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의 발걸음이 액세서리 진열대 앞에서 멈췄다. 그녀는 손을 뻗어 은빛 파티용 가방 하나를 집어 들었다. 우아한 디자인에 크리스털 장식이 더해져 있었지만, 장식은 심플하면서도 품격이 느껴졌다. 알메로 그룹의 성대한 파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마침내, 액스턴의 아내였던 시절 세웠던 계획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안젤리나는 고개를 숙인 채 작게 미소 지었다. 참 우스운 일이었다. 예전에는 액스턴의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곁을 지키며 모욕과 멸시를 견뎌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거대 기업의 수장이 되어 있었다.“짙은 파란색 드레스랑 같이 코디해도 예쁘겠네.”그녀는 가방을 손에 들고 살짝 흔들어 보며 혼잣말했다.그때 갑자기 거칠게 바닥을 내리찍는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졌다. 안젤리나가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시선이 익숙한, 증오로 가득 찬 한 쌍의 눈과 마주쳤다.“어머, 어머… 나한테서 한스를 빼앗더니, 카페에서 일하던 종업원의 인생도 참 많이 달라졌네. 이제는 비싼 물건까지 골라 가며 살 수 있나 봐?”멜리샤의 목소리는 날카롭고 비꼬는 듯했다.멜리샤는 안젤리나가 자신의 언니 모린의 남편이었던 액스턴의 전처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멜리샤는 혼자 온 것이 아니었다. 뒤에는 친구들이 함께 서 있었다. 하지만 안젤리나를 괴롭히려는 기색을 보이는 것은 멜리샤뿐이었다.“아, 그래서 네 약혼이 이 여자 때문에 깨진 거야?”멜리샤의 친구가 물었다.멜리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한스는 눈이 흐려지기라도 했나? 어떻게 고작 카페 종업원인 여자를 선택하고, 너처럼 교양도 있고 수많은 경력과 능력을 갖춘 여자를 두고 말이야.”또 다른 친구가 안젤리나를 깔보듯 바라보며 맞장구쳤다.안젤리나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멜리샤, 그만 입 다무는 게 좋겠어. 넌 아무것도 모르잖아!”안젤리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아직도 실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여자의 비아냥을 상대하는 것조차 귀찮았다.“내가 모르는 게 얼마나 많은데? 네 얘기도 포함해서 말이야, 이 천박한
Huling Na-update : 2026-08-26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