 받게 된 날, 그 힘이 원래 향했던 곳이 바로 이 항아리였어.”“네?”서단이 항아리와 단을 번갈아 봤다.“그런데 왜 형한테 들어간 거예요?”“내가 막아섰으니까.”“……예?”“항아리가 깨질까 봐.”서단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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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화. 타임, 타임!

198화. 타임, 타임!“저기요. 잠깐만요. 타임, 타임!”단과 서연의 시선이 동시에 그에게 향했다.“형, 제가 지금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 좀 할게요.”“말해 봐.”“그러니까 형은 저 엄청난 초능력을 항아리에 다 넣고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겠다는 거죠? 우리 누나랑 같이 늙어 가려고?”“간단히 말하면 그렇지.”서단은 안경을 벗어 옷자락으로 닦더니 다시 썼다.“형, 이거 완전 개손해인데요?”“……뭐?”“아니, 생각해 보세요. 형은 지금 피지컬 최상급에 돈도 많고, 천 년 동안 쌓아 온 지식에 능력까지 있잖아요. 그런데 그걸 전부 버리고 평범한 동네 아저씨가 되겠다고요?”“서단아!”서연이 동생의 팔을 잡아당겼다.“지금 그게 할 소리야?”“누나, 잠깐만. 나 지금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단 씨가 얼마나 힘들었는데!”“그건 알아.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잖아.”서단은 단을 향해 몸을 돌렸다.“형, 세상의 혼란인지 뭔지 빼고, 솔직히 말해서 그동안은 힘 때문에 고통받으며 살았으니까 없애고 싶었던 거잖아요. 그런데 이제 누나가 옆에 있으면 통증 걱정도 줄어들잖아요. 맞죠?”단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서단은 이번에는 서연을 바라봤다.“누나도 형 치료하면서 힘들었던 거 아는데, 신선의 파편을 정화하면 누나 생명력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거잖아. 아직 방법을 더 찾아봐야겠지만.”“그렇긴 하지.”“그럼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생겼는데 능력부터 내려놓는다? 노노노.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서단은 손가락을 흔들며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그리고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구요. 길어야 3년? 뭐, 우리 부모님을 보면 수십 년 이어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서단은 단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아깝다는 듯 혀를 찼다.“형, 이 정도 조건이면 누나한테 질렸을 때 다른 사랑도 찾아봐야죠. 천 년을 살면서 한 사람만 바라보는 건 너무 손해잖아요.”“야! 서단, 너 선 지켜라!”서연이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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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화. 가능성

199화. 가능성천 년 동안 그는 자신의 몸에 깃든 신력을 벗어던져야 할 저주라고 생각했다.붕괴기가 찾아올 때마다 자신이 언제까지 이 고통을 견딜 수 있을지 두려웠고, 그 힘이 언젠가 세상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스스로를 억눌러 왔다.그런데 서연은 그 힘을 버리지 않고도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있을지 모른다고 말하고 있었다.“단 씨.”“응.”“저는 단 씨랑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그게 백 년이든 천 년이든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지금 당장 결론 내리지 말아요.”서연은 조금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덧붙였다.“물론 천 년이면 데이트 코스가 좀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요.”단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천 년 동안 가 보지 못한 곳도 많아.”“그럼 다행이네요. 저 여행 좋아하거든요.”“난는 네가 더 보기 좋은데 어쩌지?”“……단 씨.”서연의 얼굴에 열이 올랐다.서단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 진짜. 역사적인 천 년의 저주 해결 회의가 또 연애 상담으로 끝나네.”“서단아, 너 먼저 들어갈래?”“에헤이! 에헤이. 동생 앞에서 이러지 맙시다!”“서단아!”“알았어, 알았어. 사랑은 위대하고, 저는 방해꾼이고. 아주 잘 알겠습니다.”서단은 두 손을 들어 보이며 한 걸음 물러났다.단은 그런 서단을 바라보다 다시 달항아리로 시선을 돌렸다.“네 말대로 조금 더 생각해 볼게. 신력을 옮기는 방법뿐 아니라, 이 힘을 가지고도 무사히 살아갈 방법이 있는지.”서연의 얼굴이 환해졌다.“정말요?”“그래. 하지만 위험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야.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일들을 생각하면 더욱 신중해야겠지.”“그럼요. 우리 서두르지 말아요.”단은 그녀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고마워. 나에게 다른 길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알려 줘서.”서연은 그의 손을 꼭 잡았다.“제가 특별히 대단한 말을 한 건 아닌데요. 그냥 단 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잠깐!”서단은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단을 바라봤다.“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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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화. 수상하다?

200화. 수상하다?그 모습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루나였다.“단, 너 요즘 좀 수상하다?”“뭐가?”“서연이가 복도에 나오기만 하면 어디선가 나타나잖아. 설마 집 안에 감시 술식이라도 걸어 놓은 거야?”“발소리가 들려서 나오는 것뿐이야.”“발소리?”“연은 걸을 때 오른발에 힘을 조금 더 실어. 복도 끝에서도 알아들을 수 있어.”루나는 할 말을 잃었다.이 남자가 드디어 사랑에 미쳤구나. 그것도 단단히.천 년 동안 자신이 지켜본 단은 늘 무심하고 냉정한 사람이었다.그런데 이제는 서연의 발소리 하나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니, 사랑이라는 것이 어지간한 술법보다 무섭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그러고 보니 마침 두 사람에게 필요한 수련이 있었다. 단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 될 테지만, 어디까지나 서연을 위한 일이기도 했다.“너희 둘이 슬슬 신력을 주고받는 수련을 해야겠어.”서연이 고개를 들었다.“신력을 주고받는 연습이요? 지금도 단 씨 손을 잡으면 통증이 가라앉는데, 그거랑은 다른 건가요?”“다르지. 지금까지는 정화한 신선의 파편에서 신력이 저절로 흘러들어 왔잖아. 이제는 그 힘을 네 의지대로 다룰 줄 알아야 해.”“결계 수련이랑은 다른 거예요? 저 그동안 꾸준히 연습했는데요.”아직 결계도 마음처럼 다루지 못하는데 새로운 수련까지 해야 한다니, 서연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섰다.“그때는 신력이 부족해서 제한적이었지만, 지금은 다르잖아. 힘도 강해졌으니 더 정교하게 다루는 수련이 필요해.”루나는 단에게 시선을 옮겼다.“결계를 펼치는 것과 신력을 옮기는 건 달라. 앞으로 단의 신력을 항아리로 옮기려면 힘의 흐름을 정확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해.”단의 시선이 서연에게 머물렀다.천 년 동안 자신을 괴롭혀 온 힘이었다. 서연 덕분에 고통에서 벗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힘이 그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연, 네 몸에 신력이 계속 쌓이는 것도 걱정돼. 만에 하나라도 나와 같은 일을 겪게 된다면…….”차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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