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먼저 잡았습니다.” 도현의 말에 서윤이 웃었다. “그럼 이긴 사람이 원하는 거 하나 들어주기.” “그런 규칙도 있었습니까?” “방금 생겼어.” 도현은 잡고 있던 손목을 놓지 않았다. “그럼 제가 원하는 걸 말해도 됩니까?” “응. 대신 여행지는 안 돼.” “그건 예상했습니다.” “그럼 뭔데?” 도현이 서윤을 가까이 당겼다. “이번 주 금요일 저녁, 비워두십시오.” 서윤이 눈을 깜빡였다. “금요일?” “네.” “왜?” “제가 데려갈 곳이 있습니다.” “어디?” “비밀입니다.” 서윤의 입이 벌어졌다. “아니, 내 여행지 비밀로 한다고 복수하는 거야?” “복수라기보다는.” 도현이 웃었다. “배웠습니다.” “누구한테?” “제 아내한테요.” 서윤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아, 진짜.” 그러다 문득 생각난 듯 물었다. “옷은?” “편하게 입으십시오.” “구두?” “필요 없습니다.” “멀리 가?” “퇴근하고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서윤이 눈을 가늘게 떴다. “도현 씨.” “네.” “나 지금 여행지 힌트 주는 기분이 어떤지 알겠어.” “어떻습니까?” “답답해.” 도현이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럼 성공이네요.” 금요일 오후 여섯 시 십 분. 서윤은 회사 로비에서 도현을 발견했다. 평소와 달리 넥타이가 없었다. 셔츠 소매를 걷고, 한 손에는 자동차 열쇠를 들고 있었다. 서윤이 다가갔다. “의장님.” 도현이 돌아봤다. “한 총괄.” “오늘도 퇴근하십니까?” “아내와 약속이 있어서요.” 서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좋으시겠네요.” “많이요.” 엘리베이터에서 함께 나온 직원이 두 사람을 알아보고 인사했다. 서윤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도현 역시 평소처럼 응했다. 하지만 주차장에 도착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도현이 조수석 문을 열었다. 서윤이 차에 타면서 물었다. “이제 알려줘.” “안 됩니다.” “차 탔잖아.” “도착하면 압니다.” “내가 운전하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2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