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교수님의 숨겨진 여자: Chapter 21 - Chapter 30

77 Chapters

[21]

도미닉은 교수진 건물 지하 깊숙한 곳에 주차된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엔진은 꺼져 있었고 에어컨도 작동하지 않았다. 습한 아침 공기가 겁에 질린 누군가의 숨결처럼 앞유리에 들러붙어 있었다. 그의 흰 셔츠 소매는 구겨져 있었고 단추 하나는 풀린 채였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망치처럼 가슴을 내리쳤을 때 터져 나간 바로 그 단추였다.“…네 아버지의 유산은 더 이상 네 것이 아니게 될 거야.”젠장. 그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반복됐다. 몇 번이고, 끝도 없이.그는 휴대전화를 내려다보았다. 최근 통화 목록 맨 위에는 레나타의 이름이 떠 있었다. 어제 오후, 단 3초 만에 그녀가 전화를 끊어 버렸던 기록이었다. 그의 엄지가 통화 버튼 위에서 꼬박 10초 동안 멈춰 있었다.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추락한다는 걸 알면서도 절벽 끝에 서 있는 사람처럼.그리고 마침내, 그는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그녀의 목소리는 작고 다급했다. 뒤로 학생들의 목소리와 바람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도미닉은 눈을 감았다. 그 목소리가 마치 약처럼 온몸을 휩쓸고 지나갔다.“레나타.”단 한마디였다. 하지만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한 사람처럼 거칠고 쉰 목소리였다.전화기 너머로 그녀의 말투가 곧바로 부드러워졌다.“교수님? 저…… 지금 학교예요. 곧 알렉스 교수님 수업이 시작해서요. 무슨 일이세요?”“보고 싶어.”그 말은 아무런 여과도 없이 툭 튀어나왔다. 도미닉은 곧바로 후회했지만, 이상하게도 한편으로는 후련했다.“그냥 네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5분만. 딱 5분만.”레나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아랫입술을 깨무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긴장할 때마다 나오는 그녀의 버릇이었다.“교수님, 지금은 안 돼요. 나중에, 알았죠? 수업 끝나고 제가 다시 전화할게요.”“난 지금 네가 필요해.”그녀가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약속할게요, 교수님. 수업 끝나면…… 제가, 제가…….”그녀는 말을 멈췄다. 목소리가 떨렸다.“저 이제 가야 해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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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도미닉은 레나타의 입술을 거칠게 짓눌렀다. 그 키스는 가차 없을 만큼 격렬했고, 마치 그녀를 벌하면서 동시에 용서를 구하는 듯했다. 그의 손은 그녀의 얼굴에서 허리로 내려가더니, 단숨에 그녀를 벽에서 잡아당겼다. 레나타가 숨을 들이켰지만 항의할 틈도 없었다. 본능적으로 그녀의 긴 다리가 그의 허리를 휘감았다. 마치 지금껏 속삭여 왔던 수많은 ‘그만해’라는 말을 몸이 모두 잊어버린 것처럼.그는 비틀거리며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다시 그녀의 등이 벽에 세게 부딪혔다. 이번에는 훨씬 더 거칠었다. 두 사람의 숨은 거칠게 끊어져 나왔고, 도미닉이 그녀의 아랫입술을 날카롭게 깨물자 무의식적인 신음이 그녀의 목구멍에서 흘러나왔다.“아빠—” 키스 사이로 그 한마디가 갈라진 목소리로 새어 나왔다.“그만하라고 하지 마.” 그가 거칠게 말을 끊었다. 목소리는 찢어진 종이처럼 거칠었다. “오늘은 안 돼. 듣지 않을 거야.”그는 다시 움직이며 두 사람을 구석에 놓인 작은 가죽 소파로 이끌었다. 레나타의 몸이 차가운 쿠션 위로 털썩 내려앉았다. 도미닉이 뒤따라 올라오며 그녀의 엉덩이 옆 쿠션에 무릎을 박았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흰 블라우스 단추를 거칠고 빠르게 풀어냈다. 너무 성급하고 난폭한 손길에 위쪽 두 개의 단추가 튕겨 나가 조용한 방 안에서 작은 총성이 울리는 것처럼 바닥을 굴렀다.블라우스가 벌어졌다. 흰 레이스로 장식된 시스루 검은 브래지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도미닉은 고개를 숙였다. 코끝이 그녀의 목선을 스치고 쇄골을 따라 내려가더니, 빠르게 오르내리는 가슴 바로 위에서 멈췄다.“이 치마를 입고 수업에 갔어?” 그가 욕망이 뒤섞인 비난을 내뱉었다. 손가락이 회색 천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더니 단숨에 치마를 허리까지 걷어 올렸다. “일부러 그런 거지. 날 미치게 만들려고.”레나타는 힘없이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나… 난 그런 게—”그의 입술이 그녀의 남은 말을 삼켜 버렸다. 한 손이 그녀의 브래지어를 아래로 잡아당겨 차가운 공기 속에 가슴이 드러났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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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그날 저녁, 교수 동 복도는 바짝 말라붙은 정적만이 흐르고 있었다. 천장에 달린 네온등 하나가 치직거리며 위태롭게 불빛을 반짝였고, 타일 바닥 위로 길고 기다란 그림자가 가늘게 떨렸다. 셀리는 계단 맨 위칸에 선 채, 가방 끈을 하얗게 질리도록 꽉 쥐고 있었다.아침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긴 했다. 알렉스 교수의 입꼬리가 레나타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미묘하고 은밀한 미소를 띠던 모습. 그리고 도미닉 교수가 레나타를 바라보던 눈빛—마치 세상에 그 아이 하나만 존재하는 듯한 그 시선. 이름 높은 두 중년 교수가 까마득히 어린 학생 하나를 두고 기웃거리고 있었다. 셀리는 바보가 아니었다.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기에 오늘 오후, 레나타가 도미닉 교수의 연구실에서 걸어 나왔을 때—헝클어진 머리, 구겨진 블라우스, 그리고 울기라도 한 것처럼 붉게 부어오른 눈을 한 채 나타났을 때, 셀리는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자신의 차를 그대로 둔 채 택시에 올라타 레나타의 뒤를 쫓았다. 도착한 곳은 니르와나 스위트 호텔. 오늘 아침, 셀리 자신도 방문했던 바로 그 호텔이었다.레나타는 고개를 숙인 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한 손으로는 얼굴을 반쯤 가린 상태였다.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불과 열 걸음 뒤에서 자신을 바짝 쫓아오는 셀리의 그림자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레나타가 마침내 호텔 객실 문을 두드렸을 때, 셀리는 커다란 화분 뒤로 몸을 숨겼다. 나뭇잎 사이로 숨을 죽인 셀리의 눈에 문을 열어주는 알렉스의 모습이 들어왔다.“들어와, 달링. 10분 늦었네.” “죄송해요.” “사과는 받을게. 어제처럼 오늘 밤도 날 기쁘게 해 준다면 말이지.”셀리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알렉스가 갑자기 레나타를 안으로 끌어당기며 거침없이, 지체 없이 입을 맞추자 셀리의 눈이 확장되었고 손이 절로 입을 막았다.당황하여 뒷걸음질 치던 셀리는 그만 소리를 내고 말았다. 둔탁한 마찰음이 그녀의 위치를 폭로했다.찰나의 순간, 알렉스의 시선이 셀리의 눈과 정확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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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니르와나 스위트 호텔 18층 비상계단. 묵직한 철제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그 틈 사이로 복도의 가느다란 빛줄기가 스며들었다. 공기는 차갑고 날카로웠으며, 새 카펫과 가공되지 않은 철 냄새가 희미하게 섞여 있었다. 머리 위의 병든 듯한 초록색 비상구 표지등이 윙윙거리며 창백한 빛을 쏟아냈다. 셀리의 핏기 없는 얼굴과 알렉스의 짙게 가라앉은 눈빛이 겨우 드러날 정도였다.셀리는 세 번째 계단에 기대어 있었다. 등은 거친 콘크리트 벽에 밀착되어 있었다. 회색 펜슬 스커트는 허리 위로 잔뜩 말려 올라가 있었고, 검은색 G스트링은 한쪽 발목에 무용지물처럼 걸쳐져 있었다. 숨은 얕고 거칠게 끊어졌다. 오른손에 쥔 스타일러스 펜은 알렉스의 휴대폰에 띄워진 전자 계약서에 자신의 이름을 적던 순간의 여운처럼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좋아.”알렉스가 무심하게 중얼거렸다. 방금 막 사업 계약을 마무리한 사람처럼 아무런 감정도 없는 목소리였다.“그럼 네가 진심이라는 걸 증명해.”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한 걸음 다가선 순간, 왼손이 그녀의 허리를 휘감더니 거칠게 잡아당겨 자신의 몸에 바짝 밀착시켰다. 익숙한 향수 냄새가 그녀를 덮쳤다. 샌들우드와 담배 향. 그녀가 원한 적 없는 기억처럼 파고드는 향이었다. 그날 아침, 레나타가 맡았던 바로 그 향이었다. 셀리의 속이 메스꺼움으로 뒤틀렸지만, 그 뒤를 따라 원치 않는 열기가 치고 올라왔다. 무릎에 힘이 풀릴 것 같았다.“교수님……”말이 거의 속삭임처럼 흘러나왔다.알렉스의 손바닥이 즉시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여기서는 나를 ‘Sir’라고 불러.”그가 그녀의 귓가에 낮고 서늘한 목소리로 속삭였다.“소리 한 번 잘못 내면 오늘 밤 바로 세드릭에게 전화한다. 알아들었어?”셀리는 작게,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지만 끝내 떨어지지는 않았다.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았다. 치노 팬츠의 지퍼가 거칠게 내려가는 소리가 났다. 알렉스는 그녀의 왼쪽 허벅지를 자신의 허리에 걸어 올린 뒤, 벽에 더 높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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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아침 이슬이 아직 니르와나 스위트 호텔의 창문에 맺혀 있었다. 부드러운 금빛 햇살이 커튼 사이로 스며들어 가지런히 정돈된 킹사이즈 침대를 어루만졌다. 하지만 알렉스가 있던 쪽은 비어 있었다.레나타는 매트리스 가장자리에 앉아 손바닥을 펼쳐 보았다. 그 위에는 연갈색 머리카락 한 올이 놓여 있었다. 그녀는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카펫 위에서 이 머리카락을 발견하자마자 주머니에 넣었고, 새벽 네 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손에 꼭 쥐고 있었다.욕실 문이 열렸다. 알렉스가 허리에 수건만 두른 채 걸어 나왔다. 젖은 머리카락에서 물기가 떨어졌고, 표정은 읽을 수 없을 만큼 무덤덤했다.“좋은 아침.”그가 중얼거리며 옷장으로 향했다.레나타의 시선이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귓불 바로 아래에 희미한 붉은 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너무 아래쪽에 있었고, 너무 선명하고 새것이었다.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어제 아침 자신이 그를 깨물었던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보다 훨씬 위쪽, 더 깊은 곳이었다. 저 자국은 새로 생긴 것이었다.“교수님.”레나타가 쉰 목소리지만 침착하게 불렀다.“어젯밤에 어디 다녀오셨어요? 로비로 내려간다고 하셨잖아요.”알렉스는 돌아보지 않았다. 옷걸이에서 새하얀 셔츠 한 장을 꺼내며 대답했다.“담배 사러 갔어.”“그게 다예요?”그는 셔츠 단추를 천천히, 하나씩 여유롭게 잠갔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차가운 눈빛에는 미소 하나 없었다.“또 뭘 묻고 싶은데?”레나타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 옆 커피 테이블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알렉스의 휴대폰이 놓여 있었다. 그녀는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 1332. 예전에 그가 휴대폰 잠금을 해제하는 모습을 한 번 본 적이 있었다.욕실 안에서는 칫솔이 치아에 닿는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 레나타는 갤러리를 열었다. 그리고 Backup이라는 이름의 폴더를 발견했다. 심장이 가슴을 아프게 두드렸다.사진 한 장.비상계단이었다. 셀리가 입었던 회색 스커트. 한쪽 발목에 느슨하게 걸려 있는 검은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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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비는 막 그쳤지만, 차 안의 공기는 여전히 눅눅했다. 와이퍼가 천천히 움직이며 전면 유리창에 남은 마지막 빗방울을 닦아냈고, 두 사람 사이에는 숨소리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만이 가득했다.레나타는 조용히 앉아 도로가 말라가기 시작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녀가 마침내 중얼거렸다.도미닉은 시선을 앞쪽에 고정한 채 말했다. "나오자고 한 건 너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고?"레나타는 고개를 돌려 그의 옆모습을 살폈다. "원래 즉흥적인 게 그런 거잖아요. 모든 일에 계획이 필요한 건 아니죠, 아빠?"그의 입꼬리가 살짝 경련했다. "그래도 목적지는 있는 게 좋지."레나타는 삐친 척하며 의자에 기댔다. "그럼 아빠가 결정해요, 대디.""이제 내가 생각해야 되는 거야?""음, 아빠가 더 똑똑하니까요."두 사람 사이에 다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잔잔한 엔진 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도시의 소음만이 공간을 채웠다.레나타는 나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도미닉이 마침내 그녀를 돌아보았을 때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아무런 말도, 예고도 없었다. 그녀의 손이 올라가 그의 턱선을 쓸어내렸고—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았다.입술을 맞춘 건 처음엔 허락을 기다리는 숨결처럼 완만했다. 하지만 도미닉이 응답하자 모든 것이 깊어졌다—다정하고, 따뜻하며, 단순한 실수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의도적인 감촉이었다."입술을 함부로 굴리네." 입술이 떨어졌을 때, 도미닉이 낮게 읊조렸다. "누가 키스를 그렇게 가르쳐 줬지, 음?"레나타는 그저 키득거릴 뿐이었다. "아빠가요, 대디.""장난꾸러기 같으니."가빠진 숨이 다 가라앉기도 전에 그녀가 속삭였다. "아빠 집으로 가도 돼요?"도미닉이 한쪽 눈썹을 올려 세웠다. "내 집?"레나타는 입술 끝을 살짝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가도 돼요?""확실해?""전 절 의심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그냥… 보고 싶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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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욕실에서 뿜어져 나온 온기가 레나타의 피부에 여전히 맴돌았다. 어깨 위로 젖은 머리칼에서 물방울이 떨어졌고, 몸에 두른 타월의 깨끗한 향기 밑으로 자스민 비누의 은은한 향이 감돌았다. 그녀는 도미닉의 흰색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사이즈가 너무 커서 헐렁한 옷자락이 무릎을かす치며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가리고 있었다.거실에서는 도미닉이 넓은 창가에 서서 손에 버번 글라스를 들고 있었다. 일찍이 내리던 비는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아른거리는 부드러운 이슬비로 변해 있었다. 창에 비친 그의 모습은 차분해 보였지만, 어깨에는 말해서는 안 될 무언가를 인정하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는 듯한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레나타는 문가에 멈춰 서서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았다. "나랑 이야기하고 나면 항상 술 마셔요?" 그를 생각에서 깨우기에 충분할 만큼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가 물었다.그는 천천히 돌아섰고, 그의 시선은 즉시 그녀의 몸에 헐렁하게 걸쳐진 셔츠로 떨어졌다. 대답을 건네기 전, 그의 숨이 찰나 동안 턱 하고 막혔다."네가 머리를 아프게 할 때만."가까이 다가가자 그녀의 입술 끝이 살짝 올라갔다. "그럼 아빠 머리를 더 자주 아프게 해야겠네요."도미닉은 태연한 척하려고 목을 가다듬었다. "너무 자주는 마라. 중독될지도 모르니까."그녀에게서 작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고, 버번 향과 그의 향수 흔적이 느껴질 만큼 가까워지자 그 웃음은 이내 잦아들었다."이 집 마음에 들어요." 그녀가 속삭였다. "평화롭지만… 외로워요."도미닉은 다시 창밖을 힐끔 본 뒤 그녀를 바라보았다. "외로움이 항상 나쁜 건 아니야, 레나타.""나쁘진 않죠."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그냥 아플 뿐이지."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잔을 내려놓고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단 1인치도 남지 않을 때까지 공간이 좁아졌다."그럼," 거의 속삭임에 가까운 낮은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이 집이 덜 외롭게 만들어 봐."레나타의 시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명령인가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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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피오나와 소비아나가 도미닉의 집에서 길게 끌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케이크를 자른 지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피오나의 전화가 울렸다. 약혼 준비를 논의하자며 집으로 호출하는 그녀 아버지의 전화였다.현관문이 찰칵 소리를 내며 닫힌 직후, 집 안은 팽팽하고 묵직한 정적 속으로 푹 빠져들었다. 창밖에는 마치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는 듯, 거센 빗줄기가 다시 사정없이 쏟아지고 있었다.도미닉은 가슴이 세 번 뛸 동안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이내, 그는 아무 말도 없이 테이블 밑으로 숙여 손을 뻗더니 레나타의 손목을 낚아챘다. 단호하고 절제된 힘으로 그녀를 끌어올렸다. 빌려준 흰 셔츠가 위로 훌쩍 올라가며, 마루 바닥의 찬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허벅지가 드러났다.그녀가 휘청거렸지만, 중심을 잡기도 전에 등 뒤로 벽이 강하게 부딪쳐 왔다. 도미닉은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 옆 벽을 짚고, 다른 한 손으로는 거칠게 턱을 抓住아 그녀를 가둬버렸다. 도망칠 구멍 따위는 없었다.“이게 재미있었어?”그녀가 저지른 짓에 여전히 떨리는 그의 목소리는 낟알처럼 낮고 거칠었다.레나타는 속눈썹을 떨며 고개를 들었고, 입술 끝을 짓궂게 올려 웃어 보였다. “엄청.”그는 코웃음을 치더니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아랫입술을 쓸어내렸다. 그 입술이 방금 전 어디에 있었는지 노골적으로 상기시키는 행동이었다. “그 사람들 앞에서 나 진짜 죽을 뻔했어. 너도 알잖아.”“알지.” 그녀는 꿀처럼 달콤하지만 반항기 가득한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그래서 딱 선 넘기 직전에 멈춘 거잖아.”그의 눈이 가늘게 찢어졌다. “멈춘 게 아니지. 내 입으로 애원하게 만든 거면서.”그녀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눈동자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래도 대디는 좋았잖아, 안 그래?”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입술을 짓뭉개듯 거칠고 소유욕 가득하게 입을 맞췄다. 달콤함 따위는 없었다. 아랫입술을 이빨로 긁으며 혀로 들이밀어 그녀의 안을 구석구석 점령했다. 레나타는 억눌린 신음을 내뱉었지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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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문 건너편에서 셀리는 신음을 어떻게든 삼키기 위해 자신의 손으로 입을 강하게 막았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알렉스 해링턴 교수가 자신을 불러낼 줄은, 더군다나 캠퍼스 한복판에서 그의 금지된 욕망을 채워 달라고 요구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교수실은 심장 박동 소리가 울릴 정도로 정적만이 가득했다. 셀리의 숨소리가 거칠게 흐트러졌다. 쉰 대 후반이지만 여전히 미식축구 선수 같은 체구를 자랑하며, 여학생들 사이에서 속닥거림을 유발하곤 했던 알렉스 해링턴 교수가 입꼬리를 비열하게 올린 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흰 셔츠는 단추가 풀려 있었고, 단단한 가슴팍 위로 땀방울이 번들거렸다.스물한 살의 셀리는 긴 검은 머리타래가 헝클어진 채, 구겨지고 몸에 들러붙은 캠퍼스 유니폼 차림으로 떨리는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움직일 때마다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비명을 참아내려 애쓰면서.“쉬, 셀리.” 알렉스가 거칠고 퀴퀴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의 두 손이 그녀의 허리를 낚아채더니, 책과 강의 노트가 수북하게 쌓인 넓은 오크나무 책상 쪽으로 그녀를 바짝 끌어당겼다. “규칙 알지? 소리 한 번이라도 내면 문밖에 있는 모두가 우리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똑똑히 알게 될 거야.” 제어되지 않는 욕망으로 번뜩이는 그의 눈빛은, 책상 모서리가 그녀의 척추를 짓누를 때까지 그녀를 밀어붙였다. 셀리는 아랫입술을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깨물었다. 먹잇감을 노려보는 사자처럼 녹색 눈동자가 그녀를 고정하고 있었다.경고도, 자비도 없었다. 그가 거친 손길로 그녀의 블라우스를 한 번에 찢어발겼다. 단추들이 바닥으로 튀어 나갔고, 흰 천이 갈라지며 풍만한 가슴을 옥죄고 있던 검은 레이스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셀리가 흠칫 놀랐지만, 그의 손은 이미 안으로 파고들어 거칠게 주무르고 있었다. 고통과 쾌락이 아찔하게 얽혀 그녀의 허리가 절로 활처럼 꺾였다. “교수님… 제발… 여기선 안 돼요.” 겨우 속삭임에 불과한 소리였지만, 그는 그저 낮게 헛웃음을 칠 뿐이었다. 그가 그녀의 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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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그러니까 이제 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협박 아니에요.” 셀리가 낮고 강철처럼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미리 경고하는 거예요. 교수님, 제가 영원히 바보일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세드릭과 제가 더는 이런 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는 걸 저도 잘 알아요.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그를 배신했는데 어떻게 계속할 수 있겠어요.”알렉스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셀리?”셀리는 쓰디쓴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은 중간에서 갈라졌다. 그녀는 목에 희미하게 남은 멍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알렉스 해링턴이 남긴 가장 최근의 흔적이었다. 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평생 미래의 시아버지를 위한 성적 노리개로 살 수는 없다는 말이에요. 그러면 세드릭은 무너질 거예요. 이미 제 자존심도 남은 것 없이 산산조각 나고 있어요.”“더러운 년.”그가 내뱉었다.“그래요.” 셀이 눈을 번뜩이며 받아쳤다. “교수님이 레나타를 빌미로 저를 옭아매는 순간부터 그렇게 됐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친구를 위해서라면 제 자신을 희생할 만큼 인간적이에요. 교수님은요? 그냥 악역 노릇을 즐기는 것뿐이잖아요.”그가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목소리는 매끄럽고 부드러웠다.“그래서 계획이 뭔데? 세드릭한테 달려가서 울면서 일러바치기라도 할 건가?”셀리의 몸이 굳었다. 그녀는 볼 안쪽을 이를 세게 깨물어 피맛이 날 때까지 버텼다. 알렉스의 웃음이 낮고 조롱하듯 흘러나왔다.“역시 그렇군. 넌 그럴 배짱이 없어.”“네.” 셀이 인정했다. 목구멍을 긁어내는 듯한 목소리였다. “없어요. 교수님은 계속 그걸 약점으로 잡고 있을 테니까요. 저는 아직 교수님의 학생이고, 제 아버지도 여전히 여기서 일하고 있으니까요.”“착하지. 네 처지를 잘 아는구나.”그가 거리를 좁혔다. 찢어진 블라우스 위로 한쪽 가슴을 움켜쥐고 천천히, 의도적으로 꼬집었다. 셀리의 눈이 크게 뜨였다. 그녀는 한 걸음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났다.“피하지 마. 졸업할 때까지만 참으면 돼. 알겠어?”셀리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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