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가 욕실에 자신을 가둔 지 한 시간 가까이 흘렀을 때였다. 마침내 육중한 오크나무 문이 열리자, 줄곧 문 앞을 지키고 서 있던 레이가 기다렸다는 듯 건조한 수건을 꺼내 올렸다."고마워, 레이." 찰리가 낮게 읊조렸다. 그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몹시 지쳐 있었다. 그는 수건을 목에 툭 걸쳤다. "이제 그만 퇴근해 봐. 난 오늘 밤 사무실에서 잘 테니까.""알겠습니다, 베인 씨." 레이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감히 토를 달지 못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찰리의 집무실을 나섰다.아까 보스의 젖은 얼굴을 마주했을 때, 레이는 붉게 충혈되어 퉁퉁 부어오른 눈시울을 똑똑히 보았다. 그것은 단순히 차가운 물에 닿아 생긴 게 아니었다. 한때 캐피털 주식시장을 호령했던 남자의 심장이 완벽히 산산조각 났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레이는 지금 눈앞의 남자가 짊어진 잔혹한 운명에 깊은 연민을 느꼈다.육중한 문이 닫히고 레이가 떠나자, 찰리는 집무실 구석으로 걸어갔다. 두꺼운 벽으로 분리된 개인 침실—집에 가기 귀찮을 때마다 그가 휴식을 취하던 공간이었다. 그는 갈아입을 옷을 낚아채 느릿한 동작으로 갈아입은 뒤, 혈압약 몇 알을 털어 넣었다.찰리는 침대 가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손을 뻗어 휴대폰 화면을 켰고,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이 다시 윌리엄 반가드의 SNS 계정을 향했다. 맨 위에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와 있었다.사진 속에는 은은한 촛불 조명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고급 레스토랑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카메라 맞은편에는 뒷모습만 보이는 여성이 앉아 있었다. 그러나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찰리는 그 우아한 실루엣이 자신의 전처인 엘레나 빅토리아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보았다.찰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휴대폰을 매트리스 위로 던져버렸다. 가슴이 둔기로 수없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턱 막혀왔다."로맨틱한 저녁 식사라니?" 적막한 방 안에서 찰리가 거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의 입술 끝에 쓰라린 실소가 걸렸다. "우리가 함께 있던 시절에도, 넌 나와 이런 걸 해본
Last Updated : 2026-08-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