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손이 많이 가는 여자군“전화 좀 할게요. 조용히 해주세요.”서연은 휴대폰을 들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길어질수록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어, 엄마. 나야.”[어구, 우리 딸! 밥은 먹었어? 별일 없지?]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는 반가움보다 걱정이 먼저 묻어 있었다.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서연은 울컥 목이 메었지만, 이내 꾹 참았다.지금 울면 엄마는 오늘 밤 잠도 못 잘 게 뻔했다.“응, 먹었지. 엄청 맛있는 거 먹었어. 엄마, 나 이번에 큰 프로젝트 맡아서 당분간 아빠보러 못가요.”[못 온다고?]“응. 출장 가야 할 것 같아.”[갑자기? 혹시 채권자들이 찾아왔니?]“아니야! 그런 거 절대 아니야. 아주 중요한 감정 의뢰가 들어왔거든.”서연은 단을 힐끗 바라보았다.“보안이 워낙 철저해서 연락도 잘 안 될 수 있어. 대신 보수가 아주 세.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시라고 연락드렸어요.”잠시 망설이던 서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빠는 좀 어떠셔?”잠시 침묵이 흘렀다.[많이 좋아지셨어. 오늘 재활 치료받으면서도 계속 네 사진만 보더라.]엄마가 애써 밝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얼른 나아서 우리 연이 짐 덜어줘야 한다고 그러더라. 그러니까 너는 우리 걱정하지 말고 네 몸이나 챙겨.]“네.”[연아.]“응?”한참을 머뭇거리던 엄마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미안하다. 엄마 아빠가.]서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또 눈물이 핑 돌았다.“아, 진짜 여사님, 왜 또 청승이야. 나 진짜 돈 많이 벌어 간다니까?”일부러 씩씩하게 대꾸하려던 순간이었다.[누나야? 잠깐 나 좀 바꿔줘 봐!]익숙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어? 엄마, 단이는 바꾸지 마. 안 바꿔도 돼. 그냥 안부만 전해줘. 응?”[누나! 나야, 서단!]남동생 서단이었다. 서연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천재적인 해커 기질을 타고난 이 녀석은 눈치까지 백단이었다.어설픈 거짓말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어, 단아. 왜? 누나 바빠.”[누나
Last Updated : 2026-08-0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