띡, 띡, 띡—거실 대형 모니터 위로 검은 배경의 텍스트 상자가 떠올랐다.자동으로 재생된 영상 속에는 지금 서율이 앉아 있는 소파, 그리고 그녀의 턱을 쥔 채 다가서 있는 태혁의 뒷모습이 실시간으로 담겨 있었다.[새로운 환경이 마음에 드십니까, 은서율 씨?]기계로 변조된 음성이 모니터 스피커를 타고 넓은 거실 안에 울려 퍼졌다.서율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태혁이 말했던 '완벽한 보안'의 펜트하우스 내부조차 이미 감시당하고 있었다."……어떻게 이 공간까지."서율이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몸을 떨었다.태혁은 턱을 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거두고, 소파에서 일어나 모니터 앞으로 걸어갔다.그의 뒷모습은 오싹할 만큼 정적에 싸여 있었지만, 굳게 쥐어진 주먹에는 핏줄이 도드라져 있었다.태혁이 리모컨을 들어 화면의 전원을 완전히 꺼버렸다.거실은 순식간에 다시 어둠과 정적 속으로 빠져들었다."보안팀에 연락하겠습니다.이 집의 내부 IP 및 스마트홈 네트워크 전체를 단선시키라고 지시하죠."태혁의 목소리는 낮고 평온했다.하지만 그 평온함 뒤에는 스토커를 향한 살기에 가까운 분노가 도사리고 있었다."태혁 씨."서율이 그를 불렀다.태혁이 돌아보자, 서율은 소파에서 일어나 그와 시선을 맞추었다."그 사람은 태혁 씨의 완벽함을 깨뜨리는 게 목적인 것 같아요.""……무슨 뜻입니까?""저를 위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차태혁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일부러 만들어서 당신을 흔들고 있어요."태혁의 서늘한 눈매가 미세하게 떨렸다.서율의 말이 맞았다.스토커는 서율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동시에, 태혁의 완벽한 통제력에 계속해서 균열을 내고 있었다.태혁이 구축해 놓은 가장 안전한 공간에서조차 보란 듯이 감시망을 뚫고 들어오면서.태혁은 서율의 앞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한 뼘 남짓으로 좁아졌다."그렇다면 더더욱 내 방식대로 해야겠습니다.""네?""상대가 내 통제의 균열을 노린다면, 허점 따위는 조금도 남기지 않으면 됩니다."태혁의
Last Updated : 2026-08-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