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Kabanata 801 - Kabanata 810

817 Kabanata

800화. 의장님이 처음 본 아내의 어린 시절

토요일 오후 5시 40분.한서윤은 서점 마감을 준비하며 휴대전화로 오래된 시장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었다.어린 시절 어머니와 자주 다녔던 시장이었다.지도에는 여전히 시장 이름이 남아 있었지만, 주변 건물은 대부분 달라져 있었다.“아내, 무엇을 보고 계십니까?”차도현이 창가에서 일어나 다가왔다.“내가 어릴 때 다니던 시장.”“찾으셨습니까?”“응. 아직 있더라. 그런데 사진을 보니까 많이 바뀐 것 같아.”도현은 화면을 살폈다.“다음 주 일요일 오전에 다녀오시겠습니까?”“당신 일정 괜찮아?”“오전에는 별다른 일정이 없습니다.”서윤은 미소 지었다.“그럼 이번에는 내가 안내할게.”“기대하겠습니다.”일요일 오전 9시 30분.서윤은 연한 분홍색 니트에 아이보리색 플레어스커트를 입고 현관으로 나왔다. 작은 진주 귀걸이와 베이지색 구두를 매치한 모습이었다.도현은 짙은 회색 니트와 검은색 슬랙스를 입고 기다리고 있었다.“오늘은 제가 운전하겠습니다.”“응. 길은 내가 알려 줄게.”“네, 아내.”차는 약 35분을 달려 오래된 주택가에 도착했다.시장 입구에는 새 간판이 설치되어 있었고, 골목 양쪽으로 과일 가게와 반찬 가게가 늘어서 있었다.서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변을 둘러봤다.“와, 여기 진짜 오랜만이다.”도현은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기억하던 모습과 비슷합니까?”“입구는 달라졌는데 안쪽은 조금 비슷해.”서윤은 그의 손을 잡았다.“이쪽으로 가자.”오전 10시 15분.두 사람은 시장 안쪽을 천천히 걸었다.서윤은 오래된 떡집 앞에서 멈췄다.“여기.”도현이 간판을 올려다봤다.“기억나는 가게입니까?”“응. 어릴 때 엄마랑 시장에 오면 여기서 떡을 샀어.”유리 진열장에는 가래떡과 인절미, 절편이 놓여 있었다.서윤은 안으로 들어갔다.“안녕하세요.”가게 주인이 고개를 들었다.“어서 오세요.”서윤은 진열장을 살폈다.“혹시 이 가게 오래전부터 있었나요?”“그럼요. 30년 넘었어요.”서윤의 얼굴이 밝아졌다.“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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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1화. 의장님이 기억하지 못한 도서관의 이름

월요일 오전 7시 20분.차도현은 식탁에 앉아 전날 그리기 시작한 도서관 그림을 바라보고 있었다.2층짜리 건물의 윤곽과 좁은 계단, 창가에 놓인 책상까지 그려져 있었다.하지만 건물 입구는 비어 있었다.한서윤이 아침 식사를 준비하다가 물었다.“도현 씨, 아직도 그림 보고 있어?”“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어딘데?”도현은 입구를 가리켰다.“도서관 간판입니다.”서윤은 그림을 살폈다.“이름이 기억 안 나?”“네. 분명히 간판이 있었는데 글자가 떠오르지 않습니다.”“그럼 안 그리면 되지.”도현은 그녀를 바라봤다.“그렇게 해도 되겠습니까?”서윤은 웃었다.“당연하지. 기억 속의 장소를 그리는 수업이잖아. 모르는 부분까지 만들어 낼 필요는 없어.”도현은 다시 종이를 내려다봤다.“그렇군요.”그는 간판 자리를 비워 둔 채 연필을 내려놓았다.수요일 오후 2시 10분.본사 회의실에서는 신규 협력사업의 운영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윤석재 본부장이 모의 점검 결과를 보고했다.“의장님, 지난번 지적하신 긴급 연락 체계를 수정하고 재점검했습니다.”도현은 자료를 펼쳤다.“이번에는 얼마나 걸렸습니까?”“담당자 부재 상황에서 대체 인력에게 연결되기까지 4분이 걸렸습니다.”“실제 장애 처리까지 확인했습니까?”남기준 과장이 대답했다.“네. 가상 장애를 접수한 뒤 조치 완료까지 전 과정을 점검했습니다.”도현은 결과표를 살폈다.“한 가지가 빠졌군요.”윤석재가 고개를 들었다.“어떤 부분입니까?”“장애가 해결된 뒤 이용자에게 결과를 통보하는 절차입니다.”남기준은 자료를 다시 확인했다.“현재는 담당 부서에만 완료 보고가 전달됩니다.”“이용자는 문제가 해결됐는지 알 수 없겠군요.”“그렇습니다.”도현은 펜을 내려놓았다.“이용자 통보 절차를 추가하십시오. 운영 개시는 그 부분까지 확인한 뒤 결정하겠습니다.”서윤이 자료를 넘기며 말했다.“의장님, 완료 통보뿐 아니라 같은 문제가 반복됐을 때 이전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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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화. 의장님 앞으로 도착한 오래된 편지

월요일 오전 8시 40분.차도현은 집무실에 들어서자 책상 위에 놓인 우편물부터 확인했다.대부분 업무 관련 서류였지만, 그중 하나는 조금 달랐다.누렇게 바랜 봉투에 손으로 쓴 이름이 있었다.‘차도현 님께.’발신인은 해솔어린이도서관이었다.도현은 봉투를 뒤집어 보았다.현재 운영 중인 도서관의 주소가 적혀 있었다.며칠 전 한서윤과 함께 오래된 도서관 사진을 찾아본 뒤, 도현은 개인 자격으로 도서관에 문의를 남겼다. 어린 시절 이용했던 옛 건물의 기록이 남아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그는 봉투를 열었다.안에는 안내문 한 장과 오래된 사진의 복사본이 들어 있었다.‘문의하신 구 해솔어린이도서관의 자료를 확인했습니다. 보존 중인 개관 초기 사진 일부를 보내드립니다.’도현은 사진을 꺼냈다.2층짜리 건물 앞에 사람들이 서 있었다.그리고 입구 위에는 선명한 글씨가 보였다.‘해솔어린이도서관.’그는 사진을 한참 바라봤다.기억 속에서 흐릿했던 간판이 정확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오전 10시 30분.윤석재 본부장이 집무실로 들어왔다.“의장님, 협력사업 운영 개시 준비가 완료됐습니다.”도현은 개인 사진을 서랍에 넣고 업무 자료를 받았다.“이용자 통보 절차도 반영했습니까?”“네. 장애 접수부터 처리 완료 안내까지 전 과정을 다시 점검했습니다.”“결과는요?”“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했습니다.”도현은 보고서를 확인했다.“초기 운영 기간에는 실제 이용자들의 불편 사항을 별도로 확인하십시오.”“알겠습니다.”“그리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보고만 올리지 마십시오. 접수된 문의와 처리 과정도 함께 확인하겠습니다.”윤석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의장님.”회의가 끝난 뒤 도현은 다시 서랍을 열었다.오래된 도서관 사진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그는 사진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서윤에게 보냈다.‘아내, 도서관에서 옛 건물 사진을 보내 주셨습니다.’잠시 후 답장이 왔다.‘정말? 퇴근하고 같이 보자!’도현은 짧게 답했다.‘그러겠습니다.’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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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3화. 의장님이 서점에서 거절한 부탁

월요일 오전 9시 20분.한서윤은 본사 집무실에서 지역 상권 공동 프로젝트의 3차 수정안을 검토하고 있었다.참여 점포는 4곳으로 줄었고, 기존 사진을 재사용하는 계획도 대부분 삭제됐다.그러나 예산표에는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었다.“정하린 대리.”“네, 한 총괄님.”“홍보비가 전체 예산의 절반을 넘네요.”“협회 측에서는 온라인 광고를 집중적으로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그런데 정작 광고를 통해 무엇을 달성하려는지는 명확하지 않아요.”서윤은 제안서 마지막 페이지를 펼쳤다.“참여 점포의 매출 증대가 목적이라면 그 비용을 회사가 전부 부담해야 하는 근거부터 필요해요.”정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협회에 다시 확인하겠습니다.”“그리고 참여하지 않는 점포의 기존 사진이 홍보 시안에 남아 있어요. 사용하지 않기로 했으면 시안에서도 삭제해야죠.”“네. 확인하겠습니다.”서윤은 수정안을 덮었다.“이번에는 문구만 바꾸는 수정이 아니라 사업 구조 자체를 다시 검토해 달라고 전달하세요.”수요일 오후 6시 40분.도현은 퇴근 후 서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아내, 이번 주말 서점 일정은 어떻습니까?”“토요일에는 일반 영업만 하고, 일요일 오전에는 가족 그림 수업 준비를 하려고.”“참가 신청을 받으셨습니까?”“아직. 어린이용 재료를 먼저 확인하려고.”서윤은 물을 한 모금 마셨다.“그리고 수업을 하게 되면 보호자가 반드시 같이 있어야 해.”“좋은 기준입니다.”“다만 서점이 좁아서 가족을 많이 받을 수는 없겠더라.”“몇 팀을 생각하고 계십니까?”“최대 3팀. 아이 1명에 보호자 1명씩.”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 정도면 공간을 관리하기에도 적절하겠습니다.”서윤은 웃었다.“차 수강생님은 이번 수업에 못 오시겠네.”“저는 보호자가 아니니까요.”“구름이 보호자잖아.”도현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구름이를 데려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서윤은 웃음을 터뜨렸다.“농담이야.”토요일 오전 11시 15분.서윤은 서점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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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4화. 의장님이 수업에 참가하지 않은 이유

일요일 오전 9시 30분.한서윤은 평소보다 일찍 서점에 도착했다.오늘은 처음으로 가족 그림 수업을 진행하는 날이었다.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보호자와 어린이가 함께 그림을 그리는 프로그램이었다.서윤은 테이블 3개를 적당한 간격으로 배치하고 색연필과 도화지를 준비했다. 어린이가 사용할 재료에는 날카로운 도구를 넣지 않았고, 통로에도 물건을 두지 않았다.예약은 모두 3팀이었다.서윤은 참가자 명단을 마지막으로 확인했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차도현이었다.“아내, 준비는 잘되고 계십니까?”“응. 거의 끝났어.”“필요한 물건은 없으십니까?”“없어. 다 챙겨 왔어.”“그럼 수업 잘 진행하시기 바랍니다.”서윤은 웃었다.“도현 씨는 오늘 안 와?”“오늘은 수업이 끝난 뒤에 가겠습니다.”“왜? 구경해도 되는데.”“참가자들이 가족끼리 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겠습니다.”서윤은 잠시 생각했다.“그것도 그렇네.”“끝나실 때 연락 주십시오.”“응. 이따 봐.”오전 10시.첫 번째 가족이 도착했다.초등학생 여자아이와 어머니였다.곧이어 두 번째 가족과 세 번째 가족도 차례로 들어왔다.서윤은 참가자들에게 자리를 안내했다.“오늘은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장소’를 그려 볼 거예요. 꼭 잘 그릴 필요는 없어요. 서로 어떤 장소를 좋아하는지 이야기하면서 그려 보시면 됩니다.”한 아이가 손을 들었다.“선생님, 집 그려도 돼요?”“물론이지.”“제 방도요?”“그럼. 네가 좋아하는 곳이면 어디든 괜찮아.”다른 아이가 물었다.“놀이공원도 돼요?”“돼. 기억나는 놀이공원을 그려 보자.”아이들은 색연필을 골랐다.보호자들도 각자 종이를 펼쳤다.서윤은 테이블 사이를 천천히 돌며 필요한 재료를 건넸다.오전 10시 25분.첫 번째 테이블에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엄마, 그거 아니야.”아이가 어머니의 그림을 가리켰다.“우리 집 소파는 갈색이잖아.”어머니가 웃었다.“엄마는 예전 집을 그리는 거야.”“예전 집?”“네가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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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화. 의장님이 예약한 바다 전망의 방

월요일 오전 8시 30분.한서윤은 출근하자마자 책상 위 달력을 펼쳤다.지난밤 차도현과 이야기했던 통영 여행 때문이었다.2박 3일.회사 일정과 주말 서점 운영을 모두 고려하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다녀오는 편이 가장 좋았다.서윤은 다음 달 둘째 주 금요일에 동그라미를 그렸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도현이었다.“한 총괄, 잠시 통화 가능하십니까?”“네, 의장님.”“다음 달 둘째 주 금요일 일정 확인하셨습니까?”“네. 현재 제 일정에는 중요한 회의가 없습니다.”“제 일정도 조정 가능합니다. 다만 휴가 신청과 업무 인수인계는 각각 진행하시지요.”“알겠습니다.”서윤은 미소를 감췄다.“그럼 그날부터 2박 3일로 생각하겠습니다.”“네. 숙소는 제가 알아보겠습니다.”“의장님, 너무 비싼 곳으로만 찾지 마세요.”전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가격보다 위치와 편의성을 먼저 보겠습니다.”서윤은 작게 웃었다.“네, 의장님.”수요일 오후 7시 40분.저녁 식사를 마친 도현은 거실 테이블에 노트북을 펼쳤다.서윤은 옆에 앉아 여행지를 검색하고 있었다.“도현 씨, 통영 가면 동피랑 벽화마을은 꼭 가 보고 싶어.”“알겠습니다.”“그리고 중앙시장도.”“두 곳이 가까운 편이군요.”“응. 걸어 다니면서 구경하고 싶어.”도현은 숙소 목록을 살폈다.“바다가 보이는 객실을 찾았습니다.”서윤이 화면을 들여다봤다.넓은 창 너머로 항구와 바다가 보이는 객실이었다.“와, 예쁘다.”“마음에 드십니까?”“응. 그런데 여기 가격이 좀…”도현은 다른 객실과 조건을 비교했다.“위치가 좋고 주차도 가능합니다.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겠습니다.”“그래도 너무 좋은 데만 찾는 거 아니야?”“이번에는 충분히 쉬는 것이 목적이지 않습니까?”서윤은 그를 바라봤다.“그렇긴 하지.”“아내께서 불편하지 않으시다면 이곳으로 예약하겠습니다.”서윤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대신 식사는 내가 한 번 살게.”“그렇게 하십시오.”“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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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6화. 의장님이 여행 전에 확인한 것

월요일 오전 9시 20분.차도현은 집무실에서 다음 달 업무 일정을 확인하고 있었다.통영 여행까지는 아직 3주가 남아 있었다.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 3일.휴가 일정은 이미 확정했지만, 도현에게는 출발 전까지 정리해야 할 업무가 남아 있었다.윤석재 본부장이 보고서를 들고 들어왔다.“의장님, 신규 협력사업의 초기 운영 결과입니다.”“앉으십시오.”윤석재는 자료를 펼쳤다.“이용자 문의는 총 19건 접수됐고, 모두 처리됐습니다. 다만 처리 시간이 예상보다 길었던 사례가 2건 있습니다.”도현은 해당 항목을 확인했다.“원인은 무엇입니까?”“담당 부서 간 업무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은요?”“현재 업무 분장표를 수정하고 있습니다.”도현은 보고서를 내려놓았다.“처리 결과만 정리하지 말고 실제 담당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하십시오. 제가 휴가를 가더라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알겠습니다.”“휴가 중에는 긴급 사안이 아닌 이상 연락하지 마십시오.”윤석재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네, 의장님.”도현은 다음 서류를 펼쳤다.“그리고 한 총괄의 업무도 별도로 인수인계되도록 확인하십시오. 제 일정과 묶어서 처리할 필요는 없습니다.”“네.”화요일 오후 6시 50분.서윤은 퇴근 후 거실에서 고양이 방문 돌봄 서비스 상담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다.도현이 옆에 앉았다.“상담은 어떠셨습니까?”“괜찮았어. 그런데 몇 가지 더 확인하려고.”“어떤 부분입니까?”“호두랑 구름이가 낯선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잖아.”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호두는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는 편이었지만, 구름이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방문하면 침실 안쪽으로 숨곤 했다.“구름이를 억지로 꺼내지 않도록 안내해야겠습니다.”“응. 그리고 둘 다 밥 먹는 속도도 다르니까.”서윤은 메모를 보여 주었다.식사량, 물그릇 위치, 화장실 청소 방법, 평소 사용하는 동물병원 연락처까지 적혀 있었다.도현은 내용을 살폈다.“방문할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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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7화. 의장님이 여행 가방에서 꺼낸 것

월요일 오전 9시 30분.한서윤은 본사 집무실에서 휴가 전 업무 인수인계 목록을 정리하고 있었다.통영 여행까지 이제 2주가 남았다.정하린 대리가 자료를 들고 들어왔다.“한 총괄님, 지역 상권 프로젝트 관련해서 협회 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이번에는 어떤 내용인가요?”“기존 공동 프로젝트를 축소하고, 참여 점포들이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합니다.”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회사에 요청하는 지원 범위도 달라지겠네요.”“네. 공간 제공과 홍보비 지원 요청은 철회했습니다.”“좋아요. 다만 새로운 제안이 들어오면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세요. 이전 사업이 축소됐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승인할 수는 없으니까요.”“알겠습니다.”서윤은 인수인계 목록을 다시 확인했다.“그리고 제가 휴가인 동안에는 정해진 결재 권한에 따라 처리해 주세요. 복귀 후 보고받아도 되는 일은 따로 정리해 주시고요.”정하린이 미소 지었다.“네, 한 총괄님. 편하게 다녀오세요.”서윤도 웃었다.“아직 2주 남았어요.”수요일 오후 8시.도현은 거실에서 여행 가방을 확인하고 있었다.서윤은 소파에 앉아 통영에서 입을 옷을 고르고 있었다.“도현 씨, 이 원피스 어때?”그녀가 보여 준 것은 연한 라벤더색 원피스였다.도현은 화면을 살폈다.“잘 어울리실 것 같습니다.”“바닷가에서 입기 괜찮겠지?”“네. 다만 바람이 강할 수 있으니 겉옷도 준비하십시오.”서윤은 웃었다.“알았어. 가디건 챙길게.”도현은 여행 가방 안쪽 주머니를 열었다.그 안에는 작은 검은색 파우치가 들어 있었다.서윤이 물었다.“그건 뭐야?”“여행용 물품입니다.”“뭐가 들었는데?”도현은 파우치를 열었다.충전 케이블과 보조배터리, 안경 닦이, 작은 손전등이 들어 있었다.서윤은 눈을 깜빡였다.“손전등까지?”“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휴대전화에도 손전등 있잖아.”“휴대전화 배터리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서윤은 웃음을 터뜨렸다.“당신은 여행도 준비가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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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8화. 의장님이 바다 앞에서 멈춘 이유

금요일 오전 7시 30분.한서윤은 현관 앞에 놓인 여행 가방을 마지막으로 확인했다.연한 하늘색 블라우스에 베이지색 슬랙스, 얇은 트렌치코트를 걸친 모습이었다.차도현은 고양이들의 물그릇을 확인하고 있었다.“도현 씨, 이제 출발해도 되지?”“네. 방문 돌봄 일정도 다시 확인했습니다.”서윤은 거실을 돌아봤다.호두는 소파 위에서 꼬리를 흔들고 있었고, 구름이는 창가에 앉아 있었다.“호두야, 구름아. 우리 일요일에 올게.”도현은 두 고양이를 차례로 쓰다듬었다.“잘 지내고 계십시오.”서윤이 웃었다.“고양이한테도 존댓말이야?”“평소에도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까?”“그러니까 귀엽다고.”도현은 여행 가방을 들었다.“출발하시지요.”오전 11시 50분.두 사람은 중간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통영에 도착했다.숙소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었다.서윤은 차창 너머로 보이는 바다를 바라봤다.“도현 씨, 바다다!”“보입니다.”“우와. 생각보다 훨씬 예뻐.”항구에는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었고, 멀리 섬들이 겹겹이 보였다.도현은 숙소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먼저 점심을 드시겠습니까?”“응. 배고파.”두 사람은 항구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서윤은 메뉴판을 살펴보다가 물었다.“도현 씨, 멍게비빔밥 먹어 볼래?”“좋습니다.”“나는 충무김밥 먹을래. 서로 조금씩 나눠 먹자.”“그러시지요.”음식이 나오자 서윤은 충무김밥을 한 점 집었다.“맛있다.”도현은 멍게비빔밥을 한 숟가락 먹었다.“향이 강하지만 괜찮군요.”“당신은 해산물 잘 먹으니까.”“네.”서윤은 그의 그릇을 바라봤다.“한입만.”도현은 깨끗한 숟가락을 건넸다.“드셔 보십시오.”오후 3시 20분.체크인을 마친 서윤은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창가로 향했다.넓은 유리창 너머로 푸른 바다와 항구가 펼쳐졌다.“와, 도현 씨!”도현은 여행 가방을 내려놓았다.“마음에 드십니까?”“응. 사진보다 훨씬 좋아.”서윤은 커튼을 완전히 열었다.햇빛이 객실 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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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화. 의장님이 골목에서 길을 잃은 날

토요일 오전 6시 40분.한서윤은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통영에서 맞이하는 첫 번째 아침이었다.커튼 사이로 희미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서윤은 옆자리를 돌아봤다.차도현은 이미 일어나 창가에 서 있었다.“도현 씨.”그가 돌아봤다.“일어나셨습니까?”“응. 왜 안 깨웠어?”“조금 더 주무시는 편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서윤은 침대에서 일어났다.“일출 보자고 했잖아.”“해가 뜨는 방향을 확인했는데, 객실에서는 직접 보기 어렵겠습니다.”“그럼 나가야 해?”“지금 나가면 늦습니다. 오늘은 창밖 풍경을 보시지요.”서윤은 창가로 다가갔다.바다는 옅은 분홍빛을 띠고 있었다. 항구에는 이른 아침부터 움직이는 배들이 보였다.“와, 이것도 예쁘다.”도현은 옆 의자를 당겼다.“앉으십시오.”서윤은 의자에 앉았다.“내일은 일찍 나가 볼까?”“날씨가 괜찮다면 그러시지요.”오전 9시 20분.아침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동피랑 벽화마을로 향했다.서윤은 흰색 블라우스에 연청색 롱스커트를 입고, 작은 크로스백을 멨다.도현은 편안한 셔츠와 면바지 차림이었다.골목 입구에 도착하자 서윤은 주변을 둘러봤다.“생각보다 계단이 많네.”“천천히 올라가시면 됩니다.”“응. 오늘은 시간 많으니까.”두 사람은 벽화를 구경하며 골목을 올랐다.서윤은 푸른색 물고기가 그려진 벽 앞에서 멈췄다.“도현 씨, 여기서 사진 찍어 줘.”도현은 휴대전화를 받았다.“벽화가 모두 나오도록 조금 뒤로 서 보십시오.”서윤이 위치를 옮겼다.“여기?”“네.”사진을 찍은 뒤 도현은 화면을 확인했다.“잘 나왔습니다.”서윤은 사진을 보고 웃었다.“당신 이제 사진 진짜 잘 찍는다.”“많이 찍어 봤으니까요.”“내 사진만?”“대부분 그렇습니다.”서윤은 웃으며 그의 팔을 잡았다.오전 10시 10분.골목을 따라 걷던 서윤은 작은 갈림길 앞에서 멈췄다.“어느 쪽으로 가야 하지?”도현은 안내 지도를 확인했다.“왼쪽으로 가면 전망대가 나옵니다.”“그럼 왼쪽.”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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