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가 계속해서 시간을 끌며 현실을 회피하려 했지만, 엘레나는 그리 호락호락하게 속아 넘어가 줄 바보 같은 여자가 아니었다. 집무실 책상 위 노트북 화면에는 레오의 생일날 저녁, 선물 접수처의 숨겨진 각도에서 촬영된 CCTV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엘레나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일정하게 책상을 톡, 톡 두드렸고, 그녀는 접수 담당 직원에게 회색 벨벳 상자를 건네는 한 남자의 실루엣을 향해 눈을 날카롭게 찌푸렸다.레이였다. 찰리 반의 전 개인 비서.엘레나는 의자에 몸을 기대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그자가 왜 레오의 생일 파티에 나타난 걸까? 내 회사 내부 사람 중에 찰리의 과거 잔재들을 몰래 초대한 자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그저 단순한 우연일까? 오늘 엘레나의 기분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오늘 아침 도심 공원에서 윌리엄이 건방지게 선을 넘어버린 사건만으로도 이미 평정심이 산산조각 났는데, 이 CCTV 영상마저 그녀의 어깨를 짓눌렀다.엘레나는 책상 위의 인터콤 버튼을 눌렀다. "아리아, 지금 당장 내 방으로 들어와."아리아가 걸어 들어오는 데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엘레나의 서늘한 표정에 방 안의 공기는 얼어붙을 듯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아리아," 엘레나가 노트북 화면을 돌려 아리아 쪽을 향하게 했다. "그날 밤 CCTV 영상을 확인했어. 거기에 찰리의 전 비서가 있더군. 말해 봐, 네가 내 아들의 파티에 그자를 초대한 거야?"아리아는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 같았지만, 얼굴의 모든 근육을 강제로 통제하며 calm하고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녀는 숨을 짧게 내쉬며 시한폭탄을 숨겨 두었다. "저는 레이 씨의 이름을 초대장 명단에 전혀 넣지 않았습니다, 대표님. 하지만 아시다시피 캐피털이 무너진 이후, 그쪽의 전직 임원들 다수가 서유럽의 신생 물류 및 제조업체로 적을 옮겼습니다. 어쩌면 레이 씨도 현재 대표님의 비즈니스 동료 중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고 있고, 그날은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상사를 대신해 순수하게
Last Updated : 2026-08-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