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오전 11시.서율이 가장 먼저 한 일은 휴대폰 전원을 켜는 것이었다.화면이 켜지자마자 알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부재중 전화 32통.메시지 18개.메일은 숫자를 세기도 싫을 만큼 쌓여 있었다.서율의 표정이 굳었다.“……망했다.”옆에서 물을 마시던 최태혁이 화면을 힐끗 봤다.“생각보다 적네요.”서율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적어?”“네.”“32통인데?”“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면.”최태혁은 너무 태연했다.“그 정도면 양호합니다.”서율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누구 때문인데.”“당신이 집중하라고 했습니다.”“너도 좋다고 껐잖아.”“아주 좋았습니다.”서율이 바로 베개를 집었다.최태혁이 미리 손을 들었다.“폭력 반대.”“그럼 말 조심해.”“사실인데.”“최태혁.”“네.”“한마디만 더 해.”태혁은 입을 다물었다.하지만 입꼬리는 여전히 올라가 있었다.서율이 눈을 가늘게 떴다.“웃지 마.”“안 웃었습니다.”“눈이 웃어.”“그건 통제가 안 됩니다.”베개가 날아갔다.최태혁이 자연스럽게 받아냈다.“이건 통제가 됩니다.”서율이 결국 웃었다.“진짜 얄미워.”“알고 있습니다.”그녀는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가장 먼저 일정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어제 연락 못 받아서 미안해요.”수화기 너머에서 빠르게 보고가 이어졌다.저녁 미팅 일정 조정.오늘 오전 회의 연기.추가 인터뷰 요청.기사 확인 요청.서율은 하나씩 정리했다.“오늘 오후 두 시로 옮기고.”잠깐.“그건 내일.”다시 잠깐.“아니, 오늘 저녁은 비워둬요.”최태혁이 옆에서 그녀를 봤다.서율도 알아챘다.전화를 끊자 태혁이 물었다.“오늘 저녁도?”“왜.”“비웠잖습니까.”“피곤해서.”“그것뿐?”서율이 바로 노려봤다.“어제 규칙 아직도 써?”“게임 끝났다고 한 적 없습니다.”“아침부터 진짜.”최태혁이 웃었다.서율은 다시 메시지를 확인했다.한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그러다 문득 손이 멈췄다.“근데.”태혁이 고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8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