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3화 안개 속에 잠긴 고풍스러운 기와집벽류진을 떠나 영주의 영역으로 향하는 길은 지옥도와 다를 바 없었다. 험준한 산세와 날카로운 가시덤불을 뚫고, 세 무사는 마침내 영주 거처의 뒷문 앞에 도달했다. 그곳은 기이할 정도로 고요했다. 성 전체가 흐린 먹구름 같은 안개에 뒤덮여 있었고, 보초를 서야 할 경비원들은 온데간데없었다.무사라면 본능적으로 오감이 예민하고 반사신경이 뛰어나기 마련이나, 이곳은 차원이 달랐다. 만약 시온의 극도로 발달한 청각과 시각 탐지 능력이 없었다면, 렌과 가란은 보이지 않는 함정에 벌써 몇 번이나 목숨을 잃었을 터였다. 시온은 허공을 떠도는 미세한 요기의 파동을 읽어내며 렌과 가란에게 수신호를 보냈다.‘왼쪽이다.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공기의 흐름이 뒤틀려 있어.’시온의 속삭임에 렌은 요기를 정화하며 은밀하게 움직였고, 가란은 거대 도끼의 묵직한 존재감을 숨기며 그림자 속을 파고들었다. 성은 겉으로 보기엔 흔적 하나 없이 멀쩡했지만, 마치 유령들이 깃든 듯 스산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안개는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무사들의 발밑을 감아쥐고 그들의 기운을 서서히 갉아먹고 있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느껴지는 끈적한 저항감에 가란은 미간을 찌푸렸다.“이 안개… 평범한 게 아닙니다. 기척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있어. 시온, 계속해서 주변 기류를 살펴주시죠. 조금이라도 수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즉시 알려주세요.”렌이 낮게 읊조리며 정면을 주시했다. 가란은 언제든 도끼를 휘두를 준비를 하며 묵직한 돌파구를 확보했다. 렌은 칼자루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요기를 정화하며 조심스럽게 마당으로 진입했다. 바로 그때였다.“누구시죠?”낮고 서늘한 음성이 정적을 깨뜨렸다. 마당 한가운데, 영주들이 입는 화려한 예복을 걸친 젊은 남성이 서 있었다. 180센티미터의 큰 키에 등까지 내려오는 검은 생머리, 육안으로는 20대 초반이라 해도 믿을 만큼 빼어난 용모였다. 그러나 그에게서 뿜어져 나
최신 업데이트 : 2026-09-1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