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업 제안이 들어왔다.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그룹 NOIR HOUSE 인수전.서율은 처음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호텔 하나를 인수하는 일 자체는 이제 새롭지도 않았다.그런데 제안서 마지막 장을 넘긴 순간—표정이 달라졌다.“이거 재밌는데?”맞은편에 앉아 있던 최태혁이 고개를 들었다.“뭐가.”서율이 제안서를 그의 앞으로 밀었다.“직접 봐.”최태혁은 첫 장부터 천천히 읽었다.NOIR HOUSE의 새 주인을 정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입찰이 아니었다.최종 후보 네 팀이 호텔에 직접 들어가—72시간 동안 실제 투숙객처럼 생활하며 운영안을 완성한다.외부 연락 금지.기존 회사 직함 사용 금지.참가자끼리 실제 신분 공개 금지.그리고 마지막.[기존 인간관계 공개 금지.]최태혁의 손이 멈췄다.“이게 뭐야.”서율이 웃었다.“재밌지?”“안 재미있습니다.”“왜.”태혁은 마지막 문장을 다시 읽었다.[연인, 가족, 동료 관계 역시 72시간 동안 공개할 수 없습니다.]“우리 약혼도?”“숨기래.”최태혁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서율은 그걸 보고 더 즐거워졌다.“왜.”“당신 처음 보는 척해야 하잖아.”“그게 뭐.”“싫습니다.”“왜.”“모르는 사람처럼 말해야 하고.”“응.”“당신한테 다른 사람이 접근해도.”“응.”“아무 말 못 하고.”서율이 웃었다.“그게 제일 싫구나.”최태혁은 부정하지 않았다.“네.”“질투.”“네.”“솔직하네.”“숨길 이유가 없으니까.”서율은 다시 제안서를 가져왔다.“근데.”“뭐.”“우리 207화에서 잘했잖아.”최태혁의 눈이 가늘어졌다.호텔 바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인 척했던 날.“그때는 우리 둘뿐이었습니다.”“이번에는?”“경쟁자들이 있습니다.”“그래서 더 재밌지.”최태혁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 얼굴이었다.서율이 펜을 들었다.“난 할래.”“진짜?”“응.”“72시간.”“응.”“손도 못 잡을 수도 있습니다.”“그 정도는 참아.”“당신이?”서율이 바로 고개를 들었다.
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