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플레이 가이드라인 (Play Guideline): Chapter 201 - Chapter 210

466 Chapters

《201화 : 가이드라인 휴업》

200번째 조항을 쓴 다음 날.서율은 노트를 금고에 넣었다.태혁이 물었다.“왜 넣습니까.”“휴업.”“뭐?”“한 달.”서율이 금고 문을 닫았다.“한 달 동안 가이드라인 금지.”태혁의 표정이 굳었다.“이유.”“우리 요즘 뭐만 하면 게임이잖아.”“싫습니까?”“아니.”서율은 오히려 웃었다.“너무 좋아서 문제지.”그 대답에 태혁이 잠시 말을 잃었다.“그래서 평범하게 연애해 보려고.”“우리가?”“응.”“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왜 못 해.”그날 저녁.둘은 정말 평범하게 영화를 봤다.20분까지는.서율이 소파에 기대자 태혁의 팔이 자연스럽게 허리를 감쌌다.“손.”태혁이 흠칫했다.서율도 멈췄다.둘이 동시에 서로를 봤다.“……방금 명령했네.”“네.”“취소.”“알겠습니다.”다시 영화.30초 후.“근데.”“왜.”“안 잡아?”태혁이 웃었다.“평범하게 연애하라면서.”서율이 얼굴을 찌푸렸다.“평범한 연애도 허리는 잡잖아.”“그럼.”그가 손을 내밀었다.“잡아도 됩니까.”서율은 한참 그 손을 보다가 직접 가져와 허리에 올렸다.“이건 게임 아니야.”“네.”“그냥.”“알고 있습니다.”잠시 뒤 서율이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태혁이 낮게 말했다.“평범한 것도 꽤 좋네요.”서율이 눈을 감았다.“그러게.”그런데 영화가 끝났을 때—두 사람은 내용의 절반도 기억하지 못했다.[제201조.][규칙을 없애도.][습관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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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화 : 대표님 금지》

다음 실험은 호칭이었다.“회사 밖에서 대표님 금지.”태혁이 물었다.“그럼 뭐라고 부릅니까.”“태혁아.”그가 미묘하게 멈췄다.서율이 웃었다.“왜.”“한 번 더.”“싫어.”“방금 규칙 만든 사람이?”서율은 마지못해 불렀다.“태혁아.”이번에는 태혁이 대답하지 않았다.“야.”“네.”“왜 대답 안 해.”“듣고 있었습니다.”“뭘.”“이름.”그날 저녁 레스토랑.서율이 무심코 말했다.“대표님, 이거—”태혁의 눈썹이 올라갔다.서율이 입을 다물었다.“실수.”“벌칙은 없습니까.”“가이드라인 휴업이거든.”“아쉽네요.”“왜.”태혁이 테이블 아래에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벌칙 만들어 달라고 할까 했는데.”서율이 손가락을 얽었다.“너 진짜 중독이야.”“당신한테?”“게임에.”태혁이 고개를 저었다.“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그럼.”손등에 입술이 닿았다.“당신한테.”서율의 귀가 붉어졌다.“밖에서 그러지 마.”“대표님 금지라면서요.”“그거랑 이게 무슨 상관이야.”태혁이 웃었다.“서율아.”이번에는 서율이 멈췄다.“……왜.”“아무것도.”처음이었다.그가 아무 장난도 없이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 부른 건.그날 밤부터—대표님이라는 호칭은 생각보다 빨리 사라졌다.[제202조.][어떤 이름은.][가까워진 뒤에야 제대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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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화 : 따로 자자》

평범한 연애 3일째.서율이 선언했다.“오늘 따로 자자.”최태혁이 커피잔을 내려놓았다.“왜.”“그냥.”“싸웠습니까?”“아니.”“내가 뭐 잘못했습니까?”“없어.”“그런데 왜.”서율이 웃었다.“보고 싶어져 보려고.”최태혁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같은 집에 있는데?”“그러니까 더 해보고 싶어.”“굳이?”“응.”서율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지만 사실 궁금했다.매일 같은 침대에서 자고.눈을 뜨면 바로 옆에 있고.언제든 손을 뻗으면 닿는 게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그래서 딱 하루만.일부러 거리를 두면 어떤 기분일지 알고 싶었다.최태혁이 여전히 납득하지 못한 얼굴로 물었다.“기간은.”“오늘 하루.”“내일까지?”“아침에 끝.”“접촉도 금지?”서율이 눈을 가늘게 떴다.“그런 규칙은 안 만들었어.”“그럼 키스는?”“최태혁.”“정확하게 정해야죠.”“그냥 잠만 따로 자는 거야.”태혁이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결국 최태혁은 게스트룸.서율은 침실.밤 12시.서율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이상했다.평소보다 침대가 넓었다.너무 넓었다.습관처럼 옆으로 손을 뻗었다가 아무것도 닿지 않자 멈췄다.“……별거 아닌데.”혼잣말을 하고 다시 이불을 끌어올렸다.그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메시지.[잡니까.]서율이 화면을 보며 피식 웃었다.[응.]답장은 거의 바로 왔다.[거짓말.][너도 안 자잖아.]잠시 답이 없었다.서율은 휴대폰을 내려놓으려 했다.다시 진동.[보고 싶습니까.]서율의 손가락이 멈췄다.괜히 바로 대답하기 싫었다.1분.2분.3분.다시 메시지가 왔다.[나는 보고 싶습니다.]이번에는 서율이 화면을 오래 바라봤다.결국 짧게 입력했다.[조금.]답장은 즉시 왔다.[문 열어.]서율이 웃었다.[싫어.][내가 갈까요.][오면 패배.]전송하고 나서야 서율의 손이 멈췄다.잠깐.게임 금지.평범하게 연애해 보자고 먼저 말한 것도 자신이었다.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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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화 : 손대지 않고》

회사 창립 기념 파티.수백 명이 오가는 홀 안에서 서율과 최태혁은 각자 다른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둘이 가까이 붙어 있을 시간은 거의 없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시선은 자꾸 마주쳤다.한 번.두 번.세 번.서율이 샴페인잔을 들어 입술에 댔다.맞은편에서 다른 임원과 이야기하던 최태혁의 시선이 정확히 그곳에 머물렀다.서율은 알아챘다.일부러 잔을 천천히 내렸다.최태혁의 눈썹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서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재미있었다.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손도 잡지 않았고.가까이 가지도 않았는데.상대가 흔들리는 게 보였다.잠시 뒤 서율은 다른 투자자와 이야기를 나눴다.웃고.잔을 부딪치고.다시 한 모금.이번에도 태혁의 시선이 왔다.서율은 일부러 모르는 척했다.그렇게 한 시간.파티가 끝나고 엘리베이터에 둘만 남았다.문이 닫히자 최태혁이 먼저 말했다.“일부러였습니까.”“뭐가.”“샴페인.”서율이 웃었다.“무슨 소리야.”“세 번.”“세고 있었어?”“네.”“왜.”최태혁이 한 걸음 가까이 왔다.하지만 손은 대지 않았다.“가이드라인 휴업이라면서.”“응.”“그래서 참았습니다.”서율이 눈썹을 올렸다.“잘했네.”최태혁의 턱이 아주 조금 굳었다.서율은 바로 알아챘다.“그 말에는 아직도 약하네.”“서율.”“응.”“한 달 너무 깁니다.”서율이 웃음을 참았다.“이제 26일 남았어.”최태혁이 눈을 감았다가 떴다.“잔인하네.”“왜.”“손대지 말라고 한 적도 없는데.”“근데 왜 안 했어.”“당신이 평범하게 연애해보자고 했잖습니까.”서율이 한 걸음 가까이 갔다.“평범한 연애는.”“네.”“눈으로만 봐?”최태혁의 시선이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다.“지금은.”“왜.”“손대면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서율이 잠깐 굳었다.“자의식 과잉.”“그럼.”최태혁이 손을 아주 천천히 들어 올렸다.허리 가까이.하지만 닿기 직전에 멈췄다.“싫습니까.”서율은 그 손을 내려다봤다.몇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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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화 : 비밀번호》

서율이 최태혁의 휴대폰을 들었다.“비밀번호 뭐야.”“당신 생일.”서율이 바로 웃었다.“거짓말.”“눌러봐.”서율은 반신반의하며 숫자를 입력했다.화면이 열렸다.서율의 표정이 멈췄다.“진짜네.”“네.”“언제부터?”“오래됐습니다.”“왜 말 안 했어.”“안 물었으니까.”서율은 잠깐 휴대폰을 바라보다 자기 것을 내밀었다.“너도 해봐.”최태혁이 비밀번호를 눌렀다.실패.한 번 더.실패.서율이 입꼬리를 올렸다.“못 맞히네.”“힌트.”“없어.”“생일 아니고.”“응.”“회사 설립일.”“아니.”“처음 만난 날.”“아니.”최태혁이 잠깐 생각했다.그리고 다시 입력했다.화면이 열렸다.서율의 표정이 굳었다.최태혁이 화면을 내려다봤다.“처음 키스한 날.”서율은 바로 휴대폰을 낚아챘다.“맞혔네.”“왜 그 날짜입니까.”“그냥.”“그냥?”“기억하기 쉬워서.”최태혁이 웃었다.“거짓말.”“왜.”“다른 날짜도 많은데.”서율은 시선을 피했다.“좋았으니까.”최태혁이 잠깐 말을 잃었다.서율이 바로 알아챘다.“왜.”“아무것도.”“좋아서?”“네.”“또.”최태혁이 한 걸음 가까이 왔다.“하나만.”“뭔데.”“그날 기억합니까.”서율이 눈을 가늘게 떴다.“기억하니까 비밀번호지.”“어떻게.”“상세 묘사 시키지 마.”“왜.”“너 또 신날 것 같아서.”최태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이미.”그가 조금 가까이 몸을 숙였다.“늦었습니다.”서율이 바로 손바닥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오늘은 여기까지.”최태혁은 손바닥 위에 아주 가볍게 입을 맞췄다.서율이 움찔하며 손을 뗐다.“반칙.”“게임 아닙니다.”“그래도.”“그럼 하나만 더.”“싫어.”“비밀번호 바꿀 겁니까.”서율은 잠깐 생각했다.그리고 휴대폰을 다시 잠갔다.“아니.”“왜.”“이제 네가 알아도 되니까.”최태혁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서율은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대신.”“네.”“내 휴대폰 마음대로 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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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화 :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

둘은 하루 동안 아무 일정도 잡지 않았다.회사도.촬영도.회의도.처음이었다.서율은 소파에 누워 최태혁이 부엌에서 요리하는 걸 바라봤다.“너 칼질 잘하네.”“혼자 오래 살았습니다.”“나랑 살면서 안 했잖아.”“시키지 않았으니까.”“이것도 명령해야 해?”“아니요.”최태혁은 접시를 내려놓았다.“앞으로 하겠습니다.”서율이 눈썹을 올렸다.“왜 갑자기.”“당신이 좋아하는 것 같아서.”“뭘.”“내가 요리하는 거.”서율은 잠깐 그를 봤다.“조금.”“그럼 됐습니다.”식사가 끝난 뒤.최태혁이 설거지를 시작했다.서율은 소파에 있다가 천천히 일어났다.그리고 아무 말 없이 뒤에서 그의 허리를 안았다.최태혁의 움직임이 멈췄다.“왜.”“그냥.”“이런 것도 합니까.”“싫어?”“아니.”젖은 손 때문에 태혁은 그녀를 바로 만지지 못했다.서율은 그걸 아는 듯 그의 등에 볼을 기대고 있었다.“서율.”“응.”“지금 손 못 쓰는 거 알고 이러는 겁니까.”서율이 작게 웃었다.“조금?”“비겁하네.”“평범한 연애라며.”최태혁은 수도꼭지를 잠갔다.손을 씻고.천천히 닦았다.그리고 돌아섰다.“이제 쓸 수 있습니다.”“뭐를.”“손.”서율이 도망가려다 허리를 붙잡혔다.“야.”“누가 먼저 시작했습니까.”“안았을 뿐인데.”“나도.”최태혁이 더 가까이 끌어안았다.“안는 것뿐입니다.”입술은 닿지 않았다.대신 그의 숨이 목덜미 가까이에 머물렀다.서율이 잠깐 몸을 굳혔다.“최태혁.”“네.”“너 지금 일부러.”“뭘.”“가까이 있잖아.”“안는 것뿐이라면서.”서율이 말문이 막혔다.태혁이 웃었다.“평범한 연애.”“이게 평범해?”“모르겠습니다.”“너도 모르잖아.”“그래도.”최태혁의 손이 허리에서 더 움직이지 않았다.“좋습니다.”서율이 웃었다.“나도.”잠시 뒤 둘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영화를 틀었고.중간에 잠들었고.저녁은 남은 음식으로 해결했다.아무 사건도 없었다.누가 이기고 지는 게임도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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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화 : 다른 사람인 척》

호텔 바.서율은 먼저 도착해 있었다.최태혁은 10분 늦었다.그가 들어오는 순간 서율은 장난기가 생겼다.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물었다.“혼자세요?”최태혁의 걸음이 잠깐 멈췄다.하지만 금세 알아챘다.그도 모르는 사람처럼 맞은편에 앉았다.“네.”“애인은?”“있습니다.”서율의 눈이 가늘어졌다.“그럼 제가 말 걸면 안 되겠네요.”“괜찮습니다.”“왜.”최태혁이 잔을 내려놓았다.“그 사람이 이런 건 허락할 것 같아서.”“확실해요?”“잘 압니다.”“어떻게.”태혁이 서율을 바라봤다.“아주 가까운 사이거든요.”서율은 웃음을 참았다.“예뻐요?”“네.”“저보다?”“비교가 안 됩니다.”서율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그 정도예요?”“네.”“성격도 좋아요?”최태혁이 잠깐 생각했다.“그건.”“왜.”“조금 나쁩니다.”서율의 눈이 가늘어졌다.“헤어지시죠.”“싫습니다.”즉답.“왜요.”“말도 안 듣고.”“또.”“고집 세고.”“또.”“사람 피곤하게 하고.”서율은 점점 표정이 굳었다.“그런데 왜 안 헤어져.”최태혁이 웃었다.“너무 좋아해서.”서율은 더 이상 연기를 이어갈 수 없었다.“치사해.”“누가 먼저 시작했는데.”“재미없어졌어.”“그럼 끝낼까요.”“응.”최태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평소 목소리로 말했다.“서율아.”그 한마디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왜.”“집 가자.”서율이 잠시 그를 바라봤다.낯선 사람처럼 대화하다가.순식간에 다시 가장 익숙한 사람이 된 것.그 느낌이 이상하게 좋았다.서율은 조용히 그의 손을 잡았다.최태혁이 손가락을 얽었다.“근데.”“왜.”“아까 성격 나쁘다고 한 거.”최태혁이 웃었다.“사실인데.”서율이 손을 놓으려 했다.태혁이 바로 더 깊게 잡았다.“그래도 좋다고 했잖습니까.”“그건 별개.”“서율.”“왜.”“연기 끝났습니다.”서율이 피식 웃었다.“그럼 지금은.”“네.”“내 애인.”최태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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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화 : 목소리만》

정전은 예고 없이 왔다.펜트하우스 전체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서율이 바로 불렀다.“태혁아.”어둠 속에서 대답이 돌아왔다.“여기.”생각보다 가까웠다.서율이 휴대폰을 찾으려다 멈췄다.“켜지 마.”“왜.”“그냥 있어봐.”최태혁도 움직이지 않았다.완전한 어둠.얼굴이 보이지 않으니까 오히려 작은 소리들이 더 크게 들렸다.숨소리.옷깃이 스치는 소리.한 걸음 움직이는 소리까지.서율이 물었다.“어디 있어.”“두 걸음 앞.”“다가오지 마.”“알겠습니다.”서율이 먼저 움직였다.한 걸음.또 한 걸음.손을 뻗었다.아무것도 닿지 않았다.“피했지.”“조금.”“잡히면 죽었어.”“잡아보십시오.”서율이 웃었다.다시 손을 뻗었다.이번에는 손바닥이 최태혁의 가슴에 닿았다.“찾았다.”“네.”서율은 손을 떼지 않았다.어둠 속.셔츠 아래로 심장 박동이 느껴졌다.생각보다 빨랐다.“이상하다.”“뭐가.”“얼굴 안 보이니까.”서율이 손바닥을 그대로 둔 채 말했다.“심장 되게 빨라.”“누구 때문인데.”서율이 웃었다.“긴장했어?”“조금.”“왜.”“당신 손이 여기 있으니까.”서율은 손을 떼려다가 오히려 셔츠를 살짝 잡았다.“키스하고 싶어?”잠시 침묵.최태혁의 대답이 낮게 들렸다.“네.”“얼마나.”“이런 질문까지 평범한 연애에 포함됩니까?”“지금은 내가 궁금해서.”몇 초.“많이.”서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럼 찾아.”“뭘.”“내 입술.”최태혁은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서율.”“왜.”“확실합니까.”“응.”그제야 어둠 속에서 손끝이 먼저 움직였다.뺨.턱선.그리고 멈췄다.서율이 물었다.“왜.”“찾는 중.”“느려.”“안 보이니까.”“그래서 재밌잖아.”최태혁의 엄지가 아주 조심스럽게 입술 가까이에 닿았다가 멈췄다.서율이 낮게 웃었다.“찾았네.”“네.”“그럼.”“해도 됩니까.”“응.”입술이 닿았다.어둠 속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더 선명했다.얼굴은 안 보여도.숨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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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화 : 30일 계약 파기》

가이드라인 휴업 9일째.태혁이 먼저 포기 선언을 했다.“못 하겠습니다.”서율이 웃었다.“벌써?”“네.”“뭐가 그렇게 힘든데.”태혁은 금고를 가리켰다.“저걸 못 쓰는 게 아니라.”“그럼.”“당신이 계속 규칙 아닌 척 규칙을 만듭니다.”서율이 입을 다물었다.“다가오지 마.”“기다려.”“눈 감아.”“찾아.”“손대지 마.”태혁이 하나씩 세었다.“결국 똑같습니다.”서율이 웃기 시작했다.“그러네.”“그러니까 인정하십시오.”“뭘.”“우리한테 이게 평범한 겁니다.”그 말에 서율이 조용해졌다.잠시 후.금고를 열었다.검은 노트를 꺼냈다.태혁의 눈이 반짝였다.“재개?”“아니.”서율이 노트를 펼쳤다.기존 조항을 전부 지나 마지막 빈 페이지.[제201조부터는 기록하지 않는다.]태혁이 눈썹을 올렸다.“왜.”“이제 노트 없어도 알잖아.”싫으면 멈추고.원하면 말하고.서로 확인하고.서율은 펜을 내려놓았다.“게임만 기억하면 안 되잖아.”태혁이 노트를 덮었다.“그럼 앞으로는?”서율이 그에게 다가갔다.“몸으로 기억해.”태혁의 눈빛이 달라졌다.“그 말.”“왜.”“굉장히 위험합니다.”서율이 웃었다.“알아.”[제209조.][규칙을 익힌 뒤에는.][종이가 필요하지 않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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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화 : 처음 보는 서율》

새 사업 제안이 들어왔다.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그룹 NOIR HOUSE 인수전.서율은 처음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호텔 하나를 인수하는 일 자체는 이제 새롭지도 않았다.그런데 제안서 마지막 장을 넘긴 순간—표정이 달라졌다.“이거 재밌는데?”맞은편에 앉아 있던 최태혁이 고개를 들었다.“뭐가.”서율이 제안서를 그의 앞으로 밀었다.“직접 봐.”최태혁은 첫 장부터 천천히 읽었다.NOIR HOUSE의 새 주인을 정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입찰이 아니었다.최종 후보 네 팀이 호텔에 직접 들어가—72시간 동안 실제 투숙객처럼 생활하며 운영안을 완성한다.외부 연락 금지.기존 회사 직함 사용 금지.참가자끼리 실제 신분 공개 금지.그리고 마지막.[기존 인간관계 공개 금지.]최태혁의 손이 멈췄다.“이게 뭐야.”서율이 웃었다.“재밌지?”“안 재미있습니다.”“왜.”태혁은 마지막 문장을 다시 읽었다.[연인, 가족, 동료 관계 역시 72시간 동안 공개할 수 없습니다.]“우리 약혼도?”“숨기래.”최태혁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서율은 그걸 보고 더 즐거워졌다.“왜.”“당신 처음 보는 척해야 하잖아.”“그게 뭐.”“싫습니다.”“왜.”“모르는 사람처럼 말해야 하고.”“응.”“당신한테 다른 사람이 접근해도.”“응.”“아무 말 못 하고.”서율이 웃었다.“그게 제일 싫구나.”최태혁은 부정하지 않았다.“네.”“질투.”“네.”“솔직하네.”“숨길 이유가 없으니까.”서율은 다시 제안서를 가져왔다.“근데.”“뭐.”“우리 207화에서 잘했잖아.”최태혁의 눈이 가늘어졌다.호텔 바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인 척했던 날.“그때는 우리 둘뿐이었습니다.”“이번에는?”“경쟁자들이 있습니다.”“그래서 더 재밌지.”최태혁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 얼굴이었다.서율이 펜을 들었다.“난 할래.”“진짜?”“응.”“72시간.”“응.”“손도 못 잡을 수도 있습니다.”“그 정도는 참아.”“당신이?”서율이 바로 고개를 들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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