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플레이 가이드라인 (Play Guideline): Capítulo 181 - Capítulo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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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화 : 귀국》

귀국한 날부터 서율의 휴대폰은 쉴 틈이 없었다. MIRROR 사건 이후 공개된 자료 때문이었다. 국내 언론은 물론이고 해외 방송사, 다큐멘터리 제작사,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까지 인터뷰 요청을 보내왔다. 서율은 소파에 앉아 메일을 넘기다가 한숨을 쉬었다. “미쳤네.” 최태혁이 맞은편에서 노트북을 보며 물었다. “또 뭡니까.” 서율이 태블릿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굵은 글씨로 제목이 떠 있었다. 《QUEEN & HOUND》 최태혁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 “거절.” 서율이 눈썹을 올렸다. “내용도 안 봤잖아.” “제목만 봐도 충분합니다.” “왜.” “우리 관계를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거니까.” 서율이 화면을 다시 봤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MIRROR 사건과 그 이후의 권력 재편.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서율과 최태혁. 제안서에는 두 사람의 관계를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권력, 신뢰, 선택의 변화’로 다루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서율이 말했다. “나쁘진 않은데.” “안 됩니다.” “왜 네가 결정해.” 최태혁의 시선이 올라왔다. “결정한 게 아니라 의견입니다.” “방금 거절이라며.” “강한 의견.” 서율이 피식 웃었다. “많이 컸네.” “누구 때문에.” “또 나.” “네.” 서율은 제안서를 다시 넘겼다. “근데 생각해봐.” “뭘.” “MIRROR가 우리를 멋대로 찍었잖아.” 최태혁의 표정이 조금 차가워졌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싫은 모습까지.” “그래서 더 싫습니다.” “난 반대.” 태혁이 고개를 들었다. 서율은 천천히 말했다. “이번에는 우리가 고르는 거야.” “뭘.” “뭘 보여줄지.” 태혁은 말이 없었다. “누가 질문할지.” 서율이 손가락으로 화면을 넘겼다. “어떤 장면을 넣을지.” 그리고 제안서를 덮었다. “우리가 직접 정하면.” 최태혁의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 “그건 MIRROR랑 다르다?” “완전히.” 서율은 그를 바라봤다. “훔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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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화 : 카메라 앞에서》

다큐멘터리 첫 촬영 날. 촬영장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조명은 부드럽게 깔려 있었고, 카메라는 세 대뿐이었다. 최태혁은 계약서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했다. “침실 촬영 없음.” 서율이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응.” “사적 가이드라인 언급 금지.” “응.” “촬영 종료 후 추가 촬영 요청 불가.” “그것도.” 태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됐습니다.” 서율이 그를 바라봤다. “너 긴장했어?” “아닙니다.” “거짓말.”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 “오늘 말 많아.” 최태혁은 잠깐 입을 다물었다. 서율이 웃었다. “맞네.” “걱정되는 겁니다.” “뭐가.” “편집.” “우리 계약에 최종 확인권 있잖아.” “그래도.” 서율이 손을 내밀었다. “이리 와.” 태혁이 다가왔다. 서율은 그의 넥타이 매듭을 한 번 정리해줬다. “카메라 켜지면.” “네.” “평소대로 해.” “평소대로?” “응.” “그게 방송에 나가도 됩니까.” 서율이 눈을 가늘게 떴다. “어디까지 평소대로 할 생각인데.” 최태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당신이 먼저 말했습니다.” “됐어.” 서율이 넥타이를 놓았다. “그냥 자연스럽게.” “알겠습니다.” 감독이 다가왔다. “준비되셨으면 시작하겠습니다.” 둘은 나란히 소파에 앉았다. 카메라에 빨간 불이 켜졌다. 촬영 시작. 감독은 먼저 서율에게 물었다. “두 분이 처음 만났을 때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서율이 바로 대답했다. “재수 없는 사람.” 촬영장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최태혁이 고개를 돌렸다. “그 정도였습니까?” “응.” “난 아니었는데.” 서율이 눈썹을 올렸다. “너는?” “위험한 사람.” “그게 더 나쁜 말 아니야?” “칭찬입니다.” 감독이 웃었다. “어떤 부분이 위험했습니까?” 최태혁은 잠시 생각했다. “예측이 안 됐습니다.” “지금도요?” “지금은.” 그가 서율을 바라봤다. “예측해도 틀립니다.” 서율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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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화 : 촬영 종료 후》

“컷.”감독의 목소리와 함께 카메라의 빨간 불이 꺼졌다.서율은 정확히 2초를 기다렸다.그리고 옆에 앉아 있던 최태혁을 돌아봤다.“너.”태혁이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물었다.“왜.”“아까 뭐야.”“뭐가.”“뭐가?”서율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웃었다.“카메라 앞에서.”“네.”“좋아합니다.”그녀가 최태혁의 말투를 똑같이 흉내 냈다.“그거.”태혁은 태연했다.“사실인데.”“사실이라고 다 말해?”“솔직하게 하라면서.”“그건 인터뷰를 솔직하게 하라는 거지.”“그래서 솔직하게 했습니다.”서율의 눈이 가늘어졌다.“일부러지.”최태혁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조금.”“역시.”서율이 일어서자 태혁도 따라 일어났다.주변에서는 스태프들이 장비를 정리하고 있었다.몇몇은 두 사람을 힐끔거리고 있었다.당연했다.촬영 내내 최태혁이 생각보다 지나치게 솔직했으니까.‘우리.’‘좋아합니다.’그리고 마지막에는—서율이 자신의 손까지 먼저 잡았다.서율은 괜히 손을 내려다봤다.최태혁이 바로 알아챘다.“왜.”“뭐가.”“손 봤잖아.”“반지.”“아닌 것 같은데.”서율이 그를 노려봤다.“최태혁.”“네.”“지금부터 말 줄여.”“알겠습니다.”태혁은 정말 입을 다물었다.문제는—표정이 전혀 얌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서율이 앞서 걸으며 말했다.“분장실.”최태혁이 뒤따랐다.“왜.”“업무 피드백.”“아.”그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섞였다.“아까 말한 그거.”서율이 걸음을 멈추고 돌아봤다.“한마디만 더 하면.”“안 하겠습니다.”“좋아.”둘은 분장실로 들어갔다.문이 닫혔다.찰칵.서율은 문에 등을 기대고 팔짱을 꼈다.최태혁은 그 앞에 서 있었다.“자.”“네.”“반성해.”태혁이 눈썹을 올렸다.“뭘.”“촬영 중에 쓸데없는 말 한 거.”“쓸데없지 않았습니다.”“그걸 왜 네가 정해.”“내 마음인데.”서율이 잠깐 말문이 막혔다.태혁은 아주 담담하게 덧붙였다.“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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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화 : 생방송》

생방송 인터뷰 당일.서율은 대기실 거울 앞에서 마지막으로 머리카락을 정리했다.최태혁은 소파에 앉아 큐시트를 보고 있었다.“너 긴장 안 돼?”“안 됩니다.”“거짓말.”“왜.”“큐시트 같은 거 평소엔 안 보잖아.”태혁이 종이를 내려다봤다.“오늘은 생방송입니다.”“그래서?”“편집이 안 되니까.”서율이 웃었다.“어제는 카메라 앞에서 잘만 솔직하더니.”최태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그건 사실이라서.”“또 시작이네.”서율은 귀걸이를 만지며 그를 노려봤다.“오늘은 갑자기 이상한 말 하지 마.”“예를 들면.”“좋아합니다.”“그게 왜 이상합니까.”“생방송이라고.”“생방송이면 거짓말해야 합니까.”서율이 한숨을 쉬었다.“말이 안 통해.”그 순간 스태프가 문을 열었다.“두 분 2분 뒤 들어가실게요.”서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최태혁도 따라 일어났다.스튜디오로 향하는 복도.태혁이 낮게 물었다.“긴장합니까.”“조금.”“손.”서율이 돌아봤다.“뭐.”“잡아도 됩니까.”서율은 주변 스태프들을 한번 확인했다.그리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30초.”최태혁이 손가락을 얽었다.“짧네.”“방송 전에 정신 차려야지.”“오히려 더 안 될 것 같은데.”서율이 그를 흘겨봤다.“왜.”“당신 손 잡으니까.”“됐어.”서율이 손을 빼려 했지만 최태혁이 아주 조금 늦게 놓았다.“30초 안 됐습니다.”“끝.”“일방적 종료.”“내 마음.”태혁이 웃었다.“알겠습니다.”조명이 켜졌다.진행자가 두 사람을 소개했다.MIRROR 사건의 중심 인물.글로벌 사업을 함께 이끄는 두 대표.그리고 최근 가장 관심을 받는 관계.인터뷰 초반은 평범했다.사업.다큐멘터리.향후 계획.문제는 후반이었다.진행자가 웃으며 말했다.“두 분께 조금 개인적인 질문 드려도 될까요?”서율이 바로 긴장했다.“계약 범위 안이면요.”최태혁은 옆에서 웃었다.진행자가 먼저 태혁을 봤다.“최태혁 대표님께 서율 대표님은 어떤 존재입니까?”태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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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화 : 새벽 수영장》

촬영팀 숙소로 돌아온 건 밤 열두 시가 조금 넘어서였다.생방송 인터뷰까지 끝낸 뒤라 서율은 분명 피곤해야 했다.그런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침대에 누워 뒤척이던 서율은 결국 이불을 걷어냈다.옆을 봤다.최태혁은 없었다.“어디 갔어.”휴대폰을 확인했다.메시지는 없었다.서율은 가운을 걸치고 객실을 나왔다.복도 끝 엘리베이터.아무 생각 없이 버튼을 눌렀다가 문이 열리자 멈췄다.안에 최태혁이 서 있었다.둘이 동시에 서로를 봤다.“너 어디 가.”“당신 찾으러.”서율이 눈썹을 올렸다.“내가 방금 나왔는데?”“침대 비었길래.”“나도 너 없어서 나왔거든.”몇 초간 정적.최태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럼 서로 찾다가 만났네.”“웃지 마.”“좋아서.”서율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수영장 갈 건데.”“새벽 두 시에?”“잠 안 와.”“나도.”“따라오게?”“이미 왔습니다.”서율이 피식 웃었다.호텔 수영장은 완전히 비어 있었다.통유리창 너머로 도시 불빛이 보였다.서율은 가운을 벗어 의자 위에 걸쳤다.최태혁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서율이 바로 알아챘다.“왜 봐.”“봐도 됩니까.”“이미 봤잖아.”“그럼 허락으로.”“마음대로.”최태혁이 웃었다.“그 말 요즘 위험하다니까.”“여긴 수영장이야.”“알고 있습니다.”“그러니까 이상한 생각 하지 마.”“생각은 통제가 안 됩니다.”서율이 물을 한 번 튀겼다.“그 대사 이제 지겨워.”최태혁은 웃으며 물속으로 들어왔다.차가운 물이 허리까지 올라왔다.서율은 반대쪽 끝으로 헤엄쳐갔다.“경주할래?”“갑자기?”“심심하잖아.”“상품.”“또 상품?”“게임이면 있어야죠.”서율이 생각했다.“이긴 사람 소원 하나.”최태혁이 눈썹을 올렸다.“범위.”“174조 기억 잘하네.”“중요하니까.”“가능한 범위에서.”“좋습니다.”서율이 수영장 끝을 가리켰다.“저기 찍고 돌아오기.”“준비됐습니까.”“응.”둘은 동시에 출발했다.물살이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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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화 : 젖은 셔츠》

수영장에서 올라온 뒤에도 최태혁의 셔츠는 완전히 젖어 있었다.얇은 천이 몸에 달라붙어 있었다.서율은 가운 끈을 묶다가 시선이 잠깐 멈췄다.최태혁이 바로 알아챘다.“왜.”“뭐가.”“계속 보잖습니까.”서율은 아무렇지 않은 척 시선을 돌렸다.“안 봤어.”“거짓말.”“뭘 봤다고.”“나.”서율이 수건을 집어 그의 얼굴 쪽으로 던졌다.“닦아.”최태혁은 한 손으로 수건을 받아냈다.“당신도 젖었습니다.”“수영했으니까.”“머리.”“알아.”서율이 수건을 하나 더 집으려는 순간 최태혁이 먼저 가져갔다.“가만있어.”“왜.”“말려줄게.”서율이 눈썹을 올렸다.“네가?”“왜.”“이런 것도 할 줄 알아?”“나를 뭘로 보는 겁니까.”“사냥개.”최태혁이 웃었다.“그 사냥개가 지금 머리 말려주려고 합니다.”서율은 결국 의자에 앉았다.최태혁이 뒤에 섰다.수건이 젖은 머리카락을 천천히 감쌌다.생각보다 손길이 부드러웠다.서율이 거울을 통해 그를 봤다.“세게 하지 마.”“안 합니다.”“엉키면 네가 풀어.”“알겠습니다.”“진짜?”“네.”“너 오늘 왜 이렇게 순해.”최태혁의 손이 잠깐 멈췄다.“수영장에서 많이 받았으니까.”서율이 바로 고개를 들려 하자—“가만있어.”“야.”“머리 엉킵니다.”“방금 무슨 뜻이야.”“키스.”최태혁은 너무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서율이 거울 속으로 노려봤다.“그걸 많이 받았다고 표현해?”“두 번.”“두 번이 많이야?”“두 번째가 길었습니다.”서율의 귀가 금세 붉어졌다.“최태혁.”“네.”“입 닫아.”“알겠습니다.”최태혁은 웃음을 참으며 다시 머리를 닦기 시작했다.서율은 괜히 거울을 보지 않았다.그런데 잠시 뒤—수건이 목덜미 가까이에 닿았다.서율의 어깨가 아주 조금 움직였다.최태혁이 바로 멈췄다.“왜.”“간지러워?”“조금.”태혁의 손길이 더 조심스러워졌다.수건 끝이 목선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서율은 거울 속으로 다시 그를 봤다.최태혁은 정말 머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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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화 : 인터뷰의 대가》

다큐멘터리 추가 촬영 날.카메라 앞에 나란히 앉은 서율과 최태혁은 처음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져 있었다.문제는—감독도 그걸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이번에는 조금 가벼운 질문으로 가볼게요.”서율이 웃었다.“지난번에도 그렇게 말했잖아요.”“이번엔 정말 가볍습니다.”감독이 큐카드를 넘겼다.“두 분 중.”잠시 뜸을 들였다.“질투가 더 심한 사람은 누구인가요?”서율과 최태혁이 거의 동시에 움직였다.서율은 최태혁을.최태혁은 서율을.둘의 손가락이 서로를 정확히 가리켰다.촬영장이 웃음바다가 됐다.서율이 바로 고개를 돌렸다.“나는 아니거든?”최태혁도 물러서지 않았다.“당신입니다.”“내가 왜.”“윤시혁.”서율의 표정이 굳었다.“그건 네가 먼저 질투했잖아.”“최윤아.”“그건.”서율이 잠깐 말문이 막혔다.최태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봐.”“아니, 그건 확인한 거고.”“두 번이나?”“과거 비서실장이었다잖아.”“그래서 잤냐고까지 물었습니까?”서율의 눈이 커졌다.“야!”촬영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가—다시 웃음이 터졌다.서율의 얼굴이 붉어졌다.“최태혁.”“네.”“그걸 왜 카메라 앞에서 말해.”“사실인데.”“그 사실을 왜 여기서 말하냐고.”감독이 웃음을 참으며 물었다.“그럼 최윤아 씨 때문에 서율 대표님이 질투하신 건 맞는 건가요?”서율이 단호하게 말했다.“아니요.”최태혁이 바로 말했다.“맞습니다.”“아니라고.”“그럼 왜 물었습니까.”“궁금할 수도 있지.”“질투해서.”“최태혁.”“네.”서율은 웃는 얼굴로 그를 노려봤다.그 표정을 본 최태혁이 입을 다물었다.감독이 이번에는 서율에게 물었다.“그럼 최태혁 대표님이 질투했던 상대는요?”서율은 기다렸다는 듯 손가락을 하나씩 접었다.“윤시혁.”최태혁이 한숨을 쉬었다.“그건 인정합니다.”“강이준.”“그건 상황이 달랐습니다.”“뭐가 달라.”“그 사람이 당신한테 관심 있다고 대놓고 말했잖습니까.”“그래서?”“싫었습니다.”“봐.”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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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화 : 먼저 손댄 사람》

서율은 인정하지 않았다.“내가 진 거 아니야.”“먼저 손댔잖습니까.”“실수.”“세 번이나?”서율의 입이 다물렸다.최태혁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한 번이면 실수라고 하겠습니다.”“…….”“두 번도 어떻게든 이해해볼 수 있고.”태혁이 손가락을 하나 더 펴며 말했다.“그런데 세 번은.”“세지 마.”“정확해야죠.”“최태혁.”“네.”“오늘따라 진짜 얄미운 거 알아?”“이겼으니까.”서율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어젯밤 자신이 내린 벌은 간단했다.촬영 중 질투 이야기를 신나게 떠든 대가로—서율이 허락하기 전까지 먼저 손대지 않기.문제는 최태혁이 생각보다 너무 잘 참았다는 것이었다.손을 잡지도 않았다.머리를 만지지도 않았다.허리를 끌어안지도 않았다.평소라면 아무 생각 없이 했을 사소한 접촉까지 전부 멈췄다.그리고 결국 먼저 손을 뻗은 건 서율이었다.한 번은 넥타이를 정리하다가.두 번째는 소파에서 그의 손을 잡다가.세 번째는—최태혁이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게 괜히 마음에 안 들어서 직접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그걸 전부 세고 있었던 것이다.“그건 손댄 걸로 치면 안 되지.”“왜.”“넥타이 정리는.”“접촉.”“손잡은 건.”“접촉.”“마지막은.”태혁이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그건 내가 묻고 싶은데.”서율의 귀가 살짝 붉어졌다.“……추워서.”“호텔 실내가 24도였습니다.”“내가 추웠어.”“그래서 내 허리를?”서율이 쿠션을 집었다.최태혁은 웃으면서도 바로 말을 바꿨다.“알겠습니다.”“뭘 알아.”“추우셨답니다.”“너 지금 하나도 안 믿지.”“믿습니다.”“눈이 아닌데.”태혁은 결국 웃었다.서율은 쿠션을 던졌다.그가 자연스럽게 받아냈다.“그러니까.”최태혁이 쿠션을 옆에 내려놓았다.“내가 이긴 겁니다.”“무효.”“왜.”“벌칙 중이었잖아.”“그래서 내가 손 안 댔습니다.”“그걸 게임이라고 한 적은 없는데?”태혁의 표정이 잠깐 멈췄다.이번에는 서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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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화 : 공개 연애》

다큐 예고편이 공개된 날.서율은 아침부터 휴대폰을 내려놓지 못했다.기사.SNS.해외 커뮤니티.어디를 봐도 같은 사진이었다.최태혁이 카메라 앞에서 서율을 바라보던 장면.그리고 그 위에 붙은 제목.[QUEEN과 HOUND, 실제 연인?]서율이 화면을 최태혁에게 내밀었다.“어때.”태혁은 커피를 마시다 화면을 봤다.“뭘.”“기사.”“봤습니다.”“싫어?”“아니요.”“진짜?”“네.”서율이 눈을 가늘게 떴다.“너 생각보다 아무렇지도 않네.”최태혁은 컵을 내려놓았다.“왜 싫어해야 합니까.”“사람들이 우리 연애하는 거 다 알잖아.”“이미 눈치챈 사람 많았습니다.”“그래도 공식적으로 저렇게 나오면 다르지.”태혁은 잠깐 생각했다.“그렇긴 하네요.”“그래서.”“그래서?”서율이 화면을 다시 보여줬다.“사냥개라는 표현은 괜찮아?”그 순간 최태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그건 마음에 듭니다.”서율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진짜?”“네.”“왜.”태혁은 너무 자연스럽게 대답했다.“당신 거잖습니까.”서율의 웃음이 딱 멈췄다.몇 초.“그런 말 밖에서 하지 마.”“왜.”“이상하잖아.”“뭐가.”“내 거라니.”최태혁이 그녀를 가만히 바라봤다.“그럼 아닙니까.”서율이 대답하지 못했다.태혁이 조금 더 가까이 왔다.“집에서는?”“뭐.”“그 말.”“…….”“해도 됩니까.”서율이 그의 넥타이를 잡았다.“마음대로.”최태혁의 눈빛이 바로 달라졌다.서율이 그걸 보고 순간 멈췄다.“왜.”“방금.”“뭐.”“마음대로라고.”서율이 뒤늦게 의미를 알아챘다.“그 뜻 아니—”최태혁이 웃었다.“알고 있습니다.”“너 진짜.”서율이 넥타이를 놓으려는 순간 태혁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래도.”그가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고맙습니다.”“뭐가.”“밖에서는 싫어도.”태혁은 그녀를 바라봤다.“여기서는 내가 당신 사람이라고 해도 된다는 거.”서율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그건 원래 그렇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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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화 : 스위트룸》

다큐멘터리 마지막 해외 촬영.스위트룸.촬영이 끝난 뒤 제작진이 모두 철수했다.서율이 소파에 쓰러졌다.“끝.”태혁이 와인을 따랐다.“수고했습니다.”“너도.”잔이 부딪쳤다.한 모금.서율이 말했다.“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네.”“그때 내가 너랑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도망갔습니까?”“아니.”서율이 웃었다.“더 빨리 이겼지.”태혁도 웃었다.“지금도 당신이 이겼다고 생각합니까.”“당연하지.”“확인해 볼까요.”서율의 눈빛이 달라졌다.“게임?”“마지막 촬영 기념.”“규칙.”태혁은 검은 가이드라인 노트를 꺼냈다.“오늘은 당신이 하나.”“응.”“내가 하나.”서율이 펜을 들었다.[서율의 규칙 : 태혁은 허락 없이 먼저 키스하지 않는다.]태혁이 읽었다.“좋습니다.”그리고 자신의 규칙을 적었다.[태혁의 규칙 : 서율은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한다.]서율의 표정이 굳었다.“이거 반칙인데.”“왜.”“내 규칙보다 어렵잖아.”“싫으면 기각.”서율은 한동안 바라봤다.그리고 말했다.“승인.”태혁의 눈빛이 달라졌다.“그럼.”그가 가까이 다가왔다.“원하는 게 뭡니까.”서율은 대답하지 않았다.“규칙.”“알아.”“말하십시오.”서율은 결국 그의 셔츠 깃을 잡았다.“키스.”태혁이 움직이지 않았다.“허락은?”서율이 눈을 가늘게 떴다.“해.”그제야 입술이 겹쳐졌다.그리고 그날 밤—서율은 자신이 생각보다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태혁은 꽤 인내심 좋은 선생이었다.[제190조.][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도.][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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