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갤러리 라파예트에서 열린 ‘오라 허벌(Aura Herbal)’의 글로벌 론칭 쇼는 그야말로 비교할 데 없이 화려하고 거대했다. 수백 명의 패션 사진가들이 터뜨리는 플래시 세례가 레드 카펫 위로 끊임없이 눈부신 빛을 뿌렸다. 유럽의 모든 귀족과 최정상급 셀럽, 거대 기업의 고위 임원들이 엘레나가 일구어낸 화장품 제국의 확장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화려한 식물 장식으로 꾸며진 메인 홀 한가운데, 엘레나는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주인공으로 서 있었다. 은빛이 감도는 하얀 실크 드레스가 그녀의 몸매를 완벽하게 감싸 안았고, 크리스털 샹들리에 조명 아래 그녀는 마치 스스로 빛을 내는 듯했다. 우아한 미소, 침착한 어조, 그리고 그녀가 나누는 악수 하나하나가 에텔 그룹(Aethel Corp)의 미래를 책임질 수백만 유로 규모의 파트너십을 확정 짓고 있었다.“정말 놀라운 성과입니다, 엘레나 마담.” 프랑스의 유명 뷰티 비평가가 샴페인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아시아의 정수를 아무런 결점 없이 유럽의 중심부에 안착시키셨군요.”“감사합니다, 선생님. 하지만 이건 에텔 그룹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서막에 불과합니다.” 엘레나가 응수했다. 단 한 번의 짧은 호흡 끝에 내뱉어진 그녀의 목소리는 맑고 안정적이었으며, 새로운 지배자로서의 절대적인 위엄이 가득 차 있었다.하지만 그 크리스털 잔들이 부딪치는 소리와 상류층의 화기애애한 대화 속에서, 아리아가 축제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어두운 얼굴로 엘레나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엘레나의 귓가에 낮게 소곤거렸다.“마담, 북부 지역 조사팀으로부터 긴급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억눌린 긴장감이 짙게 배어 있는 아리아의 속삭임이었다.엘레나는 손님들 앞에서 미소를 잃지 않았지만, 두 눈만큼은 순간 날카롭게 찌푸려지며 차갑고 치명적인 빛을 번뜩였다. 그녀는 대화 중이던 이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정중한 손짓을 보낸 뒤, 메인 무대 뒤편에 마련된 프라이빗 휴게실을 향해 우아하게 걸음을 옮겼
Last Updated : 2026-08-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