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가장 큰 후회는 너였다: Chapter 41 - Chapter 50

95 Chapters

제41화.

자신의 특별팀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을 확인한 윌리엄 밴가드는 엘레나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고, 본사로 돌아가야 할 수많은 업무 일정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정말 고마워, 윌리엄. 모든 일에 대해서." 엘레나가 부드럽게 말했다. 그녀의 입가에는 처음으로 진심이 담긴 옅은 미소가 피어났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그 미소 하나에 윌리엄의 가슴은 승리감으로 가득 부풀어 올랐다."오후에 다시 올게, 엘레나. 내가 직접 그 큰 배 장난감을 가져와서 레오에게 줄게." 윌리엄이 자신 있게 말했다.엘레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뒤, 윌리엄을 저택 앞 테라스까지 배웅했다. 그녀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윌리엄의 고급 승용차가 천천히 저택을 빠져나와 시티-B의 상류층 거리를 가로질러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한편 취리히의 한 폐쇄된 창고에서 찰리는 바깥세상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전날 밤부터 단 한순간도 눈을 붙이지 않은 채 밤을 꼬박 새웠다. 아리아에게 일주일이라는 예상 시간을 전달했지만, 아버지로서의 본능은 기다리는 것을 거부했다. 그는 그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싶었다. 이 배는 사흘 안에 완성되어야 했다.고집을 부리는 상사의 모습을 지켜보던 레이는 결국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는 먼지가 가득한 작업 구역으로 직접 들어가 아들을 위해 시간과 싸우고 있는 한 아버지를 돕기로 했다."제게 지시하십시오, 베인 씨. 이 나무 배를 완성하기 위해 제가 어떤 부분을 맡으면 되는지 말씀해 주세요." 레이가 진심을 담아 말하며 셔츠 소매를 걷어 올렸다.찰리는 손에 들고 있던 작은 톱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레이를 바라보았다. "물류 회사의 고객 관련 업무는 전부 처리했어, 레이?""물론입니다, 베인 씨. 운영팀의 통제 아래 모두 문제없이 처리되고 있습니다.""좋아." 찰리는 길게 숨을 내쉬며 이미 중앙 갑판의 형태를 갖춘 목재 조각을 가리켰다. "이 배의 모든 가장자리와 선체를 완전히 매끄러워질 때까지 사포질해 줘. 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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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찰리는 눈앞에 놓인, 절반만 짙은 남색으로 칠해진 미니 목선 원형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의 손에 들려 있던 붓이 시멘트 바닥으로 툭 떨어지며 얼룩덜룩한 페인트 자국을 남겼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가슴속을 뜨겁게 태우던 열정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지독할 정도로 차가운 공허함만이 남았다.찰리는 레이에게 단 한마디도 건네지 않은 채 돌아서 걸었다. 힘풀린 몸을 끌듯 무거운 발걸음으로 자재 창고를 벗어났다. 붉게 충혈된 눈은 침통한 표정으로 잔혹할 만큼 멍하니 앞만을 응시하고 있었다.그는 개인 집무실로 들어가 곧장 안쪽에 딸린 욕실로 향했다. 세면대 앞에 선 찰리는 윌리엄의 곁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레오의 사진 잔상을 털어내려 몇 번이고 얼굴을 씻어냈다. 하지만 가슴을 짓눌러오는 답답함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고압 샤워기를 튼 그는, 옷을 입은 채 빙하처럼 차가운 물줄기를 온몸으로 맞았다.찰리는 차가운 타일 벽에 이마를 맞대고, 굳게 감은 눈꺼풀 위로 차가운 물이 흘러내리게 두었다. 이 차가운 물이 타들어 갈 듯 뜨겁게 비틀리고 산산조각 난 마음을 식혀주기를 바랄 뿐이었다.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찰리는 머릿속으로 이미 완벽한 계획을 세워두었었다. 익명의 택배 기사로 위장해 이 목선 상자를 엘레나의 저택으로 직접 전달하고, 그저 멀리서 몰래 눈길을 보내 어린 아들의 얼굴을 가까이서 확인하며 아이가 잘 있는지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운명은 시작하기도 전에 잔인한 현실로 그의 뺨을 다시 한번 후려쳤다. 그의 노력은 시작해 보지도 못한 채 수포로 돌아갔다."레오, 네 잘못이 아니야. 다 내 잘못이지." 찰리는 쏟아지는 샤워 물소리에 거친 억눌린 목소리를 섞어 마음속으로 읊조렸다. "내가 항상 늦었어. 너한테 좋은 아버지가 되는 일에서, 난 늘 패배자였지."욕실 밖에서 레이는 굳게 닫힌 문 앞에 그저 망부석처럼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보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울 용기도, 그의 슬픔을 방해할 용기도 감히 내지 못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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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찰리가 욕실에 자신을 가둔 지 한 시간 가까이 흘렀을 때였다. 마침내 육중한 오크나무 문이 열리자, 줄곧 문 앞을 지키고 서 있던 레이가 기다렸다는 듯 건조한 수건을 꺼내 올렸다."고마워, 레이." 찰리가 낮게 읊조렸다. 그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몹시 지쳐 있었다. 그는 수건을 목에 툭 걸쳤다. "이제 그만 퇴근해 봐. 난 오늘 밤 사무실에서 잘 테니까.""알겠습니다, 베인 씨." 레이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감히 토를 달지 못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찰리의 집무실을 나섰다.아까 보스의 젖은 얼굴을 마주했을 때, 레이는 붉게 충혈되어 퉁퉁 부어오른 눈시울을 똑똑히 보았다. 그것은 단순히 차가운 물에 닿아 생긴 게 아니었다. 한때 캐피털 주식시장을 호령했던 남자의 심장이 완벽히 산산조각 났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레이는 지금 눈앞의 남자가 짊어진 잔혹한 운명에 깊은 연민을 느꼈다.육중한 문이 닫히고 레이가 떠나자, 찰리는 집무실 구석으로 걸어갔다. 두꺼운 벽으로 분리된 개인 침실—집에 가기 귀찮을 때마다 그가 휴식을 취하던 공간이었다. 그는 갈아입을 옷을 낚아채 느릿한 동작으로 갈아입은 뒤, 혈압약 몇 알을 털어 넣었다.찰리는 침대 가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손을 뻗어 휴대폰 화면을 켰고,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이 다시 윌리엄 반가드의 SNS 계정을 향했다. 맨 위에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와 있었다.사진 속에는 은은한 촛불 조명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고급 레스토랑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카메라 맞은편에는 뒷모습만 보이는 여성이 앉아 있었다. 그러나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찰리는 그 우아한 실루엣이 자신의 전처인 엘레나 빅토리아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보았다.찰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휴대폰을 매트리스 위로 던져버렸다. 가슴이 둔기로 수없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턱 막혀왔다."로맨틱한 저녁 식사라니?" 적막한 방 안에서 찰리가 거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의 입술 끝에 쓰라린 실소가 걸렸다. "우리가 함께 있던 시절에도, 넌 나와 이런 걸 해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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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원형 테이블 위로 수분 동안 숨 막히는 정적이 흐른 뒤, 엘레나는 마침내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는 숟가락을 천천히 내려놓고는 윌리엄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아름다운 얼굴에는 단호하고 반박할 수 없는 기색이 서려 있었다."윌리엄 씨... 죄송하지만, 저는—""지금 당장 대답할 필요는 없어요, 엘레나." 윌리엄이 그녀의 말을 빠르게 막아섰다. 여자의 입에서 완곡한 거절의 말이 튀어나오기 전에 서둘러 말을 말을 자른 것이었다.윌리엄은 억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자존심에 불쑥 찾아온 당혹감을 숨기려 애썼다. 방금 전 질문이 너무 성급했다는 사실을 그는 방금 깨달았다. 비즈니스든 연애든 협상의 세계에서 엘레나 빅토리아 같은 여자의 방어벽이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압박하는 것은 어리석은 실수였다."아직 더 진지한 관계 발전으로 나아갈 준비가 안 되었다면, 일단은 지금처럼 지내도 괜찮습니다." 윌리엄은 너그러운 척 약간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었다. "나한테 가장 중요한 건 당신이 날 피하지 않는 거예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엘레나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는 쪽을 택했다. 더 이상 말을 보태지 않고, 그들 사이에 순식간에 두꺼워진 어색함 속으로 말을 삼켜버렸다. 윌리엄이 처음부터 강요했던 로맨틱한 분위기는 이제 완전히 증발해 버렸고, 그 자리에는 엘레나가 다시 그어놓은 무형의 경계선이 들어섰다.두 사람은 각자의 접시에 놓인 음식을 다시 조용히 먹기 시작했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감지한 윌리엄의 머릿속 비즈니스 두뇌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방법을 찾기 위해 재빠르게 굴러갔다. 엘레나에게 위협감을 주지 않으면서 그녀의 관심사를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하게 안전한 다리는 바로 일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오늘 아침 시장 보고서를 봤습니다." 윌리엄이 한층 더 프로페셔널한 톤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에델 코프의 체중 감량 신제품이 시장에서 반응이 아주 뜨겁더군요. 이번 주에 입자 주가도 몇 퍼센트나 올랐고요. 축하해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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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다음 날 아침 7시경, 레이는 알타이르 물류의 운용 사무실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보스를 위해 일부러 사 온 따뜻한 아침 식사가 담긴 종이 가방이 들려 있었다. 하지만 개인 접견실 문이 열리는 순간, 레이의 발걸음이 뚝 멈춰 섰다. 그의 두 눈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크게 벌어졌다.긴 테이블 위에 커다란 미니 목선 하나가 위풍당당하고 견고하게 서 있었던 것이다.배는 더없이 완벽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짙은 남색의 바다 빛깔과 칠흑 같은 검은색 포인트가 조명 아래서 멋들어지게 어우러졌다. 복잡하게 얽힌 돛줄부터 키의 조각, 그리고 물결 문양으로 둘러싸인 L.V.라는 이름의 이니셜 조각까지, 그 어떤 섬세한 장식도 놓치지 않았다. 완성된 작품은 찰리가 처음 만들었던 작은 목선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생동감이 넘쳐흘렀다."베인 씨가 또 밤을 지새우신 게 틀림없군." 레이는 아침 가방을 그 걸작의 바로 옆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낮게 중얼거렸다.레이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배를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졌다. 그는 보스의 집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제 아리아가 전화해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했음에도, 왜 찰리는 굳이 자신의 몸을 혹사해 가며 이 완구를 끝까지 완성한 것일까. 아버지의 사랑이란 찰리 베인처럼 차가운 남자마저 이토록 지독한 고집쟁이로 만드는 모양이었다.레이는 접견실을 나와 유리 가림막이 설치된 자신의 집무실로 향했다. 걸음을 옮기면서도 그의 시선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는 찰리의 방문으로 향했다. 문을 두드려 보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레이는 단념했다. 불과 몇 시간 전에야 비로소 눈을 붙였을 찰리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찰리에게 시간을 주기로 한 레이는 사무실 탕비실로 발길을 돌렸다. 사 온 아침 식사를 도자기 접시에 옮겨 담고, 설탕을 넣지 않은 블랙커피 한 잔을 내렸다.알타이르 물류의 직원들이 하나둘 출근해 자신들의 파티션을 채우기 시작했다. 사무실 안은 천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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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정확히 오전 8시, 찰리의 개인 집무실 문이 열렸다. 자신의 칸막이 사무실에서 선적 화물 명세서를 확인하고 있던 레이는 곧바로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움직임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 그는 상사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찰리는 평소 탄탄한 체격에 걸쳐 입던 고급 맞춤 정장을 입고 있지 않았다. 오늘 아침 그는 무지 티셔츠 위에 검은색 가죽 재킷을 걸치고, 짙은 색 청바지를 입은 채 검은색 야구 모자와 같은 색의 천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리고 있었다. 알테어 로지스틱스의 CEO라기보다는, 지금의 찰리는 오히려 하급 택배 기사처럼 보였다.“베인 씨, 어디... 가시는 겁니까?” 레이가 극도의 의아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물었다.찰리는 모자의 위치를 고쳐 쓰며 아직도 수면 부족으로 붉은 기가 남아 있는 두 눈을 가렸다.“오늘 아침 시티-B행 긴급 항공편을 예약했어. 내가 직접 레오의 나무 배 모형을 엘레나의 저택에 가져다줄 거야.”레이는 잠시 말을 잃었다. 갑자기 혀가 굳어 버린 듯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자신의 상사를 바라보았다. 찰리는 정말 무모했다. 아들이 자신의 아버지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나무 장난감 하나를 아들의 손에 확실히 쥐여 주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의 신분까지 낮춰 택배 기사 노릇을 하려 하고 있었다.“하지만... 베인 씨.” 레이는 목소리에 감정을 억누르며 앞으로 다가섰다. “방금 윌리엄 밴가드 씨의 비서가 저에게 연락해 왔습니다. 오늘 오후에 윌리엄 씨가 직접 알테어 로지스틱스 사무실로 오신다고 합니다. 새로운 대형 고객을 데리고 오는데, 저희와 독점적인 협력 계약을 맺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윌리엄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찰리의 가슴이 갑자기 욱신거렸다. 심장이 조여 오는 듯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어젯밤 휴대폰 화면에 비쳤던 장면이 자동으로 떠올랐다. 엘레나가 그 남자와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던 뒷모습이었다. 질투와 무력감이 다시 치솟았지만, 찰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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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레이는 짧게 숨을 들이마시며 윌리엄과 엘레나 앞에서 가장 완벽한 비즈니스 미소를 유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내뱉는 거짓말 하나하나가 언제든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정말 죄송합니다, 윌리엄 씨, 엘레나 부인.” 레이가 침착하고 절제된 목소리로 말했다. “베인 씨는 현재 긴급하게 처리해야 할 외부 일정이 있어 자리를 비우신 상태입니다. 하지만 모든 운영 권한과 의사 결정 권한을 저에게 위임하셨습니다.”윌리엄은 소파에 등을 기대며 얕은 미소를 지었다. 비웃는 듯하면서도 은근히 치켜세우는 미소였다.“베인 씨가 꽤 바쁜 모양이군요. 이곳에 지사를 막 세웠는데도 벌써 여기저기 움직이고 있다니.”“네, 요즘 베인 씨께서 정말 많이 바쁘십니다.”레이는 테이블 위의 서류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였다.엘레나는 더 이상 불필요한 인사치레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Aethel Corp의 물류 창고 문제는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었다.그녀는 두꺼운 검은색 가죽 서류철을 레이 앞으로 곧장 밀어 놓았다.“저는 이곳에 손님으로 온 것이 아닙니다, 레이 씨. 확실한 답을 얻으러 왔습니다.”엘레나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이건 Aethel Corp에서 제안하는 독점 협력 계약서 초안입니다. 저희는 알테어 로지스틱스의 최우선 파트너가 되고 싶습니다. 저희의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해 오늘 당장 1분기 전체 운영 비용을 선불로 지급할 의향도 있습니다.”레이는 서류철을 펼쳤다.그 안의 조항을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는 순간, 그의 심장이 크게 요동쳤다.그는 놀랐다.엘레나는 전혀 장난이 아니었다. 무려 3년이라는 장기간의 계약을 바로 내밀었고, 그 금액 또한 엄청났다. 이미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물류 기업조차 두 번 생각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일 만큼 거대한 금액이었다.찰리가 이 회사를 설립한 가장 중요한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에, 레이는 망설임 없이 금색 펜을 집어 들었다.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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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찰리는 자신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레오와 불과 2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 서서 그 아이의 반짝이는 눈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오늘 그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고급 승용차의 문이 열리고 엘레나가 차에서 내리기 전에, 찰리는 서둘러 몸을 돌렸다.그는 50센티미터 길이의 나무 배가 들어 있는 커다란 상자를 경비 초소 근처에 내려놓은 뒤, 성큼성큼 걸어 대문 구역을 벗어났다. 검은 모자는 더욱 깊숙이 눌러썼다.그가 인도를 따라 걸어가고 있을 때, 엘레나의 차가 천천히 그의 옆을 지나갔다. 반쯤 열린 차창 너머로 엘레나는 가죽 재킷을 입은 택배 기사를 잠깐 힐끗 바라보았다.하지만 남자의 얼굴이 마스크와 모자로 완전히 가려져 있었기에, 엘레나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엘레나에게 그는 그저 우연히 길을 지나가던 한 명의 배달원일 뿐이었다.5미터 높이의 철문이 천천히 열리며 엘레나의 차를 저택 안으로 맞이했다. 차가 테라스 근처에 멈추자 엘레나는 곧바로 운전기사에게 문을 열어 달라고 했다.그녀가 차에서 내린 곳은 마침 경비 초소 근처에 놓여 있던 커다란 소포 바로 옆이었다.“방금 떠난 남자는 누구였죠?”엘레나가 곧바로 물으며 시선을 소포에서 레오의 보모에게로 옮겼다.“택배 아저씨예요, 엄마! 나한테 커다란 나무 배 선물을 가져다줬어요!”레오가 보모보다 먼저 신이 나서 대답했다.레오의 보모가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사모님. 아까 그 남자는 사모님께서 주문하신 물건을 배달하러 온 택배 기사라고 했습니다. 나무 배 장난감이라고 하더군요.”엘레나는 미간을 찌푸렸다.어제 취소했던 주문이 떠오르자, 갑자기 이상한 예감이 그녀를 덮쳤다.“상자를 열어 봐.”엘레나가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단호하게 명령했다.경호원은 능숙하게 두꺼운 테이프를 뜯어내고 상자 뚜껑을 열었다.그 안에는 짙은 푸른색과 칠흑 같은 검은색이 어우러진,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나무 배가 모습을 드러냈다.매끄러운 배의 갑판 위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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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찰리는 마침내 레이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충실한 그의 비서가 전화를 받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찰리의 입에서 가장 먼저 흘러나온 말은 물류 업무나 스위스 운송 명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레이가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맑은 웃음소리와 함께 한마디가 흘러나왔다.“봐, 레이. 운명은 언제나 나와 엘레나를 다시 이어 놓을 방법을 알고 있잖아.”찰리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가벼웠다. 마치 며칠 동안 그의 가슴을 짓누르던 무거운 짐이 모두 증발해 버린 듯했다.수화기 너머의 레이는 잠시 당황한 뒤 조심스럽게 대답했다.“베인 씨... 하지만 윌리엄 씨는요? 두 사람은 지금...”레이는 말을 흐렸다. 자신의 상사가 밤새 샤워기 아래에서 물을 맞으며 괴로워하게 만들었던 로맨틱한 저녁 식사에 관한 사실을 굳이 자세히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그건 내게 큰 문제가 아니야, 레이.”찰리가 재빨리 말을 끊었다. 그의 목소리는 더욱 낮아졌고,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윌리엄은 절대로 나를 이길 수 없어. 아무리 엘레나의 마음을 얻으려고 애써도 그는 레오의 친아버지가 아니잖아. 혈연으로 이어진 관계는 호화로운 저녁 식사로 살 수 있는 게 아니야.”레이는 잠시 말이 없었다.그는 지금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사의 기분을 굳이 논쟁으로 망치지 않기로 했다. 베인 씨의 자신감이 완전히 되살아나도록 내버려 두자.그 야망이야말로 찰리가 시티-B에서 자신의 경쟁자들을 무너뜨리는 데 필요한 것이었다.“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베인 씨.”레이는 진심 어린 목소리로 칭찬을 이어 갔다.“윌리엄 씨는 어떤 면에서도 베인 씨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찰리는 자신의 방에서 낮게 웃었다.“레이, 너 설마 뭔가 바라는 게 있어서 나를 치켜세우는 건 아니지?”그가 장난스럽게 물었다.“물론 아닙니다, 베인 씨. 저는 그저 사실을 말씀드린 것뿐입니다.”레이도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두 남자의 편안한 대화는 레이가 찰리에게 심장 약 복용 시간을 절대 거르지 말라고 단호하게 당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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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저택 정문 앞의 분위기가 한산해지고 경비원들이 다시 각자의 초소로 돌아가자, 찰리는 곧바로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소나무 그늘 뒤에서 나와 성큼성큼 길가의 커다란 쓰레기통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분노와 쓰라림을 억누르느라 떨리는 두 손으로, 그는 그곳에서 길이 50센티미터에 달하는 나무 배 모형을 다시 꺼냈다.다행히 저택 안의 그 누구도 그의 행동을 보지 못했다. 찰리는 상자의 절반이 이미 더러워진 나무 배를 가슴에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 전처의 저택이 있는 구역에서 멀어지며, 산산이 부서진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이 배는 추억으로 간직할 거야."그는 나지막하고 쉰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배 옆면에 새겨진 이니셜 ‘L.V.’를 바라보았다."언젠가 이 배를 정말 네 손에 직접 건네줄 수 있기를 바란다, 레오. 낯선 사람이 아니라, 네 아버지로서."찰리는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배를 거부하거나 싫어한 사람이 레오일 리 없다고 굳게 믿었다. 어제만 해도 그 아이는 무척 행복해 보였다. 이건 분명 엘레나의 짓이었다. 전처는 윌리엄 밴가드의 기분을 배려하고 그의 마음을 지켜주기 위해 일부러 자신의 손으로 만든 작품을 버린 것이 틀림없었다.한적한 상류층 거리가 이어지는 인도를 걷는 찰리의 발걸음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 그때 갑자기 고급 승용차 한 대가 굉음을 내며 그의 곁을 빠르게 지나갔다. 찰리는 그 자리에서 걸음을 멈췄다. 눈을 가늘게 뜬 그는 저택 정문 방향에서 멀어지고 있는 스포츠카의 번호판을 날카롭게 바라보았다.찰리는 그 번호판을 알아보았다. 윌리엄의 차였다."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찰리가 이를 악물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검은 마스크 안에서 그의 목소리는 거칠게 떨렸다."전부 그 빌어먹을 남자의 기분을 지켜주려고 엘레나가 한 짓이 분명해!"찰리의 실망감은 이제 가슴을 태우는 질투의 불길과 뒤섞였다. 그는 곧바로 손을 들어 마침 지나가던 택시를 세운 뒤, 운전기사에게 최대한 빨리 국제공항으로 데려다 달라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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