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시티-B를 적시던 이슬비는 어느덧 차가운 소폭풍으로 변해 있었다. 어두운 빗물이 인도 위로 거세게 흘러내리며 찰리의 신발과 검은색 셔츠를 적셨고, 젖은 옷가지는 수척해진 그의 몸에 딱 붙어버렸다. 그는 더 이상 날씨의 기세를 막아주지 못하는 참나무 아래에 여전히 서 있었다.레오를 위한 영구 장학 재단 서류가 들어있는 갈색 봉투는 젖어버려 귀퉁이가 찢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찰리는 마치 그 봉투가 자신의 심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가슴에 꼭 품고 있었다. 그의 몸은 지독하게 떨렸고, 입술은 파랗게 질려갔으며, 미동도 없는 엘레나 저택의 검은 철제 대문을 바라보는 그의 시야는 점차 흐려져 갔다.길 건너편, 에이델 코퍼레이션의 경호원들은 전술 우비를 입은 채 초소에 서서 단 한 조각의 동정심도 없이 찰리의 일주일투족을 감시했다. 그들에게 길 건너편의 사내는 한때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캘피탈의 전 지배자가 아니라, 그저 경계해야 할 위협 요소일 뿐이었다."베인 님, 이만 가십시오."바람과 빗소리를 뚫고 경호원 중 한 명이 마침내 소리쳤다."마담 엘레나께서는 방금 삼엄한 경호 속에 후문으로 출발하셨습니다. 여기서 시간 낭비해 봤자 소용없습니다!"그 말을 들은 찰리의 몸이 흠칫 떨렸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충격이 가슴을 후려치는 듯 그는 심하게 기침을 해댔고, 옅은 혈흔을 토해냈다. 그 핏자국은 아스팔트 위로 떨어진 빗물에 즉시 씻겨 내려갔다.엘레나는 찰리의 그림자조차 마주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정문으로 나서는 것조차 거부한 것이었다. 그 여자는 찰리라는 존재를 자신과 레오의 삶에서 완전히 치워버려야 할 오염 물질로 여기고 있었다.한편, 도심의 정체를 뚫고 시티-B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메탈릭 화이트 SUV 차량 안.엘레나는 앞을 정면으로 응시한 채 뒷좌석에 앉아 있었고, 그녀의 곁에서는 레오가 엄마의 다리에 머리를 기대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아리아는 백미러를 통해 간간이 상사의 표정을 살폈다. 너무나 침착한, 침착하다 못해 기이하게 느껴질
Last Updated : 2026-08-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