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가이드라인 (Play Guideline)의 모든 챕터: 챕터 341 - 챕터 350

465 챕터

《341화 : 30번째 하객》

하객은 29명. 마지막 한 자리. 서율이 말했다. “굳이 30명 채워야 해?” “아니요.” “근데 왜 자리 하나 남겼어.” 최태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누구.” “비밀.” 서율의 눈이 가늘어졌다. “우리 결혼식에 내가 모르는 사람 부르려고?” “아는 사람.” “누구.” “당일.” “최태혁.” “네.” “말해.” “싫습니다.” 서율이 웃었다. “요즘 거절 잘하네.” “연습.” 결혼식 전날까지도 그는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당일. 미술관 정원. 서율이 대기실에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문이 열렸다. 30번째 하객. 서율의 표정이 멈췄다. “……진짜?” 그 사람은— 두 사람이 초기에 가장 힘들 때 함께했던 오래된 법무팀장. 은퇴 후 해외에 있어 참석이 어렵다고 알려졌던 사람. “대표님.” 서율이 웃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최 대표가.” 그가 웃었다. “비행기표까지 보내더군요.” 서율이 최태혁을 찾았다. 아직 신랑 대기실. 직접 볼 수 없었다. 대신 메시지. [왜.] 답. [당신이 보고 싶어 했으니까.] 서율의 손이 멈췄다. 몇 달 전. 지나가듯 말했다. “그분도 오면 좋겠다.” 최태혁은 기억하고 있었다. 서율이 답장했다. [고마워.] 잠시 뒤. [한 번 더.] 서율이 웃었다. [싫어.] [못 들었습니다.] [문자인데.] 답이 없었다. 서율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거울 속. 드레스. 반지. 그리고 자기 얼굴. 이상하게 긴장되지 않았다. 그 순간 문밖에서 진행요원이 말했다. “곧 시작합니다.” 서율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30명의 하객. 카메라 없음. 기자 없음. 그리고— 정원 끝에서 기다리고 있을 한 사람. [제341조.] [기억해준다는 것은.] [사소한 말을.] [사소하지 않게 다뤄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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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화 : 네가 기다리는 곳》

정원 입구. 음악이 시작됐다. 서율은 혼자 걸었다. 아버지 손도. 누군가의 에스코트도 없었다. 자기 발로. 자기가 선택한 사람에게. 최태혁은 정원 끝에 서 있었다. 서율이 나타나는 순간— 표정이 그대로 멈췄다. 서율은 멀리서도 알아봤다. 웃음이 나왔다. ‘저 표정.’ 드레스 피팅 때보다 더 심했다. 한 걸음. 두 걸음. 가까워질수록 태혁의 시선이 더 선명했다. 서율이 앞에 도착했다. “왜.” 최태혁은 잠깐 말을 못 했다. 하객들이 웃었다. 서율이 낮게 말했다. “최태혁.” “네.” “정신 차려.” 태혁이 그제야 웃었다. “미안.” “어때.” “뭐가.” “드레스.” “아.” 최태혁이 서율을 천천히 봤다. “이거.” “응.” “피팅 때 안 입었던 건데.” 서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서프라이즈.” “반칙.” “게임 아니거든.” “그래도.” 서율이 손을 내밀었다. “잡아.” 최태혁이 바로 잡았다. 손가락이 얽혔다. “긴장했어?” “많이.” “왜.” “당신이.” 태혁이 아주 작게 웃었다. “진짜 오니까.” 서율도 웃었다. “내 결혼식인데 안 오면 어디 가.” “그러게요.” 서약 전. 둘은 잠깐 서로만 바라봤다. 수많은 게임. 수많은 계약. 수많은 선택. 결국 여기에 와 있었다. 사회자가 말했다. “두 분이 직접 준비한 서약을 읽겠습니다.” 최태혁이 종이를 꺼냈다. 서율도. 그리고— 동시에 상대에게 먼저 하라고 손짓했다. 하객들이 웃었다. 서율이 말했다. “너부터.” 태혁이 말했다. “당신부터.” “왜.” “들으면 긴장 덜 될 것 같아서.” “나도 그런데.” 잠시. 결국 가위바위보. 서율 승. 최태혁이 먼저 읽게 됐다. 서율이 만족스럽게 웃었다. “결혼식에서도 내가 이기네.” 태혁이 낮게 말했다. “오늘은 져도 좋습니다.” [제342조.] [가장 오래 기다린 곳에.] [결국 스스로 걸어가는 것.] [그게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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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화 : 최태혁의 서약》

최태혁은 종이를 펼쳤다. 그리고— 첫 문장부터 멈췄다. 서율이 웃었다. “왜.” “긴장.” “아까 안 한다며.” “많이 합니다.” 하객들도 조용히 웃었다. 태혁이 다시 시작했다. “처음에는.” 잠깐. “당신을 지키는 게 내가 앞에 서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율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 “그래서 자주.” “당신 선택보다 먼저 움직였고.” “당신이 괜찮다고 해도 내가 괜찮지 않으면 막았습니다.” 태혁은 잠시 서율을 봤다. “앞으로도 걱정은 많이 할 겁니다.” 하객들 사이에서 작은 웃음. 서율도 웃었다. “그건 못 고치나 봐.” “네.” 태혁도 웃었다. “하지만.” 다시 서약. “걱정한다고 당신 선택을 빼앗지는 않겠습니다.” “당신이 나를 필요로 할 때 옆에 있고.” “필요하지 않을 때도.” 잠깐. “돌아올 수 있는 자리에 있겠습니다.” 서율의 손가락이 조금 움직였다. 태혁이 마지막 문장을 읽었다. “당신을 내 사람이라고 부르는 만큼.” “나도 당신의 사람이겠습니다.” 서율의 눈이 잠깐 흔들렸다. 하객들은 조용했다. 태혁이 종이를 내렸다. “끝.” 서율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 “별로?” “아니.” 서율이 작게 웃었다. “좀 세네.” “뭐가.” “마지막.” “사실인데.” “알아.” 서율은 자기 서약서를 펼쳤다. 그런데 읽기 전. 최태혁에게 아주 작게 말했다. “나 울면.” “네.” “못 본 척해.” 태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건 거절.” 서율이 눈을 가늘게 떴다. “결혼식 날부터 말 안 듣네.” “연습했습니다.” 서율은 결국 웃었다. 그리고 자기 서약을 읽기 시작했다. [제343조.] [지킨다는 약속보다.] [곁에 있겠다는 약속이.] [더 어려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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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화 : 은서율의 서약》

서율은 종이를 펼쳤다. 첫 문장. “나는.” 잠시. “혼자 하는 게 편한 사람이었습니다.” 최태혁이 조용히 들었다.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기다리고.” “같이 결정하는 것보다.” “내가 다 해버리는 게 빨랐으니까.” 서율은 피식 웃었다. “지금도 가끔 그렇고.” 최태혁이 아주 작게 말했다. “많이.” 서율이 노려봤다. “서약 중이야.” 하객들이 웃었다. 다시. “그래도.” 서율의 목소리가 조금 느려졌다. “당신과 살면서.” “내가 혼자 할 수 있다는 것과.” “혼자 해야 한다는 건 다르다는 걸 알았습니다.” 최태혁의 표정이 달라졌다. “그래서 앞으로는.”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필요하면 필요하다고 말하고.” “보고 싶으면.” 잠깐. 서율이 태혁을 봤다. “보고 싶다고 하겠습니다.” 태혁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그리고.” “당신이 나를 지키고 싶어 하는 만큼.” “나도 당신이 안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율은 종이를 조금 내렸다. 마지막 문장. “나는 당신에게 끌려가지 않겠습니다.” 하객들이 순간 조용해졌다. 최태혁도. 서율이 웃었다. “대신.” 그녀가 그의 손을 더 단단히 잡았다. “같이 갈게.” 최태혁의 표정이 완전히 풀렸다. 서율은 종이를 접었다. “끝.” 태혁이 낮게 말했다. “반칙.” “뭐가.” “마지막.” “왜.” “좋아서.” 서율이 웃었다. “또.” 그 순간 사회자가 말했다. “두 분의 서약이 끝났습니다.” 반지 교환. 이미 약혼반지가 있었지만— 결혼반지는 따로 준비했다. 최태혁이 서율의 손가락에 끼워줬다. 손이 아주 조금 떨렸다. 서율이 속삭였다. “긴장했네.” “네.” “귀엽다.” 태혁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 말.” “오늘은 허용.” 이번에는 서율이 그의 반지를 끼웠다. 그리고— 둘이 동시에 손을 내려다봤다. 서율이 웃었다. “이제 진짜네.” 최태혁이 대답했다. “예전부터 진짜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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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화 : 키스해도 됩니까》

사회자가 웃었다. “이제 두 분.” 잠시. “키스하셔도 됩니다.” 하객들이 박수를 쳤다. 서율은 최태혁을 봤다. 태혁도 그녀를 봤다. 그런데— 움직이지 않았다. 서율의 눈썹이 올라갔다. “왜.” 최태혁이 아주 진지하게 물었다. “키스해도 됩니까.” 서율이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하객들도. “지금?” “네.” “사회자가 해도 된다잖아.” “그건 사회자고.” 태혁이 말했다. “당신은.” 서율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응.” “해도 돼.” 그제야 최태혁이 가까이 왔다. 입술이 닿았다. 짧게. 아주 짧게. 서율이 눈을 뜨자 태혁이 이미 떨어져 있었다. “끝?” “하객 있습니다.” “갑자기 부끄러워?” “조금.” 서율이 웃었다. “나도.” 박수. 결혼식 종료. 정말 30명. 정말 기자 없음. 정말 생중계 없음. 그런데— 미술관 밖에는 예상치 못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자들이 아니었다. 팬들. 대략 스무 명. 어떻게 알았는지는 몰랐다. 하지만 카메라를 들이밀지도. 길을 막지도 않았다. 그저 멀리서 작은 꽃다발과 축하 팻말을 들고 있었다. 서율이 걸음을 멈췄다. “어떻게 하지.” 최태혁이 물었다. “싫으면 다른 문으로.” 서율은 잠시 바라봤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 둘은 함께 밖으로 나갔다. 사람들이 환호했다. “결혼 축하해요!” 서율이 웃었다. 최태혁도 고개를 숙였다. 딱 거기까지. 누구도 가까이 오지 않았다. 둘도 도망가지 않았다. 차에 타기 직전. 서율이 말했다. “생각보다 괜찮네.” “뭐가.” “축하받는 거.” 최태혁이 손을 잡았다. “제9조.” “24시간 기뻐하기?” “네.” 서율이 웃었다. “오늘은.” “왜.” “48시간.” 최태혁의 눈썹이 올라갔다. “회사 망한다면서.” “결혼했잖아.” 태혁이 웃었다. “승인.” [제345조.] [허락받은 키스는.] [결혼식에서도.] [여전히 둘만의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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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화 : 첫날밤의 규칙》

호텔 스위트룸. 문이 닫혔다. 둘만 남았다. 서율은 드레스 차림 그대로 소파에 털썩 앉았다. “죽겠다.” 최태혁이 웃었다. “신부가 첫마디로.” “뭐.” “죽겠다고.” “하이힐 신고 몇 시간 있었거든.” 태혁이 그녀 앞에 쪼그려 앉았다. “벗겨줘도 됩니까.” 서율이 내려다봤다. “구두?” “네.” “응.” 그가 조심스럽게 스트랩을 풀었다. 한쪽. 다른 쪽. 서율이 발을 소파 위로 올렸다. “살겠다.” 최태혁이 일어나려는 순간— 서율이 넥타이를 잡았다. “어디 가.” “물.” “나중에.” 태혁의 눈빛이 달라졌다. “왜.” 서율은 몇 초 그를 보다가 웃었다. “첫날밤인데.” “네.” “우리 규칙 하나 만들까.” “또?” “싫어?” “아니.” 태혁이 바로 앉았다. 서율은 테이블 위 메모지에 적었다. [오늘은.] [평소보다 더 천천히.] 최태혁이 읽었다. “그게 끝?” “응.” “이유.” “오늘.” 서율이 드레스 자락을 한번 내려다봤다. “기억하고 싶어서.” 최태혁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좋습니다.” “그리고.” “또 있네.” “질문은.” 서율이 웃었다. “평소대로.” “확인.” “응.” 최태혁이 조금 가까이 앉았다. “지금 안아도 됩니까.” “응.” 팔이 허리를 감쌌다. 서율은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키스는.” “응.” 입술이 닿기 직전. 서율이 말했다. “잠깐.” 최태혁은 즉시 멈췄다. “왜.” “사진.” “뭐?” 서율이 휴대폰을 들었다. “오늘 우리 사진 하나도 없어.” 공식 사진은 촬영팀이 있지만— 둘만 찍은 사진. 없었다. 최태혁이 웃었다. “지금?” “응.” 결혼 첫날 밤. 드레스. 느슨해진 넥타이. 소파 위. 둘이 웃는 셀카 한 장. 찰칵. 서율이 확인했다. “좋네.” 태혁도 봤다. “나도.” 그리고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이번에는— 아무도 방해하지 않았다. [제346조.] [특별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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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화 : 남편》

다음 날 아침. 서율이 눈을 떴다. 최태혁은 옆에 없었다. “태혁아.” 부엌에서 대답. “네.” 잠시 뒤. 그가 커피를 들고 들어왔다. 서율이 받으며 말했다. “고마워.” “별말씀을.” 그런데 이상했다. 뭔가 달라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서율이 한참 그를 보자 태혁이 물었다. “왜.” “남편.” 최태혁의 움직임이 멈췄다. 서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왜.” “갑자기.” “남편 맞잖아.” “네.” “근데 왜 표정 그래.” 태혁이 웃었다. “좋아서.” “또.” “처음 들었습니다.” 서율이 생각했다. 진짜였다. 약혼자. 사냥개. 대표. 태혁아. 많이 불렀지만— 남편은 처음. 최태혁이 물었다. “한 번 더.” “싫어.” “못 들었습니다.” “거짓말.” “다시.” 서율은 일부러 버텼다. “최태혁.” “그거 말고.” “대표님.” “더 싫습니다.” “사냥개.” “그것도 좋긴 한데.” 서율이 웃었다. “욕심쟁이.” “네.” 결국. “남편.” 최태혁의 입꼬리가 제대로 올라갔다. “네.” 서율도 웃었다. “좋아?” “많이.” “그럼 너도.” “뭘.” “불러.” 태혁의 표정이 잠깐 멈췄다. “아내.” 이번에는 서율이 굳었다. 최태혁이 바로 웃었다. “귀.” “말하지 마.” “빨갛습니다.” “취소.” “안 됩니다.” “왜.” “이미 들었습니다.” 서율이 베개를 던졌다. 태혁이 웃으며 받아냈다. 그날 오전. 둘은 서로 새 호칭을 가지고 한참 장난쳤다. 하지만 회사에 출근하는 순간. “은 대표님.” “최 대표님.” 다시 원래대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둘만 남자— 서율이 낮게 말했다. “남편.” 태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네, 아내.” 서율이 바로 웃었다. “회사에서는 금지.” “방금 당신이 먼저.” “지금부터.” “기각.” [제347조.] [새로운 이름 하나가.] [같은 사람을.] [조금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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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화 : 결혼 후 첫 출근》

결혼 후 첫 출근.회사 로비.직원들이 박수를 쳤다.서율이 굳었다.“뭐야.”비서가 꽃다발을 내밀었다.“결혼 축하드립니다.”최태혁은 자연스럽게 받았다.“감사합니다.”서율은 조금 어색하게 웃었다.“고마워요.”엘리베이터.문이 닫히자 서율이 말했다.“너 알고 있었지.”“뭘.”“저거.”“네.”“왜 말 안 했어.”“서프라이즈.”“너 요즘 서프라이즈 좋아하네.”“당신 반응이.”“왜.”“재밌습니다.”서율이 팔꿈치로 그의 옆구리를 툭 쳤다.회의실에도 작은 케이크.책상에는 카드 수십 장.서율은 하나씩 읽다가 웃었다.“다들 언제 이런 걸.”최태혁이 말했다.“당신 생각보다 인기 많습니다.”“생각보다?”“말이 잘못 나왔습니다.”“늦었어.”오전 회의.둘은 완벽하게 업무 모드.하지만—서율의 왼손에 새 결혼반지.최태혁도.누구도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시선이 몇 번씩 갔다.회의 종료 직전.한 임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두 대표님.”“네.”“이제 호칭은 그대로 대표님으로 하면 되는 거죠?”서율이 바로 대답했다.“당연하죠.”최태혁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직원이 나간 뒤.태혁이 말했다.“조금 아쉽네.”“뭐가.”“남편이라고 안 불러서.”서율이 눈을 가늘게 떴다.“회의에서?”“농담.”“진짜 미쳤어?”“조금.”서율이 웃었다.그리고 아주 작게.“남편.”태혁의 표정이 바로 변했다.“왜.”“한 번 불러줬어.”“회의 끝났으니까?”“응.”“한 번 더.”“업무 시작.”서율은 바로 노트북을 켰다.최태혁이 한숨을 쉬었다.“결혼해도 그대로네.”서율이 웃었다.“그걸 바랐잖아.”“맞습니다.”[제348조.][결혼했다고.][회사에서까지 다른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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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화 : 신혼여행은 없다》

최태혁이 물었다.“신혼여행.”서율이 서류에서 눈도 떼지 않고 대답했다.“나중에.”“언제.”“몰라.”“결혼했는데.”“회사 바빠.”“48시간 쉬었잖습니까.”“그건 결혼식.”태혁의 표정이 못마땅했다.서율이 결국 고개를 들었다.“가고 싶어?”“네.”“어디.”“아무 데나.”“그게 뭐야.”“당신이랑 가면.”서율이 손을 들었다.“말 예쁘게 하지 마.”“왜.”“내가 넘어가잖아.”최태혁이 웃었다.“그럼 갑시다.”“어디.”“오늘.”“뭐?”오후 6시.회사 종료.태혁은 차를 집 방향이 아닌 곳으로 몰았다.서율이 물었다.“진짜 어디 가.”“신혼여행.”“여권도 없는데.”“국내.”도착.서울에서 두 시간 떨어진 작은 바닷가 숙소.서율이 어이없는 듯 웃었다.“이게 신혼여행?”“싫습니까.”“아니.”“그럼.”방 하나.바다가 보이는 테라스.아무 일정 없음.서율은 가방을 내려놓고 바로 테라스로 나갔다.“좋네.”최태혁이 뒤에서 말했다.“그럴 줄 알았습니다.”“왜.”“당신.”“응.”“계획 많은 여행 싫어하잖습니까.”서율이 그를 봤다.“언제 알았어.”“오래.”“뭐 하고 싶어.”“없습니다.”“진짜?”“네.”“그럼.”서율이 의자에 앉았다.“라면 먹을까.”최태혁이 웃었다.“결혼하고 첫 신혼여행 저녁이 라면?”“왜.”“좋습니다.”둘은 정말 편의점 라면을 끓였다.바닷가.맥주.라면.비싼 호텔도.몰디브도 아니었다.서율이 말했다.“나 이게 더 좋다.”“진짜?”“응.”최태혁은 한동안 그녀를 바라봤다.“다행이네.”“뭐가.”“나도.”둘은 그날 신혼여행이라는 이름으로—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행을 시작했다.[제349조.][여행의 특별함은.][멀리 가는 거리로 정해지지 않는다.]작가의 말신혼여행이 갑자기 바닷가 1박으로 시작됐습니다. 둘한테는 이런 무계획 여행이 오히려 더 잘 맞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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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화 : 바다 앞에서》

새벽.서율은 파도 소리에 깼다.옆자리.최태혁도 깨어 있었다.“안 자?”“깼습니다.”“나가자.”“지금?”“응.”둘은 겉옷만 걸치고 바닷가로 내려갔다.사람 없음.해 뜨기 전.서율은 신발을 벗고 모래 위를 걸었다.최태혁이 따라왔다.“차갑지 않습니까.”“조금.”“신발.”“싫어.”“감기.”“안 걸려.”“근거.”서율이 웃었다.“잔소리.”태혁도 결국 신발을 벗었다.둘이 나란히 걸었다.한참.서율이 말했다.“태혁아.”“네.”“우리 결혼했네.”최태혁이 웃었다.“이제 실감 납니까.”“조금.”“나는.”“응.”“아직도 이상합니다.”“왜.”“너무 자연스러워서.”서율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결혼했는데 별로 달라진 게 없잖아.”“네.”“그게 좋아?”“많이.”서율도 고개를 끄덕였다.“나도.”그 순간 파도가 조금 크게 들어왔다.서율이 뒤로 물러나다 균형을 잃었다.최태혁이 바로 허리를 잡았다.“조심.”“알아.”“젖을 뻔했습니다.”“잡았잖아.”“그러니까.”서율은 허리를 감싼 손을 내려다봤다.“태혁아.”“네.”“예전 같았으면.”“응.”“이런 거 당연하게 했잖아.”“지금도 하는데.”“근데.”서율이 웃었다.“지금은 내가 괜찮은지 한번 보네.”최태혁이 잠깐 멈췄다.정말이었다.반사적으로 잡았지만—그 뒤에는 항상 서율 표정을 확인했다.“습관.”“좋은 쪽으로?”“네.”서율이 그 손 위에 자기 손을 올렸다.“그럼 계속.”태혁이 웃었다.“네.”해가 올라오기 시작했다.둘은 한동안 바다를 봤다.그리고 서율은 생각했다.결혼은 거창한 다음 단계가 아니라—지금까지 만들어온 습관을 계속 선택하는 일인지도 모른다고.[제350조.][관계가 바뀌어도.][좋아진 습관은.][그대로 가져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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