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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Capítulo 511 - Capítulo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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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화. 먼저 펼쳐진 한 장

월요일 저녁.서윤은 퇴근하자마자 《사이》로 들어갔다.가방도 내려놓지 않은 채 선반 앞에 섰다.뒤집혀 있는 사진 두 장.이제 하나는 여행 전에 볼 수 있었다.나머지 하나는 다음 여행 출발 전날까지 남겨두기로 했다.서윤은 한동안 두 장을 내려다봤다.뒤에서 도현의 목소리가 들렸다.“오늘입니까?”서윤이 돌아보지 않은 채 대답했다.“응.”“퇴근하자마자?”“하루 종일 생각났어.”도현이 옆으로 다가왔다.“어느 쪽으로 할 겁니까?”서윤은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봤다.“도현 씨가 골라.”“제가요?”“응.”“고르면 바로 봅니까?”“바로.”도현은 잠시 고민하더니 오른쪽 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서윤이 바로 집었다.“후회하지 마.”“사진 고른 걸 왜 후회합니까?”“엄청 별거 아닌 사진일 수도 있잖아.”“그게 더 궁금한데요.”서윤은 사진 모서리를 잡았다.“하나.”도현이 웃었다.“왜 숫자를 셉니까?”“긴장되니까.”“사진 한 장인데.”“조용히 해.”서윤이 다시 숨을 골랐다.“둘.”사진이 뒤집혔다.서윤의 말이 멈췄다.사진에는 두 사람의 신발이 있었다.강릉의 모래가 잔뜩 묻은 신발.파도가 들어올 때마다 피한다고 뛰어다녔던 그날이었다.한쪽에는 서윤의 신발.그 옆에는 도현의 신발.사진 아래쪽에는 젖은 모래가 반짝이고 있었다.사람 얼굴은 하나도 없었다.서윤이 웃었다.“이거였네.”도현도 사진을 내려다봤다.“모래 묻은 신발.”“내가 골랐어.”서윤이 말했다.“기억납니다.”“어떻게 알아?”“그날 서윤이 이 사진 마음에 든다고 했잖습니까.”서윤은 사진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봤다.“둘 다 엉망이네.”“당신 신발이 더 심합니다.”“도현 씨가 자꾸 파도 온다고 뛰라고 해서 그렇잖아.”“안 뛰었으면 젖었습니다.”“결국 조금 젖었거든.”서윤이 웃으며 사진을 도현에게 내밀었다.“근데 이거 골라놓고 까먹었어.”“그래서 지금 보는 게 재밌는 거 아닙니까.”맞았다.여행이 끝난 뒤 열 장을 골랐을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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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화: 들키지 않은 네 번째 힌트

“제가 먼저 잡았습니다.” 도현의 말에 서윤이 웃었다. “그럼 이긴 사람이 원하는 거 하나 들어주기.” “그런 규칙도 있었습니까?” “방금 생겼어.” 도현은 잡고 있던 손목을 놓지 않았다. “그럼 제가 원하는 걸 말해도 됩니까?” “응. 대신 여행지는 안 돼.” “그건 예상했습니다.” “그럼 뭔데?” 도현이 서윤을 가까이 당겼다. “이번 주 금요일 저녁, 비워두십시오.” 서윤이 눈을 깜빡였다. “금요일?” “네.” “왜?” “제가 데려갈 곳이 있습니다.” “어디?” “비밀입니다.” 서윤의 입이 벌어졌다. “아니, 내 여행지 비밀로 한다고 복수하는 거야?” “복수라기보다는.” 도현이 웃었다. “배웠습니다.” “누구한테?” “제 아내한테요.” 서윤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아, 진짜.” 그러다 문득 생각난 듯 물었다. “옷은?” “편하게 입으십시오.” “구두?” “필요 없습니다.” “멀리 가?” “퇴근하고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서윤이 눈을 가늘게 떴다. “도현 씨.” “네.” “나 지금 여행지 힌트 주는 기분이 어떤지 알겠어.” “어떻습니까?” “답답해.” 도현이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럼 성공이네요.” 금요일 오후 여섯 시 십 분. 서윤은 회사 로비에서 도현을 발견했다. 평소와 달리 넥타이가 없었다. 셔츠 소매를 걷고, 한 손에는 자동차 열쇠를 들고 있었다. 서윤이 다가갔다. “의장님.” 도현이 돌아봤다. “한 총괄.” “오늘도 퇴근하십니까?” “아내와 약속이 있어서요.” 서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좋으시겠네요.” “많이요.” 엘리베이터에서 함께 나온 직원이 두 사람을 알아보고 인사했다. 서윤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도현 역시 평소처럼 응했다. 하지만 주차장에 도착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도현이 조수석 문을 열었다. 서윤이 차에 타면서 물었다. “이제 알려줘.” “안 됩니다.” “차 탔잖아.” “도착하면 압니다.” “내가 운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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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화 . 향이 사라지기 전에

서윤이 도현의 셔츠를 잡아당겼다.입술이 닿기 직전, 도현이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잠깐.”서윤이 눈썹을 올렸다.“왜?”도현은 대답하지 않고 서윤의 손목을 자신의 얼굴 가까이 가져갔다.조금 전 공방에서 함께 만든 향수.산뜻한 향은 거의 사라졌지만 부드러운 꽃향과 따뜻한 나무 향이 남아 있었다.도현이 손목 안쪽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서윤의 표정이 달라졌다.“……도현 씨.”“네.”“향 맡는 거 아니었어?”“처음에는요.”“그럼 지금은?”도현이 그녀를 바라봤다.“키스하고 싶어졌습니다.”서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걸 그렇게 태연하게 말해?”“숨기지 말라면서요.”“그랬지.”서윤이 한 걸음 가까워졌다.“그럼 제대로 해.”도현은 망설이지 않았다.서윤의 허리를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향수병이 놓인 선반 앞에서 시작된 입맞춤은 생각보다 길어졌다.서윤은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익숙한 체온.익숙한 품.그런데 며칠 전부터 도현의 행동에는 새로운 여유가 생겼다.원하는 것을 숨기지 않는 여유였다.서윤은 그 변화가 마음에 들었다.“도현 씨.”“네.”“나 오늘 새로운 거 발견했어.”도현이 서윤의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뭡니까?”“같은 향수를 써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거.”“공방에서도 말했잖습니까.”“그때랑 지금은 달라.”서윤이 그의 셔츠 가까이 얼굴을 가져갔다.“도현 씨한테서는 나무 향이 더 많이 나.”“서윤한테서는 꽃향이 더 남고요.”“응.”서윤이 고개를 들었다.“그런데 같이 있으면 또 달라.”도현이 그녀를 내려다봤다.“어떻게요?”서윤은 잠깐 고민했다.“그냥 우리 집 냄새 같아.”도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향수 이름을 잘 지었군요.”“그러니까.”서윤은 선반 위의 병을 돌아봤다.귀가.두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 만든 향.각자에게서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지만 결국 같은 곳을 떠올리게 하는 향이었다.서윤이 말했다.“나 이거 마음에 들어.”“다행입니다.”“다 쓰면 같은 향으로 다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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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화.아침 식탁에 놓인 초대장

서윤은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눈을 뜨자마자 옆자리를 확인했다.비어 있었다.“……도현 씨?”대답이 없었다.욕실에서도 물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서윤은 이불을 걷고 일어났다.어젯밤 도현이 남긴 메모가 떠올랐다.답례는 내일 아침에.도대체 뭘 준비한 걸까.서윤은 가운을 걸치고 침실을 나왔다.그런데 주방 쪽에서 낯선 향기가 났다.“뭐야?”버터 냄새였다.그 사이로 갓 내린 커피 향도 섞여 있었다.주방에 도착한 서윤은 걸음을 멈췄다.식탁 위에 흰 접시 두 개가 놓여 있었다.노릇하게 구운 프렌치토스트.딸기와 작은 과일들.그리고 두 사람이 직접 만든 머그컵.도현은 회색 앞치마를 두른 채 마지막 접시를 내려놓고 있었다.오늘은 안 태우기.서윤이 웃음을 터뜨렸다.“이게 답례야?”도현이 돌아봤다.“일어났습니까?”“응.”“조금 더 자도 됐는데.”“누가 옆에 없으니까 깨더라.”도현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그럼 잘 일어났네요.”서윤이 식탁으로 다가갔다.“아침부터 프렌치토스트?”“네.”“나 이거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전에 먹고 싶다고 했잖습니까.”서윤은 잠깐 생각했다.“그랬나?”“네.”“도현 씨는 그런 걸 다 기억해?”“당신이 좋아하는 거니까요.”서윤은 대답 대신 도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고마워.”도현이 그녀의 머리 위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앉아요.”서윤이 의자를 빼려는데 접시 옆에 놓인 작은 봉투가 눈에 들어왔다.“어?”어제 자신이 초콜릿을 넣었던 것과 비슷한 크기였다.봉투 앞면에는 도현의 글씨가 적혀 있었다.한서윤에게.서윤이 도현을 돌아봤다.“이것도?”“네.”“아침만 준비한 거 아니었어?”“열어보십시오.”서윤은 조심스럽게 봉투를 열었다.안에는 작은 카드 한 장이 있었다.오늘 오후 세 시.한서윤을 위한 두 시간.준비물: 아무것도 없음.서윤의 눈이 커졌다.“뭐야?”도현은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초대장입니다.”“어디 가는데?”“집에 있을 겁니다.”“집에서 두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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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화.문턱에서 멈춘 발걸음

침실 문 앞에서 서윤이 걸음을 멈췄다.도현은 뒤따라오다가 그녀와 부딪힐 뻔했다.“왜 멈췄습니까?”서윤이 돌아봤다.“생각해 보니까.”“네.”“오늘 도현 씨가 나한테 선물 줬잖아.”“그랬죠.”“아침도 만들어주고, 오후에는 같이 집도 만들고.”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서윤은 그의 셔츠 앞자락을 잡았다.“그럼 나도 뭔가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이미 받았습니다.”“뭘?”“초콜릿이요.”“그건 어제잖아.”“그리고 방금.”도현의 시선이 그녀의 입술에 머물렀다.서윤이 웃음을 터뜨렸다.“그것도 선물이야?”“네.”“너무 쉽게 만족하는 거 아니야?”도현이 서윤의 허리를 감쌌다.“그럼 하나 더 받겠습니다.”“뭔데?”“들어가요.”도현이 침실 문을 열었다.서윤이 눈을 가늘게 떴다.“차도현.”“네.”“지금 나한테 명령한 거야?”“부탁한 겁니다.”“그런데 왜 명령처럼 들리지?”도현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서윤이 그렇게 듣고 싶은 것 같은데요.”서윤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그러다 웃었다.“요즘 진짜 말 잘해.”도현은 대답 대신 그녀를 침실 안으로 이끌었다.서윤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도현은 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었다.서윤이 그 모습을 지켜봤다.“도현 씨.”“네.”“오늘 나한테 해준 것 중에 제일 좋았던 게 뭔지 알아?”“집 만들기 아닙니까?”“그것도 좋은데.”서윤은 손을 내밀었다.도현이 다가오자 그의 손을 잡았다.“나랑 같이 앉아서 고민한 거.”“뭘요?”“어디에 사진을 붙일지. 주방을 얼마나 크게 할지. 현관에는 뭘 놓을지.”서윤이 손가락을 맞물렸다.“그런 거.”도현은 그녀 옆에 앉았다.“앞으로도 같이 정하면 됩니다.”“응.”서윤은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근데 하나는 내가 정하고 싶어.”“뭡니까?”서윤이 고개를 들었다.“침실.”도현의 눈썹이 올라갔다.“어떤 부분을요?”“창문.”“창문?”“응. 침대에서 아침 햇빛이 들어오는 게 보였으면 좋겠어.”도현은 잠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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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화.식어버린 커피의 이유

“오늘은 시간 안 정할래.”서윤이 이불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도현은 침대 옆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봤다.“아침 먹기 싫어졌습니까?”“먹을 거야.”“그런데요?”서윤이 손을 내밀었다.“그전에 남편 좀 안으려고.”도현이 웃었다.“그건 지금도 할 수 있잖습니까.”“그러니까 빨리 와.”도현은 더 묻지 않았다.침대에 걸터앉는 순간 서윤이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아.”도현이 짧게 웃었다.“이렇게?”“응.”서윤은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잠시 뒤 고개를 들더니 눈을 가늘게 떴다.“근데 도현 씨.”“네.”“왜 이렇게 얌전히 앉아 있어?”“안아달라면서요.”“그랬지.”서윤이 그의 셔츠를 잡았다.“그런데 내가 안기만 하라고 했나?”도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아닙니다.”그가 서윤의 허리를 감싸 자신에게 당겼다.입술이 닿았다.서윤은 기다렸다는 듯 눈을 감았다.처음에는 가벼운 입맞춤이었다.하지만 도현이 그녀의 등을 감싸자 서윤의 손이 자연스럽게 그의 목으로 올라갔다.입술이 떨어졌을 때 서윤이 웃었다.“이제 좀 낫네.”도현이 그녀의 이마에 다시 입을 맞췄다.“아침부터 까다롭습니다.”“내가?”“네.”“그럼 싫어?”도현은 대답 대신 다시 입을 맞췄다.서윤이 웃음을 터뜨렸다.“알았어. 안 싫은 거.”커피는 결국 식었다.주방으로 나온 서윤이 머그컵을 만져보고 도현을 돌아봤다.“다시 내려야겠네.”도현은 커피를 확인했다.“데워도 됩니다.”“아니. 새로 마시자.”서윤이 찬장에 손을 뻗었다.두 사람이 직접 만든 머그컵을 꺼내려는 순간 도현이 뒤에서 다가왔다.높은 선반에 있던 컵을 대신 내려주었다.서윤이 돌아봤다.“나 닿는데.”“압니다.”“그런데 왜 해줘?”“제가 가까이 있어서요.”서윤은 컵을 받아 들었다.“요즘 도현 씨 진짜 달라졌어.”“어떤 점이요?”“예전에는 뭐든 이유가 길었거든.”도현이 웃었다.“지금은요?”“그냥 하고 싶어서 한다고 해.”“그게 더 좋습니까?”서윤은 고개를 끄덕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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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화.비 오는 날의 무단 방문

“서윤.”도현의 목소리에 서윤이 눈을 떴다.“응…….”“비 옵니다.”서윤은 이불 밖으로 손을 뻗었다.“그럼 우산 쓰면 되지.”도현이 웃었다.“아직 나가자는 말 안 했습니다.”“어제 약속했잖아.”“매일 산책하기로요?”“응.”서윤은 눈도 뜨지 않은 채 손을 흔들었다.“비 와도 나갈 거야.”도현이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그럼 일단 일어나십시오.”“오 분.”“어제도 오 분이었습니다.”“오늘은 진짜.”도현은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이불 밖으로 나온 서윤의 손을 잡았다.서윤이 눈을 떴다.“왜?”“일어나면 보여줄 게 있습니다.”“뭔데?”“일어나면요.”서윤은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차도현.”“네.”“나 요즘 도현 씨 때문에 궁금한 게 너무 많아.”도현이 웃었다.“좋은 현상 아닙니까?”“별로야. 잠을 못 자겠어.”“어제는 잘 잤습니다.”“그걸 어떻게 알아?”“제 팔을 베고 여섯 시간 넘게 주무셨으니까요.”서윤이 입을 다물었다.그러다 도현의 어깨를 가볍게 밀었다.“그런 건 세지 마.”거실 창밖에는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서윤은 머리를 대충 묶고 주방으로 나왔다.식탁에는 커피 두 잔이 놓여 있었다.그 옆에 작은 종이봉투 하나.서윤이 고개를 기울였다.“이게 보여줄 거야?”“네.”“뭔데?”“열어보세요.”서윤은 봉투를 열었다.안에는 작은 열쇠고리 두 개가 있었다.투명한 아크릴 안에 아주 작은 그림이 들어 있었다.한쪽은 현관문.다른 한쪽은 우산 두 개.서윤이 눈을 크게 떴다.“이거 뭐야?”도현이 말했다.“어제 산책하면서 생각났습니다.”“직접 만든 거야?”“그림만요. 제작은 맡겼습니다.”서윤은 현관문 그림을 가까이 들여다봤다.작은 문 앞에는 신발 두 켤레가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이거 우리 신발?”“네.”“우산은?”“오늘 쓰려고요.”서윤이 웃었다.“비 올 줄 알고?”“일기예보를 봤습니다.”서윤은 두 개를 나란히 놓았다.“근데 우리 집 모양 키링도 있잖아.”“그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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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화.녹음 버튼을 누르기 전에

“차도현.”서윤이 빈 수프 그릇을 내려놓았다.“네.”“아까 한 말, 책임져.”도현은 식탁을 정리하다 말고 그녀를 돌아봤다.“어떤 말이요?”서윤의 눈이 가늘어졌다.“모르는 척하지 마.”“녹음 이야기입니까?”“그것도.”도현이 웃었다.“그럼 뭡니까?”서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갔다.“아까 내 귀에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 나?”도현은 접시를 내려놓았다.“기억합니다.”“그런데 왜 이렇게 태연해?”“서윤이 부끄러워하는 게 귀여워서요.”“……뭐?”도현이 한 걸음 다가왔다.“그리고 아까 한 말은 진심이었습니다.”서윤은 그의 얼굴을 올려다봤다.“그럼 다시 말해.”도현이 고개를 숙였다.서윤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가 닿았다.“오늘은 당신이 먼저 놓아주기 전까지 안고 있고 싶다고요.”서윤의 손끝이 움찔했다.“그걸 아침부터 그렇게 말하면 어떡해.”“지금은 아침 식사도 끝났습니다.”“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도현이 웃었다.“그럼 뭐가 중요합니까?”서윤은 그의 셔츠를 붙잡았다.“말만 하지 말라는 거지.”도현의 표정이 달라졌다.그는 서윤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그럴 생각 없습니다.”설거지는 도현이 마저 끝냈다.서윤은 주방 입구에 기대어 그를 기다렸다.“아직 멀었어?”“마지막 접시입니다.”“빨리.”도현이 수도꼭지를 잠갔다.“이렇게 재촉할 일입니까?”“응.”“이유가 뭡니까?”서윤이 팔짱을 꼈다.“남편이 자꾸 기대하게 만들잖아.”도현은 손을 닦았다.그리고 서윤에게 다가왔다.“그럼 갑시다.”“어디?”“아까 말한 곳으로요.”“어디라고 했는데?”도현은 대답 대신 그녀의 손을 잡았다.서윤은 웃으며 따라갔다.그런데 침실이 아니라 《사이》 앞에서 멈추자 눈을 크게 떴다.“여기?”“네.”“왜?”도현이 문을 열었다.“녹음하기로 했잖습니까.”서윤은 잠깐 멈췄다.“아.”도현이 웃었다.“잊었습니까?”“아니.”서윤은 그의 팔을 잡았다.“근데 녹음만 할 거야?”“그건 해보고 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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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화.소파 끝에서 시작된 도발

“그럼 오늘은 제가 먼저 할게요.”도현의 목소리가 낮게 내려앉았다.서윤은 그의 목에 두른 팔을 풀지 않았다.“응. 기다리고 있었어.”도현은 서윤을 바라보다 입꼬리를 올렸다.“그런데 아까 뭐라고 속삭였습니까?”서윤이 웃었다.“다 들었으면서.”“다시 듣고 싶어서요.”“싫어.”“왜요?”“두 번 말하면 내가 더 부끄럽잖아.”도현은 대답 대신 그녀를 끌어안았다.서윤의 등이 소파 등받이에 닿았다.“그럼 제가 기억하는 대로 하겠습니다.”“……뭘?”“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욕심내도 된다고 했잖습니까.”서윤의 눈이 커졌다.“그걸 그렇게 크게 말하면 어떡해!”“여기 우리 집인데요.”“그래도!”도현이 웃었다.서윤은 그의 어깨를 가볍게 때렸다.“진짜 얄미워.”“그런데 웃고 있습니다.”“좋으니까.”그 말에 도현의 웃음이 잦아들었다.서윤은 그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바라봤다.“그러니까 더 놀리지 마.”도현은 그녀의 뺨을 감쌌다.“알겠습니다.”그리고 입을 맞췄다.이번에는 서윤이 먼저 떨어지지 않았다.도현의 셔츠를 쥔 손에 조금씩 힘이 들어갔다.그가 입술을 떼자 서윤은 눈을 뜨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벌써 끝?”도현이 낮게 웃었다.“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서윤이 눈을 떴다.“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어?”“당신한테요.”“내가 언제?”“말보다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했잖습니까.”서윤은 대답하지 못했다.도현이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기 때문이다.서윤은 숨을 들이마셨다.그의 손이 등을 받쳐주었다.공방에서 함께 만들었던 향수의 잔향이 가까운 거리에서 은은하게 퍼졌다.서윤은 도현의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쓸었다.“도현 씨.”“네.”“오늘 향수 안 뿌렸잖아.”“어제 남은 향인가 봅니다.”“그런가.”서윤이 그의 목 가까이에 얼굴을 묻었다.“그래도 좋아.”도현은 그녀를 조금 더 끌어안았다.“서윤.”“응.”“이제 침실로 갈까요?”서윤은 그의 눈을 바라봤다.그리고 장난스럽게 웃었다.“도현 씨가 먼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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